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지난 8월 29일 DVD 프라임에 게재한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에 먼저 올리고 커뮤니티에 올리지 않나요.
 하찮은 제 블로그보다 커뮤니티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고 조회수가 고파서 ㅋ)

 해당 커뮤니티에선 못 보신 인도영화 콜렉터 여러분 굽어 살피시고
 정발 되면 꼭 구입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의 능력이 인도영화의 2차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많은 영화들이 정발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 의외의 작품들까지 정발의 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그럼 과연 인도영화도 정발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 때 DVD가 발매되던 초기에 DVD와 AV시스템을 갖춰 영화를 보는 목적은 고화질(당시로서는)의 영상을 좋은 사운드로 감상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볼 만 한 작품’을 구입해서 보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개념은 현재 블루레이 정착기(라고 쓰고 싶은 이 마음)인 현재까지도 쭉 이어진다고 봅니다.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인도영화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요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인도영화(물론 발리우드에 국한되지만은 않습니다)는 색감 표현이 상당합니다. 워낙 화려한 전통의상을 생활화한 민족이며 미적으로 우수한 관광 자원을 갖춘 나라여서 그런 것일까요? (심지어는 음식에 쓰는 재료들마저 화려한 색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영화 특유의 색감은 단지 맛살라 영화 같은 뮤지컬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일반적인 드라마 영화에서 나타나는 미장센 또한 독특하고 독창적인 색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도영화죠.


 그리고 음악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음악이나 음향에 있어서도 인도영화들은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역시 인도영화에서의 음악은 뮤지컬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능력 있는 영화 음악가들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있어서 속편과 리메이크 위주의 영화들이 강세인 요즘 독특한 오락영화를 찾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에서 비영어권 영화들은 대부분 작가 중심의 예술영화들이 소개되었던 것과 비교해 중화권 영화와 인도영화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갖추고 또 그런 영화들이 널리 사랑받았죠.

조금만 열린 사고를 가진 영화 팬이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관객들에게도 코드가 많이 맞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1. 불안한 2차 시장

 


 아무래도 발매 후에 해당 타이틀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늘 이야기되지만 2차 시장은 불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영화들을 선보이려는 많은 미디어 회사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좋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가운데 인도영화도 내달라고 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성공을 못 할 것 같아서라기보다는 (사실 블루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작품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죠) 성공을 했던 작품이 없어서라고 봐야겠죠.

굳이 언급하자면 ‘사와리야’나 ‘슬럼독 밀리어네어’ 정도가 언급이 되겠지만 두 영화가 성공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전례들로 인도영화의 출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은 바꿔 볼 필요는 있지 않나 합니다. 비록 영화배급 쪽의 일이기는 하지만 ‘블랙’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전까지 개봉된 인도영화들 말이죠. ‘비욘드 러브(Kisna)’ 같은 인도영화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없는 작품을 수입하고 흥행이 안 되었다고 인도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안 팔린다고 지표를 삼을 수는 없겠죠.


 즉 흥행으로서 승부수를 걸 만한 작품이 없었으니 그런 영화의 실패를 지표로 삼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앞서 언급한 두 영화는 과감히 제외하고 모든 것은 0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여기서 또 한 가지 걱정이 들죠. 과연 그럼 이 게임의 첫 타석에 어떤 영화사가 도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죠.



2. (일부) 영화사들의 인도영화에 대한 적은 지식

 




 제목이 다소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께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이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사실입니다. 영화 게시판 등에서 제가 누차 언급해 온 ‘세 얼간이’ 수입에 관련된 부분도 그랬지만 인도영화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이름은 칸’의 DVD는 꽤 판매율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영화의 DVD가 출시되기 전에는 영화사가 이 영화의 인터내셔널 판본과 원본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특정 케이블 채널과 IPTV쪽 사업팀에서 인도영화의 방영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 그 쪽 소스를 조사해 보니 상업성이 떨어지는 영화들을 패키지로 구매하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일부 영화들은 현지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현지의 성공이 국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죠.


 주요 몇몇 영화들만 들여와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인도영화를 수용하던 계층들은 대부분 불법 다운로드로 단련된 이들이고 블루레이라는 포맷에는 대부분 무지합니다. (인영 마니아로서 이런 언급을 하는 게 참 가슴 아프네요)


 결국 콘텐츠를 사주는 사람들을 끌어 모은 뒤 그 콘텐츠를 확장하는 것이 더 상업적으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내에 소개된 영화들을 블루레이로 출시하는 것이 정답이겠죠.


 


 사실 업계에서 인도영화를 내놓기는 고민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일부 마니아들로만 국한 되어 있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마니아층은 블루레이 소비 계층이라 말하기 힘들기 때문에 타깃을 일반 블루레이 유저들로 잡아야 하는데 과연 그들이 인도영화가 정발이 되면 구매를 할까 그것이 관건이겠죠.


 3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소니에서 ‘사와리야’가 발매 되었을 때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다소 무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실 ‘사와리야’는 일반 유저나 인도영화 마니아들에게나 크게 어필은 하지 못했던 영화입니다. 소니사의 인도 진출에 대한 욕심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겠죠.


