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2년 8월 6일에 작성되어 2013년 10월 31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Jism 2

 

 

 



 지난주에 캐나다 출신의 AV배우 써니 레온이 주연을 맡은 ‘Jism 2’라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야삘로 밀고 나가는 각본이 약한 영화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비평가들의 혹평과는 달리 이런 영화가 요즘 발리우드에서 팔린다는 진리를 일깨워 주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남겼습니다.

 

‘Jism’의 1편은 비파샤 바수와 존 아브라함이 주연을 맡은 본격 성인 에로틱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였습니다. 제작자는 마헤쉬 바트로 우리나라를 너무 사랑해서 우리나라도 자주 오고 (몰래오는 듯 ㅋㅋㅋ) 영화를 자주 표절하는 제작자로 유명합니다. 작년에는 추격자를 표절한 ‘Murder 2’로 쏠쏠한 흥행을 거두기도 했죠. (DP에 관련 글을 쓴 적도 있죠 ☞관련글☜)

 

굳이 만들어 질 필요가 없던 2편이었지만 발리우드의 본격 성인물(그래봐야 노출은...)의 장을 열었고 나중에 발리우드에 도전장을 낸 신인 배우를 낸 영화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는지 영화 제목은 ‘Jism 2’라는 제목을 썼고 노출에 목마른 성인 인도관객들을 자극해 코 묻은 돈을 싹싹 긁어모아 제작비가 10 Crores가 못 되는 이 영화는 첫 주에만 20 Crores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요그려.

 

 

 

 

 

 


Sunny Leone


비평가들은 뭐...

 

“스토리를 찾기엔... 공허한 느낌?” - Rajeev Masand(CNN-IBN)

“느리고, 지루하고, 지극히 단순한 영화” - Karan Anshuman(Mumbai Mirror)

“광고는 에로틱 스릴러로 해 놓고, 에로틱하지도 않고 스릴도 없다” - Vinayak Chakravorty(India Today)

 

최대의 낚시 영화가 된 듯하네요 ㅎㅎㅎ

 

 

 



 Gangs of Wasseypur 

 




 올 해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영화는 ‘Gangs of Wasseypur’라는 영화입니다

 

  칸 영화제에 다녀온 모 프로그래머의 극찬이 있었던 영화였는데 이 영화가 개봉될 리는 만무하고, 인도내의 DVD 출시사가 Eagle 이라는 곳이라 블루레이를 기대하기가 힘들 것 같네요. 물론 이 회사에서 ‘아쉬람(Water)’과 ‘카마수트라’가 출시된 적은 있습니다만, 퀄리티가 딱히 좋지는 않았던 듯

 

 결국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해 주는 일이 없나 눈을 똥그랗게 뜨고 기다려야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부산영화제가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데 이 영화가 하면 부산까지 내려갈까봐요.

 

 

 

 각설하고, 이 영화는 Part 1과 2가 한 달을 텀으로 따로 개봉되었습니다. 탄광촌 갱들의 명예와 복수를 그리고 있는 영화라고 하고 1편 개봉당시 비평가들의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올 해 최고의 영화 정도는 아니라더군요)

 

 

 

 오는 8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인도의 CGV같은 극장체인인 PVR에서는 1, 2편의 마라톤 상영을 한다고 하네요. 칸 영화제 당시에도 총 러닝타임 5시간 20분의 위용을 자랑하기도 했는데 이럴 땐 인도에 없는 게 서럽다능...



 

 

 

 

 한 인도의 관객의 말에 따르면 다음 주인 15일이 살만 칸의 ‘Ek Tha Tiger’의 개봉이라 관객들 머리에선 다 잊혀질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두 영화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영화 모두 기대 중인 영화라...

 

  그나저나 ‘Ek Tha Tiger’의 감독 카비르 칸은 데뷔작 ‘카불 익스프레스’때부터 부산 영화제를 방문했는데 올 해는 안 오려나. ‘뉴욕’은 정말 별로였지만 감독 인간성은 참 좋습니다. 소탈하신 분이더군요 ^^

 

* 'Gangs of Wasseypur' Part 1이 DVD로 출시되었는데 PQ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ㅠ.ㅜ




 

  Kyaa Super Kool Hain Hum

 

 

 



 인도에서 흔하게 나오는, 아니면 흔하게 나오지 않는 B급 섹시 코미디라고 합니다. 2005년 영화 ‘Kyaa Kool Hai Hum’의 속편인데 영화가 나왔을 당시 비평가들에게 저속한 영화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지요. 물론 저예산영화로 흥행에는 성공했습니다.

 

 아예 속편인 ‘Kyaa Super Kool Hain Hum’ 대놓고 평론가와 대척점에 있는 영화라는 점을 홍보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 영화도 비평가들의 혹평이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40 Crores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한때는 인도영화는 가족용 영화라 해서 최대한 등급을 낮춰서 A등급은 그보다 낮은 U/A로, U/A는 또 그보다 낮은 U로 등급을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발리우드에선 A등급(성인용 등급)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또 그런 영화들이 성공하고 있는데, 이 영화나 아까 말한 ‘Jism 2’같은 낚시용 영화들이 나오는 것은 좀 아쉽지만 한 편으로는 저평가된 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과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할 점이 아닌가 저만 생각해봐요.

 


 

Cocktail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세프 알리 칸이 제작, 주연을 맡고, ‘러브 아즈 깔’, ‘락스타’의 임티아즈 알리 감독이 각본을 쓰고 디피카 파두콘이 주연을 맡은 영화 ‘칵테일’이 대박을 낳았습니다. 작년인 2011년도 7월 개봉영화들이 줄줄이 히트한 것과 비교해 올 해도 7월 영화들이 줄줄이 대성공을 거두었네요(안타깝게 메이저 영화에 한한 것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총 72.25 crores의 수익을 거두었다고 하네요.

 

 비평가들의 평이 들쑥날쑥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집니다.

전문가 평은 지난 게시물을 참조하시고 (☞관련글☜)

 

 영화가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지만 호평과 혹평이 들쑥날쑥해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 같네요. EROS사가 정책이 바뀌어서 그런지 그럭저럭 흥행한 영화는 블루레이로 내준다는. 퀄리티도 예전 zEROS 시절보다 좋아졌다는. (8월 달에 블루레이로 출시된다는 ‘Vicky Donor’라는 영화가 궁금해지네요 ^^)

 

 이 영화의 블루레이 출시 소식은 없고, 다만 DVD만 9월경 출시로 잡혀있는데 블루레이 출시는 넉넉잡아 10월까지 봐야 할 것 같네요.

 

 

 *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텔루구영화 'Eega'의 블루레이 제작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꼭 봐야겠어요 ㅎㅎㅎ (☞관련글☜)

 

 * 남인도쪽이긴 하지만 8월 31일에 'Mugamoodi'라는 히어로물이 개봉됩니다. 작년 제 Best 2위 영화였던 'Yutham Sei'의 감독 미쉬킨이 감독을 맡았죠


 

 


 * 토론토 영화제의 인도영화 사랑은 여전한데요. 2012년 토론토 영화제는 올해도 인도영화 잔치입니다. 앞서 소개한 'Gangs of Wasseypur'를 비롯한 올 해 칸 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영화들이 상영됩니다. 그리고 해외파 인도계 감독인 미라 네어의 'The Reluctant Fundamentalist'와 디파 메타 감독의 'Midnight's Children'이 상영된다고 합니다. 올 해 부산엔 뭐가 오려나...

