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ye! It's Bollywood2013.11.06 17:59

이 글은 2013년 3월 9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14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이미 말씀 드린 대로 일본에서 3월 이후 인도영화들이 쏟아지듯 개봉됩니다.


 


 우선 오는 3월 16일에 일본에서 ‘옴 샨티 옴’이 개봉됩니다. 그냥 우리처럼 조용히 영화만 개봉하는 줄 알았는데 시부야에서 플래시몹으로 맛살라 시퀀스를 짜냈군요! 저는 늘상 인도영화 개봉하면 마케팅으로 생각해두고 있는 부분이었는데 국내에선 이런 걸 받아주는 곳은 없고 일본은 하고...


 한 편 4월 20일부터 닛카츠의 주최로 시작되는 '볼리우드 4' 프로그램 작품인 'Ek Tha Tiger', 'Jab Tak Hai Jaan', 'DON 2', '세 얼간이'의 포스터가 나왔습니다.

 

 

 



<< 일본에서 영화 '타이거(Ek Tha Tiger) 시사회중 카비르 칸 감독과 스기모토 아야 >>


 그리고 지난 3월 7일에 굴지의 일본의 영화사중 하나인 닛카츠에서 시도하는 볼리우드 4 프로그램 대상 영화중 한 편인 ‘타이거(Ek Tha Tiger)’의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비록 살만과 카트리나는 오지 않았지만 카비르 칸 감독과 영화사 야쉬 라즈의 대표단이 참여해 일본 프리미어를 가졌습니다.

 대충 야쉬 라즈사에서 일본 시장에 발을 들인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 등등이 있는데 7년 전 한국과의 교류(영화 ‘블랙’의 수입)를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을 언급하기도 했네요.

 영화 '꽃과 뱀' 등으로 유명한 요염한 여배우 스기모토 아야가 게스트로 나왔고요.


<< 볼리우드 4 공식 페이지 >>

http://bollywood-4.com/index.html

 


 그나저나 카비르 칸 감독도 흥행감독 되더니 용됐네요.
 2009년에 부산국제영화제 때 '뉴욕'으로 내한했을 땐 소매가 다 떨어진 허름한 옷 입고 다녔었는데
 그 때 저하고 센텀시티 푸드코트에서 인도영화 얘기 나눈 걸 기억하고 있을런지 ㅎㅎㅎ

 

 


* 5월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된 '스탠리의 도시락'이 개봉됩니다

 

 


* 일본이 사랑하는 배우 라즈니칸트의 신작 'kochadaiyaan'은 아예 일본어 더빙을 같이 준비중이라는군요. 이런 얘기 들으면 좀 부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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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인도영화 이야기2013.11.06 17:49

 

 

 

 

 

  올 해는 제가 좋은 영화만 찾아 봤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이걸 top 10에 넣어야 하나 싶은 영화들도 있었던 반면 올 해는 아쉽게 순위 밖으로 밀려나간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올 해 인도영화라서 즐거웠던 열 편의 영화를 꼽아보기로 했습니다.

* 선정기준: 2012년 인도 개봉작 및 미디어 출시작 (2011년 개봉작이라도 현지에서 볼 수 없는 사정을 고려, DVD 및 블루레이 출시일이 2012년에 해당되는 영화)


10. Stanley Ka Dabba


 슬프지만 차트에서 유일한 국내 개봉작인 ‘스탠리의 도시락’입니다. 몇몇 감상평을 보면 이 영화가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과정을 인내하면서 봐야 하는 영화처럼 그려지는데 영화에 소소하게 등장하는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학교생활’이라는 단순한 내용을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올 해 늦깎이 개봉을 했던 ‘지상의 별처럼’과는 달리 현대의 아동 교육에 대한 단면들을 보여주면서 메시지를 겉으로 드러내느냐 뒤로 감추느냐의 차이였다고 봅니다.


 


9. Barfi!


 솔직히 ‘바르피’는 완벽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영화적인 장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150분 동안 나름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음에도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인물과 사건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면서 동시에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까지 갖추고 있는 영화니까요. 하지만 이런 좋은 요소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은 영화에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는 과거 무성영화 배우들의 오마주라 하더라도 몇몇 멜로 영화들의 장면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8. Agneepath


 비록 90년 아미타브 밧찬이 주연한 원작은 보지 못했지만 굳이 그 영화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자체가 주는 하나의 울림이 충분히 전해졌다는 생각이듭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리틱 로샨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기엔 영화 자체가 나긋나긋한 영화는 아닙니다. 마치 ‘시티 오브 갓’같은 영화처럼 폭력의 굴레 안에서 허덕이는 선량한 사람을 뒤로하고 악과 차악이 서로 대결을 하는 모습이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실패한 시스템과 범죄라는 점에 있어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영화였다고 봅니다.

 


7. Dhobi Ghat


 ‘북촌방향’이나 ‘극장전’이 홍상수가 만들어낸 종로에 대한 미로였다면 ‘도비 가트’는 키란 라오가 뭄바이를 배경으로 짜낸 미로가 아닐까 합니다. 서로가 바라보는 다른 이의 삶이 서로의 성격 때문에 또 신분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엇갈리곤 하는데요. 최근 인도에도 나타나는 리얼리즘의 경향을 엿볼 수 있지만 한 편으로는 누군가에겐 생존의 공간인 도비 가트를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비판도 있는 것으로 봐서 누군가에겐 사실적인 색채가 한편으로는 사실 외의 것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요소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Shanghai


 비록 바실리코스의 책 ‘Z’가 출간된 지 40년이 넘은 지금이라도 그 가상의 국가를 나라 이름만 바꿔서 다시 만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작품이 통찰력 있는 것인지 정치라는 것이 변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코스타 가브라스의 ‘Z’에서 조금 바뀐 것이 있다면 미디어에 대한 변화입니다. 원작에서는 정확한 보도를 찾는 젊은 기자가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디바카 배너지 감독은 불법 포르노 그래피를 제작하는 한 비정치적 세력이자 약자에게 그 짐을 지우는데 이것은 감독의 전작인 ‘LSD’에도 그랬지만 공식 루트의 미디어보다는 개인 미디어의 영향력을 더 신뢰하는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냥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고 심각한 인도영화를 원하지 않는 팬들에겐 언급을 안하려 했지만 요즘 정치, 언론을 보면 조금 갑갑하다는 생각에 공감지수가 증가해 이 영화를 좋게봤던 것 같습니다.