 그렇다고 정통 인도영화를 소개하면 팔릴 것인가. 죄송하지만 그 점도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사와리야’가 인도영화 블루레이 판매의 지표로 삼기는 곤란한 영화라는 점도 있지만 아직 먼저 시도를 해보려는 분들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점은 있습니다. 굳이 영화의 판매를 국내에만 국한 할 필요가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일의 Rapid Eye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독일은 블루레이나 DVD같은 미디어의 소비도 많고 따라서 괜찮은 스틸북들도 많이 출시가 되는 나라죠. 상당히 부러운데요. 인도영화 팬으로서 부러운 것은 독일은 최신 발리우드 영화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현재 국내 모 IPTV에서 서비스 중인 ‘조다 악바르’ 같은 영화들의 블루레이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Kabhi Khushi Kabhie Gham’ 같은 영화는 인도보다 먼저 블루레이를 출시해서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즉, 괜찮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인도영화에 관심을 갖는 다른 지역의 시장에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인도영화 시장은 아직 대부분을 인도의 영화사들이 혼자서 감당하고 있고 인도 내부에서도 아직 어떤 타이틀이 상업적으로 뛰어들 만한지에 대한 개념이 잘 안 서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영화 '조다 악바르' >>


 한 편, 인도에는 많은 영화들이 인도 내와 해외 판권 때문에 블루레이 미디어가 같은 영화가 여러 버전으로(상영시간의 버전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오해하지 마시길) 출시가 됩니다. 앞서 언급한 ‘조다 악바르’같은 경우는 프랑스의 Bodega, 독일의 Rapid Eye, 인도에서는 Big Pictures, 이 영화의 배급을 담당했던 UTV가 인터내셔널 버전의 블루레이를 출시한 바 있고 모두 다른 평가들을 받았습니다.(Blu-ray.com에 따르면 프랑스의 Bodega 제품이 가장 좋은 판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결국 같은 영화, 이미 나온 영화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콘텐츠가 어떤가에 따라서 블루레이 유저들은 그 포맷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초기에 EROS에서 출시되었던 영화들 (사실상 2010년 말에 출시된 영화 ‘Housefull’ 이전까지 출시된 EROS의 모든 블루레이 제품들)의 퀄리티는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 기대 이하의 퀄리티로 빈축을 산 EROS의 '러브 아즈 깔' >>



 또한 인도영화들은 블루레이 출시 때 콘텐츠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안 쓰는 듯합니다. 이를테면 Big Pictures에서 출시된 ‘가지니’를 예로 들면 좋은 화질, 음질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서플먼트를 전혀 첨부하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인도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제작에 있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그 콘텐츠도 함께 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발매된 영화들의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면 나름 경쟁력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점은 우리나라에만 국한 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짧게 쓰려던 글인데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것들을 모두 풀어내니 장문이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정발 되는 작품들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더불어 인도영화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제 3의 언어권 영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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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


 제 블로그에 와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제 블로그에 오신 여러분들은 적어도 인도영화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재밌고 대단한 것을 해보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했던 것은 현실의 벽이 아닌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올 해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아직은 안 돼'보다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했던 프로젝트나 생각이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다소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도하지 않고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인도영화에 관심있고, 굳이 인도영화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여행이나 인도에 관련된 이야기처럼 인도에 관한 컨텐츠를 다루는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혹은 자신이 그런 컨텐츠를 운영하시는 분도 환영입니다. 그 분께 무리한 요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화 못지 않게 많이 접해야 할 부분은 컨텐츠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해당 컨텐츠를 운영하시는 분과 협의를 통해 제 블로그를 통해 링크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또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ravenous@hanmail.net 등의 방법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작 인도영화 하나에 목숨을 거는 일이 아닙니다. 하나의 생각이 현실화 되는 과정을 통해 불가능에 도전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과 보람을 얻고자 하는일이며 혹 실패하더라도 반성과 보완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이제 포스팅을 접지만 이 블로그에 오신 다른 분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좋은 인도관련 컨텐츠를 제공하는 다른 분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0년 1월 2일 

-raSpberRy


 

 이제 정보가 별로 없어서 얼마나 들어오시는 지 잘 모르겠지만 익스플로어로 접속시 문제가 되었던 <!--[if !supportEmptyParas]--><!--[endif]--> 요녀석을 대거 삭제했습니다.

 혹시 아직도 남아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일부 익스플로어 구버전에 나오는 네모칸 공란문제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래 한글로 텍스트 작업한 것을 그대로 웹에 붙이니 이런문제가 발생했네요. 시즌 2까지 많이 남았지만 이런 작은 부분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쥬크박스에 원하는 노래가 있다면 ravenous@hanmail.net 으로 요청해주세요

 단, SONY레이블 계열 (ex.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의 O.S.T. 는 링크가 불가능하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조만간 헤드 수정과 제휴 블로그 작업건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세요.

