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올 해도 개봉작, 미개봉작 10편씩을 뽑았습니다.
 자꾸 마이너하고 키치한 취향이 드러나는 것 같아 누구와도 리스트를 공유할 수 없을 정도네요.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개인적인 취향도 존중 받아야 하잖아요 ^^

<< 국내 개봉작 >>



#1


3 idiots

 



 중간자의 영화와 영화적 효용론

 만약 절세미녀가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누군가 저런 미녀를 얻으려면 안정된 직장에 적어도 연봉 1억은 벌고 외제차를 끌고 다녀야지라고 한다면 누가 그 미녀에게 접근하려 할까. 물론 우리 삶속에 선입견이라는 것은 무서운 일이지만 가끔 소위 어려운 영화라는 것들이 그렇게 느껴진다.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너무도 쉽게 한다. 한 가지 매체, 텍스트, 결과물 등에 대해 비평할 때 어렵다 느끼면 책이라도 찾아보고 심지어 인터넷이라도 뒤져보는 수고를 하라고, 물론 인문학이 위기가 찾아온 것은 나로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지금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한들 대중들이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그 말을 들을까? 만약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처럼 시켜서 한다한들 그것이 관객 스스로의 것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세 얼간이’라는 영화에 감사한다. 물론 이 영화는 완전한 영화가 아니다. 혹자는 유치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관객이 열광한 것과는 달리 영화 전문가나 파워 블로거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언급되거나 좋게 평가가 내려지지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를 보고 단편적인 오락적인 재미를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내면에 대해 누구나 이야기를 하고 텍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는 긍정적으로 볼 만 하지 않을까?

 나는 영화를 볼 때 그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자극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삶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고, 감동을 줄 수 있으며, 프로파간다 내지 선동이 아닌 이상 속된말로 ‘쓸 만한’ 혹은 ‘써먹을 만한’ 영화기를 바란다. 이런 효용론적 관점은 사실 전문가들에게는 유치하거나 혹은 위험한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관객들에게 바로 고차원적인 정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고 나는 그 역시 ‘단계’라는 게 있다고 본다.



 평론가는 아니고 하나의 대중이고 그냥 무리속의 관객이고 싶어 하는 나는 ‘관객의 입장’이라는 것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들이 단순히 표면적인 ‘재미’를 떠나 하나의 입장을 지니고, 영화를 평론가적으로까진 아니더라도 마치 ‘시’에 나온 김용택 시인이 사과를 대하는 것처럼 사과를 만져도 보고, 색깔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는 ‘사과’같은 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영화는 점점 대형 제작, 배급사에 의해 오락의 도구로 전향되어 가며 빛을 잃어간다. 물론 ‘세 얼간이’ 역시 상업영화고 그런 맥락에서 나온 영화지만 극장을 나오는 순간 망각과 함께 사라지는 영화와는 달리 어떤 개념을 지니고 있다. 그 개념을 굳이 마음에 들어 할 필요는 없다. 영화에 대한 담론이 굳이 ‘트리 오브 라이프’나 ‘안티 크라이스트’ 같은 영화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지 않나.

  ‘세 얼간이’는 그것이 남들에겐 좋든 그렇지 않았든 하나의 텍스트를 지니고 그것을 사람들끼리 공유하거나 혹은 의견을 나누는 경우가 많았던 영화였다고 본다. 앞으로 상업영화도 이런 류의 영화들이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철학이니까.




#2
Drive



 숨 막힌다는 표현이 어울릴 올 해의 영화.

 가끔 영화로 예술 감각을 표현하는 것 중에 영화라는 매체로는 불가능한 감각(시각과 청각을 제외한)을 전달하려는 시도들이 있는데 이를테면 영화로 음식의 맛을 전달하려고 하거나 냄새를 표현한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드라이브’ 같은 영화는 영화로 무게를 재려는 시도를 했다. 특히 슬로우모션 등을 사용한 중량감의 표현은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 시킨다.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의 색감은 밝은 형광색 같기도 하고(실제로 그런 빛의 사용이 많다. 마치 서양 영화의 모델들의 백열전구가 빛나는 거울이 있는 분장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혹은 에나멜 색 같기도 한데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영화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는 세계의 어쩌면 몽환적이라 볼 수 있는 색채의 세계에서도 니콜라스 벤딩 레픈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무게감을 잔뜩 실어낸다.



 이런 피상적으로는 부조화한 색채와 영화적 중량의 표현에 90년대 비디오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드는 복고적이고 사이키델릭한 음악까지 ‘드라이브’는 올 해 개인의 감수성과 표현을 얼마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숙제를 최대한 정성들여 한 놀라운 결과물이라 본다.



#3
恋の罪



 소노 시온에게는 쉬어가는 페이지였고 혹평도 많았지만 정작 나는 소노 시온의 그 판에 박힌 정서를 배반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역시 소노 시온표 코드와 전형들이 등장하지만 공동체와 와해, 철학의 정립과 해체 그러면서 더 확고해지는 개인주의적 경향이라는 소노 시온의 약간은 독설과 광기로 얼룩진 이야기 한마당이 그의 그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하게 표현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4
Moneyball




 ‘머니 볼’은 야구영화라기 보다는 야구를 빙자한 한 분야에 대한 애정에 관한 이야기다. 심지어 이 영화의 소재를 야구에서 다른 것으로 치환하더라도 놀라울 정도로 보편적인 정서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러닝타임동안 한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은 차분할지언정 그 속에는 뜨거움이 느껴진다.


#5
Perfect Sense



 신개념 좀비영화인데 어찌 보면 이 영화에서 나열하는 감각에 대한 요소들과 그 의미적인 부분이 너무 도식적이고 눈에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 하려하는 현대인들의 상실에 대한 부분들이 너무 구구절절이 와 닿는다. 사실 이런 극단적인 설정을 제외하더라도 영화는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사는 지 보여준다. 어쩌면 그것이 예술적인 감수성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너무 사소하고 일개의 감각이라 부를 수 있는 부분까지 말이다.


#6
북촌방향



 홍상수 영화의 팬이지만 ‘북촌방향’은 나만의 이야기를 누군가 다른 화법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다가온 영화였다. 영화의 구조나 스토리텔링, 인물의 입체감과 공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적어도 나와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인생을 달관한 한 철학자의 철학 레슨일 수도 있고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하나의 실존하는 듯한 인생일 수 있을 것이다. 와 닿는 부분이 있었지만 여전히 어렵고 나쁘지 않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영화다.


#7
جدایی نادر از سیمین 



 이 영화는 사실 현대에만 있을 법한 이야기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흘러오는 이야기 같고 범 시대적이며 언젠가는 말 많은 아낙들이 친구나 친지 이야기 하듯 농담조로 했을 법한 그런 이야기다. 하지만 범인(凡人)들의 농담과는 달리 이 보편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유별난, 어찌 보면 기구한 스토리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단순히 사건이 주는 팩트의 확인이나 편들기 같은 입장 표명이 아닌 사건에 대한 육하원칙의 재정의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던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8
Black Swan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애로노프스키의 미장센(특히 고전 영화들에서 차용한)이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주목해서 보았는데 개인적으론 한 미성숙한 인간이 성(性)에 눈을 뜨는 과정에 주목해 영화를 보았고 이 영화에 주어진 설정과 인물간의 얽혀있는 성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그 불편함(!)을 잘 표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잘 보면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우리가 이미 봐온 상투적인 성에 대한 은유를 쓰고 있음에도 영화 ‘블랙 스완’은 그런 것들이 잘 먹히는 것 같다.


#9
奇蹟



 ‘기적’이라는 영화에서 바라는 염원은 소박하고 대단하지 않지만 한 편으로는 그런 모습들을 ‘순수함’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볼 때마다 놀라운 것이 남들이 만들면 소품 같아 보여 보잘 것 없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그리는 이 작은 이야기들은 착하긴 한데 바보 같지 않아서 좋다. 한 편으로는 인공적이고 계산적이지도 않다. 마치 유기농 채소로 만든 하나의 장국 같은 영화라고 하고싶다.


#10
L'Illusionniste



 자크 타티의 영화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많지 않은 대사와 모든 극중 인물들에 대한 페이소스 그리고 아름다움 이면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여운이 있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일루셔니스트’역시 ‘윌로씨의 휴가’ 같은 영화처럼 시간이 지나면 딱히 생각나는 장면은 없을지라도 행복했으면 하는 사람이 쓸쓸함을 안고 돌아가는 뒷모습처럼 이 영화도 그렇게 남을 것 같다.