 

 * 참고로 'Midnight's Children' 얘기를 더 해드리자면 인도의 많은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인도에선 개봉을 안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디파 메타 감독이 인도에선 쌓인 게 많죠. 대지의 3부작은 인도 개봉당시 수난도 많이 겪었고 (특히 '화이어'와 '아쉬람')...

 국내에선 '블랙'을 수입했던 유니코리아문예투자에서 가져갔습니다. 언제 개봉할지는 미지수...

(마이그레이션을 하는 지금 말씀드리면 'Midnight's Children'은 인도에서 개봉이 되었습니다. 독일에선 블루레이도 나왔네요)

 

* 악쉐이 쿠마르의 올 해 최고 흥행작 'Rawdy Rathore'와 제가 밀고 있는 디바카 배너지 감독의 'Shanghai'가 블루레이로 출시되었습니다. 배급사는 Reliance.

 

* 슈퍼스타 라즈니칸트옹의 'Chandramukhi'도 블루레이 출시 (AP International)

 

* 2012년의 디왈리(Diwali)는 11월 13일로, 인도 개봉작은 야쉬 초프라 감독의 50주년 기념작과, 아제이 데브간의 'Son of Sardar', 운이 좋다면 그 전에 살만 칸의 'Ek Tha Tiger'나 까리나 카푸르의 'Heroine'정도를 블루레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 물론 해당 영화의 블루레이 출시 여부는 본 영화의 흥행 성적에 달렸음.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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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2년 6월 9일에 작성되어 2013년 10월 8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때는 4월, 당시 몇몇 인도영화 마니아분께서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로봇이 개봉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하나요?”

 인도영화가 개봉되었다는 말에 개봉관을 찾았지만 경기도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딱 한 회 상영하는 게 끝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개봉된지 나흘만에 일어난 일이었지요. ‘로봇’이라는 영화는 이렇게 개봉된지도 모르고 막을 내렸습니다. 인도영화 팬인 저에게는 소위 멘붕이 찾아왔고 우리나라 인도영화의 흑역사가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했습니다.

 별로 인기는 없는 연재(?)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발리우드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언젠가는 인도의 Sci-Fi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자료조사도 꾸준히 했었는데 ‘로봇’의 개봉에 맞춰서 언젠가는 이 이야기나 해봐야겠다고 계획한 것들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속된말로 그저 눙물만 남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개봉 몇 주 뒤에 일본에서도 영화 ‘로봇’이 개봉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궁금해서 boxofficemojo를 찾아보니 순위에도 안올라있기에 일본에서도 망했구나 생각했는데 웬걸요. 2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높은 좌석 점유율을 보이며 미니 개봉관 박스오피스(일본은 그런것도 있더군요)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완전판 개봉을 촉구하는 팬들의 요구에 완전판 공개 요청 클릭수가 백만건에 달해 결국 영화사는 영화의 완전판도 공개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8년, 일본에 개봉된 인도영화 ‘춤추는 무뚜’의 기록적인 흥행은 일본에 새로운 컬트문화로 자리잡았고 당시 일본의 많은 코미디언들이 라즈니칸트의 춤과 동작들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기도 했지요.


 

 

 

한때 우리나라도 일본에서의 성공을 벤치마킹해서 국내에서 영화를 수입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아마 당시 영화 수입, 배급하셨던 분들은 일본과 우리의 대중들의 정서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몇몇 영화들은 일본의 영화 카피나 의역 제목을 붙여왔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이 영화의 성공을 기대하고 영화를 수입하셨는지 모르겠으나 2000년 당시 이 영화가 수입되던 당시에 관객들은 소위 요즘말로 멘붕영화라는 평가만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흥행에 실패했지요. (그러나 당시 수입에 관여하셨던 한 내부인은 이 영화를 무척 싼 가격에 들여왔기 때문에 망하지는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지만요. 진실은 알 수 없다능...)





 

 

 ‘스윙걸스’ 등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신작 ‘로보-G’는 지난 1월 일본에 개봉되자마자 큰 화제를 모으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는데요, 물론 진짜 로봇이 아닌 가짜 로봇행세를 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지만 한편으로 기술 친화적인 일본 관객들에게 인간 같은 로봇이라는 소재가 주는 요소가 ‘로보-G’에 이어 인도영화 ‘로봇’에도 그 호응이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영화 'Robo-G' 예고편 >>


 

 


 



 예술영화 전용관이나 단관 극장이 몰락하고 멀티플렉스가 살아남은 우리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아트계열의 영화관, 재개봉관, 소규모 개봉관의 문화가 남아있는 것은 아마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소수의 문화로도 영화 문화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나라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때문에 일본에는 도에이같은 대형 배급사가 배급하는 메이저 영화와 소노 시온같은 마이너 성향의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가 극장가에서 공존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런 마이너한 영화들이 일본 극장가에 꾸준히 소개되었고 앞서 언급한 라즈니칸트의 영화가 일본 극장가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영화가 꾸준히 일본에 소개된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샤룩 칸의 영화 몇 편 정도가 일본에 소개되었을 뿐이죠.



 하지만 조만간 일본도 인도영화의 계속적인 유입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얼간이’의 경우는 일본 내에 개최된 영화제등지에서 소개되어 큰 반향을 얻어 개봉을 준비중이고, 그밖에 아시아 영화제에서 인도영화들이 심심지 않게 소개되고 있고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만든 ‘나마스떼 볼리우드’(DVD 프라임 내 동명 커뮤니티와 무관함) 같은 소식지들이 무가지로 배포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보다 저변 확대에 대한 노력이 많았고 아마 ‘로봇’의 성공으로 일본은 본격적으로 인도영화가 유입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다음 영화는 샤룩 칸의 ‘라-원’이라는 영화인데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뭘까요)


 


일본의 인도영화 소식지 '나마스떼 볼리우드'





 

 


영화 ‘로봇’의 인도 사이트는 개봉 3개월 전에 개설되어 공격적인 홍보를 했습니다. 발굴되지 않은 인도내의 영화 ‘로봇’에 관련된 소스를 가져오고, 생각지도 못한 마케팅을 벌이는 등 이 영화의 개봉을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해왔죠. 가장 깨는 아이디어는 인도 음식점 체인에서 마련한 ‘로봇 카레’(위 사진) 였는데요. 치티(영화 ‘로봇’의 주인공)의 골뚜껑을 열고 카레를 먹는다면... (이건 좀 깨는 듯)

 



 


 물론 일본도 불법 다운로드는 존재하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또한 우리나라 못지않은 인터넷 회선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사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일본도 불법 다운로드가 우리나라 못지않게 많다고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람들은 미디어를 사는 것이나 극장에 가는 것에 대해 낭비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분명 이들이라면 우리나라처럼 개봉 소식을 접하고 잽싸게 자막을 만들어 배포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 개봉된지 2년이나 된 이 영화가 성공한 데는 위의 요소 뿐 아니라 이런 사람들의 의식도 함께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로봇’이 네티즌들에게 회자되었던 것은 유튜브에서 편집판으로 올라온 황당액션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 영화의 존재를 알리는 요소도 되었지만 동시에 이 영화의 이런 측면에 더 집중해서 보게만든 역효과를 동시에 낳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 액션 장면들도 이 영화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영화의 본질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죠.