2010년 1월 15일 

-raSpberRy




 





 《 시즌 1을 마치며 남기는 10가지 이야기 》


 인도영화 입문 2년에 다양한 영화를 보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사람들을 만나서 했던 이야기들을 열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습니다. 어떤 분들이 보시기엔 제 생각이 꼭 옳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무조건 아니라고 하기 보단 적어도 인도영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1. 영화제. 인도영화 마니아들의 돌파구


 인도영화를 온라인이 되었든 오프라인이 되었든 상영을 하는 것, 혹은 배포를 해서 많은 이들이 보게 하는 것은 전파라는 수단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현재 대중들에게 '인도영화'라는 것은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호기심을 자극해서 입문의 길로 인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이미 그 문화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이 주류가 됩니다.


 현재 ‘저변확대’라는 개념을 위해서 이와 같은 방법들은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영화가 개봉하면 좋겠지만 아직 극장가에 인도영화를 걸 만큼의 관용(?)이 우리 영화업계에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영화제라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최근 영화제에 상영된 인도영화들은 좋은 평가와 반응을 끌었습니다. ‘3 idiots’나 ‘내 이름은 칸’ 같은 영화들은 좌석 점유율 90% 이상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화제를 만들면 일단 업계에서는 형식적으로라도 관심을 주목하게 됩니다. 처음엔 인도영화고 원래 그렇다고 하다가도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하면 조금 더 큰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제가 좋은점은 큰 스크린에서 본다는 점 외에도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영회의 경우는 커뮤니티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에 선뜻 자리에 나서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문제가 있기보다는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개인의 관점에 대한 차이인데 영화제라는 매체는 그런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영화를 많이 유치해 영화제에서 영화를 만나는 시네필들이나 영화 전문가의 의식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유치하고 낙후되었다는 고정적인 인식에 대한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2. 소유가 영화의 애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아 다운로드 같은 것이 어렵던 시절에 국내에 수입되기 힘든 영화를 소위 업자라는 사람에게 구매해 돌려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정품도 아닌 제 콜렉션을 자랑 할 때 어떤 분께서 ‘영화에 애정이 있는 것인가 영화의 소유에 애정이 있는 것인가’ 에 대해 여쭤보시더랍니다.


 물론 그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구매를 하고 그런 식으로 애정 표현을 합니다. 요즘 정품을 구매하면 나오는 광고처럼 내가 타이틀에 지불하는 돈으로 영화인들은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데, 저도 ‘카미니’같은 영화를 구입함으로서 제가 좋아하는 비샬 바드와즈 같은 감독들이 더 멋진 작품으로 보답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반절 이상 자리를 차지한 인도영화의 블루레이와 DVD 들 중에는 구매를 하고도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저 스스로는 바빠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둘러대긴 하지만 과연 그 영화들을 그냥 소유하고 싶었던 것에 그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편 제가 자주가던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인도영화를 가득 채우는 것으로 포만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하드디스크를 채우는 것이 과연 인도영화에 대한 애정일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영화를 구매하고도 보지 않는 저도 다를 바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잘한 게 있다면 인도의 영화 산업에 공헌을 했다는 정도겠죠.


 영화가 하드디스크에 들어가든 수납장에 꽃히든 그것이 애정에 대한 증거라고 하긴 힘들다고 봅니다. 한 편을 보고 또 소장 하더라도 즐길 줄 아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3. 사랑한다면 액션을 취하라


 한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 유도 광고에는 ‘사랑한다고 말만하면 뭐해 액션을 보여줘야지’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다운로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구요. 바로 애정표현(!)에 대한 것입니다.



 그 실례로 올 해 초 ‘파라노멀 액티비티’에서 배우는 인도영화 팬들의 움직임에 대해 언급 한 적이 있습니다. ‘내 이름은 칸’의 세계 배급을 20세기 폭스사에서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저는 제안서를 보냈고 제가 있던 한 커뮤니티에선 영화사의 우리나라 지부 이메일 계정에 폭풍 문의를 보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어느정도 가능성을 느꼈던 것이 당시(2010년 2월) 폭스코리아에서는 ‘500일의 썸머’를 개봉하기로 결정했는데 온라인 영화 커뮤니티에서의 영화팬들의 요구 때문이었지요. 물론 영화도 좋았고 영화사 측에서도 상업성을 생각해 극장에 걸기로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DVD 출시와 함께 특정 커뮤니티에서는 상영회로,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자막과 동영상 배포로의 ‘액션’을 취했을 때 저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에 확실히 판권이 있다고 확인까지 받은 영화에 보여줄 수 있는 ‘애정’표현이 고작 우리가 즐기는 정도였다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이건 인도영화가 아닌 누구에게 보여줘도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내 이름은 칸’은 결국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았습니다. 한 때 논쟁을 했던 한 인도영화 팬은 ‘이런식으로 많이 보여줘야 우리편이 생긴다.’라는 주장을 했는데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효과는 있다고 보지만 어느정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알리는 방법은 이정도에서 그치고 맙니다.