 


5. Engeyum Eppodhum


 ‘가지니’의 감독 A.R. 무루가도스가 제작을 맡은 이 저예산 멜로드라마는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오직 이야기의 힘만으로 영화를 끌어갈 수 있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스’라는 공간이 그렇듯 낯선 사람과의 교감이라는 테마를 그 버스의 승객이 된 두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영화로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일상에서 출발한 영화 같은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이야기가 조금 뜬금없이 끝나는 감은 있지만 그런 점만 고려한다면 140분이라는 시간동안 충분히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4. Kahaani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발리우드 영화는 장르영화가 취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다른 누군가에게 인도영화를 소개하자면 꼭 마니아틱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처음엔 계속 얘기하다보니 두가지 반발심이 생겼습니다. ‘그냥 다 이해해 주고 보면 안되나?’ 하면서도 한 편으론 ‘인도에서도 좀 길지 않은 탄탄한 장르영화 좀 나와주면 안되나?’ 하고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Kahaani’는 올 해 인도영화 중 장르영화로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힌디어로 ‘이야기’라는 제목답게 이야기에 충실함으로서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양념을 치면서 영화에 빠져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가장 눈여겨봤던 것이 있다면 하나는 인도영화에서의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개념의 변화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리우드에서 여성캐릭터를 다루는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그들을 앞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사랑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시각을 다룬다든지(이를테면 히르-란자 같은 이야기 말이죠) ‘아쉬람’처럼 억압받고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문제를 다룬 비주류 영화였습니다. 물론 그런 시도도 좋았지만 삶속의 이야기의 주체로서의 모습은 비교적 최근에야 그려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비드야 발란의 출현은 2005년 ‘Parineeta’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2009년 ‘Paa’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채를 드러냈다고 봅니다. 여신인 두르가를 찬양하는 축제를 배경으로 함으로서 공간적인 배경(콜카타라는 지역을 넘어 인도라는 정체성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뿐 아니라 영화 자체에 함의된 비로소 발리우드 영화에서 주류로 올라선 여성 캐릭터에 대한 모습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한 영화가 ‘Kahaani’가 아니었나 합니다.

 



3. English Vinglish


 대체적으로 다른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들은 그 말을 왜 배우는지가 아닌 그 말을 배운 이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한 중년 인도여성이 영어를 배운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단순히 ‘미국에서 영어를 써야하는데 영어를 잘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화의 실상은 이렇습니다.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문제는 생존(survival)이 아닌 삶(life)의 문제 였기 때문인데 이것이 단순히 인도 사람들이 영어를 공용으로 쓰는 문제라든지 영어가 국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말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은 생존에 가깝고 삶의 문제는 ‘영어’라는 것 때문에 무시당한 한 여성의 자존심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죠.



 


 8-90년대 인도영화의 여왕으로 자리잡았던 스리데뷔의 복귀는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에겐 다시 스크린에서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가웠겠지만 저처럼 인도영화를 접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나 젊은 세대의 인도인들에게는 어필할 만한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때문에 기존에 그녀를 둘러쌓았던 수식어들은 싹 지우고 그냥 미국 뉴욕에 떨어진 한 인도인 아줌마로 남기 좋았죠.

 그리고 그 아줌마는 우리가 보았던 전형적인 인도영화에서의 부인인 현명한 아내와 인자한 어머니의 틀을 그대로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예쁘기까지 하네요. 딱 거기까지의 전형적인 '행복하게 오래 살았습니다'류의 인도영화가 만든 동화 속에 존재하던 그런 캐릭터에게 이 영화는 비로소 인간적인 향취를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단순히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끼며 가족을 벗어나 나와 새로운 사람과의 교감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Gangs of Wasseypur



“숨막힐듯한 늑대들의 역사”

 1차대전은 사라예보 사건이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르비아 청년이 오스트리아의 황태자를 암살한 것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은 발화점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계기에 불과했고 국가와 민족간의 갈등이 쌓였던 결과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와시푸르에서 벌어진 칸 일가, 라마디르, 쿠레쉬 일파의 갱단간의 전쟁은 격동기를 기점으로 자본 자체가 인간의 욕망으로 직결되던(사실 그것은 지금도 다를 바 없지만) 시대에 떵떵거리고 살고 싶었던 한 불한당과 권력자와 연계된 범죄집단 간의 갈등 그리고 복수를 위한 복수는 상황이 정리되고 안정 될 무렵에 서로가 전쟁을 부추기면서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정당성을 가지고 있던 복수는 새로운 권력의 창출로 변질되어가고 구세대가 가졌던 기품이 연예인병 걸린 양아치처럼 변해가며 폭력이 폭력을 낳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냉소주의극은 마치 마틴 스콜세즈의 ‘좋은 친구들’을 봤을 때의 충격적이고 신선하면서 범죄 세계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대부’와 같은 영화에서 느껴지는 한 암흑기를 한 줄기처럼 바라보는 역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처음에는 마치 ‘킬빌 1’에서 열광하고 ‘킬빌 2’에서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part 2가 굳이 할 필요 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영화를 같이 본 사람들과 part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시푸르의 갱들’은 어쩌면 인도영화 마니아나 일반 시네필들이나 ‘인도영화에 대한 고정적인 시각’ 때문에 회피될 가능성이 많은 영화지만 인도영화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을 지우고 앞서 언급한 마틴 스콜세즈의 ‘좋은 친구들’이나 두기봉 감독의 ‘일렉션’같은 영화를 괜찮게 봤다면 가히 추천할만한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1. Rockstar