 비슷하게 주성치의 영화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소림축구’나 ‘쿵푸 허슬’ 같은 영화 역시 황당한 액션에 그렇게 깔끔한 특수효과가 사용되는 영화는 아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은 웃음 이면에 녹아낸 불교적인 철학이나 인물들의 페이소스 등이 영화 속에 잘 드러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 ‘로봇’은 영화속 로봇이 개체가 아닌 하나의 객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심지어 후반에는 황당하기는 하지만 로봇이 인간의 감성을 갖게 되면서 하나의 사회로서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죠.

 저는 영화 ‘로봇’을 화성 로봇과 금성 로봇의 감성을 모두 담아내고자 했던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말 그대로 화성을 나타내는 Mars는 전쟁을 상징하며 외면적으로는 군수품으로서의 로봇, 내면적으로는 남성의 욕망을 보여주고, 금성을 나타내는 Venus는 사랑을 상징하며 외면적으로는 친구와 도우미로서의 로봇, 내면적으로서는 여성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많은 이들이 다소 산만해보인다고 지적하기는 했지만 저는 이런 요소들을 영화에서는 나뭇가지처럼 뻗어가는 구조로 보여준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실 영화 ‘로봇’은 이전에도 다루어졌던 이야기였던 까닭에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을 다룸으로서 이 영화와 원류를 같이하고 있는 ‘아이, 로봇’이나 휴머노이드를 등장시켜 B급 정서를 이끌어냈던 율 브리너의 ‘이색지대(Westworld)’같은 영화와 그 궤를 같이 하겠지만 이 영화가 그 영화들과는 좀 더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비슷한 맥락의 영화들이 만들어진 시기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미래의 세계를 그리면서 공상이라는 측면을 확대한 데 반해 영화 ‘로봇’에서의 시대적, 공간적인 배경은 현대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당 기술의 실현이 가까워 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을 준 대표적인 영화는 바로 작년에 개봉되었던 ‘리얼 스틸’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리얼 스틸’도 근 미래라는 시간적인 설정을 하고 있지만 로봇만 등장할 뿐 공간이나 시간적인 배경이 현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도 배경은 현대의 지구지만 ‘로봇’이나 ‘리얼 스틸’에서 등장하는 기계처럼 인간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기술은 아니죠.(범블비가 진공청소기를 들고 집청소라도 하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럼 로봇 청소기가 되려나요?)

 인간과 가까운 기계 기술이라는 점은 지금쯤 다시 한 번 다뤄 볼 만한 소재였고 ‘로봇’과 ‘리얼 스틸’이 가장 근접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다가온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리얼 스틸’의 로봇들은 실제 크기로 제작되고 또 비슷한 동작 구현 기술도 연구중에 있으니 말이죠.


 


 영화 ‘로봇’을 저처럼 좋게 보는 사람만 있지는 않겠지만 단순히 오락영화로 흘려보내기엔, 그것이 좋든 싫든, 한 번 언급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극장에서 내려간 마당에 재평가를 할 시간을 달라고 하기엔 그렇게 호응이 뜨거운 영화가 아닌 까닭에 소심하게 글로 아쉬움을 표현해보지만 말이죠...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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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영화의 성장
- 웰메이드 어린이 영화 발리우드를 두드리다.



 인도의 메이저 영화들은 모두 온가족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는 견해가 있지만 정작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진 영화는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이런 실정에 ‘꼬이 밀 가야(Koi Mil Gaya)’나 ‘지상의 별들(Taare Zameen Par)’ 같은 영화들은 이런 틈새를 잘 파고든 영화였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그 편수는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올 해인 2011년에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세 편의 영화가 개봉되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선 ‘지상의 별들’의 작가 아몰 굽테가 감독, 주연, 출연까지 1인 3역을 해낸 ‘스탠리의 도시락(Stanley Ka Dabba)’은 올 해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찬사를 이끌어낸 영화였고, ‘나는 깔람(I am Kalam)’역시 찬사를 이끌어 내며 첫 주연을 맡은 하쉬 마야르는 National Awards에서 아역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 편, 살만 칸이 본격적으로 프로듀서에 도전했던 영화 ‘Chillar Party’역시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이들 영화들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던 것과는 달리 이것이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발리우드에 다양한 관객층을 배려한 영화가 제작되는 동시에 좋은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가 계속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1 박스오피스. 맛살라 영화 아니면 웰메이드 영화



 2012년에는 살만 칸의 ‘Bodyguard’와 ‘Ready’, 넓게 보면 샤룩 칸의 ‘Ra.One’까지 포함해  맛살라 계통의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하기는 했지만 평가와는 대체로 반비례하는 양상을 뗬습니다.

 개봉된 맛살라 영화들도 평단으로부터 2점대의 박한 점수를 받고 심지어 ‘Thank You’나 ‘Rascals’같은 영화는 평단으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한 편, 좋은 평가를 받은 메이저 영화들이 선전했던 한 해였는데요 'Zindagi Na Milegi Dobara', 'Rockstar', 'Delhi Belly', 'The Dirty Picture' 네 편의 영화는 잘 만든 영화들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작품성 있는 영화들이 성공하는 것은 즐겁지만 한 편으론 맛살라 영화가 인도영화를 이끌어왔던 상업영화였던 만큼 웰메이드 맛살라 영화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인도 평단의 올 해 발리우드 주요영화 평점(클릭하면 원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발리우드는 등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 블로그와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소개드렸던 이야기로, 올해는 흥행작으로 성인용 영화인 A등급 영화들이 급부상하는 한 해였습니다.

 1월에는 ‘No One Killed Jessica ’, ‘Dil Toh Baccha Hai Ji’, 2월에는 ‘Yeh Saali Zindagi’가, 5월 ‘Ragini MMS’, 7월 ‘Delhi Belly’와 ‘Murder 2’, 11월 ‘Desi Boyz’, 12월 ‘The Dirty Picture’까지 2010년에는 발리우드 A등급 흥행작 수가 4편에 그쳤고 대부분이 저예산 인디영화들이었던 반면에 올 해는 그 편수가 두 배로 증가했고 ‘Delhi Belly’ 같은 영화는 올 해 발리우드 흥행순위 TOP 10 안에 드는 작품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올 해 A등급 영화들이 선전할 수 있었던 요소로는 첫째, 다양한 소재와 발리우드내 장르영화의 정착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랑영화나 코미디 영화가 주류였던 발리우드에 다른 형식을 지닌 영화들이 극장가에 선보였는데, 범죄 코미디(Delhi Belly)나 에로틱 스릴러(Murder 2)와 같이 철저히 성인 관객을 겨냥해서 만든 영화가 이제는 발리우드에서 ‘팔리는 영화’가 되었죠.



