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도 인도에선 많은 영화들이 개봉되었는데요. Meri.Desi Net은 올 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인도영화 속 열 장면을 꼽아봤습니다.

 * 알파벳 순서대로 정했으며 DVD및 블루레이에서 캡춰한 장면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따라서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7 Khoon Maaf - Hate Myself



 프리얀카가 열연했던 ‘패션’의 거울씬과 비슷해 보일수도 있는 이 장면은 자기학대와 동시에 자기 연민을 표현한 장면으로 보는 순간 상당히 소름이 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Endhiran - Frankenstein's execution



 영화 ‘로봇’에선 치티가 재앙을 벌이는 장면보다도 이 장면이 더 끔찍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이 부분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로봇’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지요


Guzaarish - What a wonderful world



 영화 ‘청원’에서 참 청승맞은 장면이지만 눈물보다 허탈함이 더한 이 남자가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어쩌면 이것밖에 없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o - Final Assault



 마치 할리우드 영화 ‘Assault on Precinct 13’을 보는듯한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 긴장감과 총격전의 박진감이 느껴진 시퀀스로 황당액션으로 낙인이 찍힌 남인도 영화는 물론 인도영화의 전반적인 액션 퀄리티를 높인 장면이었습니다.


No One Killed Jessica - Candle Demonstration at India Gate



 마치 영화 ‘Rang De Basanti’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실제 이 영화에서도 영화 ‘Rang De Basanti’가 인용되지만) 진실을 촉구하는 이들이 인디아게이트에서 모여 평화시위를 벌이는데 실제 있었던 모습을 재현했다는 것이 주는 사실성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죠.


Shaitan - Khoya Khoya Chand



 S. D. Burman의 원곡의 느낌을 확 비튼, 그리고 이 영화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느껴지는 여유를 추격과 총격전으로 바꿔버린 이 장면은 냉소적인 영화다운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Shor in the City - Chasing Boy


 과거 히치콕 같은 서스펜스 작가들이 잘 그려내던 긴장감을 잘 표현한 장면입니다. 순수한 아이와 위험한 물건과 그로 인해 오해가 빚어낸 참극이 단순히 이 시퀀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뛰어난 장면이었지요.


Yutham Sei - Bloody Fight on Pedestrian Overpass



 영화 ‘Yutham Sei’는 속된 말로 건질만한 장면이 많았던 영화지만 딱 하나만 고르자면 범죄조직의 하수인들과 JK형사가 벌이는 육교 위에서의 결투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많은 일본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이용하는 미쉬킨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볼 때, 아마 이 장면은 사무라이 영화에서 따왔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도영화에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인데 미쉬킨 감독은 이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고 멋지게 재창조했습니다.


Zindagi Na Milegi Dobara - Arjun's Tear Drop



 영화 ‘Zindagi Na Milegi Dobara’의 세 친구들의 인생이 모두 여행을 통해 바뀌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 사람은 리틱 로샨이 연기한 아르준일 것입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끝내고 그가 흘린 눈물은 보는 이에 따라서는 성취감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쁨일 수도 있지요. 여하튼 그 순간은 단순히 우리가 관객으로서 그를 지켜본다는 이상으로 새로운 감각을 전해줍니다.



* 3 idiots - Zoobi Doobi



 올 해 본 인도영화들 중 많은 멋진 장면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올 해 꼽은 마지막 장면으로 '세 얼간이'의 ‘Zoobi Doobi’를 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인도영화의 온전한 버전이 개봉한 것도 반갑기도 하고 이 뮤지컬 시퀀스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내년에는 더 많은 인도영화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 본 글은 지난 10월 29일에 있었던 영화 ‘Mere Brother Ki Dulhan’상영과 다음날인 30일에 있었던 I본부의 ‘Delhi Belly’ 등에 관련된 talk 내용으로 실제 토크는 10월 30일 ‘Delhi Belly’ 상영직후에 있었습니다. 관련 인물들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처리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역시 Index 기능을 추가했고 혹시 끊었다 보실 분들이 계실 거란 생각에 top 기능을 주가했습니다. 언제든 top을 누르시면 index로 다시 올라갑니다.


목차



 ‘Zindagi Na Milegi Dobara’ 이후 C모님, T모님, M모님이 고정 멤버가 되어 인도영화에 대한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공교롭게도 임란 칸이 주연을 맡은) 발리우드 영화를 본 것도 있었고, 사실 영화가 바뀌기는 했지만 지난 10월 2일 상영을 ‘Delhi Belly’로 하려 했던 욕심 때문에 어떻게든 다시 모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죠.

 사실 이번 토크는 ‘Delhi Belly’나 ‘Mere Brother Ki Dulhan’에 대해 딱히 할 이야기가 없었을 뿐더러 시즌 2를 마감하는 입장에서 인도영화에 대한 요즘 드는 생각과 이슈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자리로서의 모임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토크가 토픽별로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고 간간히 관련 이야기가 등장해서 그 이야기들을 종합해 봤고, 장소는 신촌 별다방(특정상표) 아트레온점, 연대 앞쪽에 있는 특정 인도음식점에서 진행했습니다. 맛난 커피를 대접해주신 C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Delhi Belly’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M님은 좀 늦으셨지만 미처 놓친 앞부분을 보고 싶어 하실 정도였고 C님은 나름 호평을 하셨습니다. ‘흠 잡을 데 없다’는 평가를 내리셨던 것을 보면 상당히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상영장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좋았고 웃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코믹한 요소들이 많았는데 그 코드도 잘 잡은 영화였지요.

 개인적으로는 잘 만든 영화라는 데 이의는 없지만 개인적으론 범죄 코미디의 차진 맛이 잘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C님께서 하신 말씀이 나름 일리가 있는 게 개인적으로 한글로씨의 자막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보지만 영화가 정통인도영화가 아닌 약간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화였던 만큼 장르영화에 더 익숙한 사람이 자막을 만드는 게 더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시각은 자막의 문제라기보다는 상황 자체의 몰입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니까요. 인물들이 ‘의도적인 범죄’보다는 ‘무고한 연루’에 의한 피해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가이 리치의 영화나  비샬 바드와즈의 ‘카미니’같은 영화와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카미니’의 캐릭터에 대한 개성이나 애착, 그리고 이야기의 오밀조밀함 까지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이죠.


 T님께서 이 영화의 성공 여부에 대해 여쭤 보셨는데요. 7월 1일 개봉한 이 영화는 25 Crores의 제작비로 89 Crores의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이는 물론 전 세계적인 수익이고 인도 뿐 아니고 북미지역 등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죠. 전날에 봤던 ‘Mere Brother Ki Dulhan’은 인도에서만 60 Crores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영화 ‘Delhi Belly’가 국내 개봉했을 때 먹힐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선 대체로 긍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짧은 러닝타임, 누구나 재미를 느낄 스토리라인이 강점이 되겠지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어 성공한 인도영화들을 살펴보면 ‘블랙’,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를 꼽을 수 있겠는데 이 영화들이 사실 인도영화기 때문에 또는 인도의 유명한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성공했다기 보다는 누구나 봐도 공감할 만한 드라마가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사실 우리 같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이나 샤룩이나 아미르의 스타성에 대해 주목하게 되지만 인도영화에 덜 노출이 된 관객들에게는 배우의 스타성이나 인도영화만이 가진 아우라가 잘 먹혀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결국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인도영화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그런 ‘공감대’류의 영화가 먹힌다는 생각에는 저 역시 동의하는 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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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Delhi Belly’를 이야기하면서 아미르 칸을 빼 놓을 수 없겠죠. 배우이자 지금은 성공한 제작자로 명성을 얻은 아미르 칸은 ‘세 얼간이’ 등으로 유명해진 소위 발리우드를 이끄는 삼대 칸 중 한명이죠. 요즘의 그는 트렌드에 이끌려 다니기 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흥행을 놓치지 않는 노련한 제작자로서의 활약을 많이 보여주고 있죠.

 실제로 그가 세운 aamir khan productions에서 제작된 영화중엔 상업적으로 실패한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업적인 성공만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영화의 내적으로도 탄탄한 영화들을 많이 선보였었죠.

 그의 영화들은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영화들이 많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톱스타의 자리에서 그런 영화에 시도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Rang De Basanti’같은 영화는 애국주의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사실 정치 비판영화에 가까웠고, 본격적인 남인도 영화의 진격을 알린 ‘가지니’, 물론 ‘세 얼간이’도 말할 나위 없는 영화였지요.