 이제 이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을 것입니다. 20세기 폭스사에 따르면 인도의 본격적인 진출을 통해 계속 볼리우드 영화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이는 2008년 소니가 ‘사와리야’를 전세계에 배급하기로 했던 때 역시 언급된 말이지만 안타깝게 인도에 진출한 헐리웃 직배사들이 이렇다 할 만한 작품을 내지 못해 세계 배급을 고사하는 분위기 같은데요, 만약 ‘내 이름은 칸’ 처럼 샤룩 칸과 같은 배우와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는 영화가 국내 배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때도 이번과 같이 흘려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4. 우리는 목마르다 : 정보와 컨텐츠의 부족


 제 10대 프로젝트에도 언급했던 이야기지만 현재 포털사이트에 인도영화의 정보의 유통은 빠르지 못한 편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포털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 요원들이 데이터베이스 관리 뿐 아닌 다른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 있고, 따라서 N모 포털사이트를 제외하곤 일반적으로 자료들을 보내주면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한 최신의 영화정보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 정보들이 대부분 영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 자료들을 찾아보는 의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정보라는 것은 모국어로 제공이 될 때 비로소 접근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인도영화팬들은 커뮤니티에 최근 인도영화와 관련된 이미지를 가져오거나 자신이 재밌게 본 기사를 번역해 올리지만 그래도 아직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가공된 정보도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테면 특정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나 인도영화에 관련해서 알고싶은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오래전에 특정 커뮤니티에 혹은 자신의 블로그에 정보를 올려놓았을지 모릅니다. 아주 오래 전 게시물부터 읽어나가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 세대에 있어 정보이용자는 자신이 스스로 찾고 호기심을 발동하기 보다는 누군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어떤 한 서비스에서 최신성, 그리고 편의성이 모두 충족된다면 그것은 좋은 예가 되고 또한 그 안에서 다양성과 정확성, 정밀성, 친절함까지 추가된다면 최고의 데이터베이스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그정도까지 심화될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보라는 것이 별 것이 아닙니다. 어떤 영화를 보고 영화평을 쓰는 것도 누군가에겐 중요한 영화정보가 될 것입니다. 커뮤니티가 되었든 블로그가 되었든 자신이 아는 대로 쓰는겁니다. 그렇게 인도영화에 대한 자료가 늘어나면 접근도 늘어나기 마련이죠.


 




5. 재미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Meri.Desi Net은 결국 능력 부족과 현실적인 문제로 프로젝트를 못했지만 그래도 한 가지 시도한 게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당시에 ‘못 말리는 세 친구’의 O.S.T.를 제공하면서 이벤트에 써달라고 했고 몇몇 관객분들이 당첨되어서 받아가셨는데요. 이런 것을 한 취지는 인도영화가 영화제 아니면 보기 힘든 영화들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인도영화는 영화만 재밌는 게 아니라 재밌는 이벤트도 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즐거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사실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이미 10대 프로젝트건을 보여드린 바 있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정신적인 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방법도 있겠고, 만약 제가 악기같은 걸 연주할 줄 안다면(기타가 좋긴 하겠습니다) 영화제에서 인도영화가 상영되면 극장 밖에서 악기를 연주하면서 영화의 O.S.T.를 부르는 그런 이벤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런 건 배짱 없으면 못하는 일이긴 하죠)


 이렇게 함으로서 인도영화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인도영화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남겨줄 수 있죠. 이벤트라는 것은 이런것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인도영화’하면 느낄 수 있는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은 어쩌면 인도영화를 보는 것 이상으로 인도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이라 봅니다.


 많은 인영팬들이 인도영화를 삶의 단비라고 표현하듯 영화가 개봉하지 않으면 적어도 영화제 같은 곳에서 즐거운 이벤트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6. 풀리지 않는 숙제. 자막


 자막 이야기는 어디서 먼저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현재 인도영화의 팬들에겐 없어선 안 될 필수적인 것이며, 우리나라에 영화가 정식으로 수입되어 들어오지 않는 이상은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동영상과 함께 올라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정보나 그랬듯 특히 인도영화 쪽에서 정보가 한글화되어 가공되는 경우는 수요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자막 같은 경우는 많은 시간과 수고를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영화의 자막은 영화를 보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올 해 인도영화의 여러 커뮤니티들을 통해 느낀것은 정말 자막이 사람을 울립니다.


 공유를 하자는 쪽의 주장은 인도영화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되고 많은 사람들을 인도영화의 동지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영화를 봐야지 그 영화를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자막 제작자의 자발적인 의사가 따라야겠죠. 강요를 받은 저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영화라는 1차 자료보다 영화정보 같은 2차 자료를 더 중요하게 여긴 저의 가치관의 차이이지 이기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공유를 해선 안된다는 쪽의 주장은 자막의 유통은 불법 다운로드로 귀결되고 동시에 정상적인 인도영화의 유통에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앞서 ‘내 이름은 칸’의 사례에서 언급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아미르 칸이 감독한 ‘지상의 별들처럼’의 수입에 대한 첩보를 들었는데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불법 다운로드 문제였습니다.


