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2012년 7월 25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6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늘 공공연하게, 심지어는 인도영화 관련해서 보내는 공문서엔 늘 지긋지긋할 정도로 ‘내 이름은 칸’이나 ‘세 얼간이’의 상업적 성공에 대해 언급이 되어 있는데 사실 이 영화들의 성공으로 관심 밖이던 인도영화에 대한 수입은 배로 늘었고, 이제는 매주 케이블 채널에서 3시간 33분짜리 ‘왕의 여자(조다 악바르)’가 방영된다. 과거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보던 때에 비하면 이젠 그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좋은 건 아니다. 인도영화는 들여오는데 아직도 인도색에 대한 기피는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선별하게 되고 최대한 인도색 없는 작품을 들여오거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편집 버전(그런데 편집 버전이라고 맛살라 장면이 없는 건 아니다)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영화에 대한 오리지널 버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까닭에 원래 영화가 몇 분인지 모르는 경우도 태반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 인도영화에 빠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의 뮤지컬 영화인 맛살라영화에 빠져서 입문하게 된다. 물론 업계에선 소수의 마니아를 겨냥한 사업을 할 순 없다. 더 많은 관객들이 자사의 영화를 보게 해야 하는데 나는 무엇이 진리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영화는 다수의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매뉴얼인가보다.

 

 결국 소위 정통 인도영화라 불리는 맛살라 영화는 아직까지는 공식 루트로 보기는 힘들다. 영화 전문가들에겐 인도의 상업영화에 반기를 드는 작가의 영화가 인정받는 가운데 어떻게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영화제에서 이런 영화를 소화해주면 좋은데 앞서 언급했듯 그런 상업영화도 수용할 수 있는 영화제가 거의 남지 않았다.

 

 솔직히 그나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선 매 해 인도영화를 소개했지만 올 해는 한 편도 없다. 정말 들여올 영화가 없어서 그런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인도에선 꼭 상업영화만 음악을 쓰는 게 아닌데, 심지어는 맛살라 영화가 아닌 ‘Shanghai’같은 영화(* 코스타 가브라스의 ‘Z’를 토대로 만든 정치영화)조차 사운드트랙을 발매한다.

 


 



 한 편 인도영화 팬들에게도 조금 아쉬움은 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인도영화 마니아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배우에 의해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내가 보는 영화가 얼마나 흥행했는지, 어떤 감독이 연출했고 평론가들의 평가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올 해 인도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던 ‘라 원’이 샤룩 칸이라는 이유로 비평적으로 우세했던 ‘락스타’에 비해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고 있기도 한다.

 

 또한 ‘철지난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속된말로 인도에서 개봉된 지가 언젠데 이 영화를 트나) 등을 돌린 팬들도 있는데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옴 샨티 옴’의 야외 상영을 두고 인도영화 마니아들 내부에서도 ‘옴 샨티 옴’의 사골화라고 비판하지만 함께 즐기기에 인도영화 입문에 이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도 정설이다. 특히 야외상영에서는 상영관 내에서 점잔빼면서 보던 것도 여기서는 필요 없으니 그것 역시 즐거운 일이다. 올 해 PiFan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께 춤출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2013년은 ‘발리우드 특별전’을 연 지 10년이 되는 해다. 과연 내년에는 또 어떤 영화, 어떤 이벤트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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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 Shanti Om

 

 발리우드 영화의 완벽한 입문서로 불리는 ‘옴 샨티 옴’은 이제는 만들어진지 고작 5년째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마니아들로부터 클래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영화를 앞에 두고 ‘꼭 인도영화는 춤과 노래 이런 게 들어가야 하나요?’ 하고 묻는 것은 이제는 결례라는 생각이 든다. 주위에서 지겹게 들어온 질문이지만 혹시나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봐 대답하자면 내 답은 No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어려운 작가주의 영화보다 맛살라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도영화의 모델로 보여지고 있지 않나?

 

 인도영화 마니아지만 솔직히 인도영화라고 봐주지 않는다. 정말 못 만든 영화는 가차 없이 비판하고, 대부분의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샤룩 칸과 같은 배우에 치중해서 영화를 볼 때도 나는 여전히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내게 '옴 샨티 옴'은 어떤 영화일까

 

 

 ‘옴 샨티 옴’은 일부 인도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과대평가된 영화로 꼽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높게 보는 이유는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에 대한 철저한 이해, 어쩌면 계산된 공식으로 영악하게 만든 영화기 때문이다. 

