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루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9.10 아미타브 밧찬 할리우드 진출 (2)
  2. 2010.07.28 PiFan 상영 볼리우드 영화 총평과 담론들 (3)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아미타브 밧찬이 영화 데뷔 40여년 만에 할리우드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위대한 개츠비’인데요. ‘물랑루즈’ 등의 작품을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을 지휘하는 영화로 아미타브 밧찬이 맡을 배역은 도박사인 메이어 울프셰임 이라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워너브라더스 제작, 배급으로 3D로 만들어지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인셉션’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개츠비 역을, ‘스파이더 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닉 캐러웨이 역을 맡고 아일라 피셔, 캐리 멀리건 등 떠오르는 젊은 스타들이 이 영화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최근 아닐 카푸르와 이르판 칸의 할리우드 영화 나들이에 이어 대작 영화에 합류하게 될 아미타브 밧찬의 행보도 눈길이 가기 마련인데요. 
 이미 ‘물랑루즈’로 인도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바즈 루어만 감독, 몇 해 전 호주에서 반인(反印)감정이 격화 되었을 때 중재자를 자처할 정도로 인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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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쩐쩔

    기쁜 소식이네요. 밧찬옹의 헐리우드 진출을 축하합니다. ^*^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워낙 아버님은 연기 내공이 있으시니까 어찌되었든 잘 될것 같습니당.ㅎㅎㅎ

    2011.09.10 13:26 [ ADDR : EDIT/ DEL : REPLY ]
    • 데려다 놓고 대사도 없고 나중에 절정 부분에서 말 없이 인생을 달관한듯 지그시 주인공을 바라보는

      ...그딴 역만 아니면 됩니다.
      우리의 밧찬은 뭔가 활약을 보여줘야 된다구요. ㅋㅋㅋ

      2011.09.10 14:13 신고 [ ADDR : EDIT/ DEL ]


 지난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 남짓한 기간동안 영화제를 다녀왔습니다.

 많은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 중 제 전공인 인도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제에서 얻은 느낌과 영화의 감상을 끄적여 봤습니다. 

 

‘못 말리는 세 친구’ 못 말리는 대박

 


 아무래도 이번 PiFan의 화제작(전체 작품을 통틀어서)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상영작중 가장 긴 러닝타임을 한 작품이고 우대받는 듯 하면서 나름 불리했던 상영조건(일요일 마지막 상영 같은)에도 불구하고 금요일과 일요일 좌석 점유율 80%이상, 토요일 매진, 그리고 또 한 번의 앵콜 상영 역시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면서 재관람 관객까지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이미 어둠의 경로로 본 주변 사람들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통해 첫 감상을 하게 된 저는 시종일관 터지는 재미와 인생을 성찰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며 뿌듯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도영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각본의 취약성, 춤과 노래 등이 꼽히는데요. 후자는 마치 랜드마크와도 같은 속성이니 관객들이 영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아량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전자인 영화 자체가 부실하면 그 흡입력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부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그런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봐 달라'고 하지만 실제로 인도 내의 관객들도 인도영화의 그런 모습을 싫어하고 부끄럽게 느꼈던 가운데 이제는 영화들이 탄탄한 각본과 구성을 갖추어 ‘영화다운 영화’가 많이 나타나는 느낌입니다.

그런 점에서 ‘못 말리는 세 친구’는 인도영화의 정체성과 동시에 여러 관객을 포용하는 보편적인 모습, 그리고 작품성을 만족시키는 영화로, 인도영화에 관심을 갖는 분들께 권해드리기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Technical Report


