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9월 어느날 써 진 내용이었고 11월 22일에 옮겼습니다.
 지금은 '첸나이 익스프레스'가 블루레이까지 나와서 더 많은 분들이 접하셨지만 저로서는 이 영화가 국내에 유입이 가능할지는...

 그래도 다양한 영화가 편집 없이 들어와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건 제가 좋게 평가하지 않은 영화라 할지라도 인도영화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같은 편이 되어 지지해 줄 겁니다. 물론 제가 그만한 힘이 없는 게 함정이지만요 ㅎㅎ






 올 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인도영화 수입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난 뒤 나름의 폭풍을 겪고 나서 이제 웬만하면 부정적인 오피니언은 전하지 않는 것이 더 유익하겠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소위) 필 받은 부분이 있어 글을 올려봅니다. 하도 공식적인 오피니언보다는 뒷소리가 심한 이 바닥이지만 어차피 까일 대로 까인 저인 까닭에 차라리 할 말은 하고 까이는 게 낫겠지 싶습니다.

 나름 부정적인 글을 썼다고 보지만 이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저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국내 영화 시장에서의 현상적인 문제점, 인도영화를 정말 국내에서 보고 싶은 분들이 해야 할 해결책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차라리 인도영화 팬들끼리 로또계 하나 합시다. 차라리 이편이 현실적일 듯)


‘내 이름은 칸’이후 부진하지는 않았지만 딱히 선풍적인 흥행을 끌고 오지 못했던 샤룩 칸은 비록 ‘라 원’과 ‘돈 2’로 체면을 세우기는 했지만 ‘명실상부한 샤룩 칸’ 이라는 칭호는 얻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인 ‘첸나이 익스프레스’는 일각에서는 해외 세일즈 못지않게 인도 내에서 다시 샤룩의 힘을 과시해보려는 의도에서 선택한 영화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봉 3주차 만에 인도에서 ‘세 얼간이’가 거두었던 202 Crores의 성적을 누르고 배급사인 UTV에겐 지금까지 그들이 벌어들인 북미 흥행 최고 스코어를 2주 만에 넘게 했던 나름 전설의 레전드가 된 영화입니다.


 지난 8월 모 영화제 포스트 페스티벌 프로그램이 끝난 뒤 한 인도영화 팬(정확히는 샤룩 팬)분을 만났는데 역시 그분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은 ‘첸나이 익스프레스’를 보고 싶다는 것. 이미 국내 영화 시장에서는 기대를 많이 접은 까닭에 DVD는 언제 나와서 립이 뜨고 누가 자막을 하는가(심지어는 벌써 캠 버전으로 본 사람들도 있다더군요)에 관심이 모아져 있더군요. 그리고 계속되는 국내 영화 시장의 원망.

 뭐 저도 인도영화를 괄시하는 국내 영화 배급시장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 사람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3년 전 Meri.Desi Net을 운영하던 시절에 느꼈던 것들과 시간이 지난 지금의 느낌은 꽤 다릅니다. 뭔가 좀 더 현실적인 것들을 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개인적인 기대작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누군가 수입해서 개봉한다고 하면 보러갈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나라에서 인도영화는 아무리 봐도 너무 먼 당신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위화도 회군을 하기 전 이성계는 명나라를 제압하라는 어명에 대해 4불가론을 상소문으로 올립니다. 음흉한 속내를 감추기 위한 하나의 미봉책이었을 수도 있고 한 편으로는 정말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의를 위해 위험을 피하고자 한 하나의 방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이성계는 아니지만 인도영화의 국내 시장에서의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다섯 가지 테마로 글을 올립니다. 사실 이것은 다섯 가지의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 하나라도 해결해야 할 방책으로 쓰는 글이니 혹여 그 분을 비롯해 다른 인영 팬들께서 이 글을 보시고 ‘네가 우리에게 패배주의를 물들이고 있어’하고 분노하지 마시고 현실적인 감각을 키워보시라는 의도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1. 가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인도영화 팬. (한 10만?)




 예전에 ‘내 이름은 칸’을 수입 요청하기 위해 쓴 제안서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국내 가장 큰 커뮤니티인 모 협회 회원은 3만 명(실제로는 얼마나 활동하는지 모르겠지만), 인도영화의 수요계층이 될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의 이민자 및 불법 체류자(2008년 통계청 기준)까지 감안 할 경우 샤룩 칸 같은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의 영화는 개봉해도 아주 망삘이 나지는 않을 거라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 자료에선 그렇게 뭉뚱그려 얘기하지 않았고 객관적으로 수치화 시켰죠.

 예전에 누군가가 “인도영화가 잘리지 않고 개봉될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했더니 어떤 분이“인도영화가 한 백 만 관객 쯤 모으면 되겠죠.” 이런 성의 없는 드립을 쳐서 엄청 짜증났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말이 아예 틀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제가 인도영화 얘기할 때 언급하는 ‘에반게리온: 파’의 영등포 스타리움 개봉 이야기. 어쩌면 그 팬 층이 두껍고 그 활동이 가시적인 까닭에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겠죠.

 대부분의 인도영화 팬들은 각개전투에 익숙한데다가 외부로 노출되기를 꺼려해서(특히 아직까지도 해소되지 않는 그 취향의 은폐성. 반사회적인 취미를 즐기는 것도 아닌데 왜요??) 있어도 있는 것 같지는 않게 보이는 까닭에 소위 업계에서는 ‘이 사람들 가지고 장사 할 수 있겠나’ 하고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2. 비영어권 상업영화가 메이저 상영관에 걸릴 수 있는 수준의 극장풍토


비 영어권 외국어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영화 ‘언터쳐블’의 성공으로 잠깐 동안 프랑스 영화는 계속적인 호황을 누렸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개봉된 모든 영화들이 빛을 본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수입건수나 영화의 폭이 다양해 진 감은 있죠. 하지만 이런 상황은 지극히 예외적이고 전반적으로 비영어권 영화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름 있는 작가 감독의 예술영화는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꾸준히 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아주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기에 그들의 영화는 계속적으로 수입되고 있지요. 또한 그들의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있고요.