 

 



“발리우드 위대한 러브스토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는 올 해 한 해 동안 ‘왜 내가 인도영화를 좋아하게 되었지?’에 대한 화두를 계속 던졌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들을 이야기하면서 ‘인도에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어’라고 했지만 아직도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들은 단순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마지막에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이루고 악당은 죽든지 어쩌든지 떠나는 그런 영화들이 대부분인데...

 그리고 내가 인도영화에 재입문하게 되었던 2008년도 그런 영화들이 많았었는데 말이죠. 인도영화 까들처럼 인도영화는 단순한 내용에 맛살라만 나오는 바보들의 영화라고 생각했으면 인도영화는 거들떠도 안보고 그냥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갔겠지요.

 그것은 분명 인도영화 만의 무엇이 나를 잡아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몇 년 전엔 굳이 맛살라 영화가 아니어도 인도영화는 좋은 것이 많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으니 뭔가 제가 반한 부분은 맛살라는 아니었을테고요.

 인도 미녀가 아니냐고 하시는데 미녀야 할리우드에 더 많죠. 더구나 저는 동양적인 여성을 좋아합니다. 미스 에이의 수지 같은 외모에 끌리는데 이런 얼굴은 인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외모니까요.



 


 올 해 영화로 ‘락스타’를 올린 이유는 이런 해답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연애물이나 사랑에 대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사실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랑 안 해 본 사람 없고 사랑받기 싫어하는 사람 없죠. ‘락스타’는 너무나 간절한 남자의 사랑을 음악이라는 흐름 안에 담아낸 영화입니다.

 이를테면 올 해 3D로 재개봉된 ‘타이타닉’같은 영화를 보면 상당히 영화 구조적으로 관객의 심리를 잘 파고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른 두 신분의 사람들이 만나고 뜨겁게 빠질 무렵 재해가 닥친다는 설정이 관객을 잡아끄는 이유는 아마도 관객의 감성에 있어 ‘사랑’이라는 감정이 움직이기 가장 큰 요소기 때문이겠죠.

 영화는 사랑을 모르던 한 남자의 한 여자에 대한 감정을 미칠 듯이 파고듭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 이야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에 대한 부수적인 이야기를 간간히 던져내면서 극의 흥미를 동시에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환에는 ‘음악’이라는 요소를 개입시키죠.



 


 ‘락스타’는 열 네곡이나 되는 정말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노래들이 영화 속에 개입하면서 인물들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봅니다. A.R. 라흐만은 ‘델리 6’이후 정말 오랜만에 영화 자체의 감성과 동화되는 트랙으로 영화를 끌어나갔는데 ‘델리 6’는 음악이 객체와 개체의 관계가 모호했던 것과 달리 ‘락스타’는 음악영화라는 점도 있었지만 사실 그것을 떠나서라도 영화의 극적 장치와 음악이 서로 어떤 것이 우선하느냐의 갈등 없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었다고 봅니다.

 물론 ‘락스타’라는 제목의 영화답게 록 음악 넘버들을 기대했던 분들께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인도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비틀즈처럼 주인공인 조던에게도 그런 방황의 시간이 주어졌고(사실 조던이 락스타가 되는 것은 인터미션으로 가기 얼마 전이죠) 심지어 영화 ‘락스타’의 대표적인 록넘버인 ‘Sadda Haq’이 등장하는 시점은 인터미션이 지나고 나서니까요.

 또한 인도영화를 계속 사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영화 속에 녹아있는 음악과 영화의 조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위 시네필이라는 사람들중 인도영화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꼽는 기피 이유 중 하나가 음악이 영화를 해친다는 것인데 물론 그런 영화들도 있지만 인도영화에서의 음악의 위치는 단순히 영화 개봉 전에 공개되어 CD를 팔아먹기 위한 용도는 아닙니다. (물론 그런 꿍심도 조금은 있겠지요)

 영화와 함께 조화를 이루어 영화적인 감성을 더 풍부하게 하고자 함이었고 ‘록스타’는 그 감정을 영화의 내용 그리고 극적 구성의 변화라는 영화적인 요소와 맞물려서 극대화 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예로 비록 할리우드 영화지만 마크 웹 감독의 ‘500일의 썸머’ 같은 영화에선 소위 우리에겐 맛살라라 부를 만한 장면인 ‘You Make My Dreams’ 같은 장면만 보더라도 인물의 심리를 조금 더 관객에게 체감하게 할 만한 요소로서의 음악(더 나아가서는 뮤지컬로서의 시퀀스)을 사용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록스타’는 단순히 인도영화의 음악이라는 기능이 가지고 있는 주목의 효과, 내용이나 정서의 전달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정서의 전환이나 환기에 대한 기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데 그 의의가 큰 영화입니다. 예를 들면 조던이 프라하 사건 이후 급변하는 이미지를 대변하는 노래 ‘Sadda Haq’은 겉으로는 록의 저항정신 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탈과 방황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심리를 보여주는데 사용하면서 인물과 관객의 심리 변화를 동시에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런 시도와 노력 장치들이 모든 관객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까닭에 이런 요소의 인정은 상당히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인도영화의 사랑에 대한 테마와 음악이 주는 요소들이 인도영화에 더 애착을 갖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특별언급
지상의 별처럼