* 그 밖의 영화들: 고백, 고지전, 완득이, 소스 코드, 푸른 소금, 악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국내 미개봉작 >>

#1

The Future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그대에게로



 ‘인셉션’에서의 에셔(Escher)의 그림은 수학적이지만 2차원의 공간에서 3D를 표현하고자 했던 무한 전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반면 ‘미래는 고양이처럼’이 가지고 있는 에셔의 그림의 이미지는 무한 루프를 통한 권태감과 운명의 반복이다.

 하나의 기점으로 뫼비우스를 그리며 순환하는 하나의 인연은 단지 그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교감한다고 믿지만 서서히 반대 방향으로 내딛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으로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거나 혹은 비극을 안겨주는 독특하지 않은 일상적인 인간관계관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데뷔작인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주인공을 기점으로 한 인간들의 나뭇가지형 (혹은 마인드 맵 같은) 인간 관계론을 이번에는 사람을 줄이고 대신 세계를 확장해서 표현한 것이다.

 개인과 인간의 다중적인 세계와 감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영화로 이 영화의 성공여부는 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겠지만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텍스트로서의 3D 영화라고 보고 싶다.



#2
Endhiran




 화성의 도구와 금성의 도구... 어차피 도구일 뿐

 영화 ‘로봇’을 보고 나면 합체 용가리로 대표되는 유치하고 황당한 액션을 생각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존재들이 펼치는 비인간성과 반대로 기계가 가지고 있는 휴머니즘이라는 생각의 전복을 그렸던 흥미로운 영화였다고 본다.



 실질적인 주인공인 로봇 치티는 인간들의 욕망이 커져가는 과정에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의도적이었는지 우연의 산물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악해지기 전의 그는 파괴보다는 창조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인간이 도구를 다루는 관점이 독특하다. 전쟁과 같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행할 막강한 기술력으로 로봇을 대하는 이가 있나 하면, 소박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쉽지 않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제공해 줄 사적인 도구로서의 로봇을 사용하는 이도 있다. 어차피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매한가지지만.

 ‘도구’로서의 로봇이 ‘인성’을 갖게 될 경우에 인간은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사실 그것에 대한 대답은 이미 소설이나 다른 영화를 통해 그려진 바 있기에 지금 이런 영화가 나와 봐야 구태의연하겠지만 단지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 그런 화두를 던졌던 작품들이 나오던 시절에는 그 당시의 테크놀로지가 구현되지 않은 사회였고 지금 등장한 영화 ‘로봇’은 비롯하여 아직까진 가상이지만 너무 멀 것 같지 않은 시점에서 만들어졌다는 데에도 나름의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영화 ‘로봇’은 단순하지만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3
Super



 아무도 동의하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킥 애스’를 능가하는 영화였다고 본다. 물론 그 영화를 따라올 아이콘이 될 만한 캐릭터나 속도감, 화려함은 없다. 정말 불안정하고 배고파 보이는 영화에다 주인공들마저 루저니까.

 인디영화의 정신으로 비타협적으로 만들 수 있는 슈퍼히어로 워너비 영화였다고 할까. 어쩌면 메이저 배우들을 데려와 놀려 만든 제임스 건판 ‘톡식 어벤저’라고 볼 수 있겠다.

 제임스 건 감독은 전작 ‘슬리더’에도 그랬지만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 어떤 호감의 요소들을 완전히 비틀고 무너뜨린다. 모두가 똑같은 시대에 아예 반골기질로 나는 다른 걸 할 거라고 으름장 놓는 사람들보다 똑같은 얼굴인척 괴짜질 하는 사람들이 더 얄밉기는 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말만 꺼내놓고 안하는 사람이 태반인데 비해 후자는 어떻게든 한다.


#4
Yutham Sei



 영화 ‘Yutham sei’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듯, 누군가의 고통,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누군가와의 갈등 같은 요소가 영화 속의 중심 사건으로 터지고 그 과정을 인물의 대사보다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이나 공간 활용, 미장센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영화 답지 않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15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우직하게 하지만 촘촘하게 독특한 미장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5
Pret svuj zivot (teorie a praxe)




 영화에는 자본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을 만들 돈 보다는 영화를 영화답게 해 줄 개념과 그것들을 구체화한 이야기가 필요함을 작가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설명해주고 그 율법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음 세대에게 유지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해 얀 슈반크마이어의 고군분투는 겉으로는 귀여웠지만 실상은 처절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6
Les nuits rouges du bourreau de jade



 서구인들이 보는 오리엔탈리즘을 많은 사람들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불편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요상하게 변형되어 변종을 낳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쥐스킨트의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가 만든 전에 있었음직도 하고 없는 것 같은 향수와도 같은 영화다. 만든 이는 자신의 영화를 두기봉 영화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프랑스 감독, 재료는 느와르적 요소와 성적 충동,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타국의 정서. 물론 이런 결과물을 얼마나 많은 이들을 좋아할지는 의문이지만


#7
Shaitan



 최근 인도영화를 통틀어 가장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 ‘Shaitan’은 사실 많은 광고나 뮤직비디오, 실험 영상들을 레퍼런스로 삼아 영화를 진행해 나간다. 사실 요즘 영화, 인도영화를 떠나서 어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든지, 실험을 한다든지, 문법을 새로 정의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잘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갖추고 하나의 ‘도전’을 감행한다는 데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8
Hobo With a Shotgun



 키치하고 잔혹한 B급 그라인드 하우스 영화치고 고퀄리티다. 키치하고 저속한 매력 속에 진지함과 우수가 표현되어 있다. 룻거 하우어가 맡은 이 영화의 주인공은 초인이 아닌데 반해 악으로 찬 사회는 거대하며 잔혹한 장면들이 연속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과장된 사회의 해악이 낄낄대며 웃고 보기엔 너무 참혹하다. 아마 이 영화를 정신적 도피처로 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 소격효과가 아직은 우리가 누군가를 어엿비 여긴다는 인간이라는 걸 말해주는 건 아닐까? 아니면 말고.


#9
The Woman



 러키 매키 감독은 데뷔작인 ‘메이’부터 호러영화로 인류학을 다루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The Woman’은 너무도 치졸하고 표면적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잔혹하게 다가오는 인간의 폭력을 사정없이 보여주고 있다. 설정 자체가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상황이라 평범한 우리들이 보기엔 가소로워 보일지 모르나 마치 뉴스에 등장할법한 폭력범죄 사건을 ‘사건’보다는 ‘환경’에 집중해서 보여주었던 것이 좋았다.


#10
Animal Kingdom



 비슷한 시기에 호주에서 비슷한 정서의 영화 두 편이 나왔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인 ‘Snowtown’도 그랬지만 폭력으로 자신의 성장을 방해받는 한 소년의 시각에서 그려진 하드보일드 영화다. 하지만 너무나 느릿하고 멘탈붕괴적인 ‘Snowtown’보다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몰입도가 있고 깔끔한 전개가 느껴지는 이 영화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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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Meri.Desi Net이 뽑은 10대 인도영화

 올 해는 발리우드를 벗어나 다양한 영화를 만나보고자 했고 발견이라 부를 만한 영화도 만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2011년 국내/인도 개봉작을 중심으로 BEST 10을 꼽아봤습니다.



10. I am Kalam



 영화는 꾸밈이 없습니다. 순수함이 미덕이지만 한 편으로는 기교가 없고 내러티브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이야기인 까닭에 단순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한마디로 시작과 끝이 이미 정해져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떤 식견을 가지고 그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의미로 인해 두 가지 숙명을 지닌 탓인데 하나는 깔람과 같은 위치에 있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한 지위나 재력을 가진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제 2, 제 3의 깔람이 등장할 수 있게 교육의 평등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혹은 그들을 직,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게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영화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9. 7 Khoon Maaf



 독특한 이야기구성, 비샬 바드와즈의 이 실험은 어떤 사람에게는 과잉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내러티브보다는 개인의 심리로, 그리고 그의 음악적인 변화를 통한 사건의 전개로 어찌 보면 독특하고 어찌 보면 불친절한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비평적, 상업적으로 실패를 거두었지만 타인의 비판 따윈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로서의 뚝심일 수도 있고 자신의 비 상업적인 경향에 대한 반골 기질일수도 있죠.

