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i.Desi Net이 뽑은 10대 인도영화

 올 해는 발리우드를 벗어나 다양한 영화를 만나보고자 했고 발견이라 부를 만한 영화도 만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2011년 국내/인도 개봉작을 중심으로 BEST 10을 꼽아봤습니다.



10. I am Kalam



 영화는 꾸밈이 없습니다. 순수함이 미덕이지만 한 편으로는 기교가 없고 내러티브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이야기인 까닭에 단순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한마디로 시작과 끝이 이미 정해져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떤 식견을 가지고 그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의미로 인해 두 가지 숙명을 지닌 탓인데 하나는 깔람과 같은 위치에 있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한 지위나 재력을 가진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제 2, 제 3의 깔람이 등장할 수 있게 교육의 평등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혹은 그들을 직,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게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영화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9. 7 Khoon Maaf



 독특한 이야기구성, 비샬 바드와즈의 이 실험은 어떤 사람에게는 과잉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내러티브보다는 개인의 심리로, 그리고 그의 음악적인 변화를 통한 사건의 전개로 어찌 보면 독특하고 어찌 보면 불친절한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비평적, 상업적으로 실패를 거두었지만 타인의 비판 따윈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로서의 뚝심일 수도 있고 자신의 비 상업적인 경향에 대한 반골 기질일수도 있죠.

 영화에는 배우 프리얀카 초프라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세 시간 반의 고문이었던 ‘What's Your Raashee?’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일곱 가지의 다른 이미지들을 잘 표현해냅니다. 무서울 정도로 놀라운 연기로 말이죠. 다만 이 영화가 연초에 개봉되어 다른 영화들에 그녀의 놀라운 연기가 묻힌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8. KO



 중량감보다는 아기자기한 맛과 속도감을 살리는데 노력한 언론, 정치 스릴러 영화 ‘KO’는 현재 남인도 영화의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충분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황당하고 힘만을 위시한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정의만세형 남인도 영화에서 영화 ‘KO’가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와 언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오락적인 시각에서 잘 조율하면서 동시에 완벽하진 않지만 리얼리즘으로의 접근을 시도한 영화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7. Guzaarish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관계에 대한 굴곡을 묘사하는 영화라고 보고 싶습니다. ‘블랙’같은 영화가 그랬듯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에겐 크게 내러티브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은데 오히려 ‘청원’은 그런 요소에 입각해 영화를 봐도 자연스러운, 마치 영화의 전개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인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 Delhi Belly



 언제나 인도영화가 사는 길은 잘 쓴 각본과 능력 있는 감독이라는 말을 합니다. 올 해는 그런 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많았고 아미르 칸 역시 예년에 이어 자신의 파이프라인에 재능 있는 인재를 기용해 비평 뿐 아니라 쏠쏠한 흥행까지 거두었습니다. 특히 ‘Delhi Belly’는 발리우드에 서서히 움직임이 보이는 세대교체의 바람과 뉴웨이브라 하기엔 조금 보완이 필요한 영시네마 계열 영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충분히 해 낸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고 영화에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겉으로 볼 때는 신선하고 세련되며 때로는 유니크해 보이지만 사실상 볼 때 빼고는 감흥이 없는 것이 마치 일정한 레시피 대로 만들어진 한 판의 피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Shor in the City



 감히 올 해 최대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다. 인도의 상업영화의 문법을 싫어하는 분들이 주로 지적하시는 부분이 연기나 연출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과잉 같은 부분이라고 하십니다.



 만약 그런 부분이 거슬린 분이 있다면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신문의 사건사고란에 오를 만한 짤막하고 극적인 이야기들을 리얼리즘에 입각해 그려내는 영화로 인도영화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기피대상이겠지만 사실은 선하고 희망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는 영화라는 걸 알아주시길. 어쩌면 그 요소가 대중과의 타협 같아 보일 수 있지만...


4. Zindagi Na Milegi Dobara



 결혼 전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가벼운 소재로 사람과의 관계와 자신의 좋은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한 성찰을 하는 성장영화식의 로드무비입니다. 이야기는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 깊은 맛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는 ‘여행’이라는 소재로 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여행을 하는 각자의 이야기, 그곳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 여행의 목적과 이로 인한 결과, 그리고 여행지의 멋진 풍경까지 볼거리부터 생각할 거리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녹아있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이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기존의 인도영화에서 봤던 진짜 인도인들에게서 느껴진 휴머니즘이라든지, 감정을 이끌어 낼 요소와 드라마들 없이 마치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많은 제작비에 스타 시스템을 이용한 영화지만 이런 스케일에 비해 이야기구조는 마치 할리우드 인디계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싸게 만든 영화일 필요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값어치를 하는 장면연출과 볼거리들이 보완하고 그 점을 실제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상업적인 타협점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판에 박힌 상업 영화에 길들여진 발리우드 배우들에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저만의 바람도 있죠.


3. Shaitan



 최근 인도영화를 통틀어 가장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 ‘Shaitan’은 사실 많은 광고나 뮤직비디오, 실험 영상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영화, 인도영화를 떠나서 어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든지, 실험을 한다든지, 문법을 새로 정의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잘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블랙 스완’같은 영화가 영상 실험 세대가 마구 영화계에 유입되던 당시에 만들어졌다면 뉴웨이브를 주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거나 혹은 아류로 금방 잊혀지는 작품이 되었겠지요. (저는 그래도 전자에 가까운 영화라고 봅니다만)

 많은 이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갖추고 하나의 ‘도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일입니다. 물론 둘 중 하나만 건진 영화들, 감독들이 있고 두 분야 모두 실패한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물량공세로 개성 없는 영화를 찍어내는 세계 메인스트림 영화계에 아직도 이런 도전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죠.