 

 이미 본 영화기는 하지만 극장 개봉 이후 세 번이나 관람했고 지인과 함께 두 번의 토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올 해도 발리우드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몇 편의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인도에서 이 분야는 상당히 불모지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현실을 개척하려 했던 아미르 칸의 노력처럼 국내 인도영화의 척박한 현실에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준 프리야와 앳나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앞으로도 인도영화들이 이런 좋은 영화사들과 함께하고 팬들이 극장관람으로 보답할 때 국내 인도영화의 앞날은 밝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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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raSpberRy입니다.

 

 지난 2012년 9월 16일 구로 CGV에서 영화 ‘지상의 별처럼’의 관람과 talk 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게스트 분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셨고 비사문천님도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셨습니다.

 저와 기현님만 영화를 관람했는데 저 역시 사실상 위산과다 및 피로누적으로 불참할까 하다가 혹시나 인기 없는 애가 인기 없는 영화 보자고 하니 실패하는 거다 하는 소리 듣기 싫어서 후기는 쓰지 말고 건강부터 챙기라는 기현님의 말씀을 고이 접어 날려버리고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talk는 이렇게 간다는 걸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상영 2주차에 들어서면서 관객이 팍 줄어들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다행이도 좌석점유율이 높게 나와서 제가 수입, 배급한 영화도 아닌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멀리까지 와주신 기현님이 고마워서 무료 영화와 무료 점심을 대접해드렸습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이야기인데 좋은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영화적인 설정이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2013/10/08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의 전당] - [톡! 톡! 톡!] '지상의 별처럼' 맛살라톡 후기

 

 

 

 

  ‘지상의 별처럼’의 각본가는 아몰 굽테라는 사람입니다. 외모는 산적두목이지만(실제로 인도에서도 그런 배역을 많이 맡음) 올 봄에 개봉했던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의 각본, 감독, 출연을 했던 다능한 감독이죠.

 

  ‘지상의 별처럼’에서는 각본만 썼을 뿐 아니라 영화 속의 그림들을 직접 그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화 후반부 미술대회에 쓰인 수준 높은 아트웍들은 미술가 사미르 몬달의 작품들이지만 이샨의 잔그림들은 아몰 굽테가 직접 그린 것들이죠.

 

 

 

 

 아몰 굽테는 평소에 인도의 어린이와 어린이 영화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지상의 별처럼’에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그가 직접 쓴 ‘스탠리의 도시락’에선 감독의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모종의 공통점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어린이 노동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샨의 부모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운전 중에 마주친 책 파는 아이들(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인도영화에 나온다)이나 니쿰 선생(아미르 칸)이 휴게소에서 만난 서빙 하는 꼬마 아이를 볼 수 있는데,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인도의 자본주의 사회의 비극처럼 남겨진 저소득층 노동자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스탠리의 도시락’에선 교육이나 급식 문제, 어린이 노동문제로 직접적으로 드러내려 했던 것 같고요.

 

 

 

  예전에 (두목x) 임금과 스승과 어버이는 하나라는 말이 있었든 선생님이라는 위치는 감히 논할 수 없는 무게를 지닌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그래도 감히 선생님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야기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귀할멈이라 불리는 한 물리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어느 날 ‘OOO 때문에 내가 선생 못해먹겠다’

 

  그런데 OOO이라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사건을 일으키는 문제아였나 하면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냥 지능이 조금 다른 아이들보다는 떨어질 뿐이었죠. (비슷한 이미지가 개그콘서트의 ‘멘붕 스쿨’에 나오는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요’하는 소심해서 사고 한 번 안치는 승환이 캐릭터)

 

  이를테면 그 친구는 한 친구가 ‘안녕’ 하면 꼭 끝까지 ‘안녕’하고 답해줘야 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때문에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놀러 나왔다가. 답인사 하느라 자기 수업에도 못 들어가는 그런 친구였죠.

 

 


  영화 ‘지상의 별처럼’에는 레이스에 우세한 학생에게 관심을 쏟는 것이 우선이라고 믿는 선생님들이 많이 나옵니다. 뭐 좋은 대학 들어가는 학생들이 선생님 입장에선 예뻐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지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버려도 좋을 정도로 만만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죠.

 

  기현씨는 다큐멘터리영화제에 상영되었던 영화 ‘Bully’의 컨퍼런스때 느꼈던 (짜증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곳에 참여했던 교사 중에는 우수한 아이들을 진작 걸러서 학교에 입학시켰으면 좋겠다는 선생님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어쩌면 ‘지상의 별처럼’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모자란 한 마리의 어린 양에게 더 힘을 써 준다는 것은 과외가 아닌 이상 교육의 현장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죠. 효율성만으로 따진다면 말 잘 듣는 엘리트 학생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게 낫지 모자란 소수의 학생을 일정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노력도 노력이지만 항상 기대했던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으니까 말이죠.