 부천시청에서만 2회를 감상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프리머스 상영관의 영사기보다 부천시청 영사기가 더 좋다고 느끼고 있는데요. 같은 필름을 틀더라도 얼마만큼의 선명도를 구현하느냐, 그 문제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천시청은 고질적으로 음향에 문제가 있습니다. 가끔가다 특정 음역에서는 ‘빠각’하는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하긴 부천시청의 낙후된 좌석들을 보면 영화 속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의자라도 무너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같은 날 ‘화룡’을 봤을 때는 그런 거슬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유독 두 편의 인도영화, ‘못 말리는 세 친구’와 ‘알라딘’을 볼 때 그 소리가 나서 상당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시청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가 영화제 기간에만 국한되어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보강을 안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국제영화제’ 타이틀을 걸고 하는 행사라고 한다면 웬만하면 이번에는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자막의 경우는 국내에 떠도는 자막을 보지 못해 비교를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영화의 자막에 의존해 감상한 것이 아닌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자막은 거드는 역할밖에 안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하나 알게 된 사실은 ‘All Izz Well’을 ‘올 이즈 웰’ 보다는 ‘알리즈웰’이라고 부르는 게 낫다는 것 정도.

 

‘카미니’ 여러 계층이 외면한 비운의 영화


 

  부천 초이스에 소개되었지만 그 어느 누구 하나 돌보지 않았던 영화 ‘카미니’는 영화제 내내 그 어떤 존재감을 주지 못하고 쓸쓸하게 영화제에서 내려왔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인도영화 자체도 그 저변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대부분은 샤룩 칸과 같은 배우를 위주로 선택하지 ‘작가’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시네필들 사이에서도 인도란 나라는 작품이 나오기 보다는 그들만의 엔터테인먼트가 양산되는 나라로 인식되어 외면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나 PiFan에서 ‘작가’의 영화를 많이 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은 그런 의식을 하지 않았죠.

 올 해, 영화 ‘카미니’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2009년, 변화하는 볼리우드 영화의 조류의 선방에 있던 영화였지만 이 점은 관객들 사이에서 크게 와 닿는 부분이 아니었죠. 그 이유는 아래 밝히겠습니다만 상영관 분위기는 싸늘했고 인도영화 커뮤니티에서도 딱히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던 영화였습니다. 



 
Technical Report

 한 번은 프리머스 9관에서, 다른 한 번은 만화영상진흥원에서 관람했습니다. 

 필름이 노이즈도 적고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이전에 프로젝터로 Moserbaer에서 출시된 ‘카미니’의 블루레이를 본 적이 있었는데 색 표현이 너무 하얗다 보니 대부분의 인물들 얼굴이 검게 보이는 경우가 나타났습니다(상당히 짧은 모니터링이라 다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지만...) 색채 구현이 필름에서만큼 자연스럽지는 못했다는 것이죠.

 사운드 이야기를 하면 솔직히 만화영상진흥원에서 영화 ‘카미니’의 사운드가 100% 구현되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소리가 들어가는 느낌이 났는데요. 이를테면 영화의 타이틀곡 격인 노래 ‘Dhan Te Nan’이 나오는 부분에서 프리머스 상영관에서의 사운드는 자연스러웠는데, 만화영상진흥원 관람당시엔 보컬과 비트 부분만 강조되고 나머지는 소거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컬의 목소리에 ‘쿵쾅’하는 소리만 남았다고 설명 드리면 이해가 빠르실 듯.

 자막의 경우는 다소 딱딱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사실 여러 편의 영화의 자막을 담당해야 하는 번역가로서의 중압감은 이해가 가지만 영화의 인물, 은유적 표현 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러브 아즈 깔' 시대가 변하면 사랑의 방식도 변한다

 

 올 해 ‘못 말리는 세 친구’가 있다면 2008년에는 ‘옴 샨티 옴’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 정통 맛살라 영화에 눈에 띄는 신인스타가 한 명 등장했으니 바로 디피카 파두콘이라는 배우입니다. 서구적인 외모 덕분에 정통 맛살라 영화보다는 다소 모던한 느낌의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러브 아즈 깔’은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러브 아즈 깔’은 변하는 현대의 사랑 못지않게 변해가는 볼리우드 영화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지고지순하고 선택의 자유가 없었던 옛날의 사랑, 마치 샤룩 칸이 보여준 정통 멜로드라마의 세계가 바로 과거의 사랑이라면 현대의 사랑은 메신저와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이루어지고 실제로 만나서 나누는 대화도 그처럼 짧은 문장이고, 따라서 솔직하고 거침이 없는 모습입니다.