 그러나 (인영 팬을 포함한)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인도영화는 대부분 상업적인 발리우드 영화입니다. 물론 요즘은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반응을 보면 아직 그런 소수의 영화를 걸어주시는 분들의 손을 거치기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대형체인에서도 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관용이 필요한데... 글쎄요. 다들 아시겠지만 독과점으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그 분들이 자신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영화 하나를 포기해가면서까지 상영관 하나를 내줄지는 의문입니다. 신자본주의의 미학은 공정한 경쟁인데 독점이라는 퇴보한 자본주의의 맛을 톡톡히 보고 있는 국내 극장계에서 이런 영화들은 설 공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죠.


3. 샤룩 칸의 내한


베를린 영화제 <내 이름은 칸> 프리미어의 샤룩 칸



 할리우드 스타들은 대한민국이 일본, 중국 급은 아니지만 면적 대 인구로 봤을 때 나름 황금의 땅이라 생각하는지 요즘들어 내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화권 배우들은 거리가 가까우니 올 때가 많고요.

 인도쪽 배우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스갯소리로 ‘내 이름은 칸’이 기존 발리우드 개봉 권역을 제외하고, 아니 포함하고도, 가장 많은 해외 수익을 거두어들인 나라중 하나가 대한민국인데 샤룩 칸이 국내에 감사인사라도 하러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계급 사회가 있는 양반들이 사는 땅이라 그런가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건지 이웃나라 일본은 들러도 우리나라엔 올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하긴 일본에서 인도영화 콘텐츠를 다루는 정성을 보면 제가 인도영화 배우였더라면 저같아도 일본엔 가고 싶긴 하겠습니다)

 물론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내한했어도 실제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30여만 명밖에 못 모으긴 했죠. 이를 두고 영화가 길었네, 서부영화는 우리한테 안 맞네, 타란티노가 마이너 해서 그러네... 뭐 그 말들이 일리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레오가 내한이라도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실제 샤룩 칸이 온다면 글쎄요. ‘난 커뮤니티 따윈 안 해’하는 재야의 인도영화 팬들까지 쭉쭉 튀어나와서 공항이 마비가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봐요) 그러면 저건 무슨 듣보잡이야 하는 일반인들조차 저 이슈를 눈여겨 볼 것입니다. 당연히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는 1위를 찍겠고요. 이 효과가 흥행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슈몰이는 할 수 있겠죠.

 다만 어떤 영화사가 이런 일을 하겠느냐는 것이죠. 분명 이런 시도를 하려면 중대형 급의 영화사에서 영화를 수입해야 할 텐데 글쎄요. 그런 영화사들이 뭐가 아쉬워서 이 영화를 수입하겠습니까.

* 이 글을 쓰고 두 달 뒤에 샤룩의 내한 소식을 들었지만 그것이 영향력을 줄지는... 일단 영화가 수입이 되어야 말이죠...


 4. 저렴한 수입가로 영화를 들여올 수 있는 협상능력


영화 <블랙>



 경제학적으로 순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비용에 비해 편익이 많든지 비용이 적든지 하면 됩니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블랙’이었는데, 누차 얘기하지만 저는 ‘블랙’의 수입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분들이 인도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었다면 ‘블랙’을 분수령으로 영화들이 계속 수입되었겠죠.

 업계 컨피덴셜이라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가 이름만 들을 수 있는 어떤 영화(이미 수입되었음)는, 지금 창고에서 썩고 있긴 한데, 상당히 높은 수입가로 수입이 되었습니다. 상황을 보니 같은 영화사에서 패키지로 구매한 영화도 아닌 것 같았고요. 어떤 마음이 들어 그 영화를 수입하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해놓고도 본인이 본전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프랑스에서 천 만 관객을 돌파한 ‘블롱제 3(Les bronzes 3)’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감독은 파트리스 르콩트로 나름 유명한 감독이 연출하기는 했지만 이 영화는 수입된 적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설마 수입업자들이 몰라서 수입을 안했을까요?

 사실 자국의 흥행작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이상 기피대상 1순위입니다. 로컬화를 위해 지역색을 강하게 품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 시장에서 인도영화를 기피하는 절대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고요. 어쨌든 ‘흥행했다’는 사실 자체로 해당 국가의 영화사는 나름 높은 가격을 제시합니다. 우리나라 인도영화에 대한 시장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섣불리 Okay를 했다간 개봉해서 피를 보게 되죠. 그런 참담한 결과로 끝났던 영화가 한 두 편이 아니거든요. (심지어는 할리우드 영화까지도요. 이를테면‘행오버 2’같은 영화의 국내 반응이 어땠을까요)

 아니 설령 인도의 영화사가 제시한 가격에 네고를 했더라도, 그들은 시간을 끌었다가 더 높은 수입가를 후려칩니다. 결국 이런 것들은 인도영화의 버블현상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죠.


 솔직히 이건 우리네 잘못이 아니라 인도영화사(EROS같은)의 근시안적인 태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한국의 시장에서 인도 메이저 영화는 안 맞을 수 있다’고 누차 그들에게 얘기해도, ‘안 살 거면 가라’는 식으로 응수하면 누가 인도영화를 구매하겠습니까. 물론 그들은 우리나라에 안 팔아도 상관없죠. 이미 자신들의 직배지인 발리우드 개봉 권역에서 쏠쏠한 수입을 거두고 있으니까요. 할리우드도 ‘모시기’대열에 올려놓은 대한민국 시장인데 아마 세계에서 우리나라 영화 시장을 유일하게 졸로 보는 나라는 인도일 듯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나라의 이런 실정을 그들에게 잘 헤아려서 설명한 뒤, “그래도 인도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니 일단은 저자세로 들어갔다가 반응이 좋으면 더 좋은 영화를 계약하자”고 잘 얘기해서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겠지만 국내 인도영화 수입 버블 이후 웬만해서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일본이나 홍콩처럼 조금 이름 있는 기업이 손 써주면 좋으련만...