 영화에는 배우 프리얀카 초프라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세 시간 반의 고문이었던 ‘What's Your Raashee?’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일곱 가지의 다른 이미지들을 잘 표현해냅니다. 무서울 정도로 놀라운 연기로 말이죠. 다만 이 영화가 연초에 개봉되어 다른 영화들에 그녀의 놀라운 연기가 묻힌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8. KO



 중량감보다는 아기자기한 맛과 속도감을 살리는데 노력한 언론, 정치 스릴러 영화 ‘KO’는 현재 남인도 영화의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충분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황당하고 힘만을 위시한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정의만세형 남인도 영화에서 영화 ‘KO’가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와 언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오락적인 시각에서 잘 조율하면서 동시에 완벽하진 않지만 리얼리즘으로의 접근을 시도한 영화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7. Guzaarish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관계에 대한 굴곡을 묘사하는 영화라고 보고 싶습니다. ‘블랙’같은 영화가 그랬듯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에겐 크게 내러티브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은데 오히려 ‘청원’은 그런 요소에 입각해 영화를 봐도 자연스러운, 마치 영화의 전개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인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 Delhi Belly



 언제나 인도영화가 사는 길은 잘 쓴 각본과 능력 있는 감독이라는 말을 합니다. 올 해는 그런 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많았고 아미르 칸 역시 예년에 이어 자신의 파이프라인에 재능 있는 인재를 기용해 비평 뿐 아니라 쏠쏠한 흥행까지 거두었습니다. 특히 ‘Delhi Belly’는 발리우드에 서서히 움직임이 보이는 세대교체의 바람과 뉴웨이브라 하기엔 조금 보완이 필요한 영시네마 계열 영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충분히 해 낸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고 영화에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겉으로 볼 때는 신선하고 세련되며 때로는 유니크해 보이지만 사실상 볼 때 빼고는 감흥이 없는 것이 마치 일정한 레시피 대로 만들어진 한 판의 피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Shor in the City



 감히 올 해 최대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다. 인도의 상업영화의 문법을 싫어하는 분들이 주로 지적하시는 부분이 연기나 연출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과잉 같은 부분이라고 하십니다.



 만약 그런 부분이 거슬린 분이 있다면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신문의 사건사고란에 오를 만한 짤막하고 극적인 이야기들을 리얼리즘에 입각해 그려내는 영화로 인도영화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기피대상이겠지만 사실은 선하고 희망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는 영화라는 걸 알아주시길. 어쩌면 그 요소가 대중과의 타협 같아 보일 수 있지만...


4. Zindagi Na Milegi Dobara



 결혼 전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가벼운 소재로 사람과의 관계와 자신의 좋은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한 성찰을 하는 성장영화식의 로드무비입니다. 이야기는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 깊은 맛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는 ‘여행’이라는 소재로 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여행을 하는 각자의 이야기, 그곳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 여행의 목적과 이로 인한 결과, 그리고 여행지의 멋진 풍경까지 볼거리부터 생각할 거리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녹아있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이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기존의 인도영화에서 봤던 진짜 인도인들에게서 느껴진 휴머니즘이라든지, 감정을 이끌어 낼 요소와 드라마들 없이 마치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많은 제작비에 스타 시스템을 이용한 영화지만 이런 스케일에 비해 이야기구조는 마치 할리우드 인디계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싸게 만든 영화일 필요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값어치를 하는 장면연출과 볼거리들이 보완하고 그 점을 실제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상업적인 타협점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판에 박힌 상업 영화에 길들여진 발리우드 배우들에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저만의 바람도 있죠.


3. Shaitan



 최근 인도영화를 통틀어 가장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 ‘Shaitan’은 사실 많은 광고나 뮤직비디오, 실험 영상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영화, 인도영화를 떠나서 어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든지, 실험을 한다든지, 문법을 새로 정의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잘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블랙 스완’같은 영화가 영상 실험 세대가 마구 영화계에 유입되던 당시에 만들어졌다면 뉴웨이브를 주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거나 혹은 아류로 금방 잊혀지는 작품이 되었겠지요. (저는 그래도 전자에 가까운 영화라고 봅니다만)

 많은 이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갖추고 하나의 ‘도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일입니다. 물론 둘 중 하나만 건진 영화들, 감독들이 있고 두 분야 모두 실패한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물량공세로 개성 없는 영화를 찍어내는 세계 메인스트림 영화계에 아직도 이런 도전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죠.



 대부분 신인이지만 특히 칼키 코츨린의 경우 ‘Shaitan’에서 그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배우로서의 많은 단점들이 보완됩니다. 무엇인가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표현은 아직 ‘Dev.D’때의 찬드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연기에 대한 많은 노력이 묻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제작자(이자 남편인) 아누락 카쉬압의 지도가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Shaitan’은 영화 제목답게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비록 가상의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그들을 동정할 수도 있고 고소하다고 냉소를 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Yutham sei



 영화 ‘
Yutham sei’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듯, 누군가의 고통,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누군가와의 갈등 같은 요소가 영화 속의 중심 사건으로 터지고 그 과정을 인물의 대사보다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이나 공간 활용, 미장센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영화 답지 않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인도의 상업영화로서의 적당한 타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2 Crores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나 15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우직하게 사건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촘촘하게 구성된 각본으로 어느 부분도 대충 넘길 만한 부분이 없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미장센들은 영화의 독창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영화 ‘Yutham Sei’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영화의 아쉬운 점을 커버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다소 잔혹하긴 하지만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다시 돌려보면서 디테일을 봄직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 Endhiran



 ‘도구’로서의 로봇이 ‘인성’을 갖게 될 경우에 인간은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사실 그것에 대한 대답은 이미 소설이나 다른 영화를 통해 그려진 바 있기에 지금 이런 영화가 나와 봐야 구태의연하다는 이야기만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과거에 그런 화두를 던졌던 작품들이 나오던 시절에는 그 당시의 테크놀로지가 구현되지 않은 사회였고 지금 등장한 영화 ‘로봇’은 비록 아직까진 가상이지만 너무 멀 것 같지 않은 시점에서 만들어졌다는 데에도 나름의 의의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영화 ‘로봇’에서 인간이 도구를 다루는 관점도 독특합니다. 전쟁과 같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행할 막강한 기술력으로 로봇을 대하는 이가 있나 하면, 소박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쉽지 않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제공해 줄 사적인 도구로서의 로봇의 사용을 보여줌으로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로봇’은 단순히 유치한 인도식 오락영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 특별언급 *

 ‘옴 샨티 옴’



  BEST에 들어갈 작품이지만 정식 개봉작이 아닌 관계로 뺐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유치한 일회성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엔 그 나름의 가치 있는 텍스트를 지니고 있는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걸작이라고 봅니다.



 ‘세 얼간이 인도판’




 - 4,500 > 450,000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도영화를 그 자체로 즐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시험이자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이 기회를 빌려 인도판에 상영관을 열어주신 극장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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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2011년에도 인도에선 많은 영화들이 개봉되었는데요. Meri.Desi Net은 올 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인도영화 속 열 장면을 꼽아봤습니다.

 * 알파벳 순서대로 정했으며 DVD및 블루레이에서 캡춰한 장면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따라서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7 Khoon Maaf - Hate Myself



 프리얀카가 열연했던 ‘패션’의 거울씬과 비슷해 보일수도 있는 이 장면은 자기학대와 동시에 자기 연민을 표현한 장면으로 보는 순간 상당히 소름이 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Endhiran - Frankenstein's execution



 영화 ‘로봇’에선 치티가 재앙을 벌이는 장면보다도 이 장면이 더 끔찍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이 부분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로봇’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지요


Guzaarish - What a wonderful world



 영화 ‘청원’에서 참 청승맞은 장면이지만 눈물보다 허탈함이 더한 이 남자가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어쩌면 이것밖에 없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o - Final Assault



 마치 할리우드 영화 ‘Assault on Precinct 13’을 보는듯한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 긴장감과 총격전의 박진감이 느껴진 시퀀스로 황당액션으로 낙인이 찍힌 남인도 영화는 물론 인도영화의 전반적인 액션 퀄리티를 높인 장면이었습니다.


