열다섯 번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는 2003년 발리우드 특별전을 시작한 이래 인도에서 계속 화제 속에 개봉되었던 인도영화들을 소개해 왔고 8년 만에 인도영화인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를 상영작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사실상 인도영화에 대한 주류의 시각은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라서 혹자는 부산 국제영화제때 부다뎁 다스굽타의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 되었을 당시의 처절한(!) 분위기를 올 해 PiFan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지금쯤이면 관객들이 인도영화라는 것에 대해 조금은 마음을 열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세 얼간이’나 ‘내 이름은 칸’ 같은 영화들을 예로 들 수 있죠.

 지금 인도 발리우드의 주류영화들이 약간 탈 맛살라적 경향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은 주류영화에서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맛살라 영화는 인도영화의 랜드 마크라 부를 수 있는 문화적인 특수성을 잘 살려주는 고유의 독특한 문화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계속 그 특수성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입장이니 그렇게 말 할 수 있지만 과연 인도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혹은 그저 이상한 댄스 영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도의 그런 맛살라 영화들의 가치를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영화제가 자부심을 가지고 인도영화를 수용했던 그 이유가 이 다큐멘터리에 담겨있기를 바랐고, 왜 인도영화가 세계 영화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사실 얼마 전에 다른 영화 덧글에서 약간 인도영화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 있어(저를 의식하고 쓴 것이겠죠) 좀 안타까웠습니다. 인도엔 맛살라 영화만이 다가 아니며 또한 맛살라 영화 자체도 그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아직 저 역시 탐구중인 그것을 인도인의 시각으로 이해시켜주는 영화. 이것이 바로 제가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에 기대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인도인들에게 또는 인도영화의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았고 또 사랑받고 있는 맛살라 장면을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물론 영화 속에서 잠깐의 이야기들과 어떤 스토리들이 진행되긴 합니다. 우상과 자본주의, 인도의 식민지 상태, 부패한 정치와, 사랑과 선과 악 같은 이야기들이 어떤 테마가 되어 영화를 수놓습니다. 일단 시각적으로는 상당히 아름답고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것들을 테마로 계속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을 보면 사회적인 상황과 인도인들의 인간미, 낙천적 성격 등이 인도의 맛살라 영화들을 만들게 한 요소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런 정서를 이해하기보다는 대강의 키워드들만 전달받는 다소 불친절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이미 언급했듯 이 영화를 보고 난 후도 사람들이 ‘왜 인도영화가 대단한 거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이 영화가 인도영화의 팬들에겐 유명한 맛살라 장면을 보게 되는 기쁨을 주겠지만, 인도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부족한 이해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사람들조차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함께 즐길 수 있고 하나의 가치 있는 영화 문화로서 이해해줄 그런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해 줄 더 좋은 영화가 나와 주기를 다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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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