 대부분 신인이지만 특히 칼키 코츨린의 경우 ‘Shaitan’에서 그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배우로서의 많은 단점들이 보완됩니다. 무엇인가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표현은 아직 ‘Dev.D’때의 찬드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연기에 대한 많은 노력이 묻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제작자(이자 남편인) 아누락 카쉬압의 지도가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Shaitan’은 영화 제목답게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비록 가상의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그들을 동정할 수도 있고 고소하다고 냉소를 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Yutham sei



 영화 ‘
Yutham sei’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듯, 누군가의 고통,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누군가와의 갈등 같은 요소가 영화 속의 중심 사건으로 터지고 그 과정을 인물의 대사보다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이나 공간 활용, 미장센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영화 답지 않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인도의 상업영화로서의 적당한 타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2 Crores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나 15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우직하게 사건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촘촘하게 구성된 각본으로 어느 부분도 대충 넘길 만한 부분이 없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미장센들은 영화의 독창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영화 ‘Yutham Sei’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영화의 아쉬운 점을 커버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다소 잔혹하긴 하지만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다시 돌려보면서 디테일을 봄직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 Endhiran



 ‘도구’로서의 로봇이 ‘인성’을 갖게 될 경우에 인간은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사실 그것에 대한 대답은 이미 소설이나 다른 영화를 통해 그려진 바 있기에 지금 이런 영화가 나와 봐야 구태의연하다는 이야기만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과거에 그런 화두를 던졌던 작품들이 나오던 시절에는 그 당시의 테크놀로지가 구현되지 않은 사회였고 지금 등장한 영화 ‘로봇’은 비록 아직까진 가상이지만 너무 멀 것 같지 않은 시점에서 만들어졌다는 데에도 나름의 의의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영화 ‘로봇’에서 인간이 도구를 다루는 관점도 독특합니다. 전쟁과 같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행할 막강한 기술력으로 로봇을 대하는 이가 있나 하면, 소박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쉽지 않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제공해 줄 사적인 도구로서의 로봇의 사용을 보여줌으로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로봇’은 단순히 유치한 인도식 오락영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 특별언급 *

 ‘옴 샨티 옴’



  BEST에 들어갈 작품이지만 정식 개봉작이 아닌 관계로 뺐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유치한 일회성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엔 그 나름의 가치 있는 텍스트를 지니고 있는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걸작이라고 봅니다.



 ‘세 얼간이 인도판’




 - 4,500 > 450,000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도영화를 그 자체로 즐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시험이자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이 기회를 빌려 인도판에 상영관을 열어주신 극장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제가 만든 자막에 대한 3년간의 역사를 다뤄 봤습니다.

 자막 배포도 안하면서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이런 글을 쓰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내용을 잘 보시면 몇몇 영화는 배포가 되어있으며 대부분의 영화는 다른 분들께서 제작해서 이미 퍼져있는 자막이 많습니다. 영화 보실 때는 그 자막을 이용해주시길 바라며, 비난을 받아들이거나 감수하고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막을 만들 때의 상황과 이야기를 통해 한 인도영화 마니아의 역사를 정리해보고자 했습니다.



 1. Delhi 6



 - 제가 M본부 풋내기 시절에 처음 만든 자막입니다. 2호 자막인 ‘Aa Dekhen Zara’와 경합을 벌였었는데 1표차로 이겨서 이 영화를 먼저 만들고 그 다음에 ‘Aa Dekhen Zara’를 만들었었죠.


 뭣도 모르고 만들었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부천 영화제 자막 따오느라 2009년 5월에 제작한다면서 계속 딜레이 시켰죠. 저는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그렇게 좋게 내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보면 꽤 풍부한 감성과 디테일이 녹아있는 영화였다고 봅니다. 물론 그걸 정돈을 못해서 그렇죠.


 분명 이야깃거리가 충분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도영화엔 코멘터리가 없어서 제가 영화의 배경지식 등을 담은 자막자 코멘터리를 넣어봤습니다. 나름 신선한 시도였으면 했죠.



 2. Aa Dekhen Zara




 - 예전에 Olleh TV의 전신인 QOOK TV에서 ‘미래를 보는 셔터’라는 제목으로 서비스 되었던 영화입니다. 물론 그 자막과 제 자막과는 아무 상관없고 IPTV에도 서비스 되고 한국외대 인도어과에도 상영이 되었던 영화지만 지명도 낮은 배우들과 떨어지는 연출력 때문에 완전 묻혔던 영화였죠. 그래도 검색해 보시면 제가 옛날에 만든 자막을 찾으실 수 있을 듯 없으면 말고요.


 참고로 이런 깨알 같은 뮤비도 함께 제작했었죠. 당시 훈민정음 이두문법에 근거해 힌디 송을 전파하셨던 동무님이라는 분에 대한 트리뷰트로 제작했던 ‘아 댁앤 자나’라고... ㅎㅎㅎ






 3. Blue




 - M 본부 시절 운영진이 개편되고 나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막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1B3W 프로젝트라고 ‘Blue’, ‘Wanted’, ‘Wake Up Sid!’, ‘A Wednesday’ 이 네 편의 영화를 자막을 해 보기로 했죠. 그 첫 프로젝트로 만들었던 영화가 ‘Blue’입니다. 처음에는 멋진 예고편과 A. R. 라흐만의 음악, 70 Crores라는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다는 말에 기대를 걸었는데 영화를 보니 완전 시망상태 ㅡㅡ;;


 정말 못 쓴 각본인데 그나마 웃겨 보겠다고 미국식 유머를 첨가한 각본 때문에 혹 오역은 하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자막에 대해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실 분이 있을까 저는 생각해 봅니다.