 저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어떻게 자막을 합법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계속적인 방법을 찾았습니다. 자막이라는 것은 참 애매한 것입니다. 몇 십만 바이트 밖에 안 되는 것이 제작자를 괴롭히고, 인도영화 팬들을 괴롭히고, 제작 자체도 불법이라는 상당한 씁쓸하고 어처구니없으며 애매한 법적인 모순을 띄고 있습니다.



 저의 주장은 일전에 공개적으로 표명한 적 있지만 인도영화가 국내에 활발히 들어오고 자막을 이용하는 기술이 잘 해결되지 않는 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자막은 유통을 막을 수도 없고, 막는 것도 우습고 특히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영화일수록 그런 모습은 더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합니다. 인도영화 팬들이 우리말로 된 자막으로 인도영화를 법적인 거리낌 없이 보는 때를 말이죠.




 

7. 결국 사람이다. (여론형성의 중요)


 2010년에 많은 프로젝트를 구상했지만 제가 하는 프로젝트는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인도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는 누군가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보탠다면 인도영화를 더 재밌게 즐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인도영화를 좋아하고 굳이 인도영화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혹은 좋아하는 다른 분야에 적용하여 인생의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상영회를 하던 어느날 어떤 분께서 심야상영 같은 건 재미있을까 하고 이야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영화 커뮤니티도 많이 쇠퇴했고 따라서 영화 상영회라는 개념 역시 약해지긴 했지만 이런 이벤트가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당장 할 것은 아니지만 심야에 상영이 가능한 곳과 그 비용을 알아냈습니다. 물론 현실의 벽이 높기는 했지만요.


 저는 상당히 쓸 데 없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친구에게 물어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친구는 ‘아이디어는 공짜고 세상에 쓸 데 없는 생각은 없다’고 저를 북돋워줍니다. 인도영화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중 하나가 ‘왜 인도영화는 극장개봉을 안할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어떤 분들은 표면적으로 글을 쓰시는데 그 글 하나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우리가 ‘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시작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안돼’라는 생각을 먼저 하면 겁이 많아지니까요. 분명 지금처럼 전화기로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는 아이디어는 몇 십 년 전에는 그 ‘안돼’ 중 하나였을테니까요.


 머리를 억지로 짜내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행동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내 이름은 칸’의 개봉에 저는 제 제안서를 공개해 수정할만한 사항을 일부 인영팬들로부터 지도받았고,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 있어 도움을 받았습니다. 혼자서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결과가 위대할 때는 자랑스러워 보이겠지만 상당히 힘들고 무모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럿이 모인다면 더 좋은 결과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인도영화 관련 커뮤니티로는 인영사모, 맛살리안, 뉴오리엔트 페세지 라는 곳이 있습니다. 또 어디선가 어떤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죠. 어디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어디가 되었든 가입하고 활동하며 새로운 생각을 전해보세요.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라는 이야기를 들을지 모르지만 전 주장합니다. 언젠가는 됩니다! 사람들의 참여가 그것을 앞당길 것이라고 봅니다.


 




8. 맛살라를 원해? 남인도 영화는 어때


 올 해 인도영화 팬들이 가장 많이 본 영화중에는 ‘3 idiots’나 ‘내 이름은 칸’도 있겠지만 의외로 많이 회자된 영화중에는 ‘마가디라(Magadheera)’라는 남인도 영화도 있습니다. 텔루구 지역에서 만들어진 이 대작영화는 2009년 텔루구지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둬들인 영화로 기록된 영화입니다.


 2009년 이후 타밀과 텔루구 지역의 영화 몇 편을 섭렵하며 나름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물론 볼리우드에서 볼 수 없는 약간은 폭력적인 장면과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캐릭터와, 과장된 연기와, 현란한 카메라워크들이 영화의 전반에 펼쳐집니다. 어떤 영화는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현재 점점 그 편수가 줄어들고 있는 볼리우드의 맛살라 영화에 대한 인도영화 팬으로서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롭고 독특한 세계를 경험하는 재미를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08년 아미르 칸의 ‘가지니’는 볼리우드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물론 볼리우드에 남인도 영화가 리메이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서구화 되는 볼리우드 영화계에 인도식 해법을 제시한 작품이고 이는 2009년 살만 칸의 ‘Wanted’로 이어집니다.


 남인도에는 그런 액션 영화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예쁜 사랑이야기도 있고 마니 라트남같은 작가 감독의 묵직한 드라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식 맛살라 영화가 대세를 이루고 일부는 촌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부 영화는 신기하고 놀라운 장면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리메이크 영화는 아니지만 최근 볼리우드에서 그런 느낌을 가장 잘 전해준 영화가 2010년 최대 화제작이었던 ‘Dabangg’이었습니다.