5. 다양한 문화를 존중해주는 강력한 우리 편




 아마 5번 케이스가 거의 끝판왕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늘 저패니메이션 관련 얘기만 보면 부러워 죽겠습니다. 요즘 들어 웬만한 화제작들은 죄다 수입되는 추세이고, 국내 각종 영화제에도 소개되고 블루레이로도 잘 출시되니까요.

 물론 팬덤층도 많고 영화 상위 파워 블로거들 중에서는 해당 콘텐츠를 다루는 분들도 많다 보니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업계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저패니메이션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셨던 분들이 많으니 당연히 애정을 가질 수밖에요.

 우리는 그냥 조용히 즐기고, 활성화 된 블로그도 없고, 파워 블로거중에 인도영화 언급하는 블로거는 더더욱 없으며, 업계에서는 당연히 무관심(심지어는 싫어하는 분도 많이 봤음)하니 계속 터널 속에서 무리를 짓고 살아갈 수 밖에 없죠.

 몇몇 개념 있는 영화사도 있긴 하지만 우리가 많이 봐온 비극을 보면 대부분 업계의 ‘꾼’들이 들여와서 하나의 문화적인 아이콘을 만드는 일은 고사하고 영화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까닭에 우리는 또 다시 어두운 터널로 가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스갯소리로 영화팬 중 누군가가 로또라도 맞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억대 재벌 중에 정말 특이한 케이스가 있어서 정말 거액을 쾌척하는 일이 있지 않고서야 모든 상황은 그야말로 ‘글쎄올시다’


 사실 솔직하게는 업계에 없어도 상관 없습니다. 막말로 '박근혜 대통령 인도영화 즐겨봐' 같은 얘기만 나와도 뜨는 거겠죠. 물론 정치적인 영화 안티도 생기겠지만요 ㅎㅎ

 위의 다섯 가지 조건 중 솔직히 하나라도 충족되면 영화 ‘첸나이 익스프레스’는 국내에 개봉될 것입니다. 그러나 솔직한 심정으로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당분간 인도영화가 국내 정착되게 하기 위해서는 맛살라 영화의 국내 유입에 대한 기대는 일단 접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인도 내에서도 작품성과 상업성을 함께 갖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니 우리가 좋아하는 떼춤 들어간 영화가 아니라고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소위 ‘기대했던 영화’가 개봉되지 않더라도 길게 보자는 차원에서 가급적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른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실례로 탈 맛살라 영화인 ‘로한의 비상(Udaan)’같은 영화는 인영 팬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은 우수한 영화지만 수입되고서도 아직도 빛을 못보고 있는 불운한 케이스니까요. 솔직히 맛살라 영화 개봉해놓고 잘려서 빈정 상하는 것 보다는 낫지 싶습니다.



영화 <나는 파리다(Eega)>의 일본 개봉판 배너


 하반기도 비권역 이었던 다른 나라들의 인도영화들이 개봉되었습니다. 홍콩에서는 ‘바르피’가 일본에서는 ‘이가(Eega)’가 루마니아에서는 ‘잡 탁 헤 잔(Jab Tak Hai Jaan)’이 관객들을 만났고 이제 독일의 Rapid Eye사는 인도와 동시개봉 체제로 영화를 수입 배급하게 되면서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람 릴라'를 준비중입니다.

 우리나라도 어두운 터널을 건너와 ‘잉글리쉬 빙글리쉬’가 인도영화로서 오랜만에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부디 어려운 영화 쉬운 영화, 맛살라와 탈 맛살라,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 영화와 안 나온 영화 같은 이분법적인 편견은 버려주시고 내식구라는 마음으로 끌어안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많은 인도영화 팬들이 좋아하는 인도영화는 아무래도 춤과 노래가 있는 인도식 뮤지컬인 맛살라 영화일 것이고 인도영화를 모르는 분들이 가장 인도영화하면 먼저 떠오르는 코드 역시 맛살라 영화일 것입니다.

 

 그런 맛살라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린 2007년도 작품 ‘옴 샨티 옴’은 개봉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인도영화의 클래식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화 ‘옴 샨티 옴’이 블루레이로 출시됩니다. 인도영화 팬들에게 블루레이라는 포맷이 다소 생소하실텐데요. 블루레이는 고밀도 디스크 안에 DVD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디스크입니다. 따라서 화면이나 음향 모두 하나의 디스크 안에 수준 높은 포맷으로 담을 수 있는 매체인 것이죠. 차세대라고 하기에는 이 포맷은 발매된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긴 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 블루레이 시장이 열악한 것도 있고 우리나라 인도영화 팬들이 주로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접해서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정식 루트가 열려있다면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겠습니다. (꼭이요!)


 

 다시 ‘옴 샨티 옴’으로 돌아와서 저는 이 타이틀을 감히 ‘국내 최초’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사와리야’가 정말 오래 전에 출시되었지만 소니에서 전세계 시장을 노리고 만든 타이틀이죠. 머릿속에 블랙아웃 시켜버리고 싶은 ‘블랙’은 처음 그리고 전 세계 처음으로 로컬화 된 타이틀이지만 진정한 타이틀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1080i(블루레이 포맷은 1080P)에다 뚝뚝 끊기고 심한 블랙바로 점철된 타이틀은 정말 오명이라고 표현 할 수밖에 없는 타이틀이죠.

 

 이런 2차매체에서의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도영화. 진정한 국내 1호 타이틀이라고 볼 수 있는 타이틀이 바로 ‘옴 샨티 옴’입니다. 출시사도 믿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PLAIN은 ‘멜랑꼴리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더 레슬러’와 같은 수준 높은 작품만 출시하는 블루레이 업계에서는 최고의 회사인데요. 이런 곳에서 인도영화의 전설이라 부를만한 영화가 출시된다고 하니 감계무량할 따름입니다. (내가 다 눈물이...)

