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성격의 DJ와 무슬림 집안이라는 종교적 사정에 민감한 아슬람, 까칠한 부잣집 도련님 카란과, 생각은 많아 보이지만 그저 그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수키 네 친구는 어느 나라 대학교에서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널럴한 청춘들입니다. 그러던 그들은 절친한 친구인 소니아를 통해, 영국에서 인도로 프로젝트차 건너온 수(Sue)라는 영국 아가씨를 만나게 됩니다.

수의 목적은 바로 델리의 학생들을 캐스팅 해 인도의 독립 운동을 조명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 바로 수의 할아버지가 인도의 한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지내면서 한 독립운동가로부터 받은 일기장이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찬드라셰카 아자드, 바갓 싱, 시바람 라즈구루, 아쉬파쿨라 칸, 람 프라사드 비스밀은 각각 인도의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기수들로, 소니아의 친구들은 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부족했고 수가 찾은 사람은 바로 DJ 일당과 마찰을 일으키던, 특히 무슬림에 대해 반감이 있는 학교 극우 학생회 소속인 락스만. 하지만 그의 탁월한 지식과 애국심으로 이들은 팀을 이루게 됩니다.

영화가 촬영되면서 장난처럼 시작되었던 일들,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친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진지해지고 성숙해져 갔습니다. 독립운동이라는 것이 현대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은 모르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가면서 그들의 비어있던 가슴속엔 무엇인가가 차오르게 되었지요.
하지만 어느 날 소니아의 남자친구인 아제이가 공군전투기 비행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기체 결함이 발견되었지만 정부에서는 은닉하기 급급했고, DJ와 친구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했던 것은 경찰의 과잉 진압이었죠. 이 사건으로 친구들은 이제는 자신들이 행동해야 할 때임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 ‘Rang De Basanti’는 2006년 개봉 당시 엄청난 이슈를 몰고 옵니다. 프로듀싱 단계에서는 네 명의 20대 청년들이 인도의 독립에 대해서 배운다는 내용의 이야기로 알려졌지만 현대 인도젊은이들의 무사 안일주의와 맞물려 현대 정치사의 부패함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어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런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의 찬사와 함께 그 해 개봉된 인도영화 흥행수익 상위 5편에 들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영화의 배경이 된 델리의 대학생들이 이전보다 정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이른바 ‘RDB 효과’를 가져온 것은 물론, 인도의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영국 BAFTA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영화 'Rang De Basanti'에 대한 인도 언론의 반응
남자가 '우리나라의 애국심과 이상 그리고 부패에 대해 다루고 있어'라고 하고있다.
제목인 ‘Rang De Basanti’는 노란색을 칠하라는 뜻으로 영국 제국주의 시절 인도인들에게 민족주의를 고취시킨 말이었지만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면 인도의 국기인 노란색의 의미인 용기와 희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대의 사회가 편하다 보니 우리는 자유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정부와 언론이 어떤 속내를 감추고 있는지 모르고 살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생활에 바빠서, 또 어떤 이들은 즐거움을 쫓느라, 또 다른 이들은 사회와 정치의 시스템에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 대해서 무관심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치는 사회를 조율, 심지어는 조종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인간이 그것으로부터 무관하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일제치하나 군사정권시절에도 밉보이지 않고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살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인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5월 18일입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자유를 위해 희생한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고,
또 우리가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인도영화 이야기 > 키워드로 본 이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화 -『델리(Delhi) 6』의 거울 (2) | 2010.05.07 |
---|---|
1 화 -『블랙』의 교육(敎育) (0) | 2009.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