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2012년 10월 25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7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와시푸르의 갱들 - 자막에 대한 의견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이 영화를 좋게 봤던 이유 때문에 ‘와시푸르의 갱들’을 한 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자막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면


 솔직히 인도영화 마니아의 길로 들어서부터 인도영화는 일반 극장 개봉작이 거의 없는 까닭에 영화제 영화를 위주로 보고 있는데,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인도영화 입문 3년에 본 것, 들은 것, 아는 것이 ‘쓸데없이’(이게 포인트!) 많아졌고 또 자막작업까지 하다 보니 자막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올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이었던 ‘한 번 뿐인 내 인생(Zindagi Na Milegi Dobara)’의 자막처럼 감탄과 경외심을 부르는 자막이 있나하면 2010년 상영작인 ‘카미니(Kaminey)’처럼 작가의 의도나 캐릭터의 개성을 하나도 못 살린 자막도 있기 마련입니다.


‘와시푸르의 갱들’의 경우 정말 탄식을 하면서 봤는데요. 이를테면 ‘Song of famous India soap’같은 부분을 ‘유명한 인도 비누광고 음악’으로 번역하니 놀랐습니다. 물론 스크립트만 보고 해석했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지만 사실 여기서 soap는 비누를 뜻하는 게 아니라 soap opera(드라마)를 뜻하는 것이었죠.




 전 인도영화 자막은 인도의 문화를 조금 아는 분이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바라나시를 베나레스라고 영어식 발음을 쓴다든가 구장나무잎을 그대로 번역하는 사례도 있는데 인도에서 씹는 '빤(paan)'을 말하는 거죠. 문제는 ‘와시푸르의 갱들’에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나는데 part 2의 등장인물 하나가 이 ‘빤(paan)’을 달라고 할 때 ‘빵’이라고 말하죠.


 part 2에서는 발리우드영화의 시대로 등장인물들이 발리우드 영화에 푹 빠져 사는 탓에 가끔 영화들이 인용되곤 하는데, ‘세 얼간이’로 유명한 라즈쿠마르 히라니 감독의 데뷔작 ‘문나바이 MBBS’를 ‘품격있는 사나이 문나바이’로 번역한다든지, 샤룩 칸의 대표작인 'Dilwale Dulhania Le Jayenge'를 영어제목을 직역해 '바람난 신부'라고 쓰는 것 등은 참 씁쓸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마 알려진 국내 제목은 ‘용감한 이가 신부를 얻는다’는 제목)






 물론 해당 자막자분도 할 말은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모두 인도영화 팬은 아니지 않느냐. 어느 정도 의미가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번역한다고 말이죠. (하긴 안타깝게 ‘와시푸르의 갱들’은 정통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긴 하더군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주기를 바라는 건 제 욕심일 수도 있고... 그래서 제가 자막 작업을 하나봅니다요그려... ㅎㅎㅎ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