 그런 점에서 작년 ‘Peepli Live’나 ‘Delhi Belly’ 같은 영화들은 신인 감독, 덜 유명한 배우, 정통 맛살라 영화에서 약간 혹은 많이 비껴나간 이야기들을 선택해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상당히 모험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위에 언급한 두 영화는 A등급(인도 성인용 등급; ‘Peepli Live’같은 경우는 다소 부당하다는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을 받았음에도 비평과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상업적인 기획 영화’가 아닌 웰메이드 영화도 얼마든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그를 지지하지 아니하지 아니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아미르의 그런 노력은 계속 인도영화에 대해 어떤 계속적인 기대를 걸 수 있는 희망을 주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M님께서는 아미르 칸의 영화에 대해 약간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셨는데, 대표적인 예로 ‘지상의 별들처럼’이나 ‘세 얼간이’의 경우에 아미르가 맡은 캐릭터는 소위 혼자 똑똑한 사람의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면서 그의 영화의 어떤 계몽주의적 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을 표명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미르 칸이라는 배우와 그의 영화를 보면, 영화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인도영화계에서 소위 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할 만 합니다. 그의 2000년대 이후 작품 세계는 대체적으로 사회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하는 약간은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했지요.

 영화 속에 보여지는 그의 이미지는 인도라는 다소 낙후된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메시아적 존재의 모습으로 포장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에는 그런 엘리티즘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를 팔아먹는데 일조했던 개화기적 지식인들의 면면과 아미르 칸의 영화나 행동을 보면 입으로만 떠드는 요즘말로 입진보적인 모습을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인도영화에서 느끼고 싶어 하는 부족하더라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에게 아미르 칸 같은 배우의 존재는 다소 부담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토크를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인도영화 팬들과 감성을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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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개봉 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원래 러닝타임인 177분에서 144분으로 33분의 러닝타임이 단축되었습니다.

 이런 언급이 다소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이상하게 영화 ‘로봇’의 편집 본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을 느낄 수 없었는데요. 제가 ‘세 얼간이’ 때 열렬하게 항의를 했던 것에 비하면 이런 행위는 일종의 변절(?)일까요? 그렇다기 보다 두 영화를 비교해 보면 좋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얼간이’의 경우 소위 코리안 에디션이라 불리는 버전은 영화의 내용 자체를 축소했기 때문에 불만을 가졌던 것입니다. 또한 인터내셔널 버전 언급을 했던 수입/배급사의 깔끔하지 못한 태도역시 불만이었지요. 또한 ‘세 얼간이’는 모든 시퀀스들이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위 ‘버릴 게 없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단순히 러닝타임 축소를 위해 편집을 했다는 사실이 기분이 좋지 못했던 것이죠.

 한 편 ‘로봇’의 경우는 영화를 이미 두 번이나 스크린으로 봤지만 딱히 어떤 시퀀스가 날아갔다는 느낌을 크게 못 받았습니다. 어떤 분께서 언급하셨지만 영화 ‘로봇’에는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아마 편집에서도 그런 것들이 반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도영화의 긴 러닝타임은 제 포스팅인 ‘인도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10가지’에도 조사결과를 보고했지만 맛살라 시퀀스가 주는 양감도 있는데 맛살라 시퀀스를 뺀다고 해도 드라마만으로도 족히 2시간을 훌쩍 넘기는 영화들이 있죠. C님과 M님께서 언급하신 카란 조하르의 영화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의 영화는 데뷔작이었던 ‘꾸츠 꾸츠 호타 헤’를 비롯해 모든 영화들이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데 그나마 ‘내 이름은 칸’의 경우는 160분으로 많이 줄였고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또 126분으로 단축시켰으니까요. 어떤 관객들은 카란의 영화를 비롯한 다른 인도영화를 보면서 양적인 규모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그 긴 러닝타임이 루즈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C님의 의견은 영화가 길어도 밀도만 있다면 러닝타임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무리가 없는 요소라고 언급하시며 이를 증명하는 작품으로 야쉬 초프라의 ‘비르-자라’를, M님은 카란 조하르의 ‘까비 알비다 나 께흐나’를 언급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작품 모두 보지 못했던 탓에 어떤 말씀을 드리기는 모하나 (제 경우는 아쉬토슈 고와리케의 ‘라간’같은 영화가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고요) 최근의 인도영화들이 긴 러닝타임 만큼의 밀도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M님이 말씀하신 ‘느긋한 그들의 인생관’을 느끼기엔 우리가 너무 쫓겨 다니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영화 ‘로봇’에 대해 이야기 하는 만큼 배우로서의 아이쉬와리아 라이(이하 애쉬)와 그녀의 영화 속 역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녀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던 모습도 그랬지만 실제 그녀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까닭에 아무나 그녀의 역할을 조율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 코미디 프로의 ‘나 못 해!’를 외치는 여배우처럼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C님은 ‘둠 2’ 같은 영화에 불만을 가졌는데 M님이 ‘둠 2’에서의 애쉬의 이미지를 구체화 한 내용에 따르면 역할이 가진 이미지를 잘 조율하지 못했던 까닭에 약점 잡힌 도둑과 동료를 속여야 하는 서브 캐릭터의 역할을 치고 올라오는 바람에 캐릭터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평가를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봤고 그렇게 독보적인 위치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듣고 보니 나름 일리 있는 평가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심지어는 ‘가증스럽다’는 평가까지...

 마니 라트남의 ‘라아반’이나 (이 역할에 대한 평가도 다소 갈렸지만) 고와리케의 ‘조다 악바르’ 같은 영화에서의 애쉬가 주는 캐릭터의 이미지는 다소 안정적이었다고 평가 되는데요. 어떻게 보면 기가 오른 스타를 잘 조율하지 못하는 역량이 딸린 감독들의 끌려 다니는 연출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래서 인도영화도 연출이 중요해요. 스타의 위치가 너무 세다 보니 영화가 배우에 끌려 다니는 오점이 발생하곤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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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1의 마지막에도 언급했고 자주 읊조리는 대사기도 하지만 저는 현재의 인도영화에서 위기를 느낀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내 이름은 칸’이나 ‘세 얼간이’에 대한 세계적인 성공에 비추어 볼 때 제가 하는 걱정은 기우(奇偶)에 가깝다고 보시는 분도 계시지만 위에 언급한 두 영화들 역시 영화의 내적 요소가 탄탄한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스타 시스템에 크게 기댄 영화라는 점은 다른 발리우드 영화들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샤룩 칸이나 아미르 칸이 대단한 배우기는 하지만 이 배우들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끈 것은 아니죠. 인도영화의 저변이 낮던 우리나라 영화에 이 배우들의 팬덤을 이용했을 리는 만무하니까요.


 인도영화가 스타시스템에 기댄 영화들을 양산해 온 것에 대한 최대의 문제는 퀄리티보다는 스타성에 기댄 기획영화들을 양산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일부 인도영화 팬들은 영화를 보는 일차적인 목적이 스타였던 까닭에 자칫 깊이 있는 영화 감상은 못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꼭 영화 감상에 깊이가 있어야 하냐고 묻지만 저는 있어야 한다고 보고 인도영화의 저변이 낮았던 이유 중 하나가 인도영화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주는 노력을 소홀히 한 것 때문이고 보니까요. 단지 다양성이나 상대적 가치로서만 정당화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팬덤이라는 것은 한 편으로는 양날의 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가 가진 능력이 인도영화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하니까요.

 대표적인 배우로는 단연 샤룩 칸을 들 수 있죠. 그의 영화는 대부분의 나라에 수출이 되었고 많은 나라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인도에서 출시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출시되었으니 그 위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인도영화의 스타 시스템은 인도영화의 힘을 불어넣어 준 동시에 편향성을 안겨주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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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인도 및 발리우드 영화 개봉권역에 동시 개봉된 영화 ‘Ra.One’에 대한 주제로도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Ra.One’은 영화 개봉 전후에 많은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지요.

 영화가 개봉된 뒤에 ‘Ra.One’은 평론가들과 대중들에게 극단적인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끌어냈습니다. 종합해 보면 영화의 특수효과나 배우 샤룩 칸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영화의 스토리나 연출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 하냐에 따라서 영화의 호불호는 심히 갈릴 것으로 봅니다.

 샤룩의 팬인 M님의 경우는 샤룩의 팬이기 때문에 당연히 영화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되지만 팬이 아닌 경우에는 배우의 스타성에 대한 기대감을 일단 접고 영화를 보기 때문에 이 영화가 영화적으로 얼마나 관객의 기대를 충족 시키냐가 영화의 평가를 좌우할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오락영화도 기본적으로 영화적인 만듦새가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었는데요. 제가 비교했던 영화는 ‘트랜스포머’와 ‘다크나이트’ 였는데, 같은 많은 비용을 들인 영화지만 전자는 흥행은 했지만 비난을 피할 수 없었고, 후자는 대중과 비평가들의 지지를 받고 흥행에도 성공했기 때문이죠.