 4. Kaminey (미완성)



 - 2009년 10월 이 영화의 DVD가 출시되었고 예고편에 사로잡힌 저는 잽싸게 해외에서 이 영화의 DVD를 주문해 비디오방에서 넋 놓고 감상했습니다. 원래 범죄 느와르 영화들을 좋아했던 저는 인도영화에 이런 차진 장르영화가 있다는 데 감격했었고 미친 듯이 이 영화의 자막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당시에 M본부의 폐쇄사건이 있었기도 했으니까요.


 영화 자막 완성이 90%를 찍을 때 쯤 당시 본부장이었던 K씨에게 분위기도 쇄신할 겸 이거나 오프라인으로 틉시다하고 권유를 했습니다. 비용은 제가 부담할 생각이었지만 그냥 넘어가자는 말에 자막 제작이 중단되었습니다. 사실 한 번 맥이 끊긴 자막을 살리기는 참 애매하거든요. 그냥 이 자막은 90%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살릴 것 같긴 하네요.



 5. Pyaar Impossible




 - 2009년 말에 제 블로그 Meri.Desi Net이 개설됩니다. 단순히 팬덤 위주의 인도영화 흡입이나 맛살라 영화 외의 많은 인도영화를 느껴보자는 의미에서 출발한 이 블로그는 우습게도 처음에는 M본부의 사이드킥 역할이나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작은 의견차이로 틀어졌지요. 저는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지만 각종 구설수는 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 영화는 Meri.Desi Net의 첫 오프라인 상영작이자 블루레이 상영작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미디어는 블루레이였지만 정작 블루레이로 영화를 상영하지는 못했습니다.

 상영회의 취지는 모여서 영화를 보고 인도영화에 대해 어떤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공유하자는 생각에서 오프라인 상영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실질적으로 블루레이를 상영하는 공간을 찾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서서히 저는 M본부의 이단아로 찍혀가게 되었죠.



 6. Ishqiya (미완성)




 - 꿈만 컸던 저는 단명한 프로젝트 ‘Drop or Go’라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봤습니다. ‘Pyaar Impossible’때의 성공으로 이 프로젝트 때도 사람들이 좀 와주리라 생각했었던 것이었죠. 그러나 첫 프로젝트 작이었던 ‘Chance Pe Dance’때는 A님 한분만 오셨고 아무 반응이 없었죠. 그 다음으로 생각했던 것이 ‘한글 자막을 좀 만들어 두면 그 땐 사람들이 올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해서 ‘Ishqiya’의 자막을 50%나 만들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막을 Drop 시켰는데 자꾸 보다보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배우 비드야 발란이나 음악을 했던 비샬 바드와즈 감독, 좋은 배우, 깔끔하고 디테일 있는 연출, 멋진 음악까지. 이 자막을 사장시킨 지 1년 뒤에 어떤 분께서 자막을 한다시기에 제 자막을 드렸지만 결국 완성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나머지 자막을 제가 손보고 있습니다.



 7. Karthik Calling Karthik




 - ‘Drop or Go’ 프로젝트의 사실상 마지막 영화였습니다. 아마 디피카 파두콘이 나온다는 것 때문에 많이 오셨던 것 같습니다. 아트레온 토즈에서 테이블을 밀어 넣고 옹기종기 모여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자막 작업을 위해 구했던 동영상이 그리 좋지는 않았었죠.


 신청하시던 분들이 많아서 신명나게 작업하다 보니 자막을 80%까지 땡길 수 있었습니다. 몇몇 부분을 제외하곤 나름 괜찮은 환경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그러나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제 자막이 다른 곳으로 유출되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퍼지고 있더군요. 누구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그 사건으로 자막을 유출하지 않기로 했으면 절대 꺼내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은 저와 친한 분도 아니었고 완전히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죠.



 8. Wake Up Sid!




 - 세 번째 자막이었던 ‘Blue’의 끝과 함께 1B3W가 프로젝트의 첫 테이프가 끊어졌지만 사실상 1B3W 프로젝트는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 영화를 좋아해서 열심히 작업했지만 사실상 어디 틀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어머니를 졸라 Full HD 프로젝터를 샀던 시기였고, 특정 영화를 상영하지 못했던 까닭에 나름 사은 상영회를 한답시고 작업했던 영화가 이 영화였죠. 이때부터 상영회를 위한 티빅스-프로젝터-스피커 체제가 시작되었습니다.



 9. Badmaash Company




 - 배고픈 토즈 시절 비오는 날 출장세트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고 대학로 토즈까지 가서 상영회를 했던 그 영화였습니다. 다행이 C님과 같이 AV 시스템을 운영할 줄 아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상영을 무사히 할 수 있었지만 아직 애송이의 향취가 많이 남아있었죠.


 이 영화를 틀면 재밌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반응들이 꿍해서... 하나 느낀바가 있다면 역시 야쉬 라즈는 블루레이를 잘 뽑아내. 이뻐~ 이런 거 말이죠.


 그러나 이 영화가 상영회 때는 딱히 어떤 호응을 불러 모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지인인 모님이 만들어 퍼진 자막은 슬리퍼 히트를 쳤습니다. 왜 이럴까요...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10. Raajneeti




 - 완성은 했지만 한 번도 어디 상영된 적 없는 자막입니다. 사실 상영회를 하려 했지만 블루레이 출시가 딜레이 되면서 8월에 다른 영화로 바뀌었고 10월에 할까 했다가 자막과 영상의 싱크가 안 맞아서 급하게 다른 영화로 교체 상영을 했습니다. (웁쓰...)