 둘째, 도전적인 제작자의 등장입니다. ‘세 얼간이’의 배우로 잘 알려진 아미르 칸은 작년 A등급이라는 다소 불리한 상황에 유명 배우도 하나 없던 ‘Peepli [LIVE]’를 성공시켰고 올 해는 그 명성을 ‘Delhi Belly’로 이어갔습니다. 발리우드의 여장부 엑타 카푸르는 비평은 좋았지만 흥행은 실패했던 ‘Shor in the City’로 쓴 맛을 보았지만 호러영화 ‘Ragini MMS’와 ‘The Dirty Picture’를 성공시키며 파라 칸과 함께 발리우드의 영향력 있는 여성 영화인으로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아누락 카쉬아프와 수닐 보라, 발리우드 B급 영화의 황제 마헤쉬 바트 등이 발리우드의 판도를 바꿀 제작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셋째, 등급을 잊은 웰메이드 영화의 열기. 올 해 성공의 여부를 떠나 A등급 영화들은 대부분 작품성 역시 인정받았는데요. 5점을 기준으로 ‘The Dirty Pictures’가 3.2점, ‘Delhi Belly’가 3.5점, ‘Yeh Saali Zindagi’는 3.0점, ‘No One Killed Jessica’는 3.1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넷째, 발리우드 등급 위원회의 불필요하게 높은 등급 책정. ‘No One Killed Jessica’는 성인용 등급을 받을 만한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극중 라니 무케르지의 거친 입담으로 성인용 등급을 받아야 했고, 배우나 제작진은 그들의 입장을 번복하지 않음으로서 영화로서의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Delhi Belly’ 개봉 당시 등급위원회는 아미르 칸 측에 등급 조정을 위한 장면 삭제, 대사 처리를 권고 했지만 아미르 칸 측이 거절했고, 영화는 A등급으로 개봉이 되었습니다.



 발리우드의 이런 조류에 최대 수혜자로 등극한 배우는 바로 이믈란 하쉬미. 이미 삼촌인 Bhatt의 Vishesh Films 계열의 B급 영화에서 활약하며 키스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상반기엔 아제이 데브간과 함께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Dil Toh Baccha Hai Ji’, ‘추격자’의 카피 영화였던 ‘Murder 2’와 비드야 발란과 함께 활약했던 ‘The Dirty Pictures’까지 모두 A등급으로 중박만 쳐도 안정권을 바라볼 수 있던 다소 무리수가 따르던 영화들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면서 급부상했습니다.

 과격한 표현이 많음에도 A등급 영화에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남인도와는 달리 발리우드 영화들은 한 때 등급을 하나라도 낮춰 보기 위한 시도와 노력들이 있었지만 이제 발리우드의 판도는 많이 바뀌고 있는 듯합니다.


발리우드의 세대교체와 영시네마의 움직임



 올 해 세 명의 칸(Khan)은 여전히 그 위세를 떨쳤지만 이에 못지않게 많은 스타들이 발리우드 영화계의 변화하는 판도의 중심에 오르며 선배 배우들을 위협하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카트리나 케이프는 이미 여배우 검색 순위에서 아이쉬와리아 라이를 누른지 오래고, 비드야 발란은 과거 마두리 딕시트와 견줄만한 위치에 올랐으며 캉가나 라넛은 차기 섹시스타 자리를 노리는 배우로 등극했습니다. 이믈란 하쉬미는 리틱 로샨 영화의 열기에 끄떡하지 않았으며 임란 칸은 삼촌인 아미르 칸을, 란비르 카푸르는 사촌 누나인 까리나 카푸르의 자리를 넘보는 기대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과거 샤룩 칸-까졸, 카트리나 케이프-살만 칸/악쉐이 쿠마르처럼 공식화되고 식상해진 조디(Jodi, 단짝이라는 뜻의 힌디어)의 개념을 바꿔 다양한 배우들이 다양한 상대역을 만나 분위기를 바꾸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우선 올 해 가장 주목받은 카트리나 케이프는 ‘Zindagi Na Milegi Dobara’를 통해 처음만난 리틱 로샨과의 키스신이 화제가 되었고, ‘Mere Brother Ki Dulhan’에서는 임란 칸과 멋진 호흡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얼굴들이 부각되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최근 떠오르는 조류인 발리우드 뉴웨이브 영화들은 다른 나라의 뉴웨이브 영화들처럼 기획된 상품이 아닌 까닭에 스타시스템을 업은 대형 상업영화로 만들어지기 보다는 내러티브나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지는 영화들이 많은 까닭에 자연스레 스타 캐스팅에 멀어질 수밖에 없고, 또한 상업영화라 할지라도 공식화된 영화나 배우들이 더 이상 영화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까닭에 약간의 틀만 변형하거나 배우를 바꿔서 영화를 만드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낸 느낌을 주는 포장술로의 전략이 새로운 배우나 배우 구성에 새로운 흐름을 준 결과가 되었습니다.

 동세대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 또한 젊은 배우들의 유입의 원인중 하나가 되기도 했는데요. 성공을 거둔 영화들로는 ‘Dil Toh Baccha Hai Ji’, ‘Delhi Belly’, ‘Rockstar’, ‘Pyar ka Punchnama’, ‘F.A.L.T.U’가 있습니다. 이 중 ‘Pyar ka Punchnama’나 ‘F.A.L.T.U’같은 영화는 유명한 배우가 없었음에도 입소문이 퍼져 흥행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다만 배우나 영화의 내용이 현 시대의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신선하게 바뀌는 것은 좋지만 마치 새 잔에 옛 와인을 담는 마냥 배우만 바뀌고 다루는 이야기는 구식인 영화들이 만들어지거나, ‘세 얼간이’처럼 현재의 젊은 계층을 대변하기 보다는 젊음이라는 코드 하나만으로 소비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발리우드발 영화사의 남인도 진출 가속화



 남인도 영화들의 리메이크가 발리우드를 위협하는 듯하지만 남인도 영화계는 발리우드의 자본, 기획력이나 배급력을 따라오지는 못하죠. 이를 기회삼아 발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은 슬슬 남인도 시장을 정복할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발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들의 남인도 공략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ROS의 ‘Rana’



 EROS는 사실 영화 ‘로봇’때도 제작 지원을 하려 했으나 당시 EROS사의 사정이 좋지 않아 ‘로봇’의 프로젝트는 포기해야 했는데요. 이번 영화 ‘Rana’는 적극적으로 제작과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듯합니다.

 남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라즈니칸트의 신작으로 그의 영화가 늘 그랬듯, 이 영화 역시 영웅적인 주인공이 펼쳐나가는 활극을 그릴 예정입니다. 라즈니칸트의 상대역으로는 발리우드 미녀스타인 디피카 파두콘, ‘다방’의 소누 수드가 내정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도 개봉된 바 있는 라즈니칸트의 영화 ‘춤추는 무뚜’의 감독 K. S. 라비쿠마르가 연출을 맡고, A. R. 라흐만이 음악을 맡는 이 프로젝트는 그러나 현재 라즈니칸트의 건강 사정으로 영화 제작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개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UTV의 ‘Grandmaster’, ‘Vettai’, ‘Mugamoodi’, ‘Masala Cafe’



 2009년 UTV는 자사의 발리우드 영화 ‘A Wednesday’를 리메이크한 'Unnaipol Oruvan'으로 비평과 흥행에 성공했고 남인도의 인력이 발리우드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무렵 본격적으로 남인도 진출에 시동을 겁니다.