 볼리우드의 모습역시 영화 속 사랑이야기처럼 변해갑니다. 기다림과 운명의 연속인 옛날의 사랑이야기는 솔직한 표현과 도전으로 바뀌고 또한 펀자비들의 맛살라 춤판은 클럽음악으로 바뀌었으며, 미인의 기준도 많이 바뀌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사람 표현만 바뀌었을 뿐 사랑 이야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해피엔딩을 꿈꾼다는 것. 이별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말이죠.


 Technical Report

 마지막 날인 25일 일요일에 만화영상진흥원에서 관람했습니다.

 올 봄, 본 영화의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을 때 모니터링 결과는 다소 처참했습니다. 색감이 다소 떨어져서 실망스러웠는데, 회상 신의 경우 감독의 의도대로 뿌옇게 처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극중 비르(과거의 남자)의 챕터에서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도 알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영화 배급사인 EROS의 저질 블루레이 출시 문제임이 판명이 났습니다.

 영화의 필름 상태는 잡티 없이 깨끗합니다. 덕분에 톱스타인 디피카 파두콘의 표정의 디테일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블루레이 디스크가 출시되었음에도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좋은 타이틀이라고 구매하시라는 권유를 못하겠습니다.

 

‘알라딘’ 눈으로 즐기는 킬링타임용 영화 


 사실 알라딘을 패밀리 섹션으로 선정했다고 했을 때 과연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재밌게 볼 것인가에 대해 약간은 의아해 했습니다. 많지는 않게 가끔 폭력적인 장면도 나올뿐더러(때문에 영국 배급당시 12세 관람가 평가를 받음) 20대 청년 알라딘이 사랑하는 아가씨한테 구애를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니,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어떤 분들은 아라비안나이트의 알라딘쯤 되겠거려니 하고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신 분들도 계실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가끔 판타지의 세계를 자신들의 정서에 담아 녹여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우리나라 흥행작중 하나인 ‘전우치’가 바로 그런 예죠. 사실 이런 시도가 많지 않았던 까닭에 영화의 완성도와 영상구현을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을 보면 그런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솔직히 그 결과물을 지켜보면 다소 만족스럽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알라딘은 약간 각본이 허술하기는 하지만 특수효과의 완성도는 꽤 높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또한 맛살라 영화를 원하는 인도영화 마니아 관객들에게 이번에 소개된 다섯 편의 영화중 가장 맛살라 스타일이 강한 영화가 아니었나 되묻고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영화에 완성도는 각본의 충실함보다는(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특수효과에 더 그 중심을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생각입니다. 오락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주인공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코믹하게(소위 인도 영화스러운 유치함으로) 그리는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Technical Report


 7월 19일 일요일 부천시청에서 관람했습니다.

 사실 인도에서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데다 배급사가 EROS Entertainment인 까닭에, 혹 블루레이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러브 아즈 깔’의 케이스처럼 좋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나 합니다. 따라서 필름으로 본 것이 다행이었고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 후반부, 알라딘과 자스민이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필름의 퀄리티가 좋아집니다. 훨씬 더 부드럽고 선명도가 높아지며 색감도 약간 청명한 녹색 빛이 강해지는데요. 사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이 필름상태인지 촬영 장비의 교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의도적인 느린 연출이 있어 가끔 이것이 렌더링에 의한 지연 때문은 아닌가 의심이 가는 장면이 일부 포착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을 너무 거슬리지 않게 받아들인다면 영화 ‘알라딘’은 꽤 괜찮은 영상을 구현합니다. 

 사운드는 ‘...세 친구’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시청 자체의 결함 때문에 영화 감상의 흐름이 깨지곤 했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높은 음역을 표현하는 일이 많아 스피커에 심한 낙석현상(!)이 일어나더군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점 상당히 거슬립니다만 아무래도 영화제 위원회보다는 시청 쪽에 직접 건의를 넣어야 할 것 같네요.