 

  실제로 ‘지상의 별처럼’의 이샨과 같은 학생이 우리의 교육현장에 있다면 어쩌면 그 학생은 천재가 아닐 확률이 크고 또한 어느 선생님 하나 선뜻 나서려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 해도 최소한 학생 개인의 존엄성은 지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년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선생님의 짜증 섞인 불평을 기억한다는 것은 이미 그때부터 교사의 최소한의 자질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다른 인도영화 관련 커뮤니티나 이 영화를 보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전반부 이샨의 어려운 학교생활 부분이 조금 늘어지고 쳐져 보인다는 평가를 종종 들을 수 있었는데요, 아마 주인공 이샨의 장애로 인한 힘든 생활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영화가 조금 어둡게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봤는데 영화는 딱 인터미션 - 국내 개봉판에는 없지만 아미르 칸이 연기한 니쿰 선생의 등장이 딱 중간부분 - 전과 후의 영화적인 흐름의 변화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관객들이 우울하다고 지적한 영화의 전반부는 이샨의 학습능력 저하로 인해 일어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부분인데 내용만 우울할 뿐이지 이 부분은 생각보다 전개도 빠르고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일반적인 극의 전개에서 약간 벗어난 공상적인 부분이라든지, 음악적인 요소를 잘 활용합니다. 이런 초현실주의적인 접근이 가능했던 것은 이샨이라는 캐릭터가 현실보다는 공상에 익숙했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기현님의 경우는 후반부가 조금 아쉬웠다고 하시는데 일단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향취가 너무 다르고 극중 니쿰 선생의 부모에게 일갈하는 태도가 약간은 거슬렸다고 비판하시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아미르 칸인 까닭에 국내에선 이 영화보다 먼저 개봉했던 ‘세 얼간이’와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실제로는 ‘세 얼간이’가 이 영화보다 3년 후에 개봉된 영화.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아미르 칸의 주름이 더 많다) 과거 인도영화 토크에서 ‘세 얼간이’에 대해 비판적인 견지를 가지고 있던 한 토키가 아미르 칸의 웅변가적인 혼자 똑똑이 캐릭터가 가끔은 거슬리게 느껴진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시아 영화들에서 나오는 직설화법의 일종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이를테면 일본에서도 가끔 인물들이 계몽주의자가 된 듯 “...이러는 거에요!”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나 중국 등의 영화에서도 가끔 훈계에 가까운 그런 돌직구적인 화법을 구사할 때가 있고 ‘지상의 별처럼’ 의 니쿰 선생의 캐릭터 역시 그런 직설화법에 익숙한 문법에서 나온 것은 아닌가 합니다.

 

 

 


  기현님이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한 차이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고 언급을 했는데 저도 비슷한 생각은 했지만 그 생각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선 기현님의 의견은 전반부는 각본가(이자 사실상 공동 감독)인 아몰 굽테의 비전이고 후반부는 감독 아미르 칸의 비전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어린이의 입장에서 극을 그려낸 것이나 많은 미술적 감각의 활용, 어두운 이야기를 판타지 식으로 처리한 것 등이 그렇게 느껴졌다고.

  반면 후반부는 아미르 칸의 기존 영화들처럼 현실적이거나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모습이 보여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저는 일부는 동의하지만 두 감독사이의 성향이라고 하기엔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에 있어 ‘작품세계’라 불릴 만한 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사실 전반부의 어두운 분위기는 후반부의 대안적인 결말을 위한 필요과정이었다고 보고 싶습니다.

 


  결국 영화에서 딱 터닝 포인트 기점인 니쿰 선생(아미르 칸)의 등장은 극의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은 한 인물이 극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로 그 인물이 상당히 극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거창하게 보면 영웅적인 인간의 등장으로 인한 해결이라는 시각을 줄 수도 있지만 영화는 ‘스승’이라는 키워드를 계속 던지고 있는 까닭에 영웅적 이미지라기보다는 ‘멘토의 필요성’에 관한 역설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아몰 굽테는 자신의 데뷔작 ‘스탠리의 도시락’에서는 드라마틱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최대한 배제하고 현실적인 시각에서 영화를 그려냅니다. ‘지상의 별처럼’에서처럼 한 명의 선생님을 우상적인 존재로 그리기 보다는 심술궂은 선생님과 존경스러운 선생님을 그냥 한 공간 안에 던져버리죠.

 

 

 


  이렇게 ‘지상의 별처럼’은 다소 극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교육영화고 하나의 판타지처럼 느껴지게 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그 자체로서 가치 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학생에 대한 존중과 인격체로서의 인정, 획일화되고 경쟁 위주가 되어 버린 교육에 대한 비판이나 교육 소외 계층과 이들의 사회 적응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인도의 초등학교 4년은 의무교육이 맞다고 하는군요. 자료에 따라 상이하지만 모든 주에 해당한다는 자료와 일부 주에 해당한다는 자료가 함께 있더군요. 뜬금없지만 영화 ‘세 얼간이’에서 교복 사 입고 아무 학교나 다니라는 주인공 란초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 영화를 여섯 번 째보고 있지만 아직도 영화 속에 나온 시는 이해를 못하겠어요. 꼭 저처럼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하는 말 있죠. 문학작품이라는 것은 느끼는 사람마다의 감정이 있는 것인데 교과서의 해석을 외워야 하는 이 안타까움... 영화기는 했지만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이 있었다면 미술 시간에 학생들이 모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학생들이 다들 세뇌당해서 정물화 그릴 줄 알았거든요.

 

 *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의외로 단순한 장면이었습니다. 니쿰 선생이 주인공 이샨에게 불을 켜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는데 ‘enlighten’이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죠. 우리말로는 ‘계몽’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아이가 사실은 우리 인류에 불을 밝히는 사람’이라는 나름 계몽적인 메시지를 주려 했다고 저만 생각해봐요.


  * ‘지상의 별처럼’ 아트시네마 계열 다양성 영화부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네요. DP의 조용한 반응에 비해 반응은 좋던데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합니다.