No One Killed Jessica - Candle Demonstration at India Gate



 마치 영화 ‘Rang De Basanti’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실제 이 영화에서도 영화 ‘Rang De Basanti’가 인용되지만) 진실을 촉구하는 이들이 인디아게이트에서 모여 평화시위를 벌이는데 실제 있었던 모습을 재현했다는 것이 주는 사실성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죠.


Shaitan - Khoya Khoya Chand



 S. D. Burman의 원곡의 느낌을 확 비튼, 그리고 이 영화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느껴지는 여유를 추격과 총격전으로 바꿔버린 이 장면은 냉소적인 영화다운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Shor in the City - Chasing Boy


 과거 히치콕 같은 서스펜스 작가들이 잘 그려내던 긴장감을 잘 표현한 장면입니다. 순수한 아이와 위험한 물건과 그로 인해 오해가 빚어낸 참극이 단순히 이 시퀀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뛰어난 장면이었지요.


Yutham Sei - Bloody Fight on Pedestrian Overpass



 영화 ‘Yutham Sei’는 속된 말로 건질만한 장면이 많았던 영화지만 딱 하나만 고르자면 범죄조직의 하수인들과 JK형사가 벌이는 육교 위에서의 결투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많은 일본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이용하는 미쉬킨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볼 때, 아마 이 장면은 사무라이 영화에서 따왔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도영화에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인데 미쉬킨 감독은 이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고 멋지게 재창조했습니다.


Zindagi Na Milegi Dobara - Arjun's Tear Drop



 영화 ‘Zindagi Na Milegi Dobara’의 세 친구들의 인생이 모두 여행을 통해 바뀌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 사람은 리틱 로샨이 연기한 아르준일 것입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끝내고 그가 흘린 눈물은 보는 이에 따라서는 성취감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쁨일 수도 있지요. 여하튼 그 순간은 단순히 우리가 관객으로서 그를 지켜본다는 이상으로 새로운 감각을 전해줍니다.



* 3 idiots - Zoobi Doobi



 올 해 본 인도영화들 중 많은 멋진 장면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올 해 꼽은 마지막 장면으로 '세 얼간이'의 ‘Zoobi Doobi’를 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인도영화의 온전한 버전이 개봉한 것도 반갑기도 하고 이 뮤지컬 시퀀스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내년에는 더 많은 인도영화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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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미친듯이 영화제에 다녔습니다.
 예년에 비해 많은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 중 제 전공인 인도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제에서 얻은 느낌과 영화의 감상 그리고 영화제와 관련된 인도영화 이야기들을 끄적여 봤습니다.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
 인도영화 팬으로서는 땡큐지만 개막작으론 무리수.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의 개막작은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선정되고 나서 일부 언론에서는 부천의 무리수라는 평가를 많이 내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부산영화제때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도영화를 언급했으니 인도영화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일부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PiFan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영화도 개, 폐막작으로 선정한 바 있는데 유독 이 인도 다큐멘터리를 걸고넘어지는지 모르겠더군요. PiFan측의 취지가 취지였던 만큼 그런 불편한 관념들을 말끔히 씻어줄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영화는 80분간의 맛살라의 향연입니다. 물론 메시지는 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그래 이래서 인도영화가 이런 길을 걷게 되었군’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작가를 이해해준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지는 않죠. 물론 자신이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알아주는 작가라면 보는이들이 작가의 방식을 영화의 존재만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아닙니다.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이 영화에는 가치를 증명하는 ‘이유’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인도영화 팬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인,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굳이 잡으려 하지 말라’는 정신이 이 영화에는 들어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냥 원래 인도영화 팬들인 사람끼리 웃고 즐기기엔 개막작으로서의 ‘발리우드의 존재와 그 가치’를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체육관에서 감상했습니다. 사실 부천체육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처음인데요. 최신 영화기 때문에 필름 상태가 좋았던 것도 있겠지만 영상상태와 음향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맛살라 시퀀스들의 필름상태는 최상이었습니다. ‘옴 샨티 옴’같이 2,000년 후반에 나온 작품들은 당연히 좋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지만 과거 마두리 딕시트의 90년대 영화, 구루 더뜨의 고전 영화 등도 놀라운 필름 보존 상태를 보여주었던 것이 놀랍더군요.

 
과거 2003년 PiFan프로그램 팀이 발리우드 특별전을 하면서 인도 측에 받았던 ‘험악한’필름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도 아직 인도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필름을 잘 보존하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인도영화 팬으로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보존과 필름의 복원에 대한 노력에 비추어 볼 때 만약 이 영화의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면 인도영화팬이나 발리우드의 맛살아 영화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사야할 타이틀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다만 이 영화의 가치가 맛살라 모음집으로서 그치는 데는 다소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로봇’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 부분은 아마 ‘인도에서 Sci-Fi 장르를 만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구성은 예상한 대로 흘러갔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많은 의외성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의외성’을 느꼈지요.

 사회나 영화 속의 ‘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저는 마르스(전쟁의 신)와 비너스(사랑의 신)가 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합니다.

 영화 ‘로봇’은 그 ‘도구’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들을 맛깔나게 그려나간 영화입니다. 하지만 ‘로봇’은 다른 도구들과는 달리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개입시켜 단순히 도구 이상으로의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는데요. 철저히 상업적인 영화인 탓에 심각한 철학을 논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대중적인 시각으로 그 면면을 그려나가죠.

 유튜브나 각종 커뮤니티에 떠돌던 액션 시퀀스 영상이나 코믹한 요소로 단순히 유치한 영화로 치부하기엔 영화 ‘로봇’은 기술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솔직한 시선과 휴머니즘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녹아있는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인도영화는 기대보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감상을 하기 마련이고 그 선입견에 부합하는 요소가 있다고 영화가 가진 좋은 점을 놓쳐버린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Technical Report


 영화는 부천시청에서 감상했는데,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되었습니다. 미처 필름을 수급하지 못해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합니다.

 영화 ‘로봇’은 두 가지 버전의 블루레이가 인도에서 출시되었습니다. 하나는 힌디어 버전이고 하나는 텔루구어 버전인데 영화 감상 결과 텔루구어 버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단 소스는 좋은 선택입니다. 사운드가 상당히 떨어지는 힌디어 버전과는 달리 텔루구어 버전은 주요 맛살라 장면들의 사운드와 후반 액션 시퀀스의 사운드가 잘 살아있는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듣기에는 시청에서 블루레이 포맷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포맷을 변환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영화 기술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포맷이 변환되면서 영상과 사운드가 팍 죽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시청의 경우 작년에는 사운드 시스템에서 노이즈가 심하게 나는 악점이 있었는데 올 해는 그 부분이 개선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떠나 영화 ‘로봇’의 사운드는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홈시어터에서 DTS로 신나게 듣던 그 사운드가 아니었어요!!


 시청보다는 비교적 음향시설이 좋은 프리머스에서 영화를 감상한 지인의 리포트에도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영화 ‘로봇’은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나 줄거리뿐이 아닌 청각적인 즐거움도 함께 느껴지는 영화인데 상당히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영화는 영문자막이 제공되지 않고 텔루구어 버전으로 상영이 되었는데 영화제 측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지를 하지 않았더군요. (영문자막이 없다는 것만 공지됨)주말이라 인도 관객들도 일부 보였는데 과연 어떤 느낌으로 집에 돌아갔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영화제에선 블루레이 포맷의 출품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베타 포맷보다는 훨씬 퀄리티가 뛰어나니까요. 헌데 포맷을 변환해 버리면 소용이 없는 듯합니다.(전문가 분께서 이 부분을 보시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상영관에 블루레이 포맷이 손실 없이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옴 샨티 옴’ 발리우드 영화의 A to Z


 발리우드 영화는 참 아이러니합니다.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영화의 대명사가 되어 있고, 맛살라 영화가 모든 발리우드 영화처럼 여겨지니 말이죠. 즉, 전체 인도영화의 10% 정도에 불과한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마치 인도영화의 전부인 듯 보여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 맛살라 영화가, 또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알렸고, 인도영화의 부흥을 가져다주었던 것은 사실이죠. 이처럼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인도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옴 샨티 옴’은 그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 영화이자 동시에 현대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얼핏 보면 그저 유치함이 절절 흐르는 인도산 코미디 영화일 뿐이지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갖춰서 적절한 타이밍에 보여주는 영화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인도의 상업영화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랑의 완성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끝이 뻔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인물의 유형이나 극을 이끌어나가는 요소와 그 과정을 살펴보면 나름 재밌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70년대 발리우드 영화판을 우리의 정신 못 차라는 주인공이 관객들에게 안내해줍니다. 물론 절세미녀의 여주인공과 함께, 넋 빠지게 만들 춤도 영화에 빼놓을 순 없죠.