‘Dev.D’ 의외의 영화, 의외의 수확


 ‘데브다스’하면 대부분 샤룩 칸이 주연을 맡았던 2002년도 작품을 많이 떠올립니다. 인도에선 ‘로미오와 줄리엣’격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사실 영화화 된 경우는 20회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50년대 작품과 2002년도 앞서 언급했던 그 작품 정도가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Dev.D’는 ‘러브 아즈 깔’과 공통분모가 많은 영화입니다. 펀자브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젊은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새로운 시대의 사랑이야기라는 것, 타인을 배려하는 데는 미숙한 이기적인 남자주인공의 모습도 그렇죠. 음악이 좋다는 점도 빼 놓을 순 없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러브 아즈 깔’의 감독 임티아즈 알리가 바로 ‘Dev.D’의 아누락 카쉬압 영화에서 배우로 데뷔합니다)

 다만 비슷한 재료를 놓고 요리하는 법은 요리사마다 다르기 마련이겠죠. ‘Dev.D’는 조금 더 솔직하게 연애를 하는 그리고 상처를 받은 인간의 내면을 파고듭니다. 볼리우드 영화에서 이처럼 감정의 극한을 묘사한 작품은 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독특하고 짜임새 있었습니다. 다만 음악의 사용은 조금 과잉이었던 것 같은데 한 편으로 이 영화의 O.S.T.에 열광하다 보니 다른 관객들에겐 단점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제게는 장점이 되긴 했습니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어딘가에선 돌 맞을 소리겠지만 사실 ‘Dev.D’라는 영화를 2002년도 작품인 ‘데브다스’보다 좋아합니다.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2002년도 작품에서 주축을 이루는 세 사람, 데브, 파로, 찬드라무키의 이해 못할 로맨스, 왜 파로와 데브는 서로 돌아서고, 찬드라무키는 왜 싫다는 데브를 좋아하며(배드가이라 그런가?), 데브가 너무 오버스러울 정도로 찬드라무키를 싫어하는가를 공교롭게 다섯 번이나 이 영화를 감상했는데도 불구하고 잘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영화 ‘Dev.D’는 그런 알쏭달쏭한 인간의 관계와 감정을 잘 설명해 준 영화라서 좋았습니다. 


 Technical Report

 7월 16일 금요일에 감상했습니다. 영화제 첫 관람작이었는데 사실 필름의 상태는 불만이었습니다. 영화제 측에서 상영관 앞에 프린트의 상태에 대해서 공지를 했지만 2008년부터 필름으로 보기만 벼르던 이 영화를 좋지 못한 판본으로 만난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더군요. (PiFan에서 봤던 80년대 영화 ‘브라질’의 화질을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한 편, 영화의 제작사인 UTV사에서 출시된 DVD를 보면 영화의 원본은 상당히 부드럽고 감각적인 영상입니다)

 반면 필름의 상태는 아쉬웠지만 사운드는 최상이었습니다. 곡의 모든 트랙이 잘 녹음되었고 아쉬운 화면 상태를 ‘듣는 영화’모드로 바꿔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자막번역하신 분의 노고가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났는데요. 140여분 펼쳐지는 생각보다 많은 대사와 음악 트랙을 모두 번역하는 것이 곤욕인데 높은 수준의 번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영화제 밖 인도영화 이야기

 영화제 밖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인도영화를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중 가장 이슈가 되는 몇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Dev.D’같은 영화는 왜 선정되었을까 》


 사실 은근히 슬리퍼 히트를 기록했지만 ‘데브다스’ 드립이 없었더라면 ‘카미니’와 같은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는 영화 ‘Dev.D’는 사실 인도영화 팬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영화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들은 계속 영화제의 문을 두드립니다. 