 

 영화의 초반은 70년대 발리우드의 황금기, 성공하는 영화와 실패하는 영화가 7:3의 비율이었다던 그 해,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미녀 배우와 소질보다 꿈이 더 큰 꿈나무가 영화를 이끌고 있는데 영화는 당시의 코드들을 녹아낸다. 지금은 중견 배우로 활약하는 리쉬 카푸르와 슈바이 가쉬 감독, 아미타브 밧찬의 영화 ‘숄레이’, 촌티 풀풀 나는 총천연색의 코스츔과 같은 것들이 영화에 등장하지만 굳이 모르면 어떤가, 할리우드 영화 ‘오스틴 파워’가 그랬듯 디스코가 세계를 점령했던 시대의 그 원색의 색채들이 지배했던 그 감성을 영화는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발리우드의 많은 영화들이 그랬듯 장르의 접목도 역시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코미디, 로맨스, 공포, 액션 등의 이야기, 발리우드 영화계에 대한 헌정과 장난스러운 비판, 심지어는 샤룩 칸마저 자신을 옴 카푸르라는 인물로 희화화시키기도 하는데 발리우드 쇼 비즈니스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발리우드 영화판은 저런가?’하면서 충분히 웃으면서 볼 만한 영화다.

 

 혹자는 발리우드 영화팬으로서의 척도를 인터미션 후반 삽입곡인 ‘Deewangi Deewangi’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있냐로 가늠하기도 했다.


 Verdict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완벽한 입문서 ★★★★★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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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e! It's Bollywood2013.11.05 19:52

해당 글은 2012년 7월 1일 작성되어 2013년 11월 5일 마이그레이션입니다.

 

 

 

 


 2012년 16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화제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인도영화들을 선보입니다. 현재 발리우드 영화의 경향을 엿볼 수 있고 동시에 어느 해보다 국내의 관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상영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올 해 소개되는 다섯편의 영화와 그 영화들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소위 발리우드의 3대 칸(샤룩, 아미르, 살만)이라 불리는 배우들은 20년이 넘게 배우생활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자 하는 욕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미 샤룩이나 아미르의 경우는 영화제작자로서 성공을 거두었는데 샤룩 칸 같은 경우는 이에 그치지 않고 크리켓 팀 운영이나 특수효과 회사 설립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자신이 설립한 특수효과 회사인 레드 칠리스 SFX는 많은 발리우드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할 정도로 그 입지가 높은데요, 샤룩 칸은 진일보한 특수효과를 보여주고자 엑스 맨의 특수효과 담당자인 제프 클라이저를 비롯해 네 개의 특수효과팀을 동원해 영화 ‘라 원’의 특수효과를 연출했고 그 결과 인도영화 사상 가장 진일보한 특수효과를 보여주는 영화를 완성하게 됩니다.

 

  단순히 발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그 이상의 아이콘으로 남고 싶어 하는 이 남자의 욕심은 영화 ‘라 원’을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영화 ‘라 원’에는 깜짝 까메오가 등장하는데 바로 ‘춤추는 무뚜’, ‘로봇’ 등의 영화로 알려진 남인도 최고의 스타 라즈니칸트. 샤룩 칸은 비장의 카드로 라즈니칸트의 카메오로 남인도 지역 흥행을 노렸던 것 같은데, 영화 ‘라 원’에서 등장하는 라즈니칸트의 배역은 무려 ‘로봇’의 주인공인 사이보그 치티. 여담이지만 ‘로봇’의 캐스팅을 거절한 샤룩 칸, ‘로봇’의 흥행이 아쉬웠는지 ‘로봇’보다 더 기깔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욕심이 영화 곳곳에 보이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몇몇 시퀀스에서는 영화 ‘로봇’과 비교해서 볼 만한 장면도 보인다는 거.