 만약 관객들이 그 요소의 단 하나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즐거운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입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시청과 만화영상박물관에서 감상했습니다.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미덕은 다채로우면서 조화로운 색감인데, 안무가 출신인 파라 칸 감독은 다년간의 노하우를 이 영화에 쏟아냅니다. 70년대 원색 계통의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의상들과 적절한 조명의 사용이 이 영화의 장점인데요, ‘옴 샨티 옴’을 재밌게 보셨고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영화 ‘메 후 나’의 ‘Tumse Milke’라는 곡과 ‘Housefull’의 ‘Dhanno’라는 맛살라 영상을 찾아보시면 그녀가 ‘옴 샨티 옴’에서 보여주었던 조화로운 색감 표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장면 연출도 좋았지만 필름 상태가 좋아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아무리 공들인 장면이라도 노이즈와 함께 감상한다면 그 맛이 떨어지겠죠.


 단, 올 해 만화영상박물관 상영은 조금 아니었습니다. 저음부분에서 심하게 갈라지는 소리가 났는데, 유달리 인도영화가 음악사용이 잦다는 것을 볼 때 만화영상박물관의 사운드 시스템은 취약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유독 인도영화 뿐 아니라 ‘슬랩스틱 브라더스’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 역시 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작년 ‘카미니’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는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올 해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작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부천시청의 사운드 시스템을 옮겨왔을 거란 말도 안 되는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다방’ 인도사회의 부정부패의 미니멀리즘


 인도의 많은 감독들에게 우타프라데쉬라는 곳은 범죄영화로서 많이 거론되는 지역입니다. 실제로도 ‘내 이름은 칸’의 개봉당시 샤룩 칸을 박해했던 인도의 극우정당인 쉬브 세나가 이곳의 달리트(하층계급)들을 박해했던 곳이기도 하죠.

 또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자원 난에 허덕이며 그래서 그런지 범죄도 많은 곳입니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상처겠지만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겐 매력적인 지역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는 이곳출신의 경관 출불 판데이의 액션 활극과 가족문제에 대한 소극이지만 사실 이것들은 인도 사회 부정부패의 축약판이기도 합니다. 부패한 정치와 불안정한 치안, 무방비 상태의 서민들과 범죄의 순환이 강렬한 음악과 신선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120여 분간 펼쳐집니다.



 주인공인 출불 판데이 역할부터 독특한데요. 사실상 이 영화는 인도영화의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가 전혀 아닙니다. 주인공부터가 도덕적 판단을 상당히 배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인공 출불과 악당인 체디의 대결은 선과 악의 대립이나 정의의 구현 따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어쩌면 주인공 출불은 체디 못지않은 지독한 악당이죠.

 그런데 이 불편한 모습들은 순환적인 구도를 보여줍니다. 불안정한 가족이 불안정한 치안을 낳고 부패한 정치는 그 가족을 이용하고 불안정한 치안을 이끄는 불량한 경찰이 악당과 대결하죠.


 그럼 왜 인도인들은 이 비싼 홈드라마에 열광했을까요. 
 사실 요즘 인도에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보다는 가장 이기적인 사람을 주인공으로 놓고 있습니다. 순선의 목적으로 자발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 보다는 개인적인 불쾌함으로 악의 무리를 척결하는 이들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어쩌면 부패한 사회에 있어 ‘내 일 아니면 상관없는’이들에게 사회의 좋지 못한 파장이 돌아왔을 때를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주며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부정부패는 그대로지만 현실에는 다방스러운(겁 없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 뿐.


 Technical Report


 영화제 마지막 날 부천시청에서 감상했습니다.

 지난 7월 16일에 심야상영을 보고 나오던 한 관객이 ‘역시 B급 영화는 부천시청 같은 곳에서 봐 줘야 해’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저는 인도영화야 말로 부천시청에서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인도영화 관련 글들을 쓰고 있지만 인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극장의 느낌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설은 좋지 못한 대형극장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도의 극장이 바로 부천시청과 비슷하지 않나하고 저만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원래 필름상태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다방’의 영상은 그렇게 깔끔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사실 이 영화의 블루레이를 먼저 감상했는데요. 블루레이의 경우는 갈색톤, 붉은색 톤이 많았고 색의 선명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타이틀이었는데 원본 필름을 보니 블루레이를 제작한 팀이 마스터링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자막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제가 오역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막 중 몇몇 부분은 좀 위트 있게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제 밖 인도영화 이야기

 영화제 밖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인도영화를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중 가장 이슈가 되는 몇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로봇’이 발리우드 영화라고?


 영화제의 티켓 카탈로그에도 소개 되었고 많은 분들이 리뷰를 쓰실 때 영화 ‘로봇’을 발리우드로 표기하셨지만 엄연히 이 영화는 남인도 영화입니다. 굳이 가져다 붙인다면 ‘콜리우드’쯤 되겠죠.


 발리우드가 북인도 영화시장을 대표하는 뭄바이, 예전의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이었던 것처럼, 콜리우드는 첸나이의 C를 따다 만들어서 Collywood가 된 셈입니다.

 영화 ‘로봇’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인도영화 1호로 오해받고 있는 ‘춤추는 무뚜’의 주인공 라즈니칸트와 발리우드 스타로 더 많이 알려진 아이쉬와리아 라이 두 사람은 사실 타밀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입니다. 또한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고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스코어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음악감독 A. R. 라흐만 역시 타밀이 낳은 대표적인 뮤지션이죠.


 이처럼 남인도 계통의 영화들은 인도영화의 2인자 역할을 하며 발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매력으로 인도영화 팬들을 사로잡았고, 특히 요즘같이 맛살라 영화가 뜸한 발리우드의 빈틈을 노려 정통 맛살라를 추구하며 세계의 인도영화 팬들을 하나 둘 섭렵해가는 중입니다.

 심지어 요즘 발리우드는 남인도 영화들을 이식하는 공정을 거치고 있고 2008년 ‘가지니’를 기점으로 많은 남인도 영화들이 발리우드에 리메이크 되어 흥행을 거두고 남인도의 감독, 스탭, 배우들이 발리우드에 건너오면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발리우드의 판도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서로의 좋은 콘텐츠를 받아들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높은 점유율!


 인도영화는 PiFan의 효자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개막식 매진을 시작으로, 7월 16일자 ‘로봇’은 80% 이상, 7월 17일자 ‘옴 샨티 옴’은 10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였고, 7월 19일자 ‘다방’은 그날 평일 상영작중 가장 먼저 매진이 되었고, 7월 21일 목요일 ‘로봇’역시 매진, 영화제 마지막 날인 7월 25일자 ‘다방’역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PiFan에서의 인도영화의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2010년 PiFan 화제작이자 최근 개봉을 앞둔 모 인도영화를 빗대 한 관객은, ‘인도영화는 영화제에서 보는 게 갑(甲)’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영화제의 인도영화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극장에 개봉되기도 쉽지 않고, 개봉 된다 해도 온전한 영화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표현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짠해지네요.



PiFan이 한 물 간 인도영화를 틀 수 밖에 없는 이유


 제목은 PiFan을 비꼬는 것 같지만 사실상 PiFan의 프로그램 선정을 옹호하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왜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영화들을 영화제에서 상영하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싶었습니다.


 비교적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원칙인 영화제 특성상,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적어도 전년도 페스티발 시즌 이후에 공개되거나 혹은 미공개된 영화들이 엔트리에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올 해의 경우 2010년 7월 중순이후 현지나 타 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 내지 아예 공개가 되지 않은 영화가 되겠죠.)

 인도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아무리 ‘로봇’이나 ‘다방’같이 현지에서 대박이 났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3개월 내지 6개월 내에는 DVD같은 2차 매체로 출시가 됩니다. 2차 매체에 뜨는 순간은 바로 불법 동영상이 도는 시점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영화제에선 2011년 상반기 영화를 상영하면 되지 않겠냐고, 논리적으로는 좋은 생각이지만 안타깝게 상반기 시즌에 상영되는 인도영화는 대부분 주목받지 못하는 영화들인데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개 화제가 되는 인도영화들은 연말에 공개됩니다. 관례적으로 그렇기도 하고 EID, 디왈리 같은 인도의 명절도 하반기에 있다 보니 ‘진짜’라인업은 하반기에 몰리게 되죠.