 



 이렇게 볼리우드에서 남인도 영화들은 새로운 금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신이나 제넬리아 같은 남인도 배우들이 진격해오기 시작하고 A. R. 무루가도스나 프라부 데바 같은 감독들이 볼리우드에서 연출을 지휘하고 살만 칸은 ‘Wanted’의 여세를 몰아 텔루구 영화 ‘Kick’과 ‘Ready’의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글의 첫머리에 언급했던 영화 ‘마가디라’는 아미르 칸, 파르한 악타르, 리틱 로샨 등의 볼리우드의 쟁쟁한 배우, 제작자들이 리메이크를 노리는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맛살라 영화가 없음을 아쉬워할 것이 아니고 맛살라 영화를 찾는다면 인도식 해법을 찾아보는것은 어떨까 합니다. 지금의 볼리우드 스타들처럼 말이죠.







9. 인도영화에 대한 고정관념, 이제는 덜어야 할 때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 대해 인식할 때 6/25 전쟁, 남한과 북한이라는 키워드만 기억한다면 얼마나 자존심이 상할까요. 우리에겐 자랑할만한 문화가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런 것들만 기억한다면 좀 억울할 것입니다.


 여러사람들을 만나면서 과연 사람들은 인도영화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선전을 해 줘서 그런지 그럭저럭 볼 만 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전달받은 사실에 의존하길 원하고 직접 경험하는 것을 귀찮아합니다. 지금까지 각종매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볼리우드영화는 ‘단순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내용에 오락적인 요소를 위해 춤과 노래를 집어넣은 긴 영화’라는 의식을 대중들에게 열심히 심어 놓았습니다. 물론 그런 영화들이 있고 심지어 인도영화 팬들이 사랑하는 영화중에도 그런 영화들은 다수 존재합니다.


 저는 인도영화의 저변이 확대되지 못하게 만든 요인이 이런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영화에 대해 제대로 본 적도 없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는 영화전문가들이나 매체도 문제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도록 방치해 둔 마니아들 자체도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인도에도 작품성을 갖춘 좋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그런 영화들이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괄목하게 만들 영화들이 충분한데 아쉽게도 ‘인도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언급이 안되고 발굴이 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무라이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일본영화가 아니고 권총이나 무예가 나오지 않는다고 중화권 영화가 아닌게 아닐 것입니다. 맛살라 영화가 인도영화 팬들은 인도영화의 세계로 끌어들인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저는 이 맛살라 영화가 나름 양날의 검 역할을 햇다고 생각합니다. 신나고 즐겁고 눈물을 쏟게 만드는 이 향신료같고 또 마약같은 영화는 인도영화의 일부일 뿐이지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세상에 다양한 영화가 있고 우리들의 취향이 존중받고 극장에 우리의 영화가 걸리길 원합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내 이름은 칸’의 소식이 들리지만 이것이 인도식 엔터테인먼트 영화가 개봉될 수 있는 발판이라는 생각보다는 이번에도 맛살라는 아니라는 탄식을 하는데 이 영화의 시작으로 그 관객들이 맛살라 영화에 눈독을 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취향이 아니지만 인도영화에 관심은 있는 잠재된 관객은 우리 사람이 아니라며 그냥 외면해야 할까요?

 



 우리가 다 아는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라시대 불교도 유학파들이 인정받았던 시절 동굴에서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의 이야기 말이죠. 어쩌면 정말 인도스러운 영화라면 ‘옴 샨티 옴’이나 ‘도스타나’같은 영화가 아닌 ‘델리 6’같은 영화가 더 인도스러울 수 있을 것입니다.


 ‘라게 라호 문나바이’라는 영화에서 간디가 간디라는 이름을 지우라고 했듯,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더 많은 우리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인영 마니아들이 ‘제대로 된’, ‘인도스러운’ 이라는 말을 지우지 않으면 정체되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0. 좋아하는 것을 하라


 마지막 이야기는 뜬금 없는 이야기같지만 제가 지인들로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입니다.

 영화 ‘못 말리는 세 친구’에서 주인공 란초는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한다면 잘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영화와 현실은 다르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무 생각없이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도영화를 좋아하고 또 영화제에 소개되는 외국어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어권 외의 외국어 영화들은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이유로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극장에 걸리는데 인도영화는 그런 게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물론 ‘아쉬람’ 같은 영화가 걸렸고 저는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봤지만 다른 분들은 ‘또야’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문화적인 공평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인도영화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하려 했습니다. 결과가 처참하긴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 잘 안될 때는 침체기에 빠지고 그 때 들었던 말이 ‘억지로 무엇을 끌고가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정말 진심으로 좋으면 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끔 슬럼프에 빠질 때면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솔직히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어쩌면 이 이야기는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영화에 빠지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결코 식견이 높은 어떤 사람들의 비아냥을 들을 필요는 없으며 영화를 권하는 것에 대해 주저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군가 이상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겉은 그래보이지만 속은 깊다고 이야기 해봅니다. 현대는 다양한 사회고 수많은 취향중 하나이며 심지어는 요즘은 인도영화가 대세라고 말해봅니다.