 그 결과 2011년 올 해엔 타밀에만 두 편의 영화를 제작, 배급했는데요. 알프레드 히치콕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리메이크한 ‘Muran’은 비평과 흥행에 별 재미를 못 봤지만 비크람이 주연을 맡았던 ‘신이 보내준 딸’은 타밀지역에 장기 상영되면서 흥행에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남인도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UTV측은 2012년에는 발리우드보다 오히려 남인도 시장에 더 힘을 기울일 예정인데요. 작가주의 감독 미쉬킨의 슈퍼히어로물 ‘Mugamoodi’와, 말라얄람의 연기파배우 모한랄이 주연을 맡은 범죄스릴러 ‘Grandmaster’, ‘세 얼간이’의 스타 마드하반과 남성미 넘치는 배우 아리야가 함께하는 액션영화 ‘Vettai’, 코미디 영화 ‘Masala Cafe’까지 네 편의 영화를 배급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Reliance 역시 타밀의 ‘Singam’이나 말라얄람의 ‘Kutty Srank’ 등의 영화를 배급해왔지만 2012년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도의 영화산업의 벽은 허물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것은 영화사의 지역을 초월한 배급체계일 뿐이지, 당분간 그 지역의 영화산업으로의 특성은 계속 고수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야쉬 라즈의 할리우드 진출과 UTV의 디즈니화



 단순히 발리우드 영화사들의 진출은 인도 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인도의 기업들은 현재 할리우드 시장에 대한 진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중 인도 최대 기업인 Reliance Mediawork은 할리우드의 여러 제작사들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데, 이미 드림웍스의 지분을 매입한 바 있고 MGM의 인수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죠.

 UTV의 경우는 월트 디즈니사에서 주식의 지분 대부분을 매입함으로서 할리우드 시장의 본격 인도 진출에 신호탄을 날렸습니다. 이미 UTV의 홈비디오 배급은 디즈니사에서 맡고 있고 동시에 ‘Do Dooni Chaar’, ‘Anaganaga O Dheerudu’, ‘Zokomon’과 같은 영화들을 북미시장에도 함께 서비스함으로서 인도와 미국시장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또한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World War Z’의 공동 제작을 맡아 할리우드 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한 편, 샤룩 칸 등의 스타들을 배출했고 발리우드 멜로드라마의 산실로 알려진 야쉬 라즈사는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시장의 진출을 알렸습니다.

 야쉬 라즈의 미국지사는 배우로 잘 알려진 야쉬 초프라의 차남 우다이 초프라가 맡게 되었고 첫 작품으로 ‘트론’의 올리비아 와일드와 ‘주노’의 제이슨 베이트먼이 주연을 맡은 ‘The Longest Week’를 처음 제작, 배급할 예정입니다.


- 할리우드의 인도 시장 공략 가속화



 단순히 월트 디즈니의 UTV인수 전략만이 할리우드의 인도시장 공략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해리 포터’, ‘분노의 질주’와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인도 내에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는데 영화의 편수와 그 흥행 수익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또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처럼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을 노리고 만든 영화들도 생겨나기 시작하고, 이안 감독의 ‘파이 이야기’처럼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거나 인도 배우들을 기용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스파이더맨과 같은 Marvel사의 캐릭터를 만들었던 스탠 리가 인도의 영웅 캐릭터를 구상할 정도로 상업적으로 인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할리우드의 인도 시장 본격화는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할리우드의 인도 바람으로 세계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인도의 미풍을 맞게 되는 것은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긍정적이지만 한 편으로는 글로벌화라는 모습에 감춰진 할리우드 영화의 철저한 계산에도 인도영화들이 그 힘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계의 빈익빈부익부



 올 해 메이저 영화계는 개봉 전에 계약을 체결시키며 그야말로 앉아서 수익을 챙기는 부가 판권 이익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샤룩 칸의 Sci-Fi 블록버스터 영화 ‘Ra.One’은 사전에 부수익으로 많은 비용을 챙겼는데요. Star India의 위성 방영권으로 40 Crores, T-Series가 음원으로 15 Crores, EROS Entertainment가 배급권으로 77 Crores,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남인도지역의 배급 권한까지, 이미 개봉도 하기 전에 제작비만큼의 수익을 벌어들인 셈입니다.

 이에 질세라 샤룩의 액션 블록버스터 ‘DON 2’는 Zee TV에 7년 방영 계약권으로 37 Crores, 리틱 로샨의 ‘Agneepath’는 Zee Network와 41 Crores에, 아미르 칸의 ‘Talaash’는 소니와 38-40 Crores 선에서 방영권을 협의 중에 있다고 합니다. 영화 ‘Krrish 2’의 경우에는 T-Series에서 음원으로 이미 6 Crores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저예산 영화는 마땅한 상영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인데요. 오니르(Onir)감독의 ‘I am’ 같은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상영관을 잡지 못해 겨우 일반 메이저 영화의 개봉관 수의 1/10 수준인 75개관에서 개봉되었고 흥행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I am’은 감독 Onir가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페이스북으로 기금을 마련했던 영화로 유명한데요, 이처럼 작은 영화들은 아무리 인도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흥행에 실패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 영화의 빈익빈 부익부가 여실히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도 지역 영화계도 대형화



 샤룩 칸의 ‘Ra.One’이 140 Crores의 제작비를 들이면서 이전 최고의 제작비를 들였던 샹카르 감독의 ‘로봇’에 도전장을 냈는데요. 많은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의 제작은 유독 발리우드 영화 시장에만 국한 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발리우드에 비해 시장이 작은 타 지역영화계에서는 발리우드 상업영화에서는 일반적인 제작비 30 Crores만 들여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제작비를 들인 작품으로 꼽히는데요. ‘가지니’의 감독 A. R. 무루가도스가 감독한 무협영화 ‘7aum Arivu’는 85 Crores, 비제이가 출연한 ‘Velayudham’은 45 Crores, 올 해 최고의 흥행을 거둔 영화 ‘Mankatha’는 40 Crores의 제작비를 들였고 모두 화제 속에 개봉되어 높은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유독 타밀 뿐 아니라 텔루구도 ‘Dookudu’, ‘Badrinath’, ‘Shakti’, ‘Anagananga O Dheerudu’ 등의 작품들이 30 Crores를 뛰어넘는 제작비를 들였고, 말라얄람의 ‘Urumi’는 33 Crores의 제작비로 말라얄람 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역 영화들이 높은 제작비를 들이는 이유는 단연 지역 언어권 영화 산업의 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남인도 영화권역은 상업 영화의 흐름이나 영화인들의 활동영역 공유라는 측면에서 언어만 다를 뿐 공동체로서의 요소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각 지역 언어 영화로의 리메이크 수준을 떠나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역영화의 규모를 자랑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도영화 여기서도 팔린다!



 2011년은 인도영화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불모지에만 어필했던 해가 아니라 다른 비개봉 권역에도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준 해입니다.

 ‘내 이름은 칸’은 20세기 폭스사의 배급을 통해 인도영화가 꾸준히 개봉되던 지역이 아닌 프랑스나 독일, 대만 등지에 개봉되었으며, 또한 우리나라는 영국에 이어 ‘내 이름은 칸’의 해외 수익 2위에 오른 나라기도 해, 호주나 뉴질랜드와 같은 개봉 권역과 비교해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세 얼간이’의 경우 대만에서 27주, 홍콩에서 무려 16주간 박스오피스 TOP 5 안에 들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인도영화, 특히 발리우드 영화들은 그 규모에 비해 마케팅 활동에 대해 그렇게 전략적이거나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북미나 동남아시아, 중동, 그리고 영국 등의 고정적인 시장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앞섰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영화 ‘블랙’이나 ‘세 얼간이’와 같은 영화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이들이 주력으로 삼지 않았던 국가에서의 인도영화 수출의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습니다.

