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도영화 이야기/영화의 전당

'Engaeyum Eppothum' 촌스럽지만 알찬 인도식 사랑이야기

 

본 글은 2012년 9월 11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4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하이데라바드에서 빌루푸람이라는 마을로 향하던 버스가 사고로 마주오던 버스와 전면 충돌합니다. 이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고 비극으로 끝이 납니다. 이중에는 각자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두 쌍의 연인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먼저 시골에서 온 순진한 아가씨인 아무다는 직장 인터뷰를 위해 처음 하이데라바드라는 대도시에 옵니다. 끄응 대면서 말도 잘 못하고 의심도 많고 사람도 잘 못 쳐다보는 이 아가씨는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친척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 장소까지 안내받지만 잘 이해하지 못해 근처에 있는 한 남자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버스까지 바래다주려던 것이 릭샤까지 타고 인터뷰 장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바뀝니다. 정말 답답하지만 한 편으론 순수한 이 아가씨는 이 남자를 찾아 매일같이 그 남자를 처음 만났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그를 기다립니다.

 

 

 


  카티레산은 6개월 째 건넛집의 아가씨를 바라보고 삽니다. 딱 그녀가 이를 닦는 모습, 감은 머리를 닦아내는 모습만요. 그러던 그녀와 눈이 맞게 되고 당돌한 그녀는 그를 찾아가 고소하겠다고 그를 몸종처럼 부립니다. 둘은 금세 친해지기는 하지만 연애에는 숙맥인 그에게 종종 짓궂게 굽니다.

 

  이를테면 경찰인 자기 아버지를 찾아가서 검증(!)을 받으라고 하지 않나, 6년 동안 그녀를 바라본 슈퍼마켓 주인에게 두 사람이 사귄다고 선언을 하라고 하지 않나, 마치 ‘엽기적인 그녀’의 남인도판 같은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이렇게 영화 ‘Engaeyum Eppothum’은 뭔가 대단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소소한 두 줄기의 사랑이야기가 큰 틀을 하고 있고 그 사이에 버스 승객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유쾌하게 흘러가죠. 물론 인도영화답게 맛살라 장면도 있지만 총 제작비 5 Crores라는 적은 제작비에 화려한 세트나 유명한 아이템 걸을 부를 수는 없고 그 대신 평범한 남인도의 이웃처럼 보이는 단역배우들을 기용해 삶의 공간에서 소소한 맛살라 시퀀스들을 만들어 가는데 저예산 영화의 단점을 장점으로 잘 활용한 에라고 보고 싶습니다.

 

  남인도 영화만의 투박함과 촌스러움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의 감성을 채워줄 꼼꼼한 각본과 재능 있는 연기자들이 충분히 영화를 채워주고 남았습니다. 이 영화는 비평가와 관객들의 호평에 남인도지역에서 장기간 상영되어 슬리퍼 히트를 기록했고 아미르 칸이 발리우드판으로 리메이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Verdict 촌스럽지만 알찬 인도식 사랑이야기 ★★★★☆

 

 

 

  *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다 훌륭하지만 특히 당돌녀역을 맡은 안잘리라는 배우를 빼놓을 수 없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녀를 2011년 인도영화의 10대 발견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2011/12/21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의 전당] - 시즌 2 클로징 2011 인도영화 스페셜: 2011 인도영화 10대 발견


 그녀를 처음 본 건 ‘Angadi Theru’라는 영화였는데 그 영화에서도 악덕한 고용주 억척스럽게 살아남으려는 점원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서 작년에 저의 눈도장을 콕 찍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명불허전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 영화에서 처음 남인도 필름페어 타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더니 올해는 이 영화로 또 한 번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2관왕의 자리에 오릅니다. 어느덧 저의 완소배우가 되간다능...

 

  *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인도식 사랑이야기입니다. 인도영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대체로 좋게 볼만한 영화지 않을까 저만 생각해봐요. 자막이라도 만들어야 할까봐요. ^^

 

  * 타밀영화지만 오히려 블루레이는 텔루구어 더빙판인 ‘Journey’로 나왔습니다. 제가 이 판본으로 봤지요. 모르는 배우에 맛살라 영화도 아닌 남인도 영화 샀다고 울상이던 분도 지금은 저와 같이 강추날리고 있네요 ㅋㅋ

 타밀 사람들이 자신들의 블루레이 시장이 죽어서 텔루구어 더빙 버전에 의존해야 하는 정도가 되었다고 아우성입니다. 하루빨리 타밀 2차 시장이 예전처럼 활기를 띠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