 

 

 

 

 

 


스페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부뇰의 토마티나 페스티벌은 8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열리는데요, 영화 ‘한 번 뿐인 내 인생’ 팀이 영화에서 토마티나 축전 장면을 찍게 된 것은 7월 중순. 그렇다고 영화 촬영을 미룰 수는 없는 일. 결국 제작진은 토마티나 페스티벌을 연출하기 위해 1 Crore의 비용을 들여 16톤의 토마토를 포르투갈에서 공수, 부뇰에서 토마티나 페스티벌을 재현했다고.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 리틱 로샨. 이미 그는 2006년 영화 ‘둠 2’에서 배우 아이쉬와리아 라이와의 키스신으로 발리우드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요. 이번 그의 상대는 발리우드의 핫 아이콘인 카트리나 케이프로 2003년 영화 ‘Boom’으로 데뷔해 많은 히트작을 낸 배우인데요. 발리우드 3대 칸(Khan)인 살만 칸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그녀는 남자친구의 포스 때문인지 그녀와 키스신이 허락된 배우는 아무도 없었는데, 데뷔 8년 만에 배우 리틱 로샨과의 키스신은 연일 화제가 되었고 그녀역시 영화에 필요하다면 키스신정도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지요.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지만 가장 먼저 촬영한 장면인 황소 달리기. 산페르민 축제라 불리는 이 황소달리기 축제는 7월 6일에서 14일까지 열리는데요. 영화 ‘한 번 뿐인 내 인생’의 원제가 ‘Running with the bulls’ 였던 만큼 영화에서 황소달리기는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인데 이를 두고 각계각층에서 제재 권고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우선 동물 보호협회인 PETA측에서 몇몇 나라에서는 동물을 학대한다는 이유로 금지한 황소달리기를 굳이 하려는 이유가 뭔가, 이것을 영화에서 빼달라고 요청했고, 소를 신성시 여기는 힌두교 지도자 역시 이 장면을 삭제해 줄 것은 요청했지만 이 장면은 예정대로 영화속에 실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락스타’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영화인만큼 음악이 영화를 주도하는 그런 영화라고 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감독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A.R. 라흐만은 이미 여러 장르의 음악을 시도해 보았지만 록음악은 그로서는 첫 시도였습니다.
 인도영화 음악의 주류는 젊은 취향의 가벼운 음악이나 전통 인도음악을 가미한 음악이 대부분이었고 인도에서 록음악은 최근에야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을 뿐 아직까지는 불모지라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그가 2011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으니 하나는 록의 대부인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인 슈퍼헤비 프로젝트였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Rockstar’ O.S.T. 였죠.

 

 

 


 이 영화의 트랙은 단지 록음악 뿐 아니라 라흐만의 장기인 지방 전통음악과 같은 인도색채가 담긴 음악과 얼터너티브 계열의 록음악이 한 앨범에서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떠오르는 발리우드 보컬리스트인 모힛 초우한이 극중 란비르 카푸르의 보컬을 담당하면서 그만의 섬세함과 그에게 볼 수 없었던 강렬함을 동시에 비추고 있는데요. 란비르 카푸르는 한 시상식에서 자신의 목소리 역할을 해준 모힛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지요.

 

  음반이 발매된 후 인도의 언론에선 만점에 가까운 찬사를 보였고 영화 개봉과 함께 두 주연배우인 란비르 카푸르와 나르기스 파크리, 음악 감독 A.R. 라흐만과 메인보컬 모힛 초우한이 런던과 델리를 비롯한 인도의 각지에서 ‘Rockstar’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많은 발리우드 영화들이 세트 촬영이나 CG사용에 익숙한데 비해 감독 임티아즈 알리는 현장감을 주기 위해 배경이 되는 장소에 직접 가서 그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찍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영화 ‘락스타’는 인도의 카슈미르와 체코를 오가면서 촬영되었고 때문에 기존 인도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미장센들이 연출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런 촬영이 계속되고 후반작업이 연장되다보니 상당히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고 항간에는 발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작비인 60 Crores (우리돈으로 약 120억)의 제작비가 투여되었다는 설도 있었죠.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에서 주인공 조던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홍등가에 숨어들어 그곳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배우들을 쓰려 했지만 결국은 실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쓰기로 했다고.

 

 한 제작진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했지만 란비르 카푸르와 임티아즈 알리 감독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하게 되었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란비르와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하네요.