 

 

 

 

블루레이 콘텐츠 그룹인 PLAIN의 주요 타이틀들

 

 영화 ‘옴 샨티 옴’은 1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고화질로 샤룩님과 디피카님을 영접하려하니 제 가슴이 다 설레네요. 자, 인도영화 팬분들 2014년 벽두 지름을 위해 모두 지갑 충전 해두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해당 이미지는 PLAIN ARCHIVE에 그 권리가 있으며 해당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LAIN ARCHIVE 페이스북은

https://www.facebook.com/PlainArchive

 

 

 

Posted by 라.즈.배.리

 

  * 본 글은 2012년 2월 5일에 작성되었고 2013년 10월 6일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아마 인도영화 좋아하시는 분중에는 이 영화 좋아하시는 분 많을 겁니다.

'내 이름은 칸'의 카란 조하르 감독의 2001년 작품인 이 영화는 국내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고 비록 리핑판에 자막이 조악하기는 하나 '때로는 행복 때로는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DVD가 출시되기도 했죠.

 

그당시는 어땠는지 모르나 200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볼리우드 섹션의 상영이나 소니사가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라간'과 '미션 카슈미르'를 출시했던 것은 잠시나마 당시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기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으로 돌아갑니다.

당시 영화감독으로 활약하던 박OO감독은 영화제 방문차 프랑스를 다녀옵니다. (출품작은 악몽으로 기억될 국내 최대의 SF영화 '천사몽'이라능...)

그곳에서 이 영화를 보고는 감명을 받아 이 영화를 수입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자신의 영화사 메가픽처스를 통해 이 영화를 개봉하려 하죠.

 

 

 

 

 

 허나, 이 양반도 맛살라 장면은 우리나라에서 조금 힘들지 싶었다 생각했는지 맛살라 장면은 다 쳐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하나의 설일뿐 실제 122분 편집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맛살라 영화의 국내 시장성이라는 카더라 통신과 결부시키다 보니 그런 결론이 나온 것 같지만 또 어떤 이야기가 있었냐면, 국내 편집판을 본 적은 없지만 이를 이상하게 여긴 제 한 지인분께서 맛살라 장면만 편집해서 영화를 만들어봤는데 그래도 122분이 넘었다고... 그럼 도데체 뭘 얼마나 자른건지...

 

 뭐 수입한 노력은 가상했으나 그렇게 해서 쳐낸 영화조차 개봉을 못하고 2004년 까지 끌었지만 2004년에도 포기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47&aid=0000012203

(당시 박감독의 영화 'Kabhi Khushi Kabhie Gham' 수입 이야기)

 

 

 

 사실 '춤추는 무뚜'의 상업적 실패 이후 (수입 관여하셨던 어떤 분은 필름을 싸게 들여왔기 때문에 실패라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는 하시지만... 여튼...) 개봉은 안한것으로 알고 있는 '아소카'나 애매한 케이스인 비벡 오베로이 주연의 '비욘드 러브(Kisna)' 등도 '블랙'이 터뜨리기 전까지는 흑역사 속의 기록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그냥 오늘 영화 게시판에 문제의 박OO감독 이야기가 올라왔기에 인도영화 팬으로서 이 양반이 나름 국내 인도영화에 기여한 흑역사가 있어 한 자 적어봤습니다.

 

 

P.S. 여담이지만 이제 인도영화의 흑역사는 근거 없는 유령 계약건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회사의 어떤 영화라고는 말씀 안드리겠습니다만, 영화 수입도 안해놓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회사가 있나보더군요...

 

그나마 10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하고 지지 기반이 생겨서 기쁘지만 아직 이런 몰상식한 케이스가 존재한다는 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영화사 보고있나? ㅎㅎㅎ)

 

 

 언제쯤 온전하게, 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까...

 

 

 

Posted by 라.즈.배.리

  * 본 글은 2012년 1월 31일에 작성되었고 2013년 10월 6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9일 인도 현지시각 일요일 저녁에 인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Filmfare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이 시상식에서는 지난 토요일인 28일 상영되었던 '오!재미동 볼리우드'의 첫 작품이었던 영화 ‘Zindagi Na Milegi Dobara’가 인도의 오스카인 Filmfare의 주요부문을 휩쓸었습니다.

  ‘Zindagi Na Milegi Dobara’는 작품상(최우수-비평가상 공동), 감독상(조야 악타르), 대사상, 남우조연상(파르한 악타르), 안무상(Bosco-Caesar의 ‘Senorita’), 촬영상까지 총 8개 부문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작품상과 비평가 작품상이 일치한 것은 2006년 우리나라에도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블랙’ 이후 6년만이며 조야 악타르는 발리우드 영화 사상 첫 여성감독으로서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 밖에 영화 A. R. 라흐만의 음악이 일품이었던 영화 ‘Rockstar’는 음악상의 주요 부문들을 휩쓸었고, 란비르 카푸르는 이 영화로 데뷔 5년만에 남우주연상과 비평가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이 기록은 역시 ‘블랙’의 아미타브 밧찬이 공동으로 수상한 뒤 6년 만입니다.

 

  그 밖에 젊은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Delhi Belly’가 각본상을 비롯한 4개 부문에, 배우 비드야 발란의 파격적인 연기가 돋보였던 ‘The Dirty Picture’는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3개 부문에, ‘DON 2’는 액션과 사운드 부문, ‘7 Khoon Maaf’에서 지독한 연기를 보여준 프리얀카 초프라는 비평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The Dirty Picture'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비드야 발란

 

  다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작품성은 검증되었지만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던 저예산 영화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점입니다. 3월 개봉을 앞둔 ‘스탠리의 도시락’이나 2011년 비평가들 사이에 가장 핫한 영화로 꼽혔던 ‘Shor in the City’같은 영화들은 철저히 외면당했지요. 물론 ‘Zindagi Na MIlegi Dobara’, ‘Delhi Belly’, ‘The Dirty Picture’ 모두 비평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영화라 이 작품들에 대한 수상에 대해선 이의가 없지만 만약 이 작품들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더라면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는 발리우드의 세대교체와 발리우드의 흐름이 기존 영화 시스템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보였던 2011년이었고 Filmfare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2012년에도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져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제 57회 Filmfare 시상식 주요 수상작 >>