 ‘Ra.One’은 제 사견으로는 속된 말로 망할 영화는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그래도 내심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나 인도인들 혹은 샤룩 칸의 팬들에게 ‘Ra.One’이 무엇을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는 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비용과 좋은 배우를 쓰는 프로젝트라면 좋은 각본에 검증된 감독을 기용해 웰메이드 스타일의 오락영화를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 ‘Ra.One’은 아직 인도영화가 연출이나 각본 같은 영화적인 요소보다는 스타 시스템과 외형에 기댄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는 아쉬운 증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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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 샨티 옴’은 최근 특정 커뮤니티에서 디피카 파두콘에 대한 칭송 내지 찬양을 하는 분들이 나타남에 따라 더 크게 부각된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영화의 재수입 소식도 들었고요. 이 영화로 인도영화의 걸음마를 시작하신 분도 계시고 여성 관객은 샤룩 칸, 남성 관객들은 디피카 파두콘 때문에 인도영화에 빠져드신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도영화 다섯 편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올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상영되었을 때는 두 번이나 감상을 했죠.

 그런데 ‘옴 샨티 옴’ 때문에 인도영화에 빠져드는 분들은 많이 만났는데 과연 개봉 때도 이 영화는 먹힐 영화인가가 궁금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 궁금했는데 확답을 듣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도 궁금해서 인도인인 음식점 사장님한테 영화 ‘옴 샨티 옴’의 장점을 물으니 샤룩과 디피카 말고 다른 말씀은 없으시더군요. 과연 배우가 영화에서 발산하는 아우라 이외에 관객들에게 어떤 것을 어필할 수 있을까 말이죠.

 이 영화는 상업영화긴 하지만 나름 노련한 감각을 지닌 영화였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영화의 맛살라 시퀀스들이 가진 그 나름의 의미나 장치 예술적인 부분을 인도영화를 조금 더 아는 사람들이 자신 있게 읽어줄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지요.


 어찌 보면 영화 ‘옴 샨티 옴’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유치하고 춤과 노래가 나오는 영화 정도로요. 그렇다고 완벽한 오락을 전달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C님은 영화가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감상했을 때 후반부에 약간 그런 느낌을 받았고, 어떤 분은 초반 70년대 재현이 촌스럽다고 하신 분도 계셨지요.

 하지만 영화 자체가 가진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과 인도식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자부심으로 자신감 있게 영화를 꾸려나가며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 쏟아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Dard-e-Disco’의 샤룩의 식스팩 때문에 이 영화가 최고라고 말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 부분이 옵션이 되긴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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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다른 지인 분을 만났지만 인도영화에서 논의되는 부분이 고작 배우의 아우라 뿐이라 팬클럽에 들어온 느낌이라고 회의감이 든다고 하시던 분을 만났습니다. 단순히 인도영화 마니아라는 이미지가 특정 배우나 맛살라 시퀀스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바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다면 저로서는 무지 화가 날 일입니다.

 과거 저는 공포영화 동호회에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공포영화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요. 그런데 누군가가 공포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비인간적인 모습들을 보기 좋아하는 변태라고 이야기한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죠. 이를테면 ‘데드 얼라이브’라는 영화가 2차 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반영을 하고 있는 영화라는 설정이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언급을 소위 마니아 집단에 있던 몇몇 인물들이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공포영화는 그저 필요한 이유를 느끼지 못할 사디즘의 영화로 사람들에게 인지 되었겠죠.

 인도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인도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또한 의미 있게 볼 어떤 ‘다리’역할을 하는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가 지금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평론가들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인도영화를 부각시켜줄 것이라 보진 않습니다. 그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일단 우리가 주로 언급하는 인도영화는 상업영화고 평론가들은 상업적인 관점보다는 ‘작품’이 중시된 영화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일 것이니까요.

 어떤 분께서 ‘인도영화를 전파시키는 법’이라는 내용을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내용인즉슨 누군가 ‘인도영화가 왜 좋아요?’라고 물으면 맛살라 동영상을 쓱 보여주면 상대방이 ‘아!’ 하고 넘어온다는 것이었는데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래도 안 넘어오면 어쩌죠?’ 그러니 그 분은 ‘그런 사람들은 일단 제껴. 우리 편을 많이 만들어야지.’

 많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인도영화에 대한 애정을 정통 맛살라 영화에서 출발했다는 점, 그리고 요즘같이 빠르게 무엇인가를 진행시켜야 하는 시대에 그런 보여주기식 요소가 먹힐 수도 있겠지만 어떤 깊이가 주는 가치는 잃어버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께서는 ‘인도영화는 즐겁고 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보는 것이니 너무 분석적으로 가지 말자’는 말씀을 하시지만 영화라는 것이 너무 기분풀이식의 일종의 도파민 역할만 한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가치에서 그치지 영화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뭐 그렇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의 욕구를 해칠 생각은 없지만 한 편으로 저는 인도영화도 다른 영화와 똑같이 봐주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2008년 ‘블랙’을 수입했던 회사는 마케팅에서 ‘인도’라는 단어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인도영화 팬으로서는 그런 모습이 ‘인도’라는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비겁한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지금 ‘내 이름은 칸’과 ‘세 얼간이’의 성공과 함께 본격적으로 마케팅에도 ‘인도’라는 단어가 들어가고 맛살라 장면도 개봉 영화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정식으로 ‘인도영화’의 정체성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과연 이렇게 인도영화가 부각되는 시점에 순수하게 인도영화라는 소재만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 토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시즌 2를 마치면서 3회로 이 이야기는 잠시 끝을 맺지만 다음에는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인도영화도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단순한 흥미 이상의 무엇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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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님이 언급하신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Melvilasom’은 보고 싶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도영화를 좋아해도 그것만 특별하고 애지중지해서 보는 게 아니고 오히려 다른 영화들과 같은 시각에서 보기 때문에 탄탄하면 된다는 생각에 더 궁금해지는 영화기는 합니다.




 * 이번 토크의 명대사는 ‘분명히 봤는데 본 기억이 안 나는 영화는 좋은 영화가 아니다.’ 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이 연사는 그럼에도 ‘Wake Up Sid!’는 좋은 영화라고 외칩니다. (아니면 말구요 ㅋㅋㅋ)

 * 시즌 1 끝에 한 번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고 언급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우의 세계 + 주말의 명화 프로젝트 + 인도영화 이원 상영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검증 결과 흥미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꽤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았는데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상당히 별로였던 듯... 아쉽지만 쓸 만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도록 하죠. 그래도 TV 야외광장 이원상영 프로젝트 이것도 좀 부족한가요?

 * 'Delhi Belly'에서 ‘놀기만 하고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는 대사는 C모님과 저만 키득거렸네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에 나온 대사였거든요.



 * 'Delhi Belly'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C모님께서 언급하신 덴마크 출신의 배우 킴 보드니아.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배우라서 이미지가 약간 유도 키에르와 비슷해 보였다는...
 물론 'Delhi Belly'에서 하는 게 딱히 없었지요. 저는 못 봤지만 최근 수잔 비에르의 ‘인 어 베터 월드’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배우를 모르는 관객들에게 그의 존재는 마치... ‘세 얼간이’에 아미르 칸더러 누가 유명하다고 해주기 전까진 모르는 그런 느낌? 그 느낌을 역으로 받으니 우리 인도영화 팬들이 열광하는 배우들을 일반 관객들이 볼 때의 그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네요.

 * 토요일 상영작이었던 영화 ‘Mere Brother Ki Dulhan’에 대한이야기도 별로 없었네요. 그저 그런 맛살라 영화며, 주인공들이 너무 어려움 없이 난관을 극복한다. 그 정도?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마초적인 남자주인공들(살만 칸, 악쉐이 쿠마르)의 서브캐릭터 정도였던 카트리나 케이프의 외적 성장과 영화 캐릭터의 동반 성장을 언급하고 싶었지만 분위기는 그냥 카트리나 케이프 예쁘다 정도... 아... 예...

 * 역시 T님은 말이 많은 분이 아닌 까닭에 멘트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말하는 것 보다는 듣는 걸 더 좋아하시는 분이셔서일수도... 하지만 언젠가 T님을 위한 스페셜 시간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 그런 쌩각을 가지고 있쓰민다...