 또한 인도의 상반기는 크리켓 시즌이라 다소 극장의 좌석 점유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운좋게 이 시기에 ‘내 이름은 칸’같은 영화가 개봉될 때도 있지만, 대개 3월에서 4월경에 개봉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배급의 덕을 못 본 작은 영화나 실험적인 영화, 아트하우스 계열의 영화들이죠.


 영화제에 프로그램을 선정되기 위해서 대개 영화를 픽업하는 시점은 3월에서 4월경인데 최신성을 생각해서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를 선정할 때 영화제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화제작을 고르기는 수월치 않습니다.

 또한 영화가 흥행을 거둔 것, 현지에서의 영화의 평가 등도 좋은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미개봉작을 픽업하자면 리스크가 크니 흥행이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영화들, 소위 검증된 영화들을 고르다보니 대개 전년도 영화를 고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인도영화 팬 분들은 ‘이미 집에서 봤다’고 귀찮다고 영화제에 안 오시겠다고 하시는 분도 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솔직히 같은 인도영화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올 해 상영된 모든 인도영화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충분히 스크린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큰 스크린으로 내가 좋아하는 인도영화를, 또 배우를, 큰 스케일로, 좋은 음향시설로 본다는 것 이상으로 하나의 애정을 표현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한 상영관에서 그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죠. 분명 인도영화는 집에서 혼자 보는 것과는 다른 어떤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즐거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게 계속 영화제에서 인도영화가 상영되도록 바라고 있습니다.


 아무튼 올 해도 좋은 영화를 선정해주신 프로그램팀 여러분, 또 보러와주신 관객님들, 열심히 애써주신 자원봉사 여러분, 그리고 앞으로 인도영화를 수입하실 또 수입하신 영화사 관계자 분들, 저변확대를 위해 오늘도 신도들을 챙기시는 인도영화 팬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더 즐겁고 신나는 영화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고
Posted by 라.즈.배.리


 안녕하세요 Meri.Desi Net 의 raSpberRy입니다. 

 Meri.Desi Net의 막바지에 2010년을 마무리하면서 10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10개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 째 시간으로 2010년 볼리우드 10대 이야기를 마련해 봤습니다.





 정치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


 인도인들이 영화로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맛살라 뮤지컬만은 아닐 것입니다. 신분 계급이 나뉘어져 있고, 많은 정당이 난립해 있으며 다양한 언어와 고유의 지방색이 있는 만큼 정치에 있어서도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유달리 다른 해에 비해 정치적인 이야기를 주제나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되었고 또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0년 볼리우드 흥행 1위이자 역대 흥행 2위를 차지한 영화 ‘다방(Dabangg)’은 직접적으로 정치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범죄와 하층민들이 많은 지역을 배경으로 경찰과 정치깡패의 약육강식 구도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의 고전 ‘마하바라타’를 각색한 영화 ‘라즈니티(Raajneeti)’는 제목부터가 ‘정치’라는 뜻으로 정치적 야욕으로 분열된 가족사를 통해 현대 인도정치의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이 영화 역시 흥행에 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볼리우드 뿐 아니라 남인도에서도 역시 정치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볼리우드와 텔루구 지역의 합작인 ‘Rakht Charitra’는 텔루구의 정치인 라빈드라의 실화를 바탕으로 피로 얼룩진 폭력의 근대사를 보여주어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지역 지도자의 이야기를 그린 텔루구 영화 ‘Leader’ 역시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도영화하면 주로 밝고 경쾌한 모습을 기대하지만 인도인들이 정치적인 청렴함과 평화적인 정착을 원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보면 명예훼손 시비 내지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영화인들이 이런 굵직한 작품들을 내놓는 것을 보면 혼란의 정치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치영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이런 점에선 인도의 영화계가 부럽기도 합니다.





인도인들은 코미디를 좋아해


 인도식 엔터테인먼트는 무조건 신나고 흥겨운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을 모방한 인도의 전설적인 배우 라즈 카푸르가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부터 인도인과 코미디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져 있습니다.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코미디 배우는 단연 악쉐이 쿠마. ‘싱 이즈 킹’, ‘찬드니 촉 투 차이나’ 등의 영화로 우리가 보기엔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코미디를 구사하지만 삶에 찌든 인도의 서민들에게 그의 털털한 웃음과 막춤에 가까운 경쾌한 춤사위는 청량감을 더해줍니다.



 일 년에 네, 다섯 작품씩을 찍는 악쉐이는 일 년에 반타작 정도를 하는 배우지만 영화 제작자들 사이의 신뢰감과 동료 배우들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와 멋진 호흡, 그리고 다른 볼리우드 메이저 배우들과는 달리 코미디 영화를 전문적으로 파고든다는 점에서 볼리우드 코미디계에 일인자로 올라선 배우입니다.



 올 해는 2008년 ‘헤이 베이비’를 함께 찍은 사지드 칸 감독과 ‘하우스 풀’이란 영화를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요. 미녀스타 디피카 파두콘, 제 2의 악쉐이를 꿈꾸는 리테쉬 데쉬무크, 미스 인디아 출신의 라라 더따, 모델 출신의 라이징 스타 아르준 람팔 등 볼리우드의 블루칩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철저히 망가지면서 인도인들에게 폭소탄을 날렸습니다.

 

 한 편 볼리우드의 떠오르는 흥행사로 떠오르는 로힛 쉐티 감독과 국내 인도영화 팬들에겐 톱스타 까졸의 배우자이며 남성미 넘치는 진지한 드라마 영화에 전문으로 출연한 배우 아제이 데브건이 의기투합해 만든 인도식 코미디 영화 ‘골말(Golmaal)’ 시리즈 역시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코미디 시리즈로 자리매김 하면서 최근 개봉한 세 번 째 영화가 그야말로 대박 흥행을 거두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사투리를 이용한 코미디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 것처럼 이들 인도식 코미디는 철저히 인도인들의 정서를 반영하기 때문에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왜 이런 영화들이 성공할까 인도는 아직 떨어지는 나라로 인식하기 보다는 쿨하게 문화의 차이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의 100 Crores 고지를 넘다


 현재 볼리우드는 산업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고 또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기 때문인데요. 2009년 겨울 ‘못 말리는 세 친구’의 대박 흥행 뒤에 그 열기를 잇는 작품이 나오지 않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볼리우드 영화계는 하반기 두 작품의 선전으로 활기를 띠게 됩니다.


 그 두 작품은 바로 ‘Dabangg’과 ‘Golmaal 3’ 두 영화 모두 정통 인도식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으로 역시 인도인들은 신나고 흥겨운 영화를 좋아한다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Dabangg


 톱 스타 살만 칸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우타프라데쉬 지방을 배경으로 범죄자들의 돈을 갈취하는 악당같은 경찰, 일명 로빈 훗 판데이라 불리는 출불 판데이 경관의 가족간의 갈등과 지역 정치 깡패와의 대결을 통해 현재 인도의 정치와, 치안 상황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오락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일만 14 Crores를 벌어들여 2009년 흥행작 ‘못 말리는 세 친구’의 오프닝 성적을 가볍게 눌렀습니다. 그리고 총 140 Crores 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역대 볼리우드 흥행영화순위 2위에 올랐죠. (1위는 ‘못 말리는 세 친구’)


 평론가들의 영화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습니다. 호쾌한 액션과 출불 판데이라는 캐릭터에 녹아드는 살만 칸의 연기가 볼리우드식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Golmaal 3


 2003년 'Zameen'이라는 영화에서 만난 로힛 쉐티 감독과 배우 아제이 데브건이 의기투합해 만든 Golmaal 시리즈는 2006년과 2008년에 각각 1편과 2편이 개봉되어 모두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2006년 첫 영화는 29 Crores, 2008년 영화는 3배에 가까운 72 Crores에 이어 이번 영화는 101 Crores로 한 해에 넘기 힘든 100 Crores의 고지를 점령하면서 성공한 볼리우드 영화 시리즈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재혼을 기다리는 두 노인의 사랑 이야기와 아버지쪽 자식들과 어머니쪽 자식들이 서로 다투면서 생기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는데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추석 명절과 같은 인도의 디왈리 명절 시즌에 개봉되어 가족이 보기 좋은 가벼운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크게 흥행했습니다.