 지금은 멀리 떠나신 Y님이 이 당시에 많이 도와 주셨지요. 당시 저에 대한 평가나 분위기도 안 좋고 ‘Raajneeti’가 일부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기대작이기는 했는데 (단순히 인도 내에서 ‘내 이름은 칸’의 성적을 뛰어넘었다는 이유로) 그렇게 신나는 영화나 땡기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당시 상영회 때 신청자 수도 꽤 적었습니다.


 그냥 몇 주 동안 개고생 했던 영화 한 편이 빛도 못 보고 사라졌다는 그런데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11. Dabangg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11년 상영회의 마지막은 신나는 맛살라 영화로 끝내고 싶었습니다. 사실 12월에 ‘Housefull’을 하면서 인도영화 파티를 해볼까 계획했었지만 뜻대로 잘 안되었지요. (결정적으로 영화의 블루레이가 늦게 나왔거든요)


 그래서 2011년 공식 상영회 마지막 영화가 되었고 클로징이라는 말에 많은 분들이 오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드림텍과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돈도 못 벌고 상영회에서 돈 걷자니 이것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상영회에 꾸준히 많은 분들이 오시는 것도 아니고 등등 그러나 시설은 킹왕짱이었다는)



 12. Housefull (특정 IPTV 서비스 예정)




 - ‘하우스 풀’에 실망하신 분들은 많지만 저는 악쉐이 쿠마르 영화 치고 괜찮게 봤습니다. 영화의 내러티브나 설정 등은 꽝이에요. 하지만 그런 메롱스러운 영화중에도 가끔 미덕이 있는 영화가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 지금은 뭐먹고 사는지 모르는 박민지양이 나왔던 ‘제니, 주노’라는 영화가 그랬죠. 영화가 정말 바보 같고 상황이 정말 어이 없이 극적이어도 그 속에 사는 인간들은 인간적인. 아마 사지드 칸 감독은 인도의 저질 코미디를 하면서도 캐릭터들은 채플린 영화에 사는 사람들을 넣고 싶었나 봅니다. 물론 저한테는 그게 통했고요.


 저만 그런 따뜻함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망년회처럼 웃고 즐기고 아무 생각을 하던 저처럼 이 영화에는 그래도 어떤 작은 개념이 존재할 거라 보든 간에 가벼운 맛살라 영화로 2010년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블루레이가 너무 늦게 나와 자막은 60%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종료!


 그리고 얼마 전에 특정 서비스에 납품하기 위해 자막을 살렸지만 기분이 나쁩니다. 본사 (EROS)에서 편집된 영화를 보내줬거든요. 이유는 모릅니다. 저는 을의 입장에서 까라면 까야 했던지라. 온전한 버전을 보시고 싶으시면 Induna에서 블루레이(꼭 블루레이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집에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없으시다고요? 그럼 어쩔 수 없어요. 온전하게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거든요 ㅎㅎㅎ



 13. What's Your Raashee? (중도포기)




 - 이 영화의 자막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프리얀카 초프라가 나와서(그것도 1인 12역으로) 빠심으로 하게 되었다는 것과, 하나는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는 설이 나돌아서(아직도 Induna에 가면 블루레이 출시 예정작으로 잡혀있기는 함).


 그러나 영화를 하다 보니 영화가 오지게 재미가 없을뿐더러(당신 ‘라간’만든 감독 맞소?) 주인공들은 현대를 사는데 인물들의 캐릭터가 단적이고 너무 사상이 구식이라 하다가 그저 한숨만 나왔던지라 다시 이 영화의 자막을 할 수 있을지는 며느리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아마 진짜 이 영화의 블루레이가 나오게 되는 날에는 자막을 재개하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을 갖고 이쓰민다.



 14. Krrish




 - 'Krrish' 때부터 자막 제작 방식을 변경해 보았습니다. 영문 자막을 프린트해서 초벌로 자막을 번역하고 번역된 자막을 입력한 뒤 DMB로 체크하면서 긴 대사나 오역 등을 수정하는 번거롭지만 완벽에 가까운 작업 방식을 추구하게 됩니다.


 Meri.Desi Net 시즌 2 상영회의 컴백작이었습니다. 사실 상영회는 이제 그 어느 클럽에도 홍보를 못하고 트위터나 블로그로 날려봐야 허공에 삽질이고 (심지어 어떤 분께서는 블로그에 가입해야 하지 않냐는 말씀까지) 커뮤니티로 끌어들이는 게 나름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0(제로)의 상태에서 출발하다 보니 상영회를 꼭 해야 하나 싶었고, 시즌 2에는 상영회를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다가 한 편으로는 너무 욕심만 부렸다는 생각에 그냥 영화 보고 밥이나 먹으면서 인도영화 이야기나 하는 순수하게 즐기는 상영회를 추구하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음향 상태의 에러로 인해 상영회가 아뿔싸...


 늘 새로운 시도로 출발하다 보니 그 시도에는 값을 치러야 하기 마련인 듯합니다. 언제나 제가 하는 것들은 미완의 것들이 많은지, 더 완벽해 질 수 없는지 저 자신을 다그쳐보곤 합니다.



 15. Shaitan (재제작중)




 - 예고편이 멋있어서 고른 영화 ‘Shaitan’은 비록 공개적으로 상영은 못하지만, 또 블루레이도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런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출근하면서 자막을 끝낸 부분부터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하면서 자막제작을 했는데요. 그렇게 두 달을 끈 자막이었는데 어느 날 DMB에 바이러스가 걸리면서 자막이 통으로 날아가 버리는 사태 발생. 더 무서운 것은 원본 컴퓨터에 자막을 백업하지 않았다는 사실!