 최우수 작품상: 'Zindagi Na Milegi Dobara'

 최우수 비평가 작품상: 'Zindagi Na Milegi Dobara'

 감독상: 조야 악타르 (Zindagi Na Milegi Dobara)

 남우주연상: 란비르 카푸르 (Rockstar)

 여우주연상: 비드야 발란 (The Dirty Picture)

 비평가 남우주연상: 란비르 카푸르 (Rockstar)

 비평가 여우주연상: 프리얀카 초프라 (7 Khoon Maaf)

 각본상: 'Delhi Belly' - 악샤트 베르마

 스토리상: 'I am Kalam' - 산제이 초우한

 남우조연상: 파르한 악타르 (Zindagi Na Milegi Dobara)

 여우조연상: 라니 무케르지 (No One Killed Jessica)

 음악상: A. R. 라흐만 (Rockstar)

 

Posted by 라.즈.배.리


 안녕하세요. Meri.Desi Net을 운영하는 raSpberRy입니다.
 2011년에는 무려 세 편의 인도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상업적, 대중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와 달리 아쉬운 점도 많았던 한 해 였습니다.
 2011년 국내 인도영화의 판도를 돌아보고 이에 대한 소고를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긴 글이나마 봐주시고 귀를 기울여 주신다면 아마 앞으로는 조금 더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1. 인도영화 설 곳이 없다



 3년 전만 해도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인도영화들이 개봉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개봉이 이루어진 지금 우리는 온전한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올 여름 ‘세 얼간이’ 사건을 통해 영화가 상업적인 이유로 편집이 되었고, 해당 영화사로부터는 진실하지 못한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도 의식이 있는 일부 극장들의 배려로 온전한 버전을 보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편집은 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극장 개봉에 대해서는 나름 타협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다른 아시아권 국가인 대만이나 홍콩에서와 같이 소수의 개봉관에서 개봉하더라도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와이드 릴리즈(대규모 개봉)를 선호하는지라 온전한 버전의 영화를 상영하고 차분히 관객의 입소문을 기다리기엔 위험하고 무리수가 따른다는 판단 하에 오리지널 버전을 상영하는 극장은 일부 상영관으로 제한하되 반드시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요.

 ‘세 얼간이’는 그런 최소한의 배려를 받았지만 앞으로 개봉할 다른 인도영화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또 편집의 마수를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최소한의 권리만이라도 보장 받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요.



2011/07/11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영화 '세 얼간이'의 무편집 상영을 요청합니다!
2011/07/06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세 얼간이 러닝타임의 진실
2011/07/03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영화 '세 얼간이' 보이콧 하겠습니다!


 그런데 인도영화의 권리문제는 유독 1차 배급인 극장에 걸리는 문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부산국제영화제때 상영된 ‘신이 보내준 딸’과 ‘바스코 다 가마’였습니다. 두 영화 모두 편집되어 상영되었습니다.

2011/10/18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To. BIFF... 영화제에 편집된 영화 상영? 영화제가 어떻게 그래요!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에서 편집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을 보고는 이제는 영화제라는 성역에서마저 제대로 된 인도영화를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때 문득 제 자신이 작년에 영화제를 통한 인도영화의 수요를 증명함으로서 수입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합법적인 인도영화 접촉의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인도영화 팬들이 영화제마저 믿지 못한다면 다시 불법 루트로 인도영화를 접촉해야 하는 것일까요?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다운로드 서비스나 IPTV 루트를 통해 인도영화들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온전한 인도영화를 만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최근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세 얼간이’는 인도판이 아닌 140분짜리 우리나라 편집판이 서비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모 IP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하우스 풀’은 원본 영화에서 19분이 편집된 채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업체의 입장은 본사에서 허가한 소스가 그 버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영화로 서비스를 하기 위해 본사와 연락을 취한다던지 하는 생각은 안 해본 것일까요?

 저는 인도영화의 합법적인 유입을 바라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받아들이기엔 좀 아니다 싶을 정도입니다. 일단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측의 배려가 부족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목소리를 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사실 ‘세 얼간이’가 140분인지, ‘하우스 풀’이 19분이 삭제된 영화인지는 누군가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요.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합법적인 인도영화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패배주의가 일어나고 불법루트에 의한 영화 접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2. 인도영화의 버블을 막기 위해선


 인도영화들의 잇따른 성공으로 업계의 관심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표가 낮은 만큼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버블현상입니다.

 버블은 내적인 버블과 외적인 버블로 나뉘는데 우선 외적인 버블은 인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비용 영화 제작 붐입니다. 최근 인도에서는 100 Crores가 넘는 흥행작들이 터져 나오면서 영화의 규모도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인데, 할리우드 못지않은 영화를 만드는 야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순히 비용이나 스타 시스템만으로 영화가 완성되지는 않거든요. ‘세 얼간이’가 기존 인도배급지역이 아니었던 우리나라나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이유는 대중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지닌 영화였기 때문이지 관객들이 스타나 스케일을 기대하고 영화를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쉽게 설명하면 같은 밀가루 반죽이 있으면 인도인이라면 맛있는 난을 만들면 되는데 빵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빵은 제과점(할리우드)이 잘 만드는데 짜이 집을 별다방처럼 꾸미고 서양식 빵을 만들어서 팔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허나 외적인 버블은 인도 영화산업의 이야기니 대한민국에 사는 일개 영화팬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나마 내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저는 모 IPTV 채널에서 발리우드 영화 섹션이 생겼다고 하기에 좋아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볼 게 없더군요. 뭐 그 중에는 국내 개봉을 마치고 2차 시장으로 뜨는 영화들도 올라왔지만 함께 서비스 되는 영화들... 좀 난감했습니다. 고개가 갸우뚱 해지더군요. 분명히 이 영화들도 돈을 주고 사왔을 텐데 말이죠.


 저는 이런 상황에 있어 러시아의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한 때 러시아에도 잠깐이나마 발리우드 열풍이 불어 닥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붐을 이용해 싸고 질 낮은 영화들을 들여온 결과 러시아 사람들의 인도영화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고 합니다.