 

 


* 저도 학습장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바로 미술이죠. 저는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에 상당히 어둡고 대부분의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프레임을 잡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느끼죠. 두 시간밖에 안 되는 미술시간에 그림을 완성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미술 선생님은 이런 유행어를 쓰곤 했는데 저같이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그림이 썩었다!”고 놀리곤 했죠. 그런데 중요한 건 raSpberRy는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을 다녔다는 것... ㄷㄷㄷ

 

  * 난 둔재야 둔재가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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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본 글은 2012년 9월 9일 작성되어 2013년 11월 2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지상의 별처럼’은 이미 여러 번 감상했는데, 그 중 이미 두 번은 영화제를 통해 감상한 적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라 친구에게 소개해준다는 의미에서 함께 관람했습니다.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좌석점유율이 상당히 높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인공 이샨이 가족과 멀어지고 뜻하지 않은 환경이 주는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 같더군요. 많은 관객들이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고 영화 상영 끝에는 박수가 나왔습니다. ‘다크나이트라이즈’ 이후 일반 상영관에서 박수갈채가 나왔던 것은 오랜만인 것 같네요. 그게 또 인도영화라 기쁩니다.

 

  사실 영화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어른들을 위한 영화죠. 단지 러닝타임 때문은 아니고,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정면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랄까요. 제 앞에 앉은 한 아이는 기강(紀綱)이라는 단어가 어렵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영화가 끝나고 조금은 늦은 점심을 나누면서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것을 적어봤습니다.

 

 

 

 


  친구는 영화도 잘 나왔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이끌어간 이샨 역의 다쉴 사페리에 대해 영화 상영이 끝나는 내내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감독이자 주연(이라 쓰고 조연이라고 하고 싶은)인 아미르 칸이 등장할 때 까지 이샨이라는 인물은 극의 중심이 되어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죠.

 

  저 역시 그에 동감하고 2008년 Filmfare를 비롯한 인도의 주요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당시 그 친구의 나이가 열 두 살이었죠.

 

  아미르 칸은 영화의 촬영을 앞두고 이샨 역할을 맡을 배우를 오디션을 봤는데 마음에 드는 배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 어린이 배우 워크숍에서 다쉴 사페리를 보았고 그의 연기가 마음에 들어 그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발리우드는 이렇게 재능 있는 배우를 얻었지만 안타깝게 쓸 줄은 몰랐습니다. 발리우드에선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만들 일이 없었거든요. 그건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 극영화에서 어린이 캐릭터 자체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영화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대부분 성인 연기자들이 영화를 꾸려나갔기 때문이죠.

 

  결국 3년 만에 이란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리메이크(라고 하고 베낀) ‘Bumm Bumm Bole’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되지만 흥행과 비평에 쓴맛을 보고 다쉴은 또 그렇게 잊혀지게 됩니다. 그나마 2011년 이후에야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영화들이 하나둘 주목받기 시작하지만 안타깝게 이 꼬마스타가 설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방년 17세)

 

 


 

‘지상의 별처럼’의 각본을 쓰고 올 봄에 개봉했던 ‘스탠리의 도시락’을 감독했던 아몰 굽테는 인도에서 자신의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에 관한 세미나가 있던 자리에서 인도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영화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을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인도영화가 규모와 질적으로 성장하고 다양해진 만큼 어린이 관객을 잘 이해하는 영화들 역시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저는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그런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작가주의 영화가 되었든 상업영화가 되었든 말이죠. 배우의 힘도 중요하지만 일단 작품이라는 배의 키를 잡은 사람은 감독입니다.

 

  또한 지양(止揚)해야 할 모델은 과거의 홍콩영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오우삼이나 왕가위 같은 몇몇 재능 있는 감독들이 있었지만 철저한 상업영화를 지향하다 보니 홍콩영화를 이끄는 것은 골든하베스트같은 거대 제작사와 주윤발이나 성룡같은 스타 배우들이었죠.

 이런 스타시스템 위주의 영화산업은 세대교체기에 들어가면 힘이 부치기 마련이고 새로운 감독을 맞이하거나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노력이 없었던 까닭에 국내의 홍콩영화에 대한 인식은 그냥 돈 많이 들인 중국 무협영화 정도를 받아들이는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 인도영화 커뮤니티에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감독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쉽게 대답하는 분들이 없더군요. 아직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영화의 작품성보다는 배우에 치중해서 영화를 보는 인식이 크기 때문은 아닌가합니다.

 

  그런데 우리영화를 보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소위 작가감독이라는 감독에게 톱스타나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캐스팅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죠. ‘피에타’로 황금곰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에게 배우 장동건 측에서 먼저 접근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박찬욱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 역시 영화의 상업성과 관계없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그들의 영화에 출연을 희망합니다.

 

  인도에도 작가 감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발리우드에서 작가로 인정받는 마니 라트남, 아누락 카쉬아프, 비샬 바드와즈 같은 감독들은 샤룩 칸과 작업하고 싶어 하지만 샤룩 측에서 별 관심을 갖지 않죠. 한 때는 샤룩 칸이 ‘아쉬람’ 등을 만들었던 인도출신의 여류 작가감독 디파 메타와 접촉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무산되었죠.

 

 

  친구의 말에 따르면 현재 발리우드는 우리나라의 10여 년 전 작가감독이 태동하던 과도기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 역시 동감하고요. 소위 뉴웨이브 작가라 불리는 감독들이 출현하고 계속 영화를 만들어가고 새로운 감독에게 기회를 전해주는 과정이 불과 4-5년이라는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났습니다. 올 해 경쟁부문에는 없었지만 다섯 편이나 되는 인도영화들이 칸 영화제의 주요 섹션에 상영되기도 했죠.