 * 엔돌핀으로 유명한 이상구 박사의 등장은 1989년이었네요. 그 때, 나 태어났나? 저는 티아라와 같은 세대 ㅋㅋㅋ

 * 영화 ‘Ra.One’을 언급하면서 내년에 ‘Yutham Sei’를 만든 신진 작가주의 감독 Myshkin이 라이징 스타 Jeeva를 기용해 슈퍼 히어로 영화를 만든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인도에도 이처럼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들이 많이 등장해 좋은 프로젝트를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세 얼간이’의 성공을 보면 왜 스타 못지않게 감독의 위치가 중요한지 인도영화 산업계가 눈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세 차례의 토크에 모두 참여해 주신 C모님, M모님, T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고, 이 토크 중계를 보신 인도영화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 다른 분들도 사석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 본 글은 지난 10월 2일에 있었던 영화 ‘KO’의 블라인드 모니터링에 관한 talk 내용으로 관련 인물들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처리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역시 Index 기능을 추가했고 혹시 끊었다 보실 분들이 계실 거란 생각에 top 기능을 주가했습니다. 언제든 top을 누르시면 index로 다시 올라갑니다.


 


 지난 10월 2일 일요일에는 Meri.Desi Net에서 영화 ‘KO’의 블라인드 모니터링이 있었습니다.
 
이번 상영회는 지난 번 ‘Zindagi Na Milegi Dobara’때 처럼 C모님, T모님, M모님이 참석하셨습니다. ㅊ모님께도 말씀을 드렸으나 아마 잊어버리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사실 원래는 ‘Delhi Belly’를 상영할 목적이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소스가 영상과 음성이 안 맞는 점, 그리고 영화의 표현상의 문제 때문에 한글자막을 완벽히 구현해야 했던 점 때문에 잠시 보류했습니다.

 영화 ‘Aarakshan’과 ‘KO’사이에서 갈등하던 중, 둘 다 정치적인 소재기는 하지만 그래도 ‘KO’쪽이 즐거이 영화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택했습니다. 철저히 상영작에 대해 준비하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실상 장소 대여는 5시 20분부터였지만 혹시 늦게 오실 것을 고려해(소위 코리안 타임) 5시로 공지했는데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일찍 도착하셔서 감사하고 또 죄송했습니다. (한 10분 기다렸거든요 ^^)

 그것보다 더 죄송했던 것은 사운드 쪽 문제였는데요. 당초 ‘KO’의 타이틀 소스가 블루레이였던지라 더 좋은 음질로 구현하고 싶은 마음에 저희 집에서 쓰는 가정용 사운드를 가져오려다 미니 블라인드 상영회고 또 장소가 협소해서 그럴 필요 있나 하고 생각했지만 사운드 시스템이 안 좋았던 고로 상영이 지체가 되었습니다. 결국 부실을 옮겨 TV를 통해 상영을 하게 되었던 점 여러모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 일찍 준비한다고 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불편을 끼쳤던 점 역시 사과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음향에 대한 부분도 제가 직접 챙겨오도록 하겠습니다. (토즈 홍대점 듣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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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아쉰은 남인도의 한 언론사의 인턴 사진기자입니다. 어느 날 은행 강도들의 범행 현장과 결정적인 사진을 촬영해 큰 공을 세우죠. 기세가 오른 아쉰은 대선 기간에 유력한 대권 후보 정치인들을 촬영하지만 그들의 어두운 면을 다루면서 이슈화 시킵니다.

 한 편, 젊은 정치를 추구하는 바산탄이 눈에 들어옵니다. 권모술수와 돈이 오가는 정치판에 젊은 이미지 하나만을 내세운 깃털청년당(제가 임의로 붙인 당명입니다)의 당대표로 선거 유세를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데요. 그들이 위기에서 시민을 구해내고 지역 주민들을 보살피는 모습이 언론에 등장하면서 점점 지지기반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러던 깃털청년당의 전당대회 날, 군중이 모여든 가운데 연설을 시작하려 하지만 아쉰의 동료에게 폭탄테러 제보를 받고 아쉰은 바산탄을 구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동료는 사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테러와 동료의 죽음 뒤에는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15 Crores의 제작비를 들여 전세계적으로 70 Crores의 흥행 대박을 거둔 이 영화는 개봉당시 많은 호평을 얻었고 현재 IMDB 8.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쉰 역을 맡은 미남스타 지바(Jeeva, 혹은 Jiiva로 표기)는 인기 급상승중인 배우로 현재 ‘로봇’의 감독 샹카르의 ‘세 얼간이’리메이크작인 ‘Nanban’을 촬영하고 있지요.

 영화가 끝나고 이번에는 M님께서 인도음식점을 추천해주셔서 그곳에서 간단한 식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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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실험성이 강한 영화도 트는 소규모 토크 상영회라 나름 볼 만 하다고 느낀 남인도 영화를 선정했지만 반응이 딱히 좋지 못해 하나의 실험의 장이었다는 결과 말고는 뭔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이번 상영회...


 솔직히 변명을 해 보자면... 제가 이 영화를 택한 이유는... 물론 ‘델리 벨리’를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이 영화가 앞서 언급한 영화 감상 후 어떤 이야기를 끌어낼 기능적인 요소가 있었던 것도 있었고(토크 후기를 써야하니까요 ㅋㅋㅋ) 개인적으론 영화 ‘KO’가 남인도 영화의 수준을 조금 끌어올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인도 영화에 적응을 못하는 인영 팬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1. 마초에 아저씨 같고 콧수염 그득한 본격 남인도 배우들 
 →보완: 아쉰역의 지바의 출현으로 남인도 남주들의 격이 높아짐


 2. 남인도식 황당액션 
 →보완: 초반 아쉰의 오토바이 곡예 정도를 제외하고는 헐리웃 영화에서도 봐온 하드보일드 액션


 3. 너무도 황당한 전개
 →
보완: 몇몇 인도식 오그라드는 설정만 제외하면 나름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남인도 영화의 관객들의 기본 성향이 있기에 대중영화로서 너무 급격한 변화는 할 수 없었겠지만 발전적인 시도들이 많았던 영화였다고 봅니다.  뭐 그러나 그건 제 생각이었고 아직은 좀 남인도 영화는 우리에게 먼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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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부분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은 스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주제는 C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입니다. 대선시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KO’에서는 인도가 우리나라 못지않게 특정 집권당들이 우세하다거나(사실 그건 어느 나라나 비슷하겠지만)이나 뇌물이 오가는 선거,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 마타도어(흑색선전) 등이 난무하는 모습들이 여과 없이 드러납니다.

 아미타브 밧찬이 조로증에 걸린 소년으로 나왔던 영화 ‘Paa’에서 대선 후보로 출연했던 아비쉑이 보디가드들을 대동하고 다니는 장면이 나오며, ‘라즈니티’에서는 상대편 당수를 총격으로 살해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발리우드 영화라 다소 미화되었을 수도 있고 원래 북인도 상황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지금까지 봐온 남인도영화에서의 정치적 현실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실제 텔루구의 정치인 파리탈라 라빈드라의 삶을 그린 영화 ‘Rakth Charitra(피의 정치사)’에서는 정치 깡패들이 상대 진영 세력의 마을을 점거해 정당 지지자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그 공포스런 모습을 보면 아직 정당과 정치인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길 정도죠.


 사실 몇몇 영화인들은 정치적인 소재를 만들면 위협을 받는다고 합니다. ‘랑 데 바산티’를 찍었을 때의 아미르 칸 역시 (개인사까지 겹쳐)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영화의 소재로 쓰일 수 있는 것을 보면 정치상황이 불안한 인도가 이런 점에서는 우리나라보다는 더 자유롭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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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적으로 영화의 만족도를 조사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분위기는 어두웠습니다. C님의 경우에는 영화의 내러티브에 크게 실망하셨는데요. 영화 러닝타임인 165분 동안 정치와 언론과 사랑 이야기가 밀도 있게 그려지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다가 말았다고 혹평을 하셨습니다.

 맛살라 장면들도 영화의 전개에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어(인도영화의 맛살라 장면에 적응을 못하는 관객들이 대체적으로 겪는 정신적인 충격이랄까요...) 적응을 할 수 없었고, 인터미션이자 사건의 전환점인 전당대회 폭파사건 이후 영화는 관객이 영화에 몰입할 기회를 얻었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결국 영화는 적색군들의 테러가 시작되는 결말 30여분 지점에 와서야 힘을 얻는다는 평가를 하셨습니다.