 반면 독일의 경우는 검증되고 유명한 영화들을 선별해 들여온 까닭에(지금은 별별 영화들이 다 들어왔긴 하지만) 속된말로 볼류(한류를 빗대 쓴 표현)가 형성되고 심지어 독일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샤룩 칸이 최근작인 ‘DON 2’를 독일 로케이션으로 찍을 정도로 저변이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지금까지 고작 세 편이 성공했을 뿐입니다. 앞서 개봉 예정으로 소ㅊ개해 드린 영화들이 개봉 시에는 어떤 반응을 얻게 되고 또 이 열풍이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업계에 있는 사람이 아닌 까닭에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기에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low risk low return) 전략을 쓰는 것은 어떨까 생각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블랙’ 같은 영화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사실 높은 마케팅 비용에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되었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하이 리스크 계열의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의 안착단계에 있기 때문에 너무 크게 가는 건 그만큼의 위험을 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마치 아트시네마 계열 극장에 걸리는 다른 비주류 영화들처럼 3-4만 명 정도의 관객 동원으로도 성공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모델인데 사실 말은 쉽지 그런 작품들을 찾기는 쉽지 않겠죠. 결정적으로 잘 알려진 인도영화들은 상업영화인 까닭에 아트시네마 계열의 극장에 걸릴 확률은 없고, 그렇다고 일반 개봉관에 걸자니 장시간의 러닝타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인셉션’ 148분, ‘밀레니엄’ 158분은 허용되지만 인도영화 150분은 길다고 하는 마당이니...)


 일본영화는 문화 개방이 시작된 이후 올 해인 2011년만 45편의 작품이 개봉되었습니다. 중화권 영화도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 해 15편의 작품이 개봉되었죠.

 처음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수장으로 있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들어올 때 생각이 납니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도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진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들어와서 무슨 흥행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기점으로 일본 개봉과 너무 떨어지지 않는 시점에 국내에 배급-개봉 되었죠.



 인도영화도 초반에는 다소 굴곡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내 이름은 칸’과 ‘세 얼간이’의 성공과 ‘청원’의 실패가 전부라고 인도영화 시장의 전부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조금 더 대중들에게 존재감이 확인되면 그 땐 어느 정도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3. 콘텐츠 콘텐츠 콘텐츠




 '내 이름은 칸'이나 '세 얼간이'가 개봉되었지만 그 이후에 인도영화가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미 개봉된 영화로 인도영화의 맛을 알고 더 많은 인도영화를 원하는 잠재된 관객들이 그들의 정보를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죠.

 최근 저는 대형 포털사이트 영화 데이터베이스 정보에 시놉시스와 이미지를 보냈지만 업데이트가 잘 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는 업데이트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그 결과 인도영화들은 아무리 기본적인 메타 데이터만 있는 영화라 하더라도 더 이상의 업데이트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죠.

 또한 영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었다 치더라도 분명히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미리 본 관객들도 있을 텐데 실질적으로 이들이 별점 평을 남긴다든지 하는 부분이 없던 까닭에 새로 인도영화에 관심이 있어 웹상을 표류하는 잠재적인 수요자(내지 마니아)들이 자신이 찾는 인도영화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델리 6’라는 영화를 검색해 봅니다. 나름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 슬리퍼 히트를 기록한 영화인데 실제로 검색해 보면 리뷰도 부족하고 특정 포털사이트의 별점 평도 별로 없지요. 그나마 샤룩 칸 주연의 ‘옴 샨티 옴’ 같은 경우는 선택받은 케이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드문 케이스)

 그렇다고 소위 우리나라에 용하다하는 영화 파워 블로거들 사이에서 인도영화가 회자되는 것도 아닙니다. 2011년 상반기 히트작중 하나였던 ‘내 이름은 칸’은 상위 영화 파워블로거 50인 사이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으니까요. 솔직히 ‘세 얼간이’ 사태도 영화평론가 이동진씨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냥 묻혔을 일이었겠죠.

 사실 인도영화가 저변이 낮은 관계로 인도영화라는 콘텐츠 자체로 대중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 블로그만 봐도 알 수 있죠. 엥? 기준이 너무 구리다구요? ㅋㅋ) 파워 있는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깔때기를 꽂든지, 아니면 인도영화가 힘을 얻게 되거나, 인도영화나 한 개인이나 집단이 우세해지면 되겠지요. 하지만 셋 다 힘들고 그나마 첫 번째 조건이 현실적이긴 한데 그 또한 쉽지가 않습니다.


 가장 안정적이고 좋은 방법은 누군가 꾸준히 노출이 가능한 공간에 지속적으로 인도영화 관련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죠. 가장 노출이 보장되는 공간은 네이버 블로그라고 하던데 저는 개인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이유로 그쪽으로 옮겨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저 말고 누군가 많은 분들이 블로거로 활약해주기만 바랄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제 제휴블로거 S님이 계속 포스팅을 해주시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혹여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검색어로 제 블로그에 들어오셨던 분께서 인도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그보다 더 좋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언젠가 그런 일이 생기기를 바라며 열심히 포스팅을 해야겠죠. 그리고 한 편으로 저와 비슷한 동지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4. 45만보다 값진 4천 5백



 2011년 국내 인도영화 유입에 있어 가장 값진 수확이 있었다면 바로 ‘세 얼간이’의 인도 버전의 상영일 것입니다. 이 사건은 ‘세 얼간이’의 개봉 이상으로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사건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한 인도영화 전문가는 ‘세 얼간이’가 천만 관객쯤 들면 인도영화의 온전한 버전이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영화 시장 구조로 온전한 인도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기대를 접어라’라는 이야기로 해석할 만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170분짜리 인도 버전의 영화가 개봉되었다는 것의 의미는 인도영화의 원본 버전을 상영해 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과, 예술영화 전용관도 그 중에서 한정된 2개의 개봉관에서 상영되었음에도 같은 규모로 개봉된 다른 아트하우스 영화와 비교했을 때 성공적인 4,5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개봉 주에는 극장 점유율이 60%를 상회했다) 이것은 ‘우연한 감상’보다 ‘찾아가는 관객’의 개념이 더 큰 아트하우스 계열 영화 이 영화가 인도영화였기에 찾아서 본 관객의 수요가 분명 존재한다는 점입니다.(심지어는 이 영화의 인도버전을 극장에서 보고자 상경한 관객도 있을 정도)