 부천영화제가 바라보는 인도영화에 대한 시각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많은 프로그래머 분들이 지향하는 점은 영화의 현재와 미래입니다. 물론 일부 작품은 그런 비전 때문이 아닌 순수하게 관객 지향, 즉 흥행을 위해 선정되는 경우도 있고 그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만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어떤 분들은 올 해도 샤룩의 영화가 부천에서 상영되기를 바라며 ‘마이 네임 이즈 칸’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었지만 올 해는 샤룩 칸의 영화가 부천을 찾지 않았죠. 

 팬들이 기대하는 영화가 모두 영화제에 수용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분들이 앞서 말한 비전과 영화제 내의 흥행성을 동시에 생각해야하다 보니 절충안을 내놓게 되는데 ‘알라딘’같은 영화는 흥행에 중점을 두고 반면 ‘Dev.D’같은 실험적인 영화로 비전으로의 측면을 부각시킵니다.



 또한 영화제는 자주 초청하는 작가의 영화가 있는데요. 인도영화만 예로 들면 부산 영화제는 마니 라트남(사회성이 있는 영화를 주로 만드는 작가주의 감독) 같은 감독의 영화를 잘 소개하고 ‘Dev.D’의 아누락 카쉬압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등의 굵직한 작가주의 영화로 부산을 찾은 바 있어 그의 실험적인 영화가 영화제에 상영되는 것이죠.

  이렇다 보니 ‘의외의 영화’, ‘인도영화 같지 않은 영화’ 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이것은 굴레가 될지 신선한 충격이 될지는 관객이 결정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안타깝게 많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이런 영화들을 제쳐놓고 영화를 선택하지요.


 《 시네필과 인영 마니아 그 페러렐한 세계 》

 앞에서도 언급했듯 인도영화 역시 새로운 비전, 소위 뉴 커런츠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영화제에서 영화를 즐기는 시네필들이 인도영화를 찾아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오래 전부터 선입견이 존재해왔기 때문인데요. 사실 인도의 영화는 작가의 고뇌를 통해 만들어지는 영화보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이 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죠. 

 물론 사티야지트 레이나 리트윅 가탁같은 거장들도 존재하지만 ‘인도영화’를 생각할 때 그런 감독들의 영화보다는 화려하고 시끄러운, 소위 맛살라라 불리는 뮤지컬 영화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기존의 시네필들이 접한 영화들, 일본이나 유럽의 작가주의 영화나 혹은 정통 헐리웃 블록버스터급 영화들과 비교하면 인도영화는 낯설고 영화 같지 않은 영화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심지어는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이 영화산업 혹은 전문가 집단으로 영향력을 뻗치면서 인도영화에 대한 편견은 달러 맨디의 음악(소위 훍뚝송)이나 남인도의 황당한 경운기 액션영화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고 일반 대중들과 시네필의 인도영화에 대한 편견은 쉽게 지워지지 않게 됩니다.

영화 '물랑루즈'. 가끔가다 이렇게 인도영화로 새는 시네필들도 있다



 한 편 인도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의 고정관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면 그분들의 말씀은 익숙한 영화가 좋지 낯선 영화는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가끔 시도를 하지만 대부분은 고개를 절레절레.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인지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것인지 그 내면은 잘 알 수 없지만 말이죠. 

 결국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는 뉴 커런츠 계열의 인도영화들은 두 계층으로부터 쉽게 외면 받는데요. 그렇다고 이런 흐름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인도영화다운 인도영화? 점점 보기 힘들 것 》

 저는 인도영화 마니아를 표방하고 있지만 ‘진정한 인도영화’, 소위 누군가 말하는 ‘제대로 된’ 인도영화라는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인도는 지역마다의 색도 다르고 맛살라 영화라 불리는 뮤지컬 못지않게 ‘카미니’같은 범죄영화도 오래전부터 그 명맥을 유지해 왔으니까요. 