 M님의 경우에는 인도영화기에 용인될 수 있는 많은 부분은 그렇다 치고 영화의 로맨스 부분이 너무 약했다는 평가를 하셨습니다. 신문사의 세 인턴인 아쉰과 레누와 사로 사이의 로맨스의 밀고 당기는 부분이 약했고, 특히 왜 아쉰은 귀염둥이 사로가 아닌 레누를 택했냐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셨다는... (참고로 M님은 여성분이십니다... ㅋㅋㅋ)

 우리의 T님은 전날 무리를 하셨던 것도 있고 영화가 취향이 아니셨는지 자다 깨다를 반복하셨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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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제가 자주 쓰는 말은 ‘헤게모니’라는 단어입니다. 아무래도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에 있고 최근 안철수씨의 출마 이야기 때문에 한 사람의 정치적인 혹은 그 외의 영향력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으니까요.

 헤게모니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의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가 했던 말입니다. 사실 어원은 그리스어로 장수의 지위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하나의 권력계층화나 패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말이지만 표면적으로는 그렇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강제로 계급을 나누어 통치했지만 자본과 같은 물질이 우선시되고 인권에 대한 개념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다 보니(써놓고 나니 정말 그런가요? ㅡㅡ;;) 강압적 권위만으로는 권력을 취득할 수 없기에 어떤 합의나 자연스러운 입지 획득 등으로 권력을 취득하는 것을 말하죠.

 특히 정치라는 것은 쇼기 때문에 공중파에서 망언을 하거나 추태를 부리고도 위원자리에 떡하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이 나쁜 이미지라도 일단 언론에서 많이 뜨긴 했지 하면서 그 사람의 헤게모니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우울한 일이죠)

 그런 점에서 영화 ‘KO’는 언론이 주는 정치가에 대한 이미지의 조정, 심지어 영화의 제목인 ‘왕 만들기’처럼 한 정치인의 헤게모니 획득에 대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냥 오글거리는 로맨스와 맛살라와 액션이 있는 남인도식 영화겠지만 사실은 정치와 언론이 합작해 낸 호러영화(!)라고 봐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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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성인 인도인의 대화 중 절반은 정치고, 절반은 영화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는 요즘에서야 메이저 영화계에서 부각되는 듯합니다. 프라카쉬 자 감독의 ‘라즈니티’나 지금 소개해드리는 이 영화 ‘KO’의 성공을 보면 이제 인도에서도 폴리테인먼트(politainment; politics와 entertainment의 합성어) 영화들이 점점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교 대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나꼼수 같은 방송이 뜨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남인도의 영화를 보면 불안한 치안, 부패한 정치인, 고리대금업자와 조직 폭력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엔 (대부분) 그들을 단죄하고 정의롭고 행복하게 영화를 마무리하는 영화들이 많죠. 남인도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 두 가지 점을 시사해줍니다. 하나는 남인도의 정치나 사회적인 모습들이 영화에 투영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과 (그나마 상업영화기 때문에 많이 미화가 되었다고 봅니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그런 현실을 망각하는 것 보다 자각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예전에 개인적인 자리에서 C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시국이 어수선한 사회에서의 엔터테인먼트는 자각보다 망각의 경우가 많다는 대목이 기억납니다. 어쩌면 인도의 관객들에겐 라훌이나 라즈같은 부잣집 도련님이 등장하는 사랑타령 맛살라 영화가 인도인들에겐 더 나은 엔터테인먼트일 수 있겠지만 과연 영화의 기능이 단지 ‘그 시간 동안 시름을 잊는 것’에 그친다면 그것은 어쩌면 편협한 상업주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KO’가 인도의 정치를 ‘세 얼간이’가 교육의 현실을 고치는 직접적인 역할을 하진 않지요. 하지만 그런 영화들을 보고 관객들이 인도 사회의 올바른 정치를 논하거나 ‘세 얼간이’를 보고 교육의 현실에 대해 관객들이 이슈를 만든다면 성숙한 관람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보게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공지영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가 화제입니다. 물론 연출과 같이 영화 내적인 부분에서는 비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순기능이 있다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환기되었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좋은 영화가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영화의 순기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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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맞춰보시죠... 정치적 살인, 폭탄 테러, 총격 액션 등의 내용이 들어간 이 영화의 등급은? 성인용인 A? 준성인등급인 U/A?

 놀랍게도 이 영화의 등급은 U등급입니다. 전체관람가라는 거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빨간딱지 영화를 봐서 등급에 관대하다고 생각함에도 적어도 영화 ‘KO’는 U/A 정도는 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남인도 영화가 폭력에 관대하다는 이야기는 여러 인도영화 팬들에 의해 이야기 되던 부분입니다. 그런 탓에 남인도영화는 A등급을 받은 영화들이 많죠.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흥행하기 때문에 그런 폭력적인 코드들을 너무 자연스럽게 넣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이는 서구인들이 우리나라 영화들을 봤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구의 관객들이 찾는 많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영화들에서는 폭력적인 코드가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이 영화들을 본 서구의 관객들이 ‘한국 영화는 다 그러냐’는 오해를 하는데 물론 그런 영화들은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영화의 일부겠죠. 남인도 영화도 폭력적이지 않은 영화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자주 노출된 영화들은 그런 코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 소개한 영화 ‘KO’에도 전당대회 폭파 장면이나 후반 액션 장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드러납니다. 이를 보고 M님께서는 ‘인도영화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본 기분이 든다’는 표현을 쓰셨지요.

 저는 2008년을 떠올려 봅니다. 당시 아미르 칸의 영화 ‘가지니’가 개봉되었을 때 한 때 인도에서는 등급 논란이 있었습니다. 영화 ‘가지니’의 폭력적인 장면이 성인용 등급에 적합하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었죠. 항간에는 아미르 칸이라는 톱스타가 출연했기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죠.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는 남인도인 타밀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과 없는 폭력은 어떤 이에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어떤 이에겐 폭력을 무감각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남인도 영화들의 폭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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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님께서 언급하신 내용 중에 인도영화에서의 여성들의 모습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영화 ‘KO’같은 경우에는 신문사에 일하는 나름 인텔리전트라 부를 수 있는 젊은이들이 등장하지만 아무리 그런 직업군의 인물들이라고 하더라도 인도영화에서 그려지는 여성은 수동적이거나 남자 주인공의 서브 역할에 머물러 있어 상당히 아쉽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많은 인도영화에서 여성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서 작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나마 인도영화에서 나름 독립적인 여성상을 구축했다고 여겨지는 아이쉬와리아 라이조차도 ‘로봇’같은 영화에서는 남성 캐릭터인 바시가란 박사나 치티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죠.

 저는 보지 못했지만 여성 운동적인 이미지를 가진 ‘Lajja’같은 영화나 패션모델의 이야기를 다룬 ‘Fashion’ 같은 영화에서 다소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많은 인도영화에서 여성의 독립적인 이미지를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에서는 다른 나라 못지않게 여성 감독들도 많이 나타나고 여성 정치인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러니하게 영화 속에서 여성의 지위획득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점점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영화라는 매체를 이끄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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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rder 2, 최종병기 활... 표절 이야기

 영화 ‘KO’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상영회 전날에 개인적으로 ‘추격자’를 따라한 영화 ‘Murder 2’를 보았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 ‘Murder 2’는 실제로 보니 추격자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영화 ‘Murder 2’에 나름 플러스 요인이 있다면 그나마 살인마의 캐릭터가 좀 더 사이코처럼 구축이 되고 관객들로 하여금 ‘저 녀석은 혐오스럽고 나쁜 놈’이라는 감정을 바로 끌어올릴 정도로 프라샨트 나라얀이라는 배우가 꽤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반면 마이너스 요인은 무수히 많은데요, 물론 영화를 베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소리를 못 들을 일이지만 그래도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야지 ‘추격자’가 가진 극적인 긴장감이나 짜임새는 가져오지 못하고 그나마 구축한 살인마 캐릭터도 ‘왜 저 녀석이 저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되었는가.’ 에 대한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으니까요.

 사실 이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은 인도에는 대놓고 노출 연기를 할 수 없으니 므흣한 연출들로 눈요기를 하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나하고 저만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 성인영화로서의 요소가 흥행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겠죠.

 최근 우리나라에도 박해일 주연의 액션 활극 ‘최종병기 활’이 멜 깁슨의 2006년 작품 ‘아포칼립토’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저는 두 영화를 모두 봤지만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잘 파악을 못했는데요, 표절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비교분석과 과거 (‘최종병기 활’의)김한민 감독이 ‘아포칼립토’를 ‘최종병기 활’을 만드는 레퍼런스로 삼았음을 언급했던 부분이 증거로 남고 있습니다. 현재 ‘최종병기 활’측은 표절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하구요.