 UTV의 경우는 칸 영화제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 영화사 부스를 설치하고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UTV는 우리나라의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다른 영화사들 역시 계속적인 시도를 펼쳤지만 올 해의 움직임이 예년보다는 부지런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자국 영화 전파에 조금은 소홀했던 이들이 이제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던 한 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Hollywood Reporter지에 실린 UTV의 광고



 이런 흐름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올 해 보다 더 많은 인도영화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미 EROS와 UTV, 최근에는 Yash Raj사 까지 국내의 영화사와 접촉 한 상태라고 합니다. 부디 좋은 작품들이 우리나라의 관객들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속편, 리메이크 가속 창작은 위축



 2008년 ‘가지니’의 성공은 발리우드에 남인도영화 리메이크 열풍이라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발리우드 영화계는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창작욕구나 참신한 작가를 발굴하기 보다는 흥행을 거둔 상업 영화들의 속편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그리고 만들어질 영화들 중 속편, 리메이크 영화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속편
 Dabangg 2, Dostana 2, Housefull 2, Dedh Ishqiya, Don 2(개봉), Race 2, Jannat 2, Partner 2, Dhamaal 세 번째 속편, No Entry 2, Kyaa Super Kool Hai Hum(Kya Kool Hein Hum의 속편), Wanted 2, Once Upon A Time In Mumbaai 2, Ek Chaalis Ki Last Local 속편, Bhoot 속편, Krissh 2, Tanu Weds Manu 2, Raaz 3D, Dhoom 3

 남인도 영화 리메이크
 Kick, Son Of Sardar (Maryadaramana), Ek Deewana Tha (Vinnaithaandi Varuvaayaa) , Rowdy Rathore (Vikramarkudu), Dookudu, Pithamagan, Dhee, Businessman, Pranayam, Magadheera, It's My Life(Bommarillu)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
 Players (The Italian Job), Bandaa Yeh Bindaas Hai (My Cousin Vinny), Blood Money(Blood Diamond)

 고전 리메이크
 Agneepath, Chupke Chupke, Chashme Badoor, Satte Pe Satta, Seeta Aur Geeta, Angoor, Koochie Koochie Hota Hai(Kuch Kuch Hota Hai의 리메이크)



 물론 발리우드에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많이 제작되지만 리메이크 영화들이 예전보다 더 많아진 것은 아무래도 도전이나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전성을 추구하는 요즘 상업영화의 흐름이 그렇다보니 나온 현상은 아닌가 합니다.

 약간 아쉬운 점은 ‘아무도 제시카를 죽이지 않았다’처럼 드라마틱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만들어진다든지, ‘데브다스’나 ‘세 얼간이’처럼 이미 책으로 출판되어 대중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원작을 토대로 한 영화가 발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뜸하다는 것이죠.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세 얼간이’의 원작이었던 ‘5 Point Someone’의 원작자 체탄 바갓의 신작 소설 ‘Revolution 2020’이 UTV로부터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입니다. 2012년에도 ‘세 얼간이’처럼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좋은 영화들이 나와 인도영화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비록 뉴스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발리우드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배우 샤미 카푸르와 데브 아난드가 올 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까지를 비롯한 인도영화 열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도영화계는 지난해와 또 다른 이야기를 남기고 2012년으로 갑니다. 2012년에는 어떤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즐겁고 행복한 소식이 전해지기를 빌어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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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도는 꼴라베리(Kolaveri) 열풍이라고 합니다.

 ‘Why This Kolaveri Di’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그러나 인도에서 이미 천 육백만 클릭수를 돌파했음에도 국내 인도영화 관련해선 그다지 언급이 없는 까닭에 영상이 붐업을 일으킨 지 2주가 된 지금에야 올려봅니다.





 노래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습니다. 뭐 자꾸 꼴라베리~ 꼴라베리~ 이러는데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이거 나름 훅 송입니다. 나중엔 후렴구만 사이키하게 들어가는데 몽롱하게 빠져듭니다. (*직역해보면 참혹하게 살인적인 아가씨여 이런 뜻이라는데, 이제 그냥 죽이는 여자 정도로는 안되는가보군요 ㅋㅋ)






 이 노래는 내년인 2012년 1월 14일에 개봉될 타밀영화 ‘3’의 삽입곡으로 노래를 부른 다누쉬는 타밀에서 나름 인기를 누리는 배우라는데(그러나 생긴 건 동네 형같이 생겼다는... 그러나 꼴라베리 녹음 때의 그의 모습은... 옷이 날개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요. ㅋㅋㅋ)

 영화 ‘3’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로 감독인 아이쉬와리아 다누쉬는 본명이 아이쉬와리아 라즈니칸트 다누쉬. 눈치 채셨겠지만 배우 다누쉬의 아내이자 타밀 최고의 배우 라즈니칸트의 딸로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서 데뷔전을 치룹니다.

감독 아이쉬와리아 라이와 배우 다누쉬 부부



 영화에서 다누쉬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는 역시 타밀 업계 2인자인 명배우 카말 핫산의 딸 쉬루띠 핫산으로 그야말로 타밀 영화계 최고의 스타 2세 영화인들이 북 치고 장구 치는 그런 영화입니다.


 새로 찍은 영상에는 라즈니칸트가 특별 지원 사격을 한다고 하는데, 이 노래의 화제성이 얼마나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이 노래를 클릭한 사람의 반만 들어도 대박이 아닐까하고 저만 생각해 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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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hy this Kolaver di는 타밀어+영어로 왜 이 살인적인 분노가 끓어 오르는가를 뜻합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조울증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죠. 정작 본인은 모르고..

    2015.11.04 20:48 [ ADDR : EDIT/ DEL : REPLY ]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미친듯이 영화제에 다녔습니다.
 예년에 비해 많은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 중 제 전공인 인도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제에서 얻은 느낌과 영화의 감상 그리고 영화제와 관련된 인도영화 이야기들을 끄적여 봤습니다.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
 인도영화 팬으로서는 땡큐지만 개막작으론 무리수.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의 개막작은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선정되고 나서 일부 언론에서는 부천의 무리수라는 평가를 많이 내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부산영화제때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도영화를 언급했으니 인도영화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일부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PiFan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영화도 개, 폐막작으로 선정한 바 있는데 유독 이 인도 다큐멘터리를 걸고넘어지는지 모르겠더군요. PiFan측의 취지가 취지였던 만큼 그런 불편한 관념들을 말끔히 씻어줄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영화는 80분간의 맛살라의 향연입니다. 물론 메시지는 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그래 이래서 인도영화가 이런 길을 걷게 되었군’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작가를 이해해준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지는 않죠. 물론 자신이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알아주는 작가라면 보는이들이 작가의 방식을 영화의 존재만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아닙니다.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이 영화에는 가치를 증명하는 ‘이유’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인도영화 팬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인,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굳이 잡으려 하지 말라’는 정신이 이 영화에는 들어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냥 원래 인도영화 팬들인 사람끼리 웃고 즐기기엔 개막작으로서의 ‘발리우드의 존재와 그 가치’를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체육관에서 감상했습니다. 사실 부천체육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처음인데요. 최신 영화기 때문에 필름 상태가 좋았던 것도 있겠지만 영상상태와 음향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맛살라 시퀀스들의 필름상태는 최상이었습니다. ‘옴 샨티 옴’같이 2,000년 후반에 나온 작품들은 당연히 좋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지만 과거 마두리 딕시트의 90년대 영화, 구루 더뜨의 고전 영화 등도 놀라운 필름 보존 상태를 보여주었던 것이 놀랍더군요.