 

 

 

 

 

 


 우리에겐 ‘세 얼간이’의 란초로 알려진 배우 아미르 칸이 세운 aamir khan production의 2011년 작품인 ‘델리 벨리’는 할리우드 범죄영화를 표방해 만들었는데요. 영화가 범죄물이라는 점, 그리고 극중 인물들이 비속어와 은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도 등급위원회에서 성인용에 해당하는 A등급을 부여했는데요. 이미 심의위원회 측에서는 등급을 낮추기 위해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해 줄 것을 권했지만 아미르 칸 측은 삭제 없이 영화를 개봉하고자 했죠.

 

 

<< 제작자 아미르 칸 >>

 

 

  어느나라든 영화의 등급을 낮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합니다. 할리우드 같은 경우에도 성인용인 R등급과 그 아래의 등급인 PG-13등급이 갖는 차이는 큰데, 인도의 경우는 A등급의 아래 등급인 U/A를 받기위해 영화의 수위를 조절하지만 요즘은 A등급을 받아도 영화만 좋으면 성공한다는 생각이 제작자들 사이에 자리잡은 까닭에 등급에 대한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것은 보이고 있지 않죠.

 

  어떻게 보면 발리우드에서 '델리 벨리‘ 같은 A등급 영화의 성공은 발리우드에 다양한 영화를 기대할 수 있고 다소 기존 대중영화와는 다른 도전적인 영화라도 완성도만 좋으면 관객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하나의 희망적인 현상을 보는 것 같아 기쁩니다.

 

 

2011/07/24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 잡담이련다] - 이제 발리우드는 등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올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섹션 중 눈여겨 볼 만 한 것은 단연 니콜라스 벤딩 레픈 회고전일 것입니다. 덴마크 출신의 남성적이고 다소 과격한 영화를 만든 이 감독은 ‘드라이브’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올라섰는데요. 덴마크에서의 그의 초기작인 ‘푸셔’와 ‘블리더’에서 그와 함께 한 두 배우가 있었으니 하나는 마드 미켈슨이고 다른 하나는 킴 보드니아라는 배우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 등의 영화를 통해 모습을 알린 마드 미켈슨에 비해 킴 보드니아라는 배우는 다소 생소하실겁니다. 1989년을 시작으로 덴마크의 많은 영화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 배우는 최근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인 어 베러 월드’에 출연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덴마크 연기파 배우가 발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데 그가 보여주었던 묵직한 연기가 아닌 완전히 망가지는 코믹 연기, 심지어는 말 못 할 굴욕을 영화에서 당하기까지 하는데요, 이번 벤딩 레픈 감독에서 소개되는 ‘푸셔’와 ‘블리더’에서의 그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모습과 비교해서 보신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옴 샨티 옴에 대한 이야기는 작년에도 했기 때문에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만, 사실 ‘옴 샨티 옴’의 사골화라는 이야기는 유독 영화팬 뿐 아니라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회자되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아무리 국내에 인도영화에 대한 수입 편수가 배로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소위 맛살라 영화라는 인도식 뮤지컬 영화를 정식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영화제뿐인데 이런 상업적인 인도영화를 틀어주는 영화제는 저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1/07/27 - [인도영화 이야기/영화의 전당] - 201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인도영화 상영작 총평 + 이야기들

 

  요즘의 인도영화 경향을 돌아보면 마치 리들리 스콧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에 나오는 전통음식보다는 미국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어하는 아랍의 아이들처럼 현재 발리우드 뉴웨이브 감독들의 분위기가 약간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인도판 DVD프라임 같은 커뮤니티에 가면 그들도 인도영화계의 상업영화에 대해 질타를 하고 서구적인 연출방식을 가진 작가들을 높이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인도외의 지역에서 인도영화의 존재감을 알린 영화는 그들 작가의 영화가 아닌 맛살라 영화죠. 다만 최근에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맛살라 영화가 최근에는 나오지 않은데 그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인도식 오락영화로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만한 영화가 ‘세 얼간이’ 이후엔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그런 점에서 ‘옴 샨티 옴’이란 영화의 존재감은 더 커져오기만 합니다.

 

 이 영화는 발리우드 맛살라 상업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린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영화제용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중요하지만 인도식 오락영화를 지키면서 동시에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그만큼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저만 생각해봅니다.