 인도의 표절문제는 국제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인도영화 팬인 저도 언급을 했던 내용이지만 나름 인도보다는 영화 내적인 콘텐츠가 더 탄탄하다고 느끼는 우리영화에도 이런 이야기가 들리니 약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두 영화가 어떤 점에서 표절이라고 해야 할지는 감이 안 오기는 합니다만)

 * 토마스 하우웰 나오는 영화 나중에 시간되면 보고 싶긴 하네요.
 
* 일본침몰 미국판 포스터.
 * 음식점에서 들었던 노래 중 T님께서 궁금해 하시는 노래는 Ganpat이라는 노래입니다. 영화 ‘Shootout at Lokhandawala’에 나왔던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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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인도영화를 상영작으로 한다는 것은 나름 도전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도전이었군요. 그래도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기존의 안습이었던 남인도 영화들에 비해서 격을 많이 높인 영화였다고 봅니다.

 안타깝게 남인도 영화나 예술 계통의 인도영화를 여러분께 선보이기는 시기 상조인가요?
 그래도 오락적인 영화를 보고 나서도 여주의 외모나 남주의 가슴털 말고도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면 그야말로 보람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남인도영화의 공개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시도는 계속 해 볼 생각입니다. (어떻게든...)

 다음 상영은 정기 상영으로 10월 29일에 잡혀있습니다.
 발리우드 영화고 신나는 맛살라 영화로 할 생각입니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라.즈.배.리


 * 본 내용은 지난 8월 29일 DVD 프라임에 게재한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에 먼저 올리고 커뮤니티에 올리지 않나요.
 하찮은 제 블로그보다 커뮤니티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고 조회수가 고파서 ㅋ)

 해당 커뮤니티에선 못 보신 인도영화 콜렉터 여러분 굽어 살피시고
 정발 되면 꼭 구입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의 능력이 인도영화의 2차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많은 영화들이 정발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 의외의 작품들까지 정발의 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그럼 과연 인도영화도 정발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 때 DVD가 발매되던 초기에 DVD와 AV시스템을 갖춰 영화를 보는 목적은 고화질(당시로서는)의 영상을 좋은 사운드로 감상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볼 만 한 작품’을 구입해서 보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개념은 현재 블루레이 정착기(라고 쓰고 싶은 이 마음)인 현재까지도 쭉 이어진다고 봅니다.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인도영화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요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인도영화(물론 발리우드에 국한되지만은 않습니다)는 색감 표현이 상당합니다. 워낙 화려한 전통의상을 생활화한 민족이며 미적으로 우수한 관광 자원을 갖춘 나라여서 그런 것일까요? (심지어는 음식에 쓰는 재료들마저 화려한 색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영화 특유의 색감은 단지 맛살라 영화 같은 뮤지컬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일반적인 드라마 영화에서 나타나는 미장센 또한 독특하고 독창적인 색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도영화죠.


 그리고 음악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음악이나 음향에 있어서도 인도영화들은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역시 인도영화에서의 음악은 뮤지컬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능력 있는 영화 음악가들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있어서 속편과 리메이크 위주의 영화들이 강세인 요즘 독특한 오락영화를 찾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에서 비영어권 영화들은 대부분 작가 중심의 예술영화들이 소개되었던 것과 비교해 중화권 영화와 인도영화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갖추고 또 그런 영화들이 널리 사랑받았죠.

조금만 열린 사고를 가진 영화 팬이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관객들에게도 코드가 많이 맞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1. 불안한 2차 시장

 


 아무래도 발매 후에 해당 타이틀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늘 이야기되지만 2차 시장은 불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영화들을 선보이려는 많은 미디어 회사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좋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가운데 인도영화도 내달라고 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성공을 못 할 것 같아서라기보다는 (사실 블루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작품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죠) 성공을 했던 작품이 없어서라고 봐야겠죠.

굳이 언급하자면 ‘사와리야’나 ‘슬럼독 밀리어네어’ 정도가 언급이 되겠지만 두 영화가 성공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전례들로 인도영화의 출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은 바꿔 볼 필요는 있지 않나 합니다. 비록 영화배급 쪽의 일이기는 하지만 ‘블랙’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전까지 개봉된 인도영화들 말이죠. ‘비욘드 러브(Kisna)’ 같은 인도영화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없는 작품을 수입하고 흥행이 안 되었다고 인도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안 팔린다고 지표를 삼을 수는 없겠죠.


 즉 흥행으로서 승부수를 걸 만한 작품이 없었으니 그런 영화의 실패를 지표로 삼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앞서 언급한 두 영화는 과감히 제외하고 모든 것은 0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여기서 또 한 가지 걱정이 들죠. 과연 그럼 이 게임의 첫 타석에 어떤 영화사가 도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죠.



2. (일부) 영화사들의 인도영화에 대한 적은 지식

 




 제목이 다소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께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이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사실입니다. 영화 게시판 등에서 제가 누차 언급해 온 ‘세 얼간이’ 수입에 관련된 부분도 그랬지만 인도영화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이름은 칸’의 DVD는 꽤 판매율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영화의 DVD가 출시되기 전에는 영화사가 이 영화의 인터내셔널 판본과 원본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특정 케이블 채널과 IPTV쪽 사업팀에서 인도영화의 방영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 그 쪽 소스를 조사해 보니 상업성이 떨어지는 영화들을 패키지로 구매하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일부 영화들은 현지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현지의 성공이 국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죠.


 주요 몇몇 영화들만 들여와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인도영화를 수용하던 계층들은 대부분 불법 다운로드로 단련된 이들이고 블루레이라는 포맷에는 대부분 무지합니다. (인영 마니아로서 이런 언급을 하는 게 참 가슴 아프네요)


 결국 콘텐츠를 사주는 사람들을 끌어 모은 뒤 그 콘텐츠를 확장하는 것이 더 상업적으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내에 소개된 영화들을 블루레이로 출시하는 것이 정답이겠죠.


 


 사실 업계에서 인도영화를 내놓기는 고민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일부 마니아들로만 국한 되어 있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마니아층은 블루레이 소비 계층이라 말하기 힘들기 때문에 타깃을 일반 블루레이 유저들로 잡아야 하는데 과연 그들이 인도영화가 정발이 되면 구매를 할까 그것이 관건이겠죠.


 3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소니에서 ‘사와리야’가 발매 되었을 때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다소 무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실 ‘사와리야’는 일반 유저나 인도영화 마니아들에게나 크게 어필은 하지 못했던 영화입니다. 소니사의 인도 진출에 대한 욕심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겠죠.


 그렇다고 정통 인도영화를 소개하면 팔릴 것인가. 죄송하지만 그 점도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사와리야’가 인도영화 블루레이 판매의 지표로 삼기는 곤란한 영화라는 점도 있지만 아직 먼저 시도를 해보려는 분들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점은 있습니다. 굳이 영화의 판매를 국내에만 국한 할 필요가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일의 Rapid Eye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독일은 블루레이나 DVD같은 미디어의 소비도 많고 따라서 괜찮은 스틸북들도 많이 출시가 되는 나라죠. 상당히 부러운데요. 인도영화 팬으로서 부러운 것은 독일은 최신 발리우드 영화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현재 국내 모 IPTV에서 서비스 중인 ‘조다 악바르’ 같은 영화들의 블루레이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Kabhi Khushi Kabhie Gham’ 같은 영화는 인도보다 먼저 블루레이를 출시해서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즉, 괜찮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인도영화에 관심을 갖는 다른 지역의 시장에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인도영화 시장은 아직 대부분을 인도의 영화사들이 혼자서 감당하고 있고 인도 내부에서도 아직 어떤 타이틀이 상업적으로 뛰어들 만한지에 대한 개념이 잘 안 서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영화 '조다 악바르' >>


 한 편, 인도에는 많은 영화들이 인도 내와 해외 판권 때문에 블루레이 미디어가 같은 영화가 여러 버전으로(상영시간의 버전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오해하지 마시길) 출시가 됩니다. 앞서 언급한 ‘조다 악바르’같은 경우는 프랑스의 Bodega, 독일의 Rapid Eye, 인도에서는 Big Pictures, 이 영화의 배급을 담당했던 UTV가 인터내셔널 버전의 블루레이를 출시한 바 있고 모두 다른 평가들을 받았습니다.(Blu-ray.com에 따르면 프랑스의 Bodega 제품이 가장 좋은 판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결국 같은 영화, 이미 나온 영화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콘텐츠가 어떤가에 따라서 블루레이 유저들은 그 포맷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초기에 EROS에서 출시되었던 영화들 (사실상 2010년 말에 출시된 영화 ‘Housefull’ 이전까지 출시된 EROS의 모든 블루레이 제품들)의 퀄리티는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 기대 이하의 퀄리티로 빈축을 산 EROS의 '러브 아즈 깔' >>