 
과거 2003년 PiFan프로그램 팀이 발리우드 특별전을 하면서 인도 측에 받았던 ‘험악한’필름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도 아직 인도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필름을 잘 보존하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인도영화 팬으로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보존과 필름의 복원에 대한 노력에 비추어 볼 때 만약 이 영화의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면 인도영화팬이나 발리우드의 맛살아 영화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사야할 타이틀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다만 이 영화의 가치가 맛살라 모음집으로서 그치는 데는 다소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로봇’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 부분은 아마 ‘인도에서 Sci-Fi 장르를 만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구성은 예상한 대로 흘러갔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많은 의외성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의외성’을 느꼈지요.

 사회나 영화 속의 ‘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저는 마르스(전쟁의 신)와 비너스(사랑의 신)가 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합니다.

 영화 ‘로봇’은 그 ‘도구’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들을 맛깔나게 그려나간 영화입니다. 하지만 ‘로봇’은 다른 도구들과는 달리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개입시켜 단순히 도구 이상으로의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는데요. 철저히 상업적인 영화인 탓에 심각한 철학을 논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대중적인 시각으로 그 면면을 그려나가죠.

 유튜브나 각종 커뮤니티에 떠돌던 액션 시퀀스 영상이나 코믹한 요소로 단순히 유치한 영화로 치부하기엔 영화 ‘로봇’은 기술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솔직한 시선과 휴머니즘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녹아있는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인도영화는 기대보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감상을 하기 마련이고 그 선입견에 부합하는 요소가 있다고 영화가 가진 좋은 점을 놓쳐버린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Technical Report


 영화는 부천시청에서 감상했는데,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되었습니다. 미처 필름을 수급하지 못해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합니다.

 영화 ‘로봇’은 두 가지 버전의 블루레이가 인도에서 출시되었습니다. 하나는 힌디어 버전이고 하나는 텔루구어 버전인데 영화 감상 결과 텔루구어 버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단 소스는 좋은 선택입니다. 사운드가 상당히 떨어지는 힌디어 버전과는 달리 텔루구어 버전은 주요 맛살라 장면들의 사운드와 후반 액션 시퀀스의 사운드가 잘 살아있는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듣기에는 시청에서 블루레이 포맷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포맷을 변환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영화 기술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포맷이 변환되면서 영상과 사운드가 팍 죽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시청의 경우 작년에는 사운드 시스템에서 노이즈가 심하게 나는 악점이 있었는데 올 해는 그 부분이 개선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떠나 영화 ‘로봇’의 사운드는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홈시어터에서 DTS로 신나게 듣던 그 사운드가 아니었어요!!


 시청보다는 비교적 음향시설이 좋은 프리머스에서 영화를 감상한 지인의 리포트에도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영화 ‘로봇’은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나 줄거리뿐이 아닌 청각적인 즐거움도 함께 느껴지는 영화인데 상당히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영화는 영문자막이 제공되지 않고 텔루구어 버전으로 상영이 되었는데 영화제 측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지를 하지 않았더군요. (영문자막이 없다는 것만 공지됨)주말이라 인도 관객들도 일부 보였는데 과연 어떤 느낌으로 집에 돌아갔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영화제에선 블루레이 포맷의 출품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베타 포맷보다는 훨씬 퀄리티가 뛰어나니까요. 헌데 포맷을 변환해 버리면 소용이 없는 듯합니다.(전문가 분께서 이 부분을 보시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상영관에 블루레이 포맷이 손실 없이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옴 샨티 옴’ 발리우드 영화의 A to Z


 발리우드 영화는 참 아이러니합니다.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영화의 대명사가 되어 있고, 맛살라 영화가 모든 발리우드 영화처럼 여겨지니 말이죠. 즉, 전체 인도영화의 10% 정도에 불과한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마치 인도영화의 전부인 듯 보여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 맛살라 영화가, 또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알렸고, 인도영화의 부흥을 가져다주었던 것은 사실이죠. 이처럼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인도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옴 샨티 옴’은 그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 영화이자 동시에 현대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얼핏 보면 그저 유치함이 절절 흐르는 인도산 코미디 영화일 뿐이지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갖춰서 적절한 타이밍에 보여주는 영화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인도의 상업영화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랑의 완성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끝이 뻔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인물의 유형이나 극을 이끌어나가는 요소와 그 과정을 살펴보면 나름 재밌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70년대 발리우드 영화판을 우리의 정신 못 차라는 주인공이 관객들에게 안내해줍니다. 물론 절세미녀의 여주인공과 함께, 넋 빠지게 만들 춤도 영화에 빼놓을 순 없죠.

 만약 관객들이 그 요소의 단 하나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즐거운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입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시청과 만화영상박물관에서 감상했습니다.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미덕은 다채로우면서 조화로운 색감인데, 안무가 출신인 파라 칸 감독은 다년간의 노하우를 이 영화에 쏟아냅니다. 70년대 원색 계통의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의상들과 적절한 조명의 사용이 이 영화의 장점인데요, ‘옴 샨티 옴’을 재밌게 보셨고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영화 ‘메 후 나’의 ‘Tumse Milke’라는 곡과 ‘Housefull’의 ‘Dhanno’라는 맛살라 영상을 찾아보시면 그녀가 ‘옴 샨티 옴’에서 보여주었던 조화로운 색감 표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장면 연출도 좋았지만 필름 상태가 좋아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아무리 공들인 장면이라도 노이즈와 함께 감상한다면 그 맛이 떨어지겠죠.


 단, 올 해 만화영상박물관 상영은 조금 아니었습니다. 저음부분에서 심하게 갈라지는 소리가 났는데, 유달리 인도영화가 음악사용이 잦다는 것을 볼 때 만화영상박물관의 사운드 시스템은 취약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유독 인도영화 뿐 아니라 ‘슬랩스틱 브라더스’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 역시 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작년 ‘카미니’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는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올 해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작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부천시청의 사운드 시스템을 옮겨왔을 거란 말도 안 되는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다방’ 인도사회의 부정부패의 미니멀리즘


 인도의 많은 감독들에게 우타프라데쉬라는 곳은 범죄영화로서 많이 거론되는 지역입니다. 실제로도 ‘내 이름은 칸’의 개봉당시 샤룩 칸을 박해했던 인도의 극우정당인 쉬브 세나가 이곳의 달리트(하층계급)들을 박해했던 곳이기도 하죠.

 또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자원 난에 허덕이며 그래서 그런지 범죄도 많은 곳입니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상처겠지만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겐 매력적인 지역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는 이곳출신의 경관 출불 판데이의 액션 활극과 가족문제에 대한 소극이지만 사실 이것들은 인도 사회 부정부패의 축약판이기도 합니다. 부패한 정치와 불안정한 치안, 무방비 상태의 서민들과 범죄의 순환이 강렬한 음악과 신선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120여 분간 펼쳐집니다.



 주인공인 출불 판데이 역할부터 독특한데요. 사실상 이 영화는 인도영화의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가 전혀 아닙니다. 주인공부터가 도덕적 판단을 상당히 배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인공 출불과 악당인 체디의 대결은 선과 악의 대립이나 정의의 구현 따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어쩌면 주인공 출불은 체디 못지않은 지독한 악당이죠.