 굳이 그 용어를 정의하자면 ‘현재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기대한 유형의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색채를 가진 영화는 작년, 부산영화제의 화제작 ‘신이 맺어준 커플’같은 영화로, 공식이 쉽게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그 공식이라 함은,

  미취학 아동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내용. 톱스타(주로 샤룩 칸), 화려한 볼거리, 일단 신남, 가끔 눈물, 어쨌든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들, 이런 공식이 있는 영화인데요. 슬슬 이런 영화를 볼리우드에선 쉽게 만날 순 없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형적인' 인도영화의 모습으로 언급되는 '신이 맺어준 커플'



 그 이유는 첫째. 비용문제. 톱스타들의 몸값이 인상하면서 그들이 출연하는 영화의 제작 편수가 많지 않다는 점.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샤룩 칸 같은 배우는 최고 20 Crores의 몸값을 받는데 인도 대작영화의 제작비가 50-70 Crores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대작 영화가 많아야 1년에 1-2편이 전부. 또한 배우 못지않게 세트나, 의상, 높아지는 인건비 역시 무시 못 할 조건이죠.

 둘째. 멀티플렉스의 증가로 멀티플렉스형 관객이 양산된다는 점인데요. 사실 이것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개 젊은 관객층이 멀티플렉스로 향하고, 이들은 볼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헐리웃 영화를 선호하며, 따라서 영화 기준도 서구적이고, 그 감상도 서구적이라 기존 볼리우드의 결점이었던 탄탄하지 못하며 뒤떨어진 방식의 영화는 외면하는 분위기라는 점입니다.

 셋째. 인도의 관객들이 이젠 심각한 영화를 잘 받아들인다는 점인데요. 2010년 상반기 ‘맛살라 영화’라는 브랜드로 성공한 영화는 디피카 파두콘이 출연하는 ‘Housefull’이라는 영화를 빼곤, 모두 진지한 드라마, 범죄영화가 그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사실 PiFan 화제작이자 최대 흥행작이었던 ‘못 말리는 세 친구’역시 간간히 맛살라 장면을 삽입한 사회 풍자 드라마로 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아이러니하게 2010년 PiFan의 상영작중 맛살라 영화의 명맥을 가지고 있는 ‘알라딘’은 사실상 인도에선 실패한 영화입니다. 나머지 네 작품은 비평과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지요. 이것은 요즘 변하고 있는 인도영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정치라는 심각한 주제에도 역대 흥행순위 3위를 차지한 'Raajneeti'



 그렇다면 소위 ‘인도영화다운’ 아니 ‘현재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기대한 유형의 영화’를 찾는다면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평소에 보던 영화에 향수를 느끼던지, 아니면 아직 맛살라의 향취가 남아있는 남인도 영화에 도전하던지, 그냥 흐름을 받아들이고 덧 맛살라스러운 영화도 편식하지 말고 발을 담그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인도영화가 개봉은 아직 힘든 시점이라 영화제 등 공식적인 공간을 통해 많이 상영이 되어야 하고 그 명맥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기회를 삼아 많이 봐줘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이것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관념에 자리 잡고 있던 내용 없고, 유치하고, 촌스러운 영화가 이제는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안타깝게 지금 우리는 생활에 찌들다 보니 영화를 보는 데는 상당히 인색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가 다양성을 많이 잃어가는 시점에서 인도영화를 논한다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계속 추구하다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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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정리까지~ 라즈님도 영화제 내내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즈표 상영회를 기대하며 ~~

    2010.07.28 15:15 [ ADDR : EDIT/ DEL : REPLY ]
    • 상영회는 8월 중순,
      영화는 'Raajneeti' Blu-ray experience 첫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 'Badmaash'는 무기한 연기... ㅠ.ㅠ

      2010.07.28 16:17 신고 [ ADDR : EDIT/ DEL ]
  2. 루즈벨트

    부천영화제 기간동안은 이 블로그는 정지상태였던 거 같은 데 이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셨네요 저도 몇편의 인도영화를 보느라 다른 영화들을 놓쳤는 데 안타깝네요 제가 인도영화를 좋아하지만 인도영화만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의 폐쇄적인 시네필 문화에는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의 편견도 익히 알고 있죠 재미로 영화를 보지는 않지만 분석의 대상으로 보고 싶은 마음도 그닥 없기 때문이죠

    2010.07.29 00:0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