 또한 인도영화들은 블루레이 출시 때 콘텐츠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안 쓰는 듯합니다. 이를테면 Big Pictures에서 출시된 ‘가지니’를 예로 들면 좋은 화질, 음질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서플먼트를 전혀 첨부하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인도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제작에 있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그 콘텐츠도 함께 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발매된 영화들의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면 나름 경쟁력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점은 우리나라에만 국한 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짧게 쓰려던 글인데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것들을 모두 풀어내니 장문이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정발 되는 작품들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더불어 인도영화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제 3의 언어권 영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미친듯이 영화제에 다녔습니다.
 예년에 비해 많은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 중 제 전공인 인도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제에서 얻은 느낌과 영화의 감상 그리고 영화제와 관련된 인도영화 이야기들을 끄적여 봤습니다.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
 인도영화 팬으로서는 땡큐지만 개막작으론 무리수.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의 개막작은 '발리우드 : 위대한 러브스토리'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선정되고 나서 일부 언론에서는 부천의 무리수라는 평가를 많이 내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부산영화제때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도영화를 언급했으니 인도영화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일부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PiFan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영화도 개, 폐막작으로 선정한 바 있는데 유독 이 인도 다큐멘터리를 걸고넘어지는지 모르겠더군요. PiFan측의 취지가 취지였던 만큼 그런 불편한 관념들을 말끔히 씻어줄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영화는 80분간의 맛살라의 향연입니다. 물론 메시지는 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그래 이래서 인도영화가 이런 길을 걷게 되었군’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작가를 이해해준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지는 않죠. 물론 자신이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알아주는 작가라면 보는이들이 작가의 방식을 영화의 존재만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아닙니다.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이 영화에는 가치를 증명하는 ‘이유’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인도영화 팬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인,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굳이 잡으려 하지 말라’는 정신이 이 영화에는 들어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냥 원래 인도영화 팬들인 사람끼리 웃고 즐기기엔 개막작으로서의 ‘발리우드의 존재와 그 가치’를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체육관에서 감상했습니다. 사실 부천체육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처음인데요. 최신 영화기 때문에 필름 상태가 좋았던 것도 있겠지만 영상상태와 음향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맛살라 시퀀스들의 필름상태는 최상이었습니다. ‘옴 샨티 옴’같이 2,000년 후반에 나온 작품들은 당연히 좋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지만 과거 마두리 딕시트의 90년대 영화, 구루 더뜨의 고전 영화 등도 놀라운 필름 보존 상태를 보여주었던 것이 놀랍더군요.

 
과거 2003년 PiFan프로그램 팀이 발리우드 특별전을 하면서 인도 측에 받았던 ‘험악한’필름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도 아직 인도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필름을 잘 보존하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인도영화 팬으로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보존과 필름의 복원에 대한 노력에 비추어 볼 때 만약 이 영화의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면 인도영화팬이나 발리우드의 맛살아 영화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사야할 타이틀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다만 이 영화의 가치가 맛살라 모음집으로서 그치는 데는 다소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로봇’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 부분은 아마 ‘인도에서 Sci-Fi 장르를 만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구성은 예상한 대로 흘러갔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많은 의외성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의외성’을 느꼈지요.

 사회나 영화 속의 ‘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저는 마르스(전쟁의 신)와 비너스(사랑의 신)가 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합니다.

 영화 ‘로봇’은 그 ‘도구’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들을 맛깔나게 그려나간 영화입니다. 하지만 ‘로봇’은 다른 도구들과는 달리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개입시켜 단순히 도구 이상으로의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는데요. 철저히 상업적인 영화인 탓에 심각한 철학을 논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대중적인 시각으로 그 면면을 그려나가죠.

 유튜브나 각종 커뮤니티에 떠돌던 액션 시퀀스 영상이나 코믹한 요소로 단순히 유치한 영화로 치부하기엔 영화 ‘로봇’은 기술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솔직한 시선과 휴머니즘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녹아있는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인도영화는 기대보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감상을 하기 마련이고 그 선입견에 부합하는 요소가 있다고 영화가 가진 좋은 점을 놓쳐버린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Technical Report


 영화는 부천시청에서 감상했는데,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되었습니다. 미처 필름을 수급하지 못해 블루레이 포맷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합니다.

 영화 ‘로봇’은 두 가지 버전의 블루레이가 인도에서 출시되었습니다. 하나는 힌디어 버전이고 하나는 텔루구어 버전인데 영화 감상 결과 텔루구어 버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단 소스는 좋은 선택입니다. 사운드가 상당히 떨어지는 힌디어 버전과는 달리 텔루구어 버전은 주요 맛살라 장면들의 사운드와 후반 액션 시퀀스의 사운드가 잘 살아있는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듣기에는 시청에서 블루레이 포맷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포맷을 변환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영화 기술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포맷이 변환되면서 영상과 사운드가 팍 죽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시청의 경우 작년에는 사운드 시스템에서 노이즈가 심하게 나는 악점이 있었는데 올 해는 그 부분이 개선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떠나 영화 ‘로봇’의 사운드는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홈시어터에서 DTS로 신나게 듣던 그 사운드가 아니었어요!!


 시청보다는 비교적 음향시설이 좋은 프리머스에서 영화를 감상한 지인의 리포트에도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영화 ‘로봇’은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나 줄거리뿐이 아닌 청각적인 즐거움도 함께 느껴지는 영화인데 상당히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영화는 영문자막이 제공되지 않고 텔루구어 버전으로 상영이 되었는데 영화제 측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지를 하지 않았더군요. (영문자막이 없다는 것만 공지됨)주말이라 인도 관객들도 일부 보였는데 과연 어떤 느낌으로 집에 돌아갔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영화제에선 블루레이 포맷의 출품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베타 포맷보다는 훨씬 퀄리티가 뛰어나니까요. 헌데 포맷을 변환해 버리면 소용이 없는 듯합니다.(전문가 분께서 이 부분을 보시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상영관에 블루레이 포맷이 손실 없이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옴 샨티 옴’ 발리우드 영화의 A to Z


 발리우드 영화는 참 아이러니합니다.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영화의 대명사가 되어 있고, 맛살라 영화가 모든 발리우드 영화처럼 여겨지니 말이죠. 즉, 전체 인도영화의 10% 정도에 불과한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마치 인도영화의 전부인 듯 보여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 맛살라 영화가, 또 발리우드 영화가 인도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알렸고, 인도영화의 부흥을 가져다주었던 것은 사실이죠. 이처럼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가 인도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옴 샨티 옴’은 그 발리우드산 맛살라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 영화이자 동시에 현대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얼핏 보면 그저 유치함이 절절 흐르는 인도산 코미디 영화일 뿐이지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갖춰서 적절한 타이밍에 보여주는 영화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인도의 상업영화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랑의 완성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끝이 뻔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인물의 유형이나 극을 이끌어나가는 요소와 그 과정을 살펴보면 나름 재밌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70년대 발리우드 영화판을 우리의 정신 못 차라는 주인공이 관객들에게 안내해줍니다. 물론 절세미녀의 여주인공과 함께, 넋 빠지게 만들 춤도 영화에 빼놓을 순 없죠.

 만약 관객들이 그 요소의 단 하나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즐거운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입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시청과 만화영상박물관에서 감상했습니다.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미덕은 다채로우면서 조화로운 색감인데, 안무가 출신인 파라 칸 감독은 다년간의 노하우를 이 영화에 쏟아냅니다. 70년대 원색 계통의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의상들과 적절한 조명의 사용이 이 영화의 장점인데요, ‘옴 샨티 옴’을 재밌게 보셨고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영화 ‘메 후 나’의 ‘Tumse Milke’라는 곡과 ‘Housefull’의 ‘Dhanno’라는 맛살라 영상을 찾아보시면 그녀가 ‘옴 샨티 옴’에서 보여주었던 조화로운 색감 표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장면 연출도 좋았지만 필름 상태가 좋아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아무리 공들인 장면이라도 노이즈와 함께 감상한다면 그 맛이 떨어지겠죠.


 단, 올 해 만화영상박물관 상영은 조금 아니었습니다. 저음부분에서 심하게 갈라지는 소리가 났는데, 유달리 인도영화가 음악사용이 잦다는 것을 볼 때 만화영상박물관의 사운드 시스템은 취약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유독 인도영화 뿐 아니라 ‘슬랩스틱 브라더스’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 역시 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작년 ‘카미니’같은 작품을 감상했을 때는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올 해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작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부천시청의 사운드 시스템을 옮겨왔을 거란 말도 안 되는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다방’ 인도사회의 부정부패의 미니멀리즘


 인도의 많은 감독들에게 우타프라데쉬라는 곳은 범죄영화로서 많이 거론되는 지역입니다. 실제로도 ‘내 이름은 칸’의 개봉당시 샤룩 칸을 박해했던 인도의 극우정당인 쉬브 세나가 이곳의 달리트(하층계급)들을 박해했던 곳이기도 하죠.