 비록 영화제기는 하지만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야외상영작이었던 샤룩 칸의 ‘신이 맺어준 커플’ 같은 경우는 상당히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다. 슬슬 인도의 장시간의 맛살라 영화도 상영 공간만 확보된다면 간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전망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인도영화 상영은 꿈이라고 하지만 영화만 좋다면, 그리고 숨어서(!) 활약하는 인도영화 마니아들만 동해준다면 비록 우리나라 실정상 와이드 릴리즈는 힘들겠지만 긴 러닝타임의 영화도 수용해 줄 수 있는 극장과, 소수라 하더라도 고정적으로 좌석을 채워줄 수 있는 관객들이 공존한다면, 그리고 그 적은 관객이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의 시장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인도영화는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5. 그것이 ‘인도영화라서 보는 관객’을 만나기까지



 중화권 영화들이 국내 1차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계속 영화화 되는 것은 꾸준한 수요와 2차 판권에의 안전성 때문인데요, 그것은 철저히 스타 시스템으로 가는 오락영화의 구조를 갖춘 이 영화 산업에 동참하는 관객들이 이연걸이나 유덕화 같은 스타들에 익숙하며, 견자단 같은 새로운 액션 스타를 맞이할 준비를 갖추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그 새로운 시장이 인도영화 시장이고 인도영화도 현재의 중화권 영화들 못지않게 큰 스케일과 스타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의 대중들이 그들을 받아들일 만큼 국내에 콘텐츠가 활성화 되어 있지도 않은 편이고 결정적으로 대중들과 인도영화 사이를 이어줄 매개체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흠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인도영화에도 고정적인 수요가 형성이 된다면 당연히 인도영화는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까지 가는 데 좋은 콘텐츠와 대중들의 인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요.





6.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 불법 다운로드


 제가 농담을 진담처럼 받아들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도영화 마니아 10만 양병설이란 게 있었습니다. 이론인 즉 인도영화를 많이 많이 배포해서 사람들이 인도영화를 많이 많이 다운받아 보면 인도영화 팬이 많이 많이 생긴다는 그런 이론입니다. 실제로 이 게릴라전으로 ‘가지니’는 2009년 우리나라 불법 다운로드 순위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세를 탄 영화가 되었죠.


 다운로드를 하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일단 대부분은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으니 볼 수가 없다’인데 사정은 이해합니다. 사실 할리우드 영화같이 많은 나라에 직배가 되는 영화가 아니고서야 DVD를 구입해서 본다고 하더라도 기본으로 영문 자막 정도가 제공되는 정도니 한국어권을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품을 사도 이것으로 영화를 보기가 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니면 남인도 영화처럼 구매하기 쉽지 않은 부류의 영화들도 있지요.

 애정이 있으니 불법으로라도 보고 싶겠지만 그렇다고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둔 많은 영화들이 애정의 척도가 되지 않고 그 중에 소위 살아남는 영화로 남는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소유와 접근 이론으로 보았을 때 다운로드는 물리적으로는 소유지만 행태 상으로는 접근일 뿐이죠. 이런 문화적인 토대가 주는 위기는 첫째. 영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행위. 대개 빨리 해치워야 할 상대로서의 영화가 되고, 둘째. 다운로드가 습관이 되면 만약 영화가 개봉된 뒤에도 이미 본 영화를 왜 또 봐야 하는지에 대해 불필요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다운을 받더라도 개봉 후엔 극장에서 보겠다는 이도 있지만 다운로드를 행하는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문화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불법 다운로드는 이롭지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찬성론자들은 그렇게라도 영화가 배포되어짐으로서 영화가 알려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지명도의 문제지 그것이 문화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특히 개봉을 앞둔 영화나 DVD등의 매체가 나온 영화까지 버젓이 공유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내가 비록 구하기 힘들고 한글 자막이 없어서 어둠의 경로를 이용했다고 하면 정식으로 볼 수 있는 경로가 생긴 뒤에는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인도영화 팬으로서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권리를 포기함으로서 문화의 정착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아는 몇몇 분은 다운로드를 하면서도 미디어를 구입하시기는 하는데 대부분의 다운로드 족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돈 주고 그걸 왜 사’였습니다. 인도영화 팬들이라고 딱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극장으로 가고, 매체를 사주고, 합법적으로 접근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인도영화는 팬들에게 보답합니다.





7. 인도영화는 제 3의 영화다


 영화 관련 좌담회에서 요구하는 참석자의 기준은 한 달에 많아야 2-3편의 영화를 보는 사람입니다. 영화 마니아가 아니고 일반 대중들은 기껏해야 한 달에 많아야 두 편 내지 세 편의 영화를 보는 것이죠. 안타깝게 이들이 선택하는 영화는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저는 냉정하게 첫 번째와 두 번째 영화는 할리우드 직배사나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와이드 릴리즈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 번째 경우가 애매합니다. 관객들이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는 영화인데 잘만 노리면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것이 세 번째 영화라고 봅니다.

 인도영화는 일반적으로 직배나 대형 배급망을 타기 쉽지 않고, 혹여 그런 호사를 누리더라도 감독이나 배우의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아무리 인도에선 날고 기는 3대 Khan이 주연이더라도 솔까말 국내에선 듣보잡) 결국 순수하게 영화적인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블랙’이나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는 성공했고 ‘청원’은 실패했습니다. 그렇다고 ‘청원’의 평점이 낮은 것은 아니었지요. 심지어 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느꼈던 반응을 보고서는 ‘이 영화는 시네필들에게는 어필을 못할지언정 대중들에겐 먹히겠는걸!’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죠.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우선 개봉 시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블랙’이나 ‘세 얼간이’는 여름 블록버스터들이 빠지는 시점인 8월에 개봉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첫 번째 영화와 두 번째 영화들의 힘이 부치는 시기였었고 심리적으로 가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었죠. 한 편 ‘내 이름은 칸’은 비수기인 3월 말에 개봉했습니다.