  다만 거대해지는 규모만큼이나 영화적인 내실 역시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예전에 비해서 인도영화가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에 이제는 많은 관객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도영화가 많이 들어왔고 대체적으로 개봉은 질적으로 양질의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지금 비영어권 영화들은 불황과 싸워야 하는 까닭에 (‘세 얼간이’ 같은 모델의) 어느 정도 상업성을 갖춘 양질의 영화가 들어와야 하겠죠.

 

  작년 모 IPTV 사업 건으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덧없는 물량화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모 IPTV의 발리우드 전용관이 그랬죠. 한 서른 편이 넘는 영화들이 소위 '벌크'로 들어왔지만 그 중에 쓸 만한 영화는 몇 편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돈을 쓸 바에 양질의 영화 몇 편을 들여와서 이 영화들에 주력하는 것이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친구의 말로는, 제 생각처럼 좋은 것 몇 편을 들여오는 것도 좋지만 우리에게 생소한 문화는 일단 문화적인 갭을 뛰어넘어야 하는 부담도 생기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리스크가 생길 수도 있으니 혹자는 영화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이른바 ‘상놈마케팅’이라는 것을 업계에서 쓰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단순한 예를 들어 보여줬는데, 만약 누군가가 그리스의 문화를 알려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손쉽게 쓰는 방법이 ‘그리스의 아침드라마를 푸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물론 아침드라마인 만큼 퀄리티가 떨어지는 까닭에 호기심에 보는 것 아니고서야 이 콘텐츠를 볼 리는 없죠. 그런데 간혹 걸려드는 유저가 발생을 하고 이 유저를 통해 그리스의 말이나 문화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게 됩니다.

 

 

 


  영화 ‘지상의 별처럼’에서 주인공 이샨은 '디왈리'가 끝나면 기숙학교로 가게 되는데요. '디왈리'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더라도 이것에 대한 몇 가지는 얻게 되죠. 축제구나 그리고 이 날은 폭죽놀이를 하는구나 정도. 이것만으로도 인도의 풍습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얻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스 드라마 까짓것 안보면 되겠지요. 그런데 이런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zip-zap 이론이라는 것인데, TV미디어가 발달하고 많은 채널이 생기면서 TV유저들은 이리저리 ‘뭐 재밌는 것 없나’하고 TV를 돌려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TV 프로그램은 연속해서 방영되지 않고 2-3시간 텀을 두고 방영이 되는데 이 사이의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시청자를 잡을 수 있다는 이론이죠.

 

  인도영화에서 가장 최근 좋은 사례는 ‘왕의 여자’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조다 악바르’라 보고 싶습니다. 화려한 궁중의 세트와 복식을 만날 수 있는 영화로 주연배우도 미남 미녀인 까닭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가 쉽죠. 다만 zip-zap이론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해당되는 콘텐츠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IPTV는 ‘접속’이라는 불리함이 있는 까닭에 힘들고 케이블 TV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2차판권으로 방영되는 인도영화 콘텐츠가 많지 않은 것은 이런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합니다.

 

 

 

 

  인도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난데없이 지난 9월 8일 이슈가 되었던 24인용 텐트 설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최 이해가 안 가더군요. 24인용 텐트를 쳐서 뭐하자는 거지? 왜 이런 것에 사람들이 열광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친구의 말을 들으니 이해가 가더군요.

 

  저는 몰랐지만 처음에 이 이벤트는 ‘24인용 텐트를 혼자 칠 수 있는가’에 대한 화두로 시작되었고 벌레라는 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증명하기까지의 과정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루어 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증명’이 아닌 온라인의 세계를 떠도는 자게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에 대한 욕망의 실현이라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텐트를 치냐 안치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 텐트치기라는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참신한 놀거리가 생겼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샤룩 칸의 ‘빌루’라는 영화에서는 시골에 온 샤룩 칸을 보기 위해 붓붓디야라는 작은 마을에 사람이 몰리고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름 없는 작은 마을의 이벤트와 심지어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는 과정이 간략하게 나타나 있죠. 뜬금없는 이벤트를 통해 등장한 사람들과 부각된 것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비록 그 생명력은 짧을지언정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전해준 것이죠.

 

  꽤 오래전 저는 공식적으로 인도영화의 마케팅답게 맛살라 플래시몹같은 걸 하면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죠.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영화 ‘로봇’ 개봉당시 비슷한 이벤트를 벌였던 적이 있었죠)

 

  모든 인도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놀이’나 ‘참여’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맛살라형 인도영화가 개봉된다면 이런 이벤트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관심의 창출이 될 것입니다.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옴 샨티 옴’ 야외상영같은 경우도 재탕 삼탕이라는 비판적인 견지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까요.

 

 

 

 

  * ‘지상의 별처럼’의 주인공 다쉴 사페리군은 올 해 디파 메타 감독의 대작 ‘Midnight's Children’에 출연합니다. 국내에도 수입이 되었다고 하네요.

 

  * 긴 러닝타임에도 완전판 개봉이라는 어려운 시도를 하신 배급사 앳나인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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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2년 3월 13일에 작성되었고 2013년 10월 8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요즘은 영화 평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까닭에 단편적인 생각만 나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네요. 이런 식의 감상기 맘에 안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라며...


 인도영화의 어떤 경향

 

 


 2011년 큰 흥행은 거두지 못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 중 하나가 어린이 영화입니다. 인도에선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주도적인 관객이 될 수 없었기에 그들의 시각으로 그려진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가 없었죠. 다른 메이저 영화에서도 조연은커녕 거의 소품 취급 당하던 것이 어린이입니다.