 

  또한 이번 상영은 영화 ‘옴 샨티 옴’의 개봉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는 ‘이렇게 인도색이 강한 영화가 국내에서 성공할까?’하는 의문도 있지만 ‘인도영화’에 대한 언급을 할 때 마다 어떤 정체성처럼 따라온 것이 인도식 오락영화인 맛살라 영화였고 이제는 그것에 대해서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시기상조론을 이야기하는 사람 치고 대안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못 본듯하네요)

 

 

 

  인도의 오스카라 불리는 2012년 Filmfare 시상식. 유난히 좋은 영화가 많이 쏟아져나왔던 2011년 단연 주목받은 세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한 번 뿐인 내 인생’과 ‘락스타’, ‘델리 벨리’가 인도 내 평단의 찬사를 끌어내며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했는데, 특히 ‘한 번 뿐인 내 인생’의 경우 Filmfare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사랑받았던 영화 ‘블랙’ 이후 6년 만에 작품상, 비평가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조야 악타르 감독은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 발리우드에서 높아진 여성 영화인의 입지를 증명하기도 했지요.

 

  또한 주목 받았던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락스타’. 데뷔 5년차에 접어드는 배우 란비르 카푸르는 이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놀라운 연기로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의 존재감을 무색하게 하면서 인도의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블랙’의 아미타브 밧찬이 남우주연상, 비평가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한지 6년 만에 남우주연상, 비평가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명실상부한 2011년 발리우드를 빛낸 배우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델리 벨리’는 개봉되자마자 인도의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이끌어내면서 ‘스탠리의 도시락’, ‘Shor in the City’에 이어 2011년 비평가들이 뽑은 최고의 발리우드 영화 3위에 랭크되기도 했지요. 할리우드 범죄영화 스타일로 쓰여진 이 영화의 각본은 근래에 발리우드에서 나온 최고의 각본으로 인정받으면서 2012년 Filmfare를 비롯한 주요 각본상을 휩쓸게 됩니다.

 

  ‘라 원’의 경우 샤룩 칸의 욕심이 잘 묻어있는 영화로 가족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적 진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했던 바 평가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기는 했지만 단숨에 100 Crores의 흥행을 돌파해 샤룩에게 늦게나마 인도의 흥행배우임을 증명하는 100 Crores 클럽에 들어가게 했고, National Awards를 비롯한 인도의 영화상에서 특수효과상을 휩쓸 정도로 안정적인 특수효과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올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상영되는 인도영화들은 이처럼 현재 발리우드영화의 경향과 진일보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인도영화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고 싶으시다면 올 해 상영되는 프로그램과 함께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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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인도영화 팬들이 좋아하는 인도영화는 아무래도 춤과 노래가 있는 인도식 뮤지컬인 맛살라 영화일 것이고 인도영화를 모르는 분들이 가장 인도영화하면 먼저 떠오르는 코드 역시 맛살라 영화일 것입니다.

 

 그런 맛살라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린 2007년도 작품 ‘옴 샨티 옴’은 개봉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인도영화의 클래식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화 ‘옴 샨티 옴’이 블루레이로 출시됩니다. 인도영화 팬들에게 블루레이라는 포맷이 다소 생소하실텐데요. 블루레이는 고밀도 디스크 안에 DVD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디스크입니다. 따라서 화면이나 음향 모두 하나의 디스크 안에 수준 높은 포맷으로 담을 수 있는 매체인 것이죠. 차세대라고 하기에는 이 포맷은 발매된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긴 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 블루레이 시장이 열악한 것도 있고 우리나라 인도영화 팬들이 주로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접해서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정식 루트가 열려있다면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겠습니다. (꼭이요!)


 

 다시 ‘옴 샨티 옴’으로 돌아와서 저는 이 타이틀을 감히 ‘국내 최초’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사와리야’가 정말 오래 전에 출시되었지만 소니에서 전세계 시장을 노리고 만든 타이틀이죠. 머릿속에 블랙아웃 시켜버리고 싶은 ‘블랙’은 처음 그리고 전 세계 처음으로 로컬화 된 타이틀이지만 진정한 타이틀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1080i(블루레이 포맷은 1080P)에다 뚝뚝 끊기고 심한 블랙바로 점철된 타이틀은 정말 오명이라고 표현 할 수밖에 없는 타이틀이죠.