 반면 ‘청원’은 10월에 개봉했는데 드라마장르인 가을에 개봉하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개봉작들을 보면 이미 개봉되어 스크린을 선점하고 있던 ‘완득이’가 있었고 ‘헬프’같은 드라마나 연인 관객을 위시한 로맨틱 코미디물이 대거 개봉되었습니다. 싸잡아서 말하기는 어폐가 있지만 비슷한 군(群)의 영화들이 스크린 전쟁을 하고 있었고 그 전쟁에서 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드라마류 영화들 사이에서 차별화 되어 보였던 ‘리얼 스틸’ 같은 영화가 흥했죠.



 결국 인도영화는 비슷한 영화들의 경합으로 승부수를 던지기엔 리스크가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도영화는 다른 나라 영화와는 차별화된 그들만의 색채를 지니고 있는 다른 세계관을 가진 영화이기에 다른 영화와 똑같은 모습을 한 영화라는 요소는 자칫하면 그 영화를 묻혀져버리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 SNS로 뛰어들어야 할 이유



 현대에 있어 정보는 ‘전문화’ 보다는 ‘신속’, ‘편리’, ‘맞춤’의 형태로 가고 있습니다. 가령 Meri.Desi Net에서는 장문의 고퀄리티 정보를 추구하지만(추구입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함량 미달일수도...) 그것이 실제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그리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 소개보다는 맛살라 시퀀스 하나, 스틸컷 몇 장이 현대의 정보 소비 흐름에 있어서는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단문에 핵심만 제공하는 SNS가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더 와 닿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블로그 보다는 트위터 같은 매체로 말이죠.

 한편으론 다른 이들에게 인도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가장 빠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 ‘세 얼간이’에 대해 검색했을 때 아마 검색되는 대부분의 정보는 일반인의 감상평일 것 같지만 비슷한 시기에 인도영화 팬들이 ‘세 얼간이’의 원래 버전, 아미르 칸 등의 키워드로 같은 글을 올린다면 일반 관객들이 정보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단적인 예는 인도영화 협회에서 운영하는 트위터일 것입니다. (소개는 생략합니다. 각자 찾아보시기 바라요 ^^) 최신 인도영화 소식과 유명한 맛살라 시퀀스들을 링크하고 있어 인도영화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합니다. 아마 더 많은 트위터러들이 정보를 던져야할 것 같습니다.





9. 중립적인 개인이 주는 이로운 외부효과



 올 해 일부 지인들을 통해 들은 인도영화 커뮤니티에 대한 느낌은 ‘재미가 없다’입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커뮤니티에 의존할 요소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죠.

 제 경우는 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탓에 어떤 현상이나 집단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커뮤니티에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요소가 있지는 않죠. 말 그대로 커뮤니티 인걸요.



 모든 분들이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M본부 시절의 르네상스 시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포인트를 염두에 두지 않고 능동적으로 자료를 올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오프라인으로 서로 만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모습보다는 온라인에 치중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즉,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이름에 온라인의 모습에 치중할 것인가 커뮤니티라는 이름에 치중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의 기로에 서는데 사실 두 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타이틀에서 붙였던 것처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소위 중립적이지만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좋아하는 온라인 리액션이 강한 개인들이 많이 등장하면 할수록 소위 ‘뻘쭘한 현상’은 많이 덜 수 있지 않나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도영화 커뮤니티들은 온라인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결속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소위 ‘기존의 세력’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거부하지 않습니다만 새로 유입된 사람들은 ‘진입장벽’이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을 방황하지 않게 붙들어 매는 사람들이 온라인만 파고드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정보나 온라인 활동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4대 인도영화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요소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 저요? 저는 제가 활동하는 곳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 혼자서만 되나요. 음지에 숨어있는 그런 분들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요? 지금 인도영화 커뮤니티는 ‘열혈 온라인 회원’을 필요로 합니다.





10. 팬덤은 독이다



 제 이웃 블로거인 S님은 이미 자신의 블로그에 팬덤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물론 인도영화는 다른 제 3국 언어와는 달리 거대 자본으로 스타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맛살라 영화가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던 케이스입니다. 대부분의 영화 전문가들에게는 인도영화=발리우드=맛살라 영화라는 공식이 일반화되어있고 심지어 많은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그 공식은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지요.

 따라서 대부분 어필하는 인도영화는 맛살라 영화나 스타들을 위시한 영화들이 부각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인도영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인도영화의 저변이 높아진 독일의 경우에는 샤룩 칸의 거의 모든 작품들, 심지어는 인도에서도 소스를 구하기 힘든 작품들조차 DVD로 출시되어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팬덤을 위시한 영화적 소양이 순수하게 영화를 영화로 받아들이는 것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영화가 단순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의 볼룸감이나 가슴 털에 국한된다면 안타까운 일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말이 외람되어 보일수도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 분들을 만나면 인도영화의 기능적인 의미는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어쩌면 인도영화가 다른 이들에게 저평가되는 이유는 그들만의 세계에 입각한 영화라는 사고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금세 쇄신할 수도 없고 물리적으로 그러지 말자고 하는 것도 우습지만 영화의 단순히 일부에 국한되는 요소들이 영화의 전체를 지배하거나 분명히 이야기할만한 텍스트가 있음에도 단순히 눈요기의 요소로만 전락하는 것도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는 인도영화 프로그램과 토크 등으로 더 넓은 시각으로서의 인도영화를 추구하려 합니다. 2012년에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2012년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인도영화가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바람이 있다면 인도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으로서 완전한 주류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다른 외국어권 영화와 어깨를 견줄 정도만 되도 좋겠습니다. 현재 인도영화는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높게 올라서고 콘텐츠나 연출에 대한 부분도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흐름을 알아주는 영화 관계자와 다양한 영화를 봐주는 팬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