 2007년 아미르 칸의 영화 ‘지상의 별들’이 개봉되었을 때는 상당한 무리수라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이 영화의 첫 주 수입은 정말 좋지 못했죠. 하지만 입소문을 얻고 영화는 흥행에 성공합니다. 

 


<< 지상의 별들 >>


 하지만 ‘지상의 별들’의 성공 이후로도 어린이가 주체가 되는 영화는 아주 뜸하게 출현했습니다. 그러다 4년만인 2011년에 세 편의 영화가 선보였습니다. ‘I am Kalam’, ‘Chillar Party’, 그리고 이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이 그랬죠.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 세 영화들은 그렇게 큰 성공은 못 거둡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리우드 영화에 가능성을 제시하죠. 

 적은 예산에 스타 배우 없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에게 각인 시키는 경우입니다. 일종의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계열의 영화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기존 발리우드 영화들은 사랑 이야기에 맛살라 영화들이 우세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맛살라 영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 영화만 취급하던 영화 공장의 시절이 발리우드엔 분명 존재했고 이 경향은 최근까지도 이어져오다 보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콘텐츠’의 개발이 뒤떨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 순간 관객들은 이런 흐름에 식상함을 느꼈고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동요(動搖)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죠. 전통 맛살라 상업영화 배우들이 힘을 잃고 오락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이 비평과 흥행에 참패를 당했습니다. 반면에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지는 영화들은 비평과 흥행에 좋은 성과를 거둠으로서 발리우드 영화들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이 어린이 영화들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볼거리는 많이 줄었지만 대신 참신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어필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스탠리의 도시락’ 같은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름 없는 아이들이 영화의 주체로 활약하고 있고 이 영화에 담고 있는 것은 인도의 빈곤, 어린이 문제,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름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그것을 메시지 중심의 교도 영화로 그려지지 않게 대중적으로 잘 포장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사면서 동시에 작가적인 뚝심을 놓지 않는 장점이 돋보이는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시간 안배의 아쉬움

 

 


 영화는 상당히 짧은 90분입니다. 일반 영화로 봐도 짧지만 인도영화로 보면 상당히 짧은 편이죠. 아미르 칸은 자신이 프로듀서한 영화 ‘도비 가트’가 러닝타임이 짧은 까닭에 인터미션을 없앤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만 그랬는지 이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엔 나름 인터미션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더랍니다. 이 짧은 영화에도 말이죠

 초반부까지는 좋았습니다. 인물소개와 구도, 교육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내용이 과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보여졌으니까요. 하지만 후반부는 좀 아쉬웠습니다. 흐름으로 따지면 절정-결말이 있어야 할 부분인데, 식탐마왕 베르마 선생과 아이들의 추격전으로 후반부의 상당 부분을 진행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 부분일 수 있지만 영화적인 흐름상으로는 이 부분을 짧게 다듬어야 영화가 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한 부분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결말 부분이 짧아서 좋았던 것은 질질 끌거나, 주인공에게 헛된 환상을 심어주거나 관객에게 억지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종의 열린 결말이라 하더군요) 요소라 좋았던 것은 있지만, 한 편으로 인물의 갈등이 너무 쉽게 정리되거나 인물들을 이해하기도 전에 영화가 끝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죠. 

 어떤 영화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스탠리의 도시락’은 좀 더 드라마를 추가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인도영화라는 걸 떠나서 10분만 길었어도 좋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종의 거울 효과

 

 


 식탐 대마왕으로 나온 베르마 선생은 이 영화의 각본, 감독, 오프닝의 미술까지 담당한 아몰 굽테입니다. 산적같은 얼굴과는 달리 재능이 뛰어난 영화인으로 요즘은 명품 조연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인물이죠. 

 한 편, 스탠리 역을 맡고 있는 배우는 파르토 굽테라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아몰 굽테의 아들입니다. 마치 발리우드 영화 ‘Paa’에서처럼 아미타브 밧찬과 아비쉑 밧찬이 부자로(뒤바뀌긴 했지만) 출연해 서로의 관계를 영화 내외적으로 어필하는 영화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스탠리의 도시락’에서 두 부자는 친부자가 아닌 선생과 학생, 그것도 앙숙의 관계로 등장하지만 약간 비슷한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베르마 선생은 스탠리처럼 매일 같이 도시락을 싸오지 않으면서 남의 도시락을 탐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단순히 ‘자신의 허물은 모르고 남을 비난하는 잘못된 교육자’라는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을 보여주려 했다기 보다는 반대로 스탠리의 비슷한 상황을 놓고 이 인물을 역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나름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던 것은 아니었나 합니다.

 이상하게 이 짧은영화에서 두 인물의 공통점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우중충한 현실을 덮기 위해 자신을 과장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죠. 베르마 선생은 다른 선생들 사이에서도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반면 스탠리는 그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승화시킵니다. 이를테면 노래나 율동에 자신감을 갖는다든지, 현실을 과장하다 보니 글짓기나 이야기에 능숙합니다. 하지만 이런 스탠리에게 제대로 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그는 베르마 선생 같은 어른(그래도 교사면 성공한 거 아닌가?)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 영화 초반 스탠리가 부르는 ‘Dhan Te Nan’이라는 노래는 2008년 영화 ‘카미니’의 주제곡으로 인도에서 엄청난 히트를 불러일으킨 노래였는데. 감독 아몰 굽테가 이 영화로 데뷔합니다. 

 * 영화에서 도시락 만드는 장면들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다양한 음식문화가 존재하는 인도에서 의외로 음식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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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