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선 매년 색다른 인도영화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 해도 ‘로봇’, ‘다방’, ‘옴 샨티 옴’ 이라는 인도영화 역대 수익 TOP 10에 들어가는 세 편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찾을 예정입니다.

 

 인도영화하면 춤과 노래 못지않게 이야기되는 것. 바로 미녀스타입니다. 이번에 상영되는 세 작품 역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 명의 미녀스타들이 스크린에서 활약할 예정인데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의 매력을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로봇’의 아이쉬와리아 라이

 미스 유니버스의 명성답게 세계적인 미인으로 꼽히는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고양이형 얼굴의 미녀입니다. 크고 매혹적인 눈매와 두툼한 입술을 가진 여배우로, 시대와 세계를 막론하고 전형적인 미녀로 묘사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 인물입니다.

 
약간의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를 가졌기에 애교 있게 보이거나 혹은 남성들의 보호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맡은 배역들은 의외로 남성들에게 의존적이지는 않은 캐릭터를 맡았는데요. 어쩌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립형 여성형(속칭 Women Independent라 불릴만한) 성격이 드러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페미니스트나 자립형 여성 캐릭터라기보다는 남성들과 조화로운 역할 분담을 하거나 심지어는 남성들을 이용할 줄도 아는 캐릭터죠. 그런 이미지 때문에 영화 속에서(혹은 실제로도) 남성들은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 강한 남성이 되고 싶게 만드는 욕구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영화 ‘로봇’의 사나



 영화 속에서 혹은 평소의 아이쉬와리아 라이의 이미지에 비해서 영화 속 사나는 영화의 핵심적인 인물이기는 하지만 딱히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만약 이 영화 속에서 기존 라이의 여성상의 모습을 찾기 원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죠.

 그것은 안타깝게 영화 ‘로봇’에서 사나에게 어떤 ‘역할’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 속의 여성이 수동적인 사랑의 매개체로만 등장한다면 페미니스트들의 빈축을 사기 좋겠지만, 영화의 주제가 사실은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보다는 인간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까닭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다소 활약이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단순히 아이쉬와리아 라이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활동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와 비교하는 등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쉬울지 모르지만 사나라는 인물을 ‘과학기술의 진보의 이유 따위엔 관심이 없고 그 순기능만 잘 이용하길 바라는 평범한 인물’이라고 보면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감독은 오히려 그런 지극히 인간적인 시각을 더 중요하게 여겼을지도 모르니까요. 쉽게 이야기하면 불을 마르스에게 주면 전쟁에 이용할 것이고 비너스에게 주면 화덕에 불을 지피는 데 이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사나라는 캐릭터의 존재는 영화 ‘로봇’을 단순히 사랑만세 영화라고 비판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굳이 그 역할을 아이쉬와리아 라이가 맡았어야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요.

 

* 영화 ‘로봇’은 7월 21일 목요일 20시 프리머스,
7월 23일 토요일 20시 만화영상박물관,
7월 29일 금요일 19시 30분 상상마당에서 상영됩니다.





‘옴 샨티 옴’의 디피카 파두콘

‘로봇’의 아이쉬와리아 라이가 90년대의 여신이었다면 디피카 파두콘은 21세기의 여신으로 불리는 배우입니다. 매혹적인 외모로 갸름한 얼굴에 빠져들 듯 둥근 눈을 가지고 있지만 넓은 입술로 치아를 드러내고 웃을 때는 친근함이 느껴지는 현대적이고 서구적인 미인입니다.