 또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자원 난에 허덕이며 그래서 그런지 범죄도 많은 곳입니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상처겠지만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겐 매력적인 지역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는 이곳출신의 경관 출불 판데이의 액션 활극과 가족문제에 대한 소극이지만 사실 이것들은 인도 사회 부정부패의 축약판이기도 합니다. 부패한 정치와 불안정한 치안, 무방비 상태의 서민들과 범죄의 순환이 강렬한 음악과 신선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120여 분간 펼쳐집니다.



 주인공인 출불 판데이 역할부터 독특한데요. 사실상 이 영화는 인도영화의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가 전혀 아닙니다. 주인공부터가 도덕적 판단을 상당히 배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인공 출불과 악당인 체디의 대결은 선과 악의 대립이나 정의의 구현 따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어쩌면 주인공 출불은 체디 못지않은 지독한 악당이죠.

 그런데 이 불편한 모습들은 순환적인 구도를 보여줍니다. 불안정한 가족이 불안정한 치안을 낳고 부패한 정치는 그 가족을 이용하고 불안정한 치안을 이끄는 불량한 경찰이 악당과 대결하죠.


 그럼 왜 인도인들은 이 비싼 홈드라마에 열광했을까요. 
 사실 요즘 인도에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보다는 가장 이기적인 사람을 주인공으로 놓고 있습니다. 순선의 목적으로 자발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 보다는 개인적인 불쾌함으로 악의 무리를 척결하는 이들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어쩌면 부패한 사회에 있어 ‘내 일 아니면 상관없는’이들에게 사회의 좋지 못한 파장이 돌아왔을 때를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주며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부정부패는 그대로지만 현실에는 다방스러운(겁 없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 뿐.


 Technical Report


 영화제 마지막 날 부천시청에서 감상했습니다.

 지난 7월 16일에 심야상영을 보고 나오던 한 관객이 ‘역시 B급 영화는 부천시청 같은 곳에서 봐 줘야 해’하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저는 인도영화야 말로 부천시청에서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인도영화 관련 글들을 쓰고 있지만 인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극장의 느낌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설은 좋지 못한 대형극장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도의 극장이 바로 부천시청과 비슷하지 않나하고 저만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원래 필름상태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다방’의 영상은 그렇게 깔끔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사실 이 영화의 블루레이를 먼저 감상했는데요. 블루레이의 경우는 갈색톤, 붉은색 톤이 많았고 색의 선명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타이틀이었는데 원본 필름을 보니 블루레이를 제작한 팀이 마스터링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자막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제가 오역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막 중 몇몇 부분은 좀 위트 있게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제 밖 인도영화 이야기

 영화제 밖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인도영화를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중 가장 이슈가 되는 몇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로봇’이 발리우드 영화라고?


 영화제의 티켓 카탈로그에도 소개 되었고 많은 분들이 리뷰를 쓰실 때 영화 ‘로봇’을 발리우드로 표기하셨지만 엄연히 이 영화는 남인도 영화입니다. 굳이 가져다 붙인다면 ‘콜리우드’쯤 되겠죠.


 발리우드가 북인도 영화시장을 대표하는 뭄바이, 예전의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이었던 것처럼, 콜리우드는 첸나이의 C를 따다 만들어서 Collywood가 된 셈입니다.

 영화 ‘로봇’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인도영화 1호로 오해받고 있는 ‘춤추는 무뚜’의 주인공 라즈니칸트와 발리우드 스타로 더 많이 알려진 아이쉬와리아 라이 두 사람은 사실 타밀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입니다. 또한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고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스코어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음악감독 A. R. 라흐만 역시 타밀이 낳은 대표적인 뮤지션이죠.


 이처럼 남인도 계통의 영화들은 인도영화의 2인자 역할을 하며 발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매력으로 인도영화 팬들을 사로잡았고, 특히 요즘같이 맛살라 영화가 뜸한 발리우드의 빈틈을 노려 정통 맛살라를 추구하며 세계의 인도영화 팬들을 하나 둘 섭렵해가는 중입니다.

 심지어 요즘 발리우드는 남인도 영화들을 이식하는 공정을 거치고 있고 2008년 ‘가지니’를 기점으로 많은 남인도 영화들이 발리우드에 리메이크 되어 흥행을 거두고 남인도의 감독, 스탭, 배우들이 발리우드에 건너오면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발리우드의 판도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서로의 좋은 콘텐츠를 받아들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높은 점유율!


 인도영화는 PiFan의 효자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개막식 매진을 시작으로, 7월 16일자 ‘로봇’은 80% 이상, 7월 17일자 ‘옴 샨티 옴’은 10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였고, 7월 19일자 ‘다방’은 그날 평일 상영작중 가장 먼저 매진이 되었고, 7월 21일 목요일 ‘로봇’역시 매진, 영화제 마지막 날인 7월 25일자 ‘다방’역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PiFan에서의 인도영화의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2010년 PiFan 화제작이자 최근 개봉을 앞둔 모 인도영화를 빗대 한 관객은, ‘인도영화는 영화제에서 보는 게 갑(甲)’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영화제의 인도영화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극장에 개봉되기도 쉽지 않고, 개봉 된다 해도 온전한 영화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표현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짠해지네요.



PiFan이 한 물 간 인도영화를 틀 수 밖에 없는 이유


 제목은 PiFan을 비꼬는 것 같지만 사실상 PiFan의 프로그램 선정을 옹호하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왜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영화들을 영화제에서 상영하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싶었습니다.


 비교적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원칙인 영화제 특성상,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적어도 전년도 페스티발 시즌 이후에 공개되거나 혹은 미공개된 영화들이 엔트리에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올 해의 경우 2010년 7월 중순이후 현지나 타 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 내지 아예 공개가 되지 않은 영화가 되겠죠.)

 인도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아무리 ‘로봇’이나 ‘다방’같이 현지에서 대박이 났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3개월 내지 6개월 내에는 DVD같은 2차 매체로 출시가 됩니다. 2차 매체에 뜨는 순간은 바로 불법 동영상이 도는 시점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영화제에선 2011년 상반기 영화를 상영하면 되지 않겠냐고, 논리적으로는 좋은 생각이지만 안타깝게 상반기 시즌에 상영되는 인도영화는 대부분 주목받지 못하는 영화들인데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개 화제가 되는 인도영화들은 연말에 공개됩니다. 관례적으로 그렇기도 하고 EID, 디왈리 같은 인도의 명절도 하반기에 있다 보니 ‘진짜’라인업은 하반기에 몰리게 되죠.

 또한 인도의 상반기는 크리켓 시즌이라 다소 극장의 좌석 점유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운좋게 이 시기에 ‘내 이름은 칸’같은 영화가 개봉될 때도 있지만, 대개 3월에서 4월경에 개봉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배급의 덕을 못 본 작은 영화나 실험적인 영화, 아트하우스 계열의 영화들이죠.


 영화제에 프로그램을 선정되기 위해서 대개 영화를 픽업하는 시점은 3월에서 4월경인데 최신성을 생각해서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를 선정할 때 영화제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화제작을 고르기는 수월치 않습니다.

 또한 영화가 흥행을 거둔 것, 현지에서의 영화의 평가 등도 좋은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미개봉작을 픽업하자면 리스크가 크니 흥행이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영화들, 소위 검증된 영화들을 고르다보니 대개 전년도 영화를 고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인도영화 팬 분들은 ‘이미 집에서 봤다’고 귀찮다고 영화제에 안 오시겠다고 하시는 분도 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솔직히 같은 인도영화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올 해 상영된 모든 인도영화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충분히 스크린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큰 스크린으로 내가 좋아하는 인도영화를, 또 배우를, 큰 스케일로, 좋은 음향시설로 본다는 것 이상으로 하나의 애정을 표현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한 상영관에서 그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죠. 분명 인도영화는 집에서 혼자 보는 것과는 다른 어떤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즐거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게 계속 영화제에서 인도영화가 상영되도록 바라고 있습니다.


 아무튼 올 해도 좋은 영화를 선정해주신 프로그램팀 여러분, 또 보러와주신 관객님들, 열심히 애써주신 자원봉사 여러분, 그리고 앞으로 인도영화를 수입하실 또 수입하신 영화사 관계자 분들, 저변확대를 위해 오늘도 신도들을 챙기시는 인도영화 팬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더 즐겁고 신나는 영화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