 

 이런 2차매체에서의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도영화. 진정한 국내 1호 타이틀이라고 볼 수 있는 타이틀이 바로 ‘옴 샨티 옴’입니다. 출시사도 믿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PLAIN은 ‘멜랑꼴리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더 레슬러’와 같은 수준 높은 작품만 출시하는 블루레이 업계에서는 최고의 회사인데요. 이런 곳에서 인도영화의 전설이라 부를만한 영화가 출시된다고 하니 감계무량할 따름입니다. (내가 다 눈물이...)

 

 

 

 

블루레이 콘텐츠 그룹인 PLAIN의 주요 타이틀들

 

 영화 ‘옴 샨티 옴’은 1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고화질로 샤룩님과 디피카님을 영접하려하니 제 가슴이 다 설레네요. 자, 인도영화 팬분들 2014년 벽두 지름을 위해 모두 지갑 충전 해두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해당 이미지는 PLAIN ARCHIVE에 그 권리가 있으며 해당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LAIN ARCHIVE 페이스북은

https://www.facebook.com/PlainArchive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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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2012년 3월 27일에 작성되어 2013년 3월 27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Based on true story



 영화는 인도의 대기업인 Reliance사를 일으킨 디루바이 암바니(Dhirubhai Ambani)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마니 라트남측은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영화의 주인공 구루칸트 데사이가 구루바이라 불리는 것이나, 폴리에스터 산업으로 거상이 되었다는 점은 그와 닮은꼴이 많습니다.



 영화 ‘구루’의 미학적 성취

 


 

 영화 ‘구루’는 진중한 드라마를 추구하는 만큼 미장센에 있어 미학을 추구하기가 수월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그런 성과를 일궈냅니다. 이 영화에 삽입된 ‘Mayaa Mayaa’나 ‘Barso Re’ 같은 맛살라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아날로그적인 타이포그래피로 이루어진 오프닝 시퀀스는 A. R. 라흐만의 음악과 어우러져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물을 낳았습니다.

 이런 마니 라트남 감독의 미학적 성취는 유독 ‘구루’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고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이를테면 1998년도 작품 ‘딜 세’의 경우 영화에 삽입되었던 달리는 기차 위의 군무로 유명한 뮤지컬 시퀀스 ‘Chaiyya Chaiyya’는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발리우드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장면입니다.

 인도 내에서도 다른 작가 감독들은 맛살라 장면이 정서를 해친다 하여 정통드라마로 승부수를 던지는 가운데 마니 라트남의 경우는 오히려 드라마가 강한 영화를 만듦에도 이런 맛살라 장면의 미학을 살리는 몇 안 되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이 영화를 말한다’에서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

 


 영화 자막을 하면서 이렇게 영화에 동화되지도 못하고 인물과 함께 호흡할 수도 없었던 영화는 까리나 카푸르와 샤히드 카푸르가 출연했던 ‘Milenge Milenge’ 이후로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인물의 묘사나 평가에 대한 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영웅주의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마니 라트남 감독을 소개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나 상식선에서 생각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고정된 시각이나 평가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어쩌면 ‘구루’는 자본주의라는 사회에서의 재벌 1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한 역발상, 이를테면 ‘이들도 그냥 돈 번 것은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인터미션 전까지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초기 자본주의 기득권 세력에 맞서 영리하게 저항했던 구루의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그도 성장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는 이로 변모하게 되지요.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 사람들은 나에게로 돌아선다. 물론 내 옳고 그름을 입증할 필요는 없다. 목표는 반대급부가 아닌 여론 획득이니까.” (‘땡큐 포 스모킹’ 인용)

 차라리 영화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주관이나 시각이 빠지고 인물의 삶을 덤덤하게 그려나갔다면 불만은 없었겠지만 한 쪽을 우월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한쪽을 깎아 내리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서 주인공 구루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신문기자 샴 삭세나가 구루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기사를 조작하는 일은 아무리 상대방의 비리가 팩트일지라도 벌써 팩트를 입증하기 위해 거짓을 사용했기 때문에 언론의 신뢰도에 입각해 팩트가 아닌 것이 되고 맙니다. 설령 나중에 그의 비리를 증명한다 해도 이미 신뢰도는 떨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구루가 진짜 비리를 저지른다 해도 구루를 더 믿게 되는 것이죠. 