 영화 ‘옴 샨티 옴’의 전반부엔 청순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후반부엔 도시적이고 발랄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디피카 파두콘은 전작 ‘옴 샨티 옴’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전형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남는 것을 걱정하는 까닭인지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소화해내기 위해 계속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스릴러와 코미디 역사극에 이른 장르와 발리우드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남자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지만 그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작품은 아무래도 2010년 PiFan 상영작이었던 영화 ‘러브 아즈 깔’에서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아직 배우로서는 시작단계에 있는 그녀에게 많은 팬들이 원하는 것은 연기력이나 개성보다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영화 ‘옴 샨티 옴’의 샨티프리야



 일반적으로 남성들에게 ‘여신’이라는 이미지는 약간 가녀린 체구에 조신하고 후광이 비치는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으며 가끔은 달빛 아래 고개를 돌려 천만 불짜리 미소를 지어주는 그런 여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영화 ‘옴 샨티 옴’의 초반부의 노래 ‘Ajab Si’의 한 시퀀스처럼 하늘하늘한 핑크색 사리가 잘 어울리는 샨티프리야. 그녀가 터뜨리는 웃음을 보기 위해선 아마 모든 남성들은 재미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마 디피카 파두콘을 ‘옴 샨티 옴’의 샨티프리야로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Dhoom Taana’에서 보여주는 맛살라 장면처럼 약간은 미간을 찌뿌리며 황홀경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짓는 그 웃음이 남성들을 자극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노출보다는 몸짓이나 표정만으로 리비도를 자극하는 가공할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영화 ‘옴 샨티 옴’은 7울 19일 화요일 14시 만화영상박물관,
7월 21일 목요일 14시 프리머스에서 상영됩니다.

 

 


 

‘다방’의 소낙시 싱하

 사실 소낙시 싱하의 경우는 신인이기 때문에 ‘다방’ 한 편 만으로 그녀의 영화적 색채를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전에 봤던 인도의 여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까졸이나 자야 밧찬 같은 경우는 체구는 작지만 강단이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프리얀카 초프라나 디피카 파두콘 같은 경우는 자신의 외모와는 달리 외모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캐릭터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소낙시 싱하의 경우는 외모로 보면 인도의 전통 그림에 나온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인도의 대표적인 전설인 ‘라마야나’의 여주인공 시타와 같이 갸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살이 붙지도 않은 소위 복스러운 얼굴을 가진 여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외모는 사실 6-70년대 인도영화에서 많이 등장했던 얼굴형인데요, 다소 서구적인 경향으로 가는 인도 미녀들의 흐름에 소낙시 싱하는 복고적인 이미지로 승부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 ‘다방’의 라조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도자기 굽는 여인 라조의 이미지 대부분은 주인공인 출불 판데이가 그려낸 주관적인 이미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영화 속 그녀의 모습은 실제 라조라는 캐릭터에 비해 왜곡되어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영화의 인물 자체가 가공이 된 인물인 탓에 누구의 시각으로 바라보든 크게 상관은 없을 듯합니다.


 비록 낮은 신분이지만 광채가 흐르고, 눈매는 선명하지만 그렇게 날카롭지는 않고, 몸은 튼튼해서 약해보이지 않으며 강해보이기는 하지만 드세지는 않고 조신하며 사랑하는 이에게만 조심스럽게 마음을 여는 현실 속에서는 만나기 힘들지만 많은 남성들이 꿈꾸고 있을 그런 여성상이 바로 ‘다방’에서의 라조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상업영화의 기능중 하나는 대리만족인데 특히 많은 인도 상업영화들은 남성관객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가공한 인물을 추구해 스크린에 표현함으로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아이쉬와리아 라이가 추구한 캐릭터는 전략적이고 현대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다방’의 소낙시 싱하에게 느껴지는 캐릭터는 외모와 성격에 있어 다소 복고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영화 속의 마초적인 주인공 출불 판데이와 함께 남성들의 마초적 동경심을 자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영화 ‘다방’은 7월 19일 화요일 20시 프리머스, 
7월 24일 일요일 17시 부천시청에서 상영됩니다.

 

 비록 세 편의 작품을 통해 PiFan을 찾은 인도 상업영화의 여배우의 이미지와 영화 속 캐릭터의 이미지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인도영화의 배우들은 외모만큼이나 다양한 캐릭터를 추구하고 있고, 어쩌면 이런 과정을 통해 다소 천편일률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상업영화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인도영화에서 또 어떤 인물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배우와 다양한 영화들로 풍성한 인도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