 그런데 이 불편한 모습들은 순환적인 구도를 보여줍니다. 불안정한 가족이 불안정한 치안을 낳고 부패한 정치는 그 가족을 이용하고 불안정한 치안을 이끄는 불량한 경찰이 악당과 대결하죠.


 그럼 왜 인도인들은 이 비싼 홈드라마에 열광했을까요. 
 사실 요즘 인도에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보다는 가장 이기적인 사람을 주인공으로 놓고 있습니다. 순선의 목적으로 자발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 보다는 개인적인 불쾌함으로 악의 무리를 척결하는 이들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어쩌면 부패한 사회에 있어 ‘내 일 아니면 상관없는’이들에게 사회의 좋지 못한 파장이 돌아왔을 때를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주며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부정부패는 그대로지만 현실에는 다방스러운(겁 없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 뿐.


 Technical Report


 영화제 마지막 날 부천시청에서 감상했습니다.

 지난 7월 16일에 심야상영을 보고 나오던 한 관객이 ‘역시 B급 영화는 부천시청 같은 곳에서 봐 줘야 해’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저는 인도영화야 말로 부천시청에서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인도영화 관련 글들을 쓰고 있지만 인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극장의 느낌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설은 좋지 못한 대형극장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도의 극장이 바로 부천시청과 비슷하지 않나하고 저만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원래 필름상태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다방’의 영상은 그렇게 깔끔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사실 이 영화의 블루레이를 먼저 감상했는데요. 블루레이의 경우는 갈색톤, 붉은색 톤이 많았고 색의 선명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타이틀이었는데 원본 필름을 보니 블루레이를 제작한 팀이 마스터링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자막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제가 오역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막 중 몇몇 부분은 좀 위트 있게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제 밖 인도영화 이야기

 영화제 밖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인도영화를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중 가장 이슈가 되는 몇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로봇’이 발리우드 영화라고?


 영화제의 티켓 카탈로그에도 소개 되었고 많은 분들이 리뷰를 쓰실 때 영화 ‘로봇’을 발리우드로 표기하셨지만 엄연히 이 영화는 남인도 영화입니다. 굳이 가져다 붙인다면 ‘콜리우드’쯤 되겠죠.


 발리우드가 북인도 영화시장을 대표하는 뭄바이, 예전의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이었던 것처럼, 콜리우드는 첸나이의 C를 따다 만들어서 Collywood가 된 셈입니다.

 영화 ‘로봇’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인도영화 1호로 오해받고 있는 ‘춤추는 무뚜’의 주인공 라즈니칸트와 발리우드 스타로 더 많이 알려진 아이쉬와리아 라이 두 사람은 사실 타밀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입니다. 또한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고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스코어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음악감독 A. R. 라흐만 역시 타밀이 낳은 대표적인 뮤지션이죠.


 이처럼 남인도 계통의 영화들은 인도영화의 2인자 역할을 하며 발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매력으로 인도영화 팬들을 사로잡았고, 특히 요즘같이 맛살라 영화가 뜸한 발리우드의 빈틈을 노려 정통 맛살라를 추구하며 세계의 인도영화 팬들을 하나 둘 섭렵해가는 중입니다.

 심지어 요즘 발리우드는 남인도 영화들을 이식하는 공정을 거치고 있고 2008년 ‘가지니’를 기점으로 많은 남인도 영화들이 발리우드에 리메이크 되어 흥행을 거두고 남인도의 감독, 스탭, 배우들이 발리우드에 건너오면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발리우드의 판도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서로의 좋은 콘텐츠를 받아들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높은 점유율!


 인도영화는 PiFan의 효자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개막식 매진을 시작으로, 7월 16일자 ‘로봇’은 80% 이상, 7월 17일자 ‘옴 샨티 옴’은 10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였고, 7월 19일자 ‘다방’은 그날 평일 상영작중 가장 먼저 매진이 되었고, 7월 21일 목요일 ‘로봇’역시 매진, 영화제 마지막 날인 7월 25일자 ‘다방’역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PiFan에서의 인도영화의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2010년 PiFan 화제작이자 최근 개봉을 앞둔 모 인도영화를 빗대 한 관객은, ‘인도영화는 영화제에서 보는 게 갑(甲)’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영화제의 인도영화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극장에 개봉되기도 쉽지 않고, 개봉 된다 해도 온전한 영화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표현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짠해지네요.



PiFan이 한 물 간 인도영화를 틀 수 밖에 없는 이유


 제목은 PiFan을 비꼬는 것 같지만 사실상 PiFan의 프로그램 선정을 옹호하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왜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영화들을 영화제에서 상영하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싶었습니다.


 비교적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원칙인 영화제 특성상,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적어도 전년도 페스티발 시즌 이후에 공개되거나 혹은 미공개된 영화들이 엔트리에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올 해의 경우 2010년 7월 중순이후 현지나 타 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 내지 아예 공개가 되지 않은 영화가 되겠죠.)

 인도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아무리 ‘로봇’이나 ‘다방’같이 현지에서 대박이 났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3개월 내지 6개월 내에는 DVD같은 2차 매체로 출시가 됩니다. 2차 매체에 뜨는 순간은 바로 불법 동영상이 도는 시점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영화제에선 2011년 상반기 영화를 상영하면 되지 않겠냐고, 논리적으로는 좋은 생각이지만 안타깝게 상반기 시즌에 상영되는 인도영화는 대부분 주목받지 못하는 영화들인데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개 화제가 되는 인도영화들은 연말에 공개됩니다. 관례적으로 그렇기도 하고 EID, 디왈리 같은 인도의 명절도 하반기에 있다 보니 ‘진짜’라인업은 하반기에 몰리게 되죠.

 또한 인도의 상반기는 크리켓 시즌이라 다소 극장의 좌석 점유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운좋게 이 시기에 ‘내 이름은 칸’같은 영화가 개봉될 때도 있지만, 대개 3월에서 4월경에 개봉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배급의 덕을 못 본 작은 영화나 실험적인 영화, 아트하우스 계열의 영화들이죠.


 영화제에 프로그램을 선정되기 위해서 대개 영화를 픽업하는 시점은 3월에서 4월경인데 최신성을 생각해서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를 선정할 때 영화제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화제작을 고르기는 수월치 않습니다.

 또한 영화가 흥행을 거둔 것, 현지에서의 영화의 평가 등도 좋은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미개봉작을 픽업하자면 리스크가 크니 흥행이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영화들, 소위 검증된 영화들을 고르다보니 대개 전년도 영화를 고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인도영화 팬 분들은 ‘이미 집에서 봤다’고 귀찮다고 영화제에 안 오시겠다고 하시는 분도 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솔직히 같은 인도영화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올 해 상영된 모든 인도영화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충분히 스크린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큰 스크린으로 내가 좋아하는 인도영화를, 또 배우를, 큰 스케일로, 좋은 음향시설로 본다는 것 이상으로 하나의 애정을 표현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한 상영관에서 그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죠. 분명 인도영화는 집에서 혼자 보는 것과는 다른 어떤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즐거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게 계속 영화제에서 인도영화가 상영되도록 바라고 있습니다.


 아무튼 올 해도 좋은 영화를 선정해주신 프로그램팀 여러분, 또 보러와주신 관객님들, 열심히 애써주신 자원봉사 여러분, 그리고 앞으로 인도영화를 수입하실 또 수입하신 영화사 관계자 분들, 저변확대를 위해 오늘도 신도들을 챙기시는 인도영화 팬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더 즐겁고 신나는 영화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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