 결국 이 영화의 자막은 없던 것이 되어버렸는데, 포기하려던 찰나 이 영화의 DVD를 출시했던 인도의 Moserbaer 사에서 블루레이를 출시하자 다시 용기가 나더랍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자막을 다시 하고 있는 중입니다.



 16. Zindagi Na Milegi Dobara




 - 올 해 Meri.Desi Net에서 가장 미는 영화 중 한 편으로 올 5월,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 이 영화다 싶었습니다. 영화에서 젊음이나 열기가 느껴지고 새롭고 신선한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죠.


 영화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Blu-ray.com 같은 사이트를 통해 블루레이가 출시될 것이라는 정보도 얻었습니다. 상영이 될지는 모를 일이었으나 블루레이 출시를 기대하고 DVD가 출시되자 그 본으로 자막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50% 이상이 만들어지고 난 뒤에 블라인드 상영을 통해 영화를 살짝 확인해 봤는데 나쁘지는 않았으나 한 편으론 뜨겁지도 않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2011년 인도영화 작품 중 정말 좋게 본 영화중 하나였지요.


 이 자막을 함께 해 주신 N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17. Mere Brother Ki Dulhan




 - 올 해는 시즌을 재빨리 마감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포스팅 중이라는) 따라서 상영회 역시 금방 마감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었죠.

 

 작년 ‘다방’때 그랬듯 신나는 맛살라 영화 한 편으로 마감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야쉬 라즈사에서 ‘Mere Borther Ki Dulhan’이 출시되어 잽싸게 작업을 하고 선보였습니다.


 이 영화는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셨던 것 같고 감흥 없게 보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뭐랄까요. 내용적으로는 정말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텍스트적으로 괜찮게 볼 만한 부분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18. Milenge Milenge (특정 IPTV 서비스 예정)




 - 특정 IPTV 서비스를 위해 만든 자막입니다. 그 때문에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메롱메롱이었습니다. 아무리 인도영화의 말도 안 되는 설정 따위가 용인이 된다고 해도 이 영화는 도를 넘은 듯 보였습니다. 그저 이 영화의 자막을 끝내도록 도와준 원동력은 ‘나는 을이다’라는 각성뿐이었죠.



 19. Yutham Sei




 - 제 팔로워 중에는 P. S. Arjun 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인도 출신(말라얄람어권 지역으로 추정됨)으로 고전 걸작영화, 인도의 다양한 언어권의 작가주의 영화와 상업영화, 그리고 반가운 우리 한국영화 등의 리뷰를 쓰는 블로거인데 이 블로거가 미쉬킨이라는 감독을 극찬하면서 그의 최근작인 ‘Yuddham Sei’를 극찬하여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두고 ‘세븐’이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과 필적할만한 영화라고 극찬을 했으니까요.


 물론 위에 언급된 세 영화를 모두 좋아하는 관객들이 보면 이 영화는 시시하고 후반부의 상황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계속 곱씹어보면 우러나오는 진국 같은 무엇이 느껴지는 영화라 인도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자막을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이 노력이 먹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 Dhobi Ghat (제작중)




 - 올 마지막 작품이자 내년 첫 작품이 될 듯한 영화는 아미르 칸이 제작, 주연한 ‘Dhobi Ghat’로 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도 최초의 스틸북 블루레이로 유명세를 탄 작품인데요, 영화는 어떨지 모르지만 굳이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첫째. 러닝타임이 짧다.(95분) 둘째. 대사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이기 때문입니다.



 제작 예정이거나 나중에 해보고 싶은 자막


 아무래도 제 성향이 진지하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보니 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위주로 작업을 하게 됩니다.


 지금 마음은 있지만 사정상 못하는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로한의 비상’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Udaan’, 2011년의 발견이라고 부르고 싶은 ‘Shor in the City’,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비샬 바드와즈 작품들이 발굴이 안되었습니다. 자막이 만들어진 작품이 ‘카미니’정도인데 ‘카미니’도 사피디님이라는 분이 만든 버전은 잘 모르겠고, 부천국제영화제 버전은 솔직히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어떻게 그렇게 영화의 맛을 못살렸을까 싶을 정도)


 아누락 카쉬아프 영화와, 인도영화 첫 크라이테리언 블루레이인 (‘몬순 웨딩’을 첫 인도영화라 논쟁하면 끝도 없음. 마치 ‘슬럼독 밀리어네어’같은 케이스라 보시면 됨) 거장 샤트야지트 레이 감독의 ‘Music Room’, ‘Naan Kadavul’을 시작으로 한 발라(Bala) 감독의 영화들을 발굴해 보고 싶네요. 그리고 웬만하면 블루레이 나온 영화로다가...



 별로 안 만든 것 같은데 나름 사연도 많았고 중간에 포기하거나 회생한 자막들도 많네요. 물론 배포를 안 한다고 이 영화들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든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고, 현실적으로 상영회와 같은 방법을 못 하더라도 다양한 방법을 찾아 좋은 영화들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영화가 정식으로 수입이 되어 그 콘텐츠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요.


Posted by 라.즈.배.리


 인도영화가 우리나라에 개봉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괜찮게 본 인도영화들이나 들여올 법한 인도영화들은 카피문구를 만들고 포스터를 가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 제가 미술 쪽의 소질은 꽝이라(7살에 미술학원 다니던 게 전부) 포스터 이미지를 응용해 가상으로 포스터를 만들던 게 전부입니다만 오늘 가상으로 만들어 본 영화의 포스터들을 모아봤습니다.


