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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 이야기/영화의 전당

현재 볼리우드는 포스트 9/11 영화가 화제 (2010년 11월 20일 DVD프라임)

 한국시각으로 바로 어제인 11월 20일. 인도에선 ‘Kurbaan(쿠르반)’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아버지의 심장 수술을 위해 뉴욕으로 왔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은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범이라는 설정을 한 이 영화는 인도내의 평단의 평에 있어선 합격점을 받았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최고와 최악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볼리우드 영화의 화두는 포스트 9/11, 사실 뭄바이 등지에서 열차 폭탄테러 등 테러가 발생해 엄청난 사상자를 낸 이후 볼리우드는 ‘어 웬즈데이!(A Wednesday!)’, ‘뭄바이 메리 잔(Mumbai Meri Jaan)’ 등의 영화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더 나아가 현재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보는 인도인의 시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올 해 6월은 슬슬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하기 시작한 시즌이었습니다. 섹시스타 디피카 파두콘과 인기스타 사이프 알리 칸(‘Kurbaan’의 주연이기도 한)이 출연한 ‘Love Aaj Kal’을 비롯해 많은 주류 영화들이 뭄바이 극장가를 공략하고 나섰는데 의외의 영화가 의외의 배급망을 타고 대중들에게 선보였습니다.





<< Kurbaan 예고편 >>


 최근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을 위해 부산을 찾은 야쉬 초프라가 설립한, 볼리우드 멜로물의 왕국인 Yash Raj에서 배급한 ‘New York’은 개봉당시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FBI로부터 검거된 오마르라는 젊은이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였던 샘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인도 무슬림들의 시각에서 보는 미국에서의 무슬림과 테러에 관한 화두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합니다.


 사실, 영화 ‘New York’은 파키스탄 영화 ‘Khuda Kay Liye’의 변주라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도 개봉해 폭발적인 호평을 얻고 흥행에도 나름 성공한 ‘Khuda Kay Liye’는 무슬림 젊은이가 테러범이 되어 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국 두 영화 모두 ‘테러는 정당화 될 순 없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무슬림들이 그들을 대변하는 영화는 그다지 흔치 않았기에 볼리우드 영화의 이런 움직임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해 봅니다.

 

 이 여세는 내년까지 이어져 ‘Kurbaan’을 제작했던 볼리우드의 흥행사 카란 조하르가 감독을 맡고 샤룩 칸과 까졸 같은 인기스타가 출연하는 ‘My Name Is Khan’은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계통의 성인 칸(Khan)의 성을 하고 있는 남자가 미국에서 겪는 고초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폭스사에서 배급을 담당해 미국에서는 폭스서치라이트사에서 배급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도의 겨우 17% 밖에 안 되는 무슬림이지만 샤룩 칸을 비롯한 세 명의 칸을 비롯해 볼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 중에는 무슬림 출신의 배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슬림들이, 특히 9/11사태로 인해 핍박을 받으면서 이슬람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그들의 입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 지, 이미 미국에서는 포스트 9/11에 대한 영화의 제작은 더 이상 없는 듯 보입니다만 기존에 보여주었던 많은 영화들이 화합보다는 고통 받는 미국인의 자화상을 그리는 데 치중했던 부족함을 인도의 무슬림들이 채워줄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