 한 편, 영화 속의 구루는 실제로 어떤 범법행위에 가담했음을 보여주지 않고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도 자신의 잘못에서 벗어나있고 오히려 그런 행위를 질책함으로서 고전적인 강직한 인물로 그려져 정신적으로도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기도 하죠. 

 재벌의 비리나 불신이 가져온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의 재벌이라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후반부 법정에서는 어느 정도 그의 잘못을 시인함으로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감독 마니 라트남


 한 때, 마니 라트남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던 것은 사실 상업성을 기대하기 힘든 ‘라아반’과 ‘라아바난’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영화 ‘구루’는 영화를 보는 내내 구루칸트 데사이라는 인물을 정서에서 계속 밀어내는 작용과 반작용의 영화였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인물의 영웅성의 후광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절정의 순간에 일어나는 함성과 박수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 군주들의 그것과 다를 바가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루의 주주총회에서 샴 삭세나 옆에서 저분께 손뼉 안치냐고 묻던 아주머니가 전 얼마나 철없어 보이던지요...)


 논리에 어긋나도 분명히 먹힌다

 

 


 영화의 마지막에 청문회 위원들은 구루에게 5분의 시간을 줍니다. 그동안 구루는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데, 언론과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영리하게 말을 아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분석한 구루의 논리는 

 ‘돈을 벌 수 있다면 벌었겠죠. 허나 저만 좋자고 그런 겁니까? 제, 3백만 투자자들도 위한 겁니다.’ - 군중에의 호소 오류

 ‘돈 좀 아껴보자고, 큰 폴리에스터 더미를 머리에 이고 피도니(Pydhonie)에서 20미터를 걸어왔습니다’ - 연민에 의한 논증

 ‘당신들은 이 나라의 발전을 추문하고 있소! 또 어떤 추문으로 우릴 막을 셈이오? 말해보시오!’ - 힘에 의 논증


 논리적으로만 따진다면 구루의 발언은 위원회가 제시한 범법행위의 그 어떤 반박도 하고 있지 못합니다. 물론 그 부분은 구루의 변호사가 했겠지만 구루가 법정이 아니고 언론과 대중이 모인 공간에서 발언을 했다는 것은 나름의 철저히 계산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 하고 싶습니다. 결론은 “너희는 약하고 병든 나를 심문하지만 사실 나 이런 사람이야!” 하는 것이죠. 대중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계산하고 한 행동이었고 위원회는 대중들을 구루의 편으로 만드는 실수를 저지름으로서 오히려 그를 부각시키고 맙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생각해봅니다. 만약 위원회에서 중간에 “논리에 어긋나니 객관적인 팩트를 가지고 발언하시오.” 라고 부탁했다고 가정했을 때 구루가 “나는 팩트는 모르오. 안한걸 나보고 어떻게 증명하라는 것이오. 주절주절~” 이랬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 어쩌면 그 순간 사람들은 냉철한 이성보다 하나의 드라마를 기다렸을지도 모르니까요.


 레퍼런스로 보면 좋을 영화

 저처럼 영화 ‘구루’가 시원치 않았거나 혹은 인물묘사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두 편의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마틴 스콜세즈 감독의 ‘에비에이터’입니다.

 

 


 두 영화는 닮은 요소가 많습니다. 두 영화는 모두 실존했던 한 부유했던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한 사람의 열정과 시련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장시간동안 녹아있는 영화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에비에이터’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그것은 영화의 주인공 하워드 휴즈를 하나의 부유한 사람이나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사람으로 그리기 보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로 그리면서 오히려 그 인물을 더 크게 그리는데 성공했다고 보기 때문이죠. 물론 윤리적인 논쟁도 피하고 말이죠.


 다른 하나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역시 ‘페이스북’을 창시한 마크 주커버그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 영화에서 ‘성공한 사람’은 존재하지만 인물 모두에게 거리두기와 비판적인 요소를 고루 녹아내면서 단지 ‘성공’이라는 것이 한 인간을 그리는 척도로 고정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루'가 그랬듯 한 쪽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한쪽을 깎아내리고 있는 모습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소셜 네트워크'가 너무 거리두기나 냉소철학, 리얼리즘에 입각한 차가운 영화는 아닙니다. 사실 어느정도의 '균형'과 '중도'에서 생각해보고 있는 나름 인간적인 영화죠.