 Zindagi Na Milegi Dobara (단 한 번의 인생)




 제 블로그에 상당히 많이 노출되었었고 올 해 가장 미는 영화 중 하나기도 했던 이 영화의 제목을 ‘단 한 번의 인생’이라고 지었습니다. ‘인생은 한 번 뿐이야!’ 같은 제목으로 하기엔 좀 쌍팔년스러워서 요즘 대세에 맞는 심플하고 영화의 뜻을 잘 살린 제목으로 다듬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모션으로 갔다가 영화 개봉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픽업을 못했던 것 같고요, 부산영화제에 밀어봤지만 이 역시도 안 먹혔습니다. (그래서 가상 국내 포스터에 ‘10월 세 남자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라는 문구가 있는 것이죠. 여담이지만 BIFF에 이보다 더 예전에 개봉된 ‘청원’이 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인도 배우에 대한 인지도는 낮기 때문에 배우의 크레딧은 빠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포스터도 저 버전을 안 쓰게 될 수도 있지요(웬만해서 우리나라엔 마케팅 상으로 배우의 얼굴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많이 노출이 된다면 이 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상승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Kurbaan (쿠르반)




 Kurbaan은 힌디어로 ‘희생’이라는 뜻인데 아마도 러시아의 거장 타르코프스키의 동명의 작품과 헷갈릴 소지가 있기 때문에(구라치시네 ㅡㅡ;;) 쿠르반이라는 원제를 살려 보았습니다.

 다소 자극적인 포스터인 만큼 인도에선 논란이(!)되었고 몇몇 보수파(우리나라의 어버이연합같은 분들) 당원들은 까리나의 등짝을 페인트로 친히 가려주시는 행동도 보여주셨습니다. 결국 인도에서 DVD같은 미디어가 출시되었을 때는 다른 버전으로 포스터를 사용했었습니다... 만 개인적으론 저 두 사람의 포스터아트가 좋았기에 (그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낚을 수 있기 때문에 ㅋㅋㅋ) 저 노출이 있는 포스터를 사용했습니다.

 ‘내 이름은 칸’의 카란 조하르가 제작하고 무슬림의 테러와도 관련이 있는 영화인 까닭에 ‘내 이름은 칸’ 드립을 쳤습니다. 원래 영화의 카피도 ‘Some Love Stories Have Blood on Them’으로 의역하자면 ‘어떤 사랑이야기는 피를 부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이야기와 테러 범죄라는 소재를 연관 짓다 보니 ‘내 사랑은 피보다 붉고 뜨거웠다’는 카피를 쓰게 된 것이죠.




 분명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은 저 포스터를 쓰실 것입니다.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지요.
 솔깃한 노출이 있는 영화는 1차 시장만 노리는 것이 아니고 2차 시장에도 기웃 거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때문이니까요. 물론 이 영화가 아무리 인도에선 A등급(성인용)을 받았고 정말 노출이 있다고 해 봐야 다른 나라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시시하거든요.

'쿠르반'의 출시 당시 포스터



 물론 그런 영화 외적인 부분으로 영화를 낚는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영화 마케팅에는 너무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어요. 이 영화도 만약 국내에 소개 된다면 그런 마케팅을 피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흥행이요? 잘 모르겠지만 인도 내에서 흥행이 실패한 탓에 수입사와 네고를 해서 싸게 들여 올 순 있겠죠.


 Shor in the City (노이즈 인 더 시티)



 올 해 최대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다. 인도의 상업영화의 문법을 싫어하는 분들이 주로 지적하시는 부분이 연기나 연출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과잉 같은 부분이라고 하십니다. 만약 그런 부분이 거슬린 분이 있다면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원래 포스터는 정말 멋지구리 합니다. 약간 TylerStout의 아트웍(Alamo Draft House에서 포스터를 그리는 아티스트) 같기도 한 포스터도 있지만 정말 괜찮았던 것은 물에 비친 건물들의 모양으로 소음을 표현하는 이미지였습니다. 물론 국제광고전 같은 곳에 이미 출품이 되었던 것과 같은 부류의 이미지 활용이기는 하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미지를 잘 응용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페이크 포스터를 만들면서 개봉판 포스터엔 나왔던 주인공인 아베이가 총을 든 모습이 실제 영화에서는 없는 까닭에 영화의 스틸을 이용해 그런 포스터를 만들기엔 불가능 했으므로 그냥 아베이 역을 맡은 배우 세닐 라마무르띠의 다른 사진을 차용해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제목을 ‘노이즈 인 더 시티’라고 지은 것은 소음을 뜻하는 힌디어 쇼르(Shor)보다는 사람들이 알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헤드 카피는 ‘누군가에게는 축제, 누군가에게는 소음’인데 인물별로 태그가 있습니다. 아베이의 경우는 영화 속에서 인도에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 고향은 개뿔, 불량배들에게 삥을 뜯기는 사업가로 그가 느끼는 인도라는 공간을 두 줄의 태그로 표현해 본 것입니다.




 음... 일단 좋은 영화라고는 하고 싶지만 글쎄요. 수익성은 있을까요?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인도영화에 대한 넓은 시각을 위해서는 이런 영화도 소개는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고로 인도 개봉 당시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이 상당히 높아서 DVD 출시에는 아웃케이스의 전면을 모두 별점으로 매겼다는... 그런 건 소용 없으려나요...