 톱스타들의 부진


 세 명의 칸은 웃었지만 올 해 볼리우드엔 이렇다 할 만한 작품도 없었을뿐더러 기대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동시에 그 영화에 출연한 배우의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리틱 로샨은 ‘연(Kites)’과 ‘Guzaarish’에서 자신의 화려한 컴백을 기대했지만 두 영화 모두 못하는 성적을 거두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한 편 리틱과 함께 ‘Guzaarish’에 출연했던 아이쉬와리아 라이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2009년 활동이 전무했던 라이는 2010년 다양한 작품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는데요. 그러나 여름 시즌 ‘라아반’의 실패와 디왈리 시즌 선보였던 코미디 영화 ‘Action Replayy’가 실패하면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는데요. 그 때문일까요 남편인 아비쉑 밧찬 역시 함께 출연한 ‘라아반’과 치타공 독립군 실화를 바탕으로 한 ‘Khelein Hum Jee Jaan Se’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역시 조용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왕년의 작가 감독들의 부진


 스타 뿐이 아니라 올 해는 감독들에게도 좋지 못했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몇 년 만에 선보인 자신들의 야심작들이 줄줄이 비평과 흥행에 실패했는데요.




 먼저 ‘딜 세’, ‘구루’ 등 사회적인 시선이 담긴 굵직한 작품을 만들어 온 마니 라트남 감독의 야심작 ‘라아반’이 개봉당시 작가 마니 라트남에게 기대했던 부분이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와 난국으로 치닫는 영화라는 혹평속에 주말 20 Crores에 가까운 오프닝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내 높은 드롭율을 보이며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동시에 만들었던 타밀버전인 ‘라아바난’이 타밀과 텔루구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습니다.



 

 그 다음은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입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슬리퍼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블랙’의 감독이자 국내에서도 출시된 ‘사와리야’의 감독으로 감성적이고 미학적인 미장센 연출을 주로 선보이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선보인 영화 ‘Guzaarish’는 자신의 대표작인 ‘블랙’처럼 수려한 영상과 장애를 겪은 주인공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으로 개봉 당시 평단 사이에 호불호가 갈렸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감독의 말처럼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까지 60Crores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 이 영화는 40 Crores 정도의 수익을 거두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론 아쉬토슈 고와리케입니다. 국내에도 소개된 영화 ‘라간’으로 오스카상 외국어상 후보에 오른 감독으로 웅장한 스케일에 기본 세 시간을 넘는 작품들을 선보여 서구 지역에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을 만든 거장인 데이비드 린과 비교되곤 하는데요, 2009년 자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던 멜로영화 ‘What's Your Raashee?’를 만들어 비평과 흥행 모두 실패해 다시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영화로 돌아온 고와리케 감독은 영화 ‘Khelein Hum Jee Jaan Se’로 인도의 격동기,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지만 드라마의 부족과 지식의 나열이라는 혹평속에 개봉당시 5 Crores라는 처참한 오프닝수익으로 체면을 구겼습니다.


 인도영화를 대표하고 세계적으로 인도영하를 알리면서 인도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이 세 명의 감독들의 올 해의 행보가 안타까운데요. 한 편으로 이들이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겠죠.





 작은 영화들의 약진


 거물 감독들의 대작들은 초라한 성적과 반응으로 막을 내렸지만 미래의 명장을 꿈꾸는 젊은 감독들의 신선한 영화들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1월에 개봉했던 Ishqiya는 당시 ‘못 말리는 세 친구(3 idiots)’의 열풍 속에서도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볼리우드 영화가 되었습니다. 우타프라데쉬의 읍내(!)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다룬 이 소극은. 올 해 부천국제영화제에도 소개된 영화 ‘카미니’의 공동 각본가이자 감독인 비샬 바드와즈의 영화에서 실력을 쌓은 아비쉑 초베이의 입봉작입니다.



 3월에는 Love Sex aur Dhokha라는 센세이셔널한 작품이 극장가에 선보입니다. 비디오 카메라, CCTV, 몰래카메라 등의 촬영도구를 통해 인물들을 관찰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개봉당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슬리퍼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7월에는 두 편의 작은 영화가 나란히 개봉하는데요. 먼저 올 해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출품된 Udaan은 인도내의 평론가들의 호평과 아미타브 밧찬, 아미르 칸 등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극찬으로 주목받았는데요. 올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로한의 비상’이란 이름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 소년의 성장과 꿈에 대한 도전을 그리고 있는 수작입니다.


 한 편 파키스탄의 인기스타가 출연하지만 정작 자국에선 개봉되지 못했던 Tere Bin Laden은, 미국 비자가 거절되어 오사마 빈 라덴 이야기를 꾸며내는 한 리포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빈 라덴이 등장했다는 이유로 국내 해외토픽에 가장 많이 소개된 인도영화가 되기도 했는데요. 소박한 웃음이 있는 영화라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도의 톱스타인 아미르 칸이 제작을 맡은 Peepli [LIVE]는 인도 소작농의 현실을 하나의 자살극으로 희화화한 풍자극입니다. 막대한 빚을 졌음에도 정부의 대출을 받지 못한 한 농부에게 관료는 자살을 권유하고 이 때문에 언론과 정치인들이 그가 사는 피플리(Peepli)에 모여들게 됩니다.


 아미르 칸의 이름 때문인지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결국 이 영화는 인도에서 선정한 2011년 오스카상 후보작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여름에 빈 라덴이 등장했다면 겨울에는 오바마가 출연하는데요. Phas Gaye Re Obama라는 제목의 이 영화엔 물론 영화에는 오바마는 출연하지 않지만 일부 미국 기업들의 파산으로 한 순간에 거지가 된 비즈니스맨과 그를 납치한 조폭 여두목, 그리고 이익을 노린 여러 사람들이 엮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수준높은 풍자극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Band Baaja Baaraat은 델리를 배경으로 영화의 상당 부분을 세트 촬영 없이 진행한 러브스토리입니다. 인도영화 팬들에겐 ‘신이 맺어준 커플’로 알려진 아누쉬카 샤르마가 웨딩 플래너로 등장해 자신의 일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로 개봉 초반에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다 입소문과 함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이들 영화들은 모두 톱스타가 없고 대부분 다른 영화의 조감독으로 실력을 쌓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모두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고 신선한 영화를 찾는 젊은 관객에게 통했다는 점이 이 영화들의 성공 요인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내년에 개봉될 많은 영화들 중에서 어떤 영화가 사랑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영화들이 있는 한 볼리우드의 미래는 밝은 것 같습니다.





 세 칸(Khan) 모두 웃다



 인도를 차지하고 있는 많은 무슬림 신도 만큼이나 무슬림 성(姓)인 칸(Khan)이라는 성이 많은 인도. 그 중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세 명의 칸 모두가 올 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아미르 칸(Aamir Khan)



 2009년 12월 ‘못 말리는 세 친구(3 idiots)’ 열풍을 이끈 아미르 칸은 영화의 성공으로 올 해 Filmfare가 선정한 올 해의 인물로 오르며 만년 2인자의 자리를 딛고 올라섰습니다.


 올 해 그가 제작자로 나선 영화 ‘Peepli [LIVE]’는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하고 인도에서 선정한 2011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등록이 되었습니다. 정말 오스카에 오를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그에겐 최고의 한 해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2011년엔?



 아미르 칸은 배우와 제작을 동시에 소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년 1월에는 부인인 키란 라오의 데뷔작 ‘Dhobi Ghat’가 인도에 개봉되는데요.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아미르는 이 영화가 인도식 오락영화가 아닌 예술관에 걸릴 영화에 가깝다며 사람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에선 이런 영화들의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 영화가 좋다면 관객들이 선택하지 않을까요. 좋은 작품 기대해 보겠습니다.