 타인이 비웃기를 좋아하고 다른이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다른 사회에도 편견을 가지기 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천사라고 할 순 없겠지만 좋은 것을 보길 원하고 다양한 문화를 바라보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인도영화 마니아 여러분 그리고 호기심에 제 블로그에 찾아오신 여러분

 인도영화 보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삶은 영화와도 같아서 항상 행복하게 끝난다.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옴 샨티 옴’ 중에서.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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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좋은 소식 들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블로그에 인도영화 소개 100선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만..(올해 목표임)
    그런데 지식이 미천해 잘못알거나 모르는 부분들이 많네요..
    읽어보시고 제가 잘못알고 있는 부분들은 지적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http://neostar.net

    그동안 좋은 정보에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2011.01.12 0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업데이트도 없는데 친히 방문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컴퓨터를 많이 못써 자주는 못 들르겠지만 최대한 신경써보겠습니다. ^^

      2011.01.15 00:02 신고 [ ADDR : EDIT/ DEL ]
  2. It’s very rare that you find the relevant information on the net but your article did provide me the relevant information. I am going to save your URL and will definitely visit the site again.

    2011.04.28 16:13 [ ADDR : EDIT/ DEL : REPLY ]
    • Oh, thank you very much, I think Hindi film information lack in my country, moreover, since closing Le Blog Bollywood, lots of Hindi-film fans can't get good informarion. (But I don't think my site is not suitable hehe...)

      2011.04.29 09:37 신고 [ ADDR : EDIT/ DEL ]


 인도영화 전문 블로그 Meri.Desi Net의 시즌 1을 마감하며 준비한 오늘 순서는 바로 볼리우드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우리 영화와 감독들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우리의 감독들과 작품을 소개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국내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들을 쓰게 되었습니다. 몇몇 월드 스타 감독님들은 다행이 외국 사이트에서 가져올 수 있었지만 행여, 혹 이 글을 보시게 되고 당사자 분이 불편해 하신다고 하거나 사진의 권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 이 사진을 쓰지 않기를 원하시면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다른 이미지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인도영화에 대한 작가적 시각으로의 접근과 이를통해 인도영화에 대해 멀게 느낀 분께는 접근의 폭을 넓히고 인영팬들에겐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 소개되는 감독님들은 꼭 제 선호도에 의해 뽑힌 것은 아니고 인도와 우리나라에서 각각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분들 중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와 영화를 꼽은 것입니다. 분명 이 포스팅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감독님들께는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제가 싫어서 누락시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니 라트남 - 시(2010)


 마음이 여리고 약한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사악하기 보다는 ‘부조리’한 세상. 영화 ‘시’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상당히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모 기관에선 0점이라는 처참한 점수를 주었는데 말이죠.


 언제나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내세우고 인물의 선과 악에 대해 자기 주관이 뚜렷한 마니 라트남 감독에게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단지 영화 ‘시’는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난 이야기에 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과거 ‘봄베이’같은 영화들이 그랬듯 무슬림과 힌두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양극화되고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를 순수한 개인을 통해 그리려 했던 마니 라트남이라면 이 영화를 관심 있게 보지 않을까요.


 

마니 라트남과 이창동


 마니 라트남 감독과 이창동 감독은 각각 인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이며 전문적으로 영화를 공부한 인물도 아니라는 점과 자신의 작품들이 영화제를 통해 많이 알려지는 감독으로 이것은 작품성이 높은 작품들을 만드는 감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감독은 배우들을 잘 다루는 감독으로 이창동 감독은 설경구를, 마니 라트남 감독은 아비쉑 밧찬을 배우로 성장시켰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편 완벽주의를 기하다 보니 배우들을 지치게 할 때도 있는데요. 이창동 감독 같은 경우는 설경구에게 같은 씬의 연기를 여러 번 반복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고 마니 라트남 감독의 경우는 영화 ‘라아반’에서 아비쉑 밧찬과 비크람에게 위험한 연기를 시켜 촬영장에 긴장감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요. 배우들은 완벽주의자를 만나 촬영 때는 고생하지만 한 편으론 그 배우들을 주목받게 하고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안타깝게 두 감독은 자국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영화 흥행 운은 없는 편인데요. 하지만 늘 존경받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 감독으로 팬들에게 남아있습니다.



 

아쉬토슈 고와리케 - 태극기 휘날리며(2003)


 어떤 나라에 시련이 있었다는 역사는 한 편으론 그것을 잘 극복했음을 보여줍니다. 몽골의 침공이 한족들을 위협했을 당시 나관중은 ‘삼국지’라는 방대한 역사 소설을 통해 그런 것들을 잘 보여주었죠.


 비록 외국인들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모습보다 ‘6.25 전쟁’같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섭섭하긴 하지만 강제규 감독은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분단국가의 모습을 통해 한민족의 이야기를 세계에 보여준 유일한 감독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에도 이런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감독이 있습니다. ‘라간’, ‘조다 악바르’ 등 만드는 영화마다 큰 스케일이 느껴지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 아쉬토슈 고와리케 감독에겐 대한민국의 강제규 감독의 영화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 중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한 시대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와 거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영화여서 소위 시네마스코프적인 영상을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고와리케 감독에게 적절한 선택일 것입니다.