 Ladies vs. Ricky Bahl (제목 미정)




 사실 영화에 대한 기대는 딱히 없었고 포스터를 응용하기 쉬울 것 같아 만들었습니다. 원래 컬러로 되어 있는 이미지에 그까이꺼 대충 색조만 조절해서 만들면 되는 포스터 아닌가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감독이 전작인 ‘Band Baaja Baaraat’이 괜찮아서 (각본가도 하비브 파이잘) 괜찮게 나오려나 싶었는데 그냥 뻔한 로맨틱 코미디 물이 나왔는지 평단의 반응이 미지근해서 기대를 접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 때 우리나라도 로맨틱 코미디물이 강세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획영화로 꽤 쏟아지는 추세지만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차별성이 없어 그런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아니 그들의 의도대로 치고 빠지는 전략도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무너지는 경우가 부지기수 인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배 영화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딱히 비평적, 흥행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영화를 들여올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냥 한 번 보고 말 영화지 않을까하는 저만의 생각.


 DON 2 (DON 2)




 아마 대부분의 인도영화 팬들이 기다리는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샤룩 칸의 악당으로의 면모가 색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걸고 있습니다. 1편에선, 비록 원작이 있었지만, 한 남자의 복제된 삶을 살아야 하는 다른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2편은 철저히 창작인 만큼 하나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진 악당 돈(DON)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원작에 대한 탈피일 수도 있고 전작에 대한 탈피일 수도 있지요. 사실, 샤룩 칸이나 프리얀카 초프라 같은 스타들의 얼굴만을 정면으로 내세웠던 2007년 포스터보다는 상당히 세련되어 보인다는 생각은 듭니다.

 말은 이렇게 썼지만 사실, 가면 벗는 포스터는 이미지만 떠도는 버전이 있었고 배너의 경우는 배경이 검은색이다 보니 원래 문구를 지우고 한글을 쓰면 된다는 생각에 쓴 거지요. (말하고 나니 신비감이 뚝뚝 떨어지는 이 느낌은 뭐지 ㅡㅡ;;)






 굳이 전편을 안 봐도 될 것 같기는 하지만 1편을 소개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샤룩 칸이라는 배우가 우리나라에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배우인 만큼 샤룩의 모습이 멋지구리하게 등장한 포스터나 뭔가 섹시함이 느껴지는 프리얀카와의 샷이 있는 포스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포스터 마케팅의 기본목적은 ‘보여주는’데 있는 거니까요.

'DON' 1편의 포스터




 Yutham Sei(Yuddham Sei; 그들만의 전쟁)


 여담이지만 얼마 전에 ‘밀레니엄’1부의 원작인 스웨덴 판을 봤습니다. 북유럽 특유의 침묵이 감돌고 뭔가 스산한 정서가 한껏 느껴지는 영화더군요.

 인도에도 스릴러 영화가 있지만 대부분의 장르 영화는 영화를 베껴 오는데 공을 들이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분위기는 최근까지 이어져 ‘추격자’를 베꼈다는 ‘Murder 2’같은 영화도 내러티브는 베낄 줄 알았지 그 깊이나 스릴을 따오지는 못했지요. 그런 점에서 ‘그들만의 전쟁’은 상당히 독창적이었지요.




 인도 사람도 아니면서 인도영화가 인정받기를 원하는 저는 크라이테리온 브랜드로 편입되는 것이 얼마나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가에 대한 지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정 치고는 소박한 편이지만 말이죠. ^^;;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크라이테리온 브랜드로 들어가게 된다면 하는 발상에서 출발했던 것을 가상의 아웃케이스 커버로 승화시켰죠.

영화 '로한의 비상(Udaan)'의 가상 크라이테리온 커버



 상당히 단순합니다. 흑과 백, 대칭과 절단(!)이 전부에요. 이건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죠. 다만 YUTHAM이라는 단어가 대칭을 사용할 수 있는 까닭에 이 영화를 주로 표기하는 Yuddham대신 사용했고 저 어색해 보이는 박스도 사실 영화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죠. 조금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레드-블랙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제가 이렇게 용쓴다고 CC에서 출시해주는 것도 아닌데요 뭐 ㅋㅋ




 ‘인도 초유의 비상사태’는 포스터보다는 번화가에서 볼 수 있는 ‘무슨 무슨 영화 500만 돌파’ 같이 이미지 대신 문구만 넣은 광고 포스터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사실 이 구상은 ‘아무도 제시카를 죽이지 않았다’라는 영화에서 처음 떠올렸습니다. 예상했던 카피는 ‘7년간의 법정공방 200명의 증인 그러나...’라는 카피 뒤에 영화 제목을 넣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포스터로 넘어온 것이죠.



 그 다음 포스터는 딱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미지로 장난만 친 거니까요. 어차피 발리우드영화도 인지도가 낮은데 남인도 영화의 그것도 미남도 아닌 주인공을 메인으로 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영화의 카피 문구를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뭔가 자극적인 범죄가 일어나는 것처럼 포장이 되지 않을까요? (사실 그런류의 범죄가 일어나긴 합니다만) 인도에서 개봉되었을 때는 주로 주인공인 JK의 모습을 보여주는 포스터를 썼지만 국내에선 이 주인공을 전면으로 내세울 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아래와 같은 스틸을 써서 무슨 ‘쏘우’류의 호러영화라는 이미지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영화 홍보사는 이런 이미지로 관객을 자극하지 않을까 싶다...