샤룩 칸(Shah Rukh Khan)



 가장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한 배우인 샤룩 칸은 파키스탄 선수의 인도 프리미어 리그 등록 문제로 소신 발언을 했다가 인도의 극우정당에 의해 수모를 겪었는데요. 콜카타 라이더스의 대표이기도 한 샤룩 칸은 ‘실력만 있다면 국적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극우정당인 쉬브 세나(Shiv Sena)를 비롯한 극우 정당의 분노를 샀고 이에 영화 ‘내 이름은 칸’의 포스터들이 찢겨지고 폭력적인 동요로 이어지며 천여명의 당원들이 구속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부 극장에서는 ‘내 이름은 칸’의 예매를 오픈하지 않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음에도 평단의 호평과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져 ‘내 이름은 칸’은 오프닝 수익 25 Crores라는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영화 ‘내 이름은 칸’은 인도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북미지역에선 역대 샤룩 칸 출연작중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고 무슬림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중동지역에서는 헐리웃 영화들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두며 선전했고 영국, 호주, 독일, 프랑스, 폴란드, 러시아 등을 비롯 얼마전에는 중국에도 개봉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2011년에는?


 샤룩 칸은 블록버스터급 영화 두 편을 준비중인데요.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Sci-Fi 장르의 영화인 ‘Ra.One’에서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으로 100 Crores 이상의 인도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가 소요되는 작품이고, 또 한 편의 영화는 2007년 히트작으로 세계에 볼리우드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 영화 ‘DON’의 속편 ‘DON 2’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배급사들로부터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300 Crores 라는 높은 가격에 선구매가 이루어지면서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내 이름은 칸’을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년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고 비록 어둠의 경로로 많은 감상이 이루어졌지만 이 영화가 가진 감동 코드가 제법 대중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살만 칸(Salman Khan)


 1월에 개봉했던 야심작 ‘Veer’는 비평가들의 혹평 속에 제작비정도를 회수하는 데 그치면서 살만 칸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지지만 9월 개봉한 영화 ‘Dabangg’이 그야말로 대박 흥행을 거두며 2010년 최고의 흥행작에 올랐습니다.

 

 사실 살만 칸은 90년도엔 세 칸중 단연 첫머리를 차지하는 배우였지만 슬럼프와 법적 문제에 연루되어 위신을 잃고 주춤하던 차에 2000년 후반부터 회생의 조짐을 보였지만 쉽지 않았죠. 하지만 올 해는 자신있게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2011년에는?



 살만은 벌써부터 2011년 자신의 출연작들에 미리 사인을 해 둔 상황입니다. 남인도식 액션영화에 맛을 들인 살만은 내년에는 텔루구 영화 ‘Ready’와 ‘Kick’의 리메이크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그 밖에 두 어편의 작품이 더 대기중인데 과연 어떤 작품이 살아남을지 궁금해집니다.





 남인도 영화의 볼리우드 진격


 2008년 ‘가지니’, 2009년 ‘Wanted’가 큰 사랑을 받은 뒤 많은 볼리우드 영화들이 남인도 영화를 흡수하기 시작했는데요. 올해는 1998년 타밀영화 ‘Kaathala Kaathala’를 리메이크한 코미디 영화 ‘Housefull’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타밀영화 ‘Endhiran’이 ‘Robot’이란 타이틀로 힌디어 더빙이 되어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162 Crores라는 인도 역대 최대의 제작비가 든 영화로 세계적인 스탭들이 참여한 이 Sci-Fi 장르의 영화는 남인도에서의 폭발적인 흥행과는 달리 아쉽게 볼리우드 지역에서는 비평가들의 호평과는 달리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말라얌 지역 영화를 주로 리메이크하는 프리야다산 감독은 ‘Vellanakalude Nadu’를 리메이크한 ‘Khatta Meetha’를 만들면서 동시에 타밀출신의 배우 트리샤 크리슈난(Trisha Krishnan)을 캐스팅했습니다. 트리샤는 99년에 활동을 시작해 타밀 지역에서 많은 영화상을 수상하고 흥행작을 낸 배우로 ‘Khatta Meetha’로 볼리우드엔 처음 데뷔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타밀에서 굵직한 영화들에 주로 출연한 배우 비크람(Vikram)은 ‘라아반’으로 올 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습니다. 1990년 데뷔한 타밀 출신의 이 배우는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볼리우드 영화에 진출했는데요. 힌디어를 할 줄 몰라 실제 ‘라아반’에서의 그의 목소리는 더빙이 된 것이라고 하네요.




 역시 타밀지역을 대표하는 스타 수리야(Surya) 역시 데뷔후 처음 볼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는데요. 텔루구 지역의 실제 정치 비극을 다룬 ‘Rakht Charitra’에 출연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함께 작업한 람 고팔 바르마 감독과는 또 한번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하니 또 다른 볼리우드 영화에서의 그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11년에는 많은 남인도 영화들이 리메이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살만 칸만 해도 두 편의 영화를 예약중이고, 악쉐이 쿠마르, 아니스 바즈미 감독 등 볼리우드의 주요 감독, 배우들이 남인도의 흥행작들을 맡기로 한 상태입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해보겠습니다.





 볼리우드에 불어오는 세대 교체의 바람


 70년대를 아미타브 밧찬이, 90년대와 2000년 초반을 세 명의 칸이 지배했다면 지금 10년이 지난 밀레니엄엔 새로운 스타들이 볼리우드의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는데요. 올 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배우들을 만나보시죠.


‘I Hate Luv Stories’의 임란 칸, 소남 카푸르


 비평적으로는 평단의 냉소를 받았지만 그래도 ‘I Hate Luv Stories’가 빛났던 이유는 바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이었습니다. 볼리우드의 명 프로듀서 카란 조하르가 선보인 이 영화에서 두 젊은 스타는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영화의 흥행 공신이 됩니다.



‘Raajneeti’와 ‘Anjaana Anjaani’의 란비르 카푸르


 란비르 카푸르는 선굵은 드라마 영화와 오락영화 가리지 않고 출연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인 배우입니다. 혹시 누군지 궁금하시다면 국내에서도 출시된 ‘사와리야’를 보시면 앞에 소개해드린 소남 카푸르양의 풋풋한 모습과 함께 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Dabangg’의 소낙시 싱하


 올 해 인도에서 가장 큰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 ‘Dabangg’에서 오묘한 매력을 지닌 도자기 여인 라조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인도의 전통적인 미와 서구적인 외모가 함께 어우러진 이 배우는 이미 살만 칸과 또 한 번 영화 ‘Kick’에서 호흡을 맞추고 2008년 흥행한 스릴러 영화 ‘Race’의 속편에도 캐스팅되어 데뷔하자마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Badmaash Company’, ‘Band Baaja Baaraat’의 아누쉬카 샤르마



 많은 사람들이 샤룩 칸이 주연을 맡은 ‘신이 맺어준 커플’의 타니에게서 청순함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저는 영민함을 느꼈는데 그 에상이 틀리지 않았던 것은 2년에 가까운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작품이 바로 ‘Badmaash Company’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네 명의 젊은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아누쉬카는 파트너였던 샤히드 카푸르와의 뜨거운 키스신을 비롯해 올 해 가장 핫한 모습과 능청스러운 연기를 동시에 보여주었고 최근 개봉한 ‘Band Baaja Baaraat’에서는 웨딩 플래너로 변신해 당창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불황의 돌파구를 2차 판권에서 찾다


 현재 볼리우드 영화는 제작비도 상승했지만 다양하고 양적인 프로모션으로 제작비 못지 않은 프로모션 비용이 소요됩니다. 볼리우드 영화의 일반적인 제작비는 20-30 Crores의 수준었으나 프로모션 비용도 그에 못지 않은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볼리우드 영화계는 영화의 실패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는 실정인데요.




 올 해 가장 기대작이었던 리틱 로샨 주연의 ‘연(Kites)’같은 경우 옥외광고, 극장광고, 설치물을 비롯 볼리우드 음악채널에서 매시간 프로모션용 뮤직비디오를 삽입한 것도 모자라 일부 채널에선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해외 개봉당시 대대적인 프리미어를 통해 홍보한 결과 제작비 포함 100 Crores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는데 흥행에 실패해 재빨리 케이블 TV 방영권을 판매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영화채널의 방영권은 10 Crores 안팎, 하지만 흥행작이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들은 소위 웃돈을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또한 인도영화에선 음악을 빼놓을 순 없는데요. 음악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MP3 및 벨소리 다운로드 그리고 각종 사용권 등으로 메이저 영화는 2-3 Crores 정도를 벌어들입니다.


 이와같은 전략으로 프리얀카 초프라의 ‘Anjaana Anjaani’, 디피카 파두콘의 ‘Lafangey Parinday’ 같은 영화들이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사로서는 겨우 전략을 찾은셈이지만 이에대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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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