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Meri.Desi Net의 raSpberRy입니다.

 

 8월 개봉 예정인 인도영화 ‘세 얼간이’는 현재 등급심의 중에 있으며 최근 다문화 영화제에서 공개된 버전은 140분으로 원래 판본에서 *약 24분 정도가 편집이 된 버전입니다.

 

 영화의 편집본을 통해 영화의 본질이 많이 손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뮤지컬 장면을 쳐내는 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장면은 편집 후에 개연성을 상실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단순히 영화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영화의 본래 목적은 아니라고 봅니다. 편집을 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장면이 불필요하다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필요가 없다면 처음 영화가 개봉될 때부터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그 장면이 가치가 있든 전개에 필요하든 그 모든 것은 영화를 만든 사람의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법입니다.

 

 

 저는 영화사의 영화 편집에 대한 결정을 납득 할 수 없으며

 이 지면을 빌어 이 영화에 관계된 분들께 아래와 같이 호소하는 바입니다.

 

 

 1. 일부 상영관만이라도 원본 필름을 상영해 줄 것

 솔직히 다 바라진 않겠습니다. 영화 배급이 모 대형 배급사의 서브 회사라는 것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 회사의 배급력을 위시하더라도 그 원래 판본을 다 개봉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라면 사람들이 찾기 마련입니다. ‘아바타’나 ‘인셉션’같은 영화들이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헐리웃 영화고 거장의 영화라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영화의 원래 판본을 보는 것은 또한 소비자인 관객의 권리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문화도 그 원래의 가치를 존중해 주는데 왜 유독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인도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불법으로 풀 버전을 다운 받아보는 것과 정당하게 돈을 주고 편집판을 보는 것 중 어떤 것이 낫냐고. 왜 그런 이중적인 잣대로만 이 사태를 바라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편집을 해서 개봉하는 것이 능사일까요?

 

 

 영화 ‘세 얼간이’가 영화만 좋다면 영화가 140분이고, 160분이고를 막론하고 관객들은 스크린을 찾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것이 기회가 되어 140분 버전을 본 관객들이 원래 버전의 영화를 찾는다면 그 수고는 오히려 실보다 득이 될 수도 있죠.

 

 이 요구는 사실상의 타협입니다. 저 역시 강수를 두기 보다는 지혜롭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하에 다소 유연한 태도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2. 사과 성명을 내 줄 것

 지금까지 영화사측에서 언급했던 사항은

 

 (1) 인도영화는 인터내셔널 버전이 여러 개가 있다.

 (2) 제작사와 협의 끝에 더 추가했다.

 (3) 인도 인근 국가를 제외하고는 뮤지컬 시퀀스를 삭제하는 것이 관례다.

 (4) 뮤지컬 시퀀스는 국내 정서에 부합하지 않다.

 

 어느 소스를 통해 인도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으셨는지 모르겠지만 (1), (2), (3)번 부분에 대한 오류는 제가 이미 ‘세 얼간이’ 러닝타임의 진실이라는 글에 증명한 바 있습니다.

2011/07/06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세 얼간이 러닝타임의 진실
2011/07/03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영화 '세 얼간이' 보이콧 하겠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시퀀스는 국내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루어진 부분인지 자의적인 판단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이 이야기가 공론화 된 것은 아마 10년 전쯤 영화 ‘춤추는 무뚜’의 상업적 실패(해당 영화 수입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상업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다고는 하나)와 대중적인 호응도가 낮았던 데 기인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당시 ‘춤추는 무뚜’ 역시 일부 삭제되어 개봉되었던 것이 사실이고, 개봉조차 하지 못한 ‘기쁠 때나 슬플 때나’의 경우는 아예 맛살라 장면(인도식 뮤지컬)을 삭제했기 때문에 결국 대중적으로 맛살라라는 것이 대한민국 대중들에게 호감도가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는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즉, 위와 같은 것은 객관적인 어떤 사례가 입증되었다기보다는 수입 혹은 배급업자의 주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근거가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오랫동안 문제되는 부분이 어떤 정설로 받아지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뮤지컬 문화가 많이 발달한 상태입니다. 조승우 같은 대스타들이 나오는 뮤지컬은 암표가 고가로 떠돌 정도고, 심지어 소극장용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많은 대중들이 뮤지컬 장르의 영화를 즐기죠.

 최근 600만 관객을 돌파한 우리영화 ‘써니’의 성공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사실상 ‘써니’에서 쓰이는 뮤지컬 시퀀스는 인도영화의 그것과 거의 흡사합니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보아 국내 대중들이 뮤지컬 영화에 상당히 재미를 들이고 관대해졌음을 알 수 있죠.

 

 한 편, 인도영화는 그 색을 감추려 해도 그 정체성을 감출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의 영화입니다. 아무리 뮤지컬 시퀀스를 제거한다 해도 인도영화가 인도영화 아닌 게 되지 않죠.

 특히 지금 같은 다문화 글로벌 사회에서 이런 근거 없는 정설은 특정 문화에 대한 편견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세 얼간이’ 이후 수입사의 차기 라인업이 계속 인도영화로 정해졌던데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 의식이 부족하면서 어떻게 인도영화를 배급하려는 것인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언

 저는 인도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잘 되고 좋은 성과를 얻기를 원합니다. 사실 어느 좋은 영화사가 ‘세 얼간이’를 수입해주기를 바라면서 마케팅 자료까지 만들어놓고 국내의 각종 영화사들에 제안을 넣을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수입과 개봉이 결정되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뻤습니다. 많은 사람이 봐주고 또 새로운, 좋은 인도영화들이 수입되어 관객을 찾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인도영화는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왜 인도영화라는 이유로 문화적인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존경하는 수입사 씨네 드 마농의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배급사 필라멘트 픽쳐스 여러분, 대중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하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계셨다면 지금이라도 열린 사고를 가지고 영화를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인도영화라는 것이 우습고 문법적으로 떨어지며, 허황된 이야기만 나누는 마취의 문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그들을 비웃고 있을 때 그들은 어떤 괄목할만한 또 가공할만한 결과를 낼 것입니다.

 

 문화가 주는 힘은 위대합니다. 여러분께서 수입, 배급하시는 영화가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만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울림과 가치관의 움직임을 주는 즉, 감동(感動)을 주기위한 매개체라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이 영화를 선보이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정말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꾸어 제가 제안한 요구에 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인도 Reliance사(구 Big Pictures)에서 출시된 DVD 기준 (164분)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