 포스터와 수입된 이후를 두고 가상 마케팅까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써놓고 나니 제가 꿈꾸는 영화의 방향과 현재 우리나라의 영화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 겹치기도 하고 반대로 상충되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점만 말하면 관객의 주의를 끌기 위해 자극적인 문구나 이미지 컷을 사용하는 것이 동원된다는 점. 이 점은 영화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안타까운 요소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의 볼륨(!)사건이 화제가된 우디 앨런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아직도 우리나라의 마케팅은 원색적인 코드에 치중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례 되시겠다



 모든 관객이 자신이 보는 모든 영화를 단순히 외향적으로만 보지 말고 어떤 개념을 지향하면서 본다면 좋겠지만 그건 모든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이가 되는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할 것 같고(슬픈 현실이죠) 특히나 저변이 낮은 인도영화는 팔리게 하려면 2차 시장 이상까지 파고들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폭력이나 섹스 같은 소재가 역시 먹히나 하는 작금의 영화시장도 동시에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고작 포스터 몇 개 만들었을 뿐인데 너무 앞서가는군...)


 아, 뭐 그렇다구요...



Posted by 라.즈.배.리




 인도영화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는 내러티브적인 요소였습니다. 물론 모든 영화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는 아무래도 상업 맛살라 영화였을 것입니다. 장시간의 러닝 타임과 2.35:1의 비율을 자랑하면서 지나칠 정도로 리얼타임에 가까운 설명이 들어가지만 실제로 그 이야기를 축약해 보면 정말 별 것 없다고 말이죠.

 오늘 언급할 영화 ‘Yutham Sei (가칭: 그들만의 전쟁, Yuddham Sei로도 표기)’는 비록 상업영화의 틀을 하고 있지만 기존 인도식 맛살라 영화와는 다른 영화라 기존의 인도영화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는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까닭에 인도영화에서 느껴졌던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을 비교해서 보는 흥미로운 설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영화 자체의 분위기가 맛살라 영화와는 동떨어진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처음부터 어두운 밤 한 여인이 범죄자로 보이는 이들에게 급습을 당하는 이야기로 시작, 새해 전날 축제의 현장에서, 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공원에 놓인 정체불명의 상자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되니까요. 

 사건을 맡을 주인공 JK는 러닝타임이 7분이 다 되어서야 등장하지만 말주변도 없고 상당히 과묵한 사람입니다. 영화의 분위기 자체도 이 주인공만큼이나 말 수가 적은 편입니다. 더구나 밤, 밀실, 실내에서 영화가 진행되는 까닭에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가 공간적, 시간적 배경을 통해 반영되는 상당히 침울한 영화입니다. 형형색색의 사리를 입은 미녀들이나 잘생긴 남자 주인공의 춤사위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겐 기피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분위기와 유사한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듯, 누군가의 고통,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누군가와의 갈등 같은 요소가 영화 속의 중심 사건으로 터지고 그 과정을 인물의 대사보다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이나 공간 활용, 미장센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Yutham Sei’는 인도영화 답지 않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담이지만 박찬욱 감독이 ‘JSA’이후 관객들의 기대를 접어버리고 선택했던 작품이 ‘복수는 나의 것’이었던 것을 보면 기존 인도영화의 팬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사실 영화 ‘Yutham Sei’를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비견할 정도는 아닙니다. 감독 미쉬킨(Mysskin)은 일반적인 관객들이 상식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를 통해 영화에 사용된 폭력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있다든지, 맛살라 장면을 삽입하는 등의 요소를 통해 인도의 상업영화로서의 적당한 타협을 하고 있으며 몇몇 연기가 거슬리는 배우들이 등장하지만(사실상 주연인 JK역의 체란 역시 감정 표현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 좀 어색했다는) 영화가 2 Crores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나 15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우직하게 사건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촘촘하게 구성된 각본으로 어느 부분도 대충 넘길 만한 부분이 없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미장센들은 영화의 독창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를테면 각본의 부분에서는 영화의 수사라는 서치라이트를 키면 이와 관련된 인물들의 윤곽이 드러나지만 단순히 ‘누구’를 아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관객들은 ‘왜’와 ‘어떻게’에 주목하게 되니까요. 어쩌면 이제는 식상해 보이는 반전주의(反轉主義) 스릴러의 치명적인 오류에서는 벗어난 영화라고 볼 수 있겠고, 미장센의 부분에서는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차용한 듯한 육교위의 난투극이나, 대상을 비뚤어지게 잡거나 회전을 시키는 등의 독특한 카메라 워크가 인상적으로 느껴지지요.

 이렇게 영화 ‘Yutham Sei’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영화의 아쉬운 점을 커버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다소 잔혹하긴 하지만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다시 돌려보면서 디테일을 봄직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미쉬킨(Mysskin)이란 감독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필모그래피가 독특해요. 전작은 기타노 타케시의 ‘기쿠지로의 여름’의 리메이크였고, 대표작은 형사 느와르 영화고 ‘Yutham Sei’ 이후 차기작은 UTV에서 배급하는 히어로물이라고 하는데 어떤 영화가 나올지 사뭇 기대됩니다.

 * 극중 주인공인 JK역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약간은 고전적인 외유내강형 캐릭터에요. 선량한 사람들한테는 업신여김을 당해도 군소리도 못하고 악당에겐 바로 주먹이 날아가죠. 최근에 니콜라스 벤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를 재밌게 봐서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던 역할과도 언뜻 매칭이 됩니다.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버린 까닭에 모든 캐릭터를 잘 살린 영화는 아니었지만 몇몇 캐릭터는 꽤 인상적이었어요(배우의 연기력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을 지도) 나중에 스핀오프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 개인적으로 제가 영화 프로그래머라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지만 어디 틀어줄 공간도 없고 수입하기엔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화기는 해요. 혹여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시면 개인적으로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