 

 


 한국사 수업을 들을 때, 조선 후기 요호부민(좋은 집에 사는 부자)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에서 꼭 언급되는 사람이 허생이라는 사람입니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 등장하는 인물로, 현대적으로 따지면 당시 시장 경제의 헛점을 이용해 독과점으로 쉽게 돈을 버는 인물이었지만 지금에야 그런 모습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역사적 의의로 따지면 과거 자본주의가 자리 잡지 않은 시대에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 = 능력 있고, 자본주의에 기여하는 훌륭한 사람’ 이라는 평가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어쩌면 인도에서 ‘구루’같은 영화가 비판의 대상으로 자리 잡지 않고 오히려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인도에 자본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고 있지 않아서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실 먼데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우리도 경제대통... 중략...)


 마지막 의문...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의 발제부터 결론까지 저를 쫓아다니는 의문인, 과연 영화 ‘구루’가 재벌신화를 미화한 영화에 그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사람들의 고정적인 인물 보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 내리겠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구루라는 인물이 미화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상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충분히 거리를 두면서 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영상이나 드라마가 주는 최면효과 따위에 상당히 거리를 두고 영화를 보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라는 개인적인 시각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굳이 개인적인 관점의 차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몇몇 사건이나 인물 묘사에 있어서는 어떤 평가나 감정을 배제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는 아닌가 합니다.

 이를테면 영화 초반 구루가 폴리에스터 사업에 성공하고 동업자인 처남과의 균열이 발생했을 무렵 영화는 그의 성공을 아주 좋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구루라는 인물에 대한 비판을 생각할 무렵 영리하게 사랑 이야기로 전환하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간샴의 자살소동이 있은 뒤 구루가 샴의 집을 찾아와 자신의 죄를 증명해보라고 합니다. 그 때, 샴은 충분히 구루의 비리를 증명할 수 있었는데 구루는 교묘히 샴과 미누의 결혼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하죠. (실제로 정치인들이 민감한 사항에 대한 질의를 받았을 때 화제를 갑자기 돌리면서 교묘하게 민감한 주제를 빠져나가곤 하죠)


 


 저는 프로파간다(정치선전)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구루’가 그런 류의 영화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루’는 한 인물의 미화와 거리두기를 교묘히 조절하면서 대충 이야기만 던지고 관객들에게 그 평가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저는 이 영화나 주인공 구루칸트 데사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 마니 라트남의 드라마를 만드는 솜씨나, 예술적 감각, A. R. 라흐만의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를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예쁜 맛살라 장면만 보고 쉽게 봐서는 안 될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rivia

 * 영화에 삽입된 'Barso Re' 시퀀스는 2008년 Filmfare에서 안무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 아이템송 'Maiyya Maiyya'는 A.R.라흐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여행중에 한 남자가 '마야(maiyya)'라는 단어를 발음한 게 신기해서 였다고... 마야는 아라비아어로 물을 뜻하며 이 곡은 마르옘 톨라라는 레바논 출신의 가수를 초빙해 녹음했습니다. 아이템걸은 섹시스타이자 아이템 전문배우로 유명한 말라이카 쉐라왓입니다.


* 아이쉬와리아 라이와 아비쉑 밧찬은 영화 'Guru'가 개봉된 이틀 뒤인 2007년 1월 14일 약혼을 발표해 그 해 4월 20일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 영화 'Guru'는 캐나다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첫 발리우드 영화.
 
* 기자인 샴 삭세나 역은 존 아브라함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스케줄상의 문제로 타밀 출신의 마드하반으로 변경
 
*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영화 'Guru'에서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하는 장면을 촬영중에 치마가 자전거 체인에 끼어 균형을 잃고 장애물을 받는 바람에 손과 발에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아마 'Barso Re'에 삽입된 자전거타는 장면 같더군요.

 * 아비쉑-아이쉬와리아 라이 밧찬 부부가 함께한 영화들

Dhaai Akshar Prem Ke(2000)
Kuch Naa Kaho(2003)
움 라오 잔(2006)
둠 2(2006)
구루(2007)
가문의 법칙(Sarkar Raj, 2008)
라아반(2010) 
 - Bunti aur Babli(2005)에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아이템걸로 출연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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