 

아쉬토슈 고와리케와 강제규


 고와리케의 영화엔 ‘민족성’이라는 것이 담겨있습니다. 그의 영화엔 각기 다른 배우들이 출연하고 그려지는 시대역시 대부분 다르지만, 그의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민족의식이라는 것, 두 가지를 담고 있죠.


 강제규 감독은 비록 자신의 영화는 헐리웃의 기술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민족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너무 표면적이고 계산적으로 드러나 그런 마케팅을 싫어하는 영화 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세 편의 영화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은 고와리케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의 식민지 시대를 다루었던 ‘라간’이나 인도 역사의 가장 빛났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조다 악바르’, 계급과 민족구제로 제목부터 민족성을 나타낸 ‘스와데스’ 같은 작품들에 그런 모습들이 크게 반영이 되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서구에서도 이런 영화를 보여주는 감독은 있겠지만 유달리 최근 중국의 펑샤오강이나 태국의 차트리렐름 유콘 등 아시아에는 자신의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들이 많이 활약하는 것 같습니다.

 고와리케는 이제 부다(Buddha)를 강제규 감독은 2차 대전 징집된 한국인을 다루는 대작을 준비 중인데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는 두 영화,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 지 기대됩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 형사(2005)


‘데브다스’의 색채는 전반적으로 붉은 톤이 강하고 ‘블랙’에서는 영화 제목답게 검은 빛과 푸른빛이 주로 영화 속에서 사용됩니다. 최근 만든 ‘Guzaarish’는 컴퓨터 그래픽 같고 안개 같은 하얀색 빛이 인물들을 감도는데요. 이런 색채를 통해 영화를 보여주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에겐 어떤 감독의 작품이 어울릴까 생각한 결과 저는 주저하지 않고 2005년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꼽았습니다.


‘데브다스’가 비극적인 사랑을, ‘블랙’같은 영화가 장애를 극복한 인간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사실상 반살리 감독에게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더 많이 보여주고자 하는 매개체였을 뿐 그의 영화는 내러티브 보다는 형식미에 더 집중을 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그 때문인지 2007년 ‘사와리야’가 개봉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반살리 감독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고자 하던 세계를 더 작가주의적으로 표현했을 뿐 언젠가는 감독이 선보이고 싶어 했던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와 이명세


 이명세 감독의 문법은 늘 독특했습니다. 대부분 인물과 인물의 관계나 사건을 각본보다는 미장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이었는데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독특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후 ‘형사’와 ‘M’을 통해 그의 화면담기는 초현실주의를 향해 갑니다. 때문에 ‘형사’같은 영화는 내용이 엉망인 최악의 영화라는 평가를 들었죠. ‘M’의 경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더 심화시켰죠.

 

 물론 이명세 감독이 추구하는 영상이 독특한 편집 기법을 통한 초현실주의라면 반살리 감독은 세트를 활용한 귀족적인 미장센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반살리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영화보다는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더 끌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반살리 감독이 단순히 장치만의 장면연출을 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명세 감독의 연출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카란 조하르 - 내 사랑 내 곁에(2009)


 2009년 김명민, 하지원이 주연한 ‘내 사랑 내 곁에’를 보았을 때 만약 샤룩 칸이 김명민이 했던 역할을 맡게 된다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미 ‘DON’에서 혼수상태(!)를 보여준 적도 있고 ‘내 이름은 칸’의 리즈반처럼 결함을 가진 사람을 연기하면서 연기변신을 꿈꿨던 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감독은 누가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만약 맡게 된다면 카란 조하르 감독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샤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이기 때문도 있지만 관객들에게 감정을 잘 어필하는 감독이기도 하죠. 또한 카란의 영화가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인에 대한 시선을 잊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 사랑 내 곁에’는 두 주인공뿐이 아닌 병실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란 조하르와 박진표


‘너는 내 운명’같은 영화도 그랬지만 어쩌면 극한의 신파라고 할 수 있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 감정선의 자극에 있어서 카란 조하르 역시 일가견을 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볼리우드 메이저 영화, 특히 카란의 영화는 영화 속의 사건들이 명확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좋은 소재를 이용합니다. 이를테면 가족을 등지고 사랑을 선택하는 이야기(‘까비 꾸시 까비 감’)나 불륜(‘까비 알비다 나 께흐나’)같은 이야기 말이죠.

 

 박진표 감독은 ‘그 놈 목소리’를 제외하곤 데뷔작인 ‘죽어도 좋아’ 이후부터 모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진하게 그려냅니다. 어떻게 보면 박진표 감독에게 있어 ‘그 놈 목소리’는 카란 조하르의 ‘내 이름은 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 관객들에게 기막힌 사연이 담긴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맞아 떨어졌는지 두 사람의 영화는 지금까지 네 편이 만들어졌고 모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말 할 것 없죠.

 

 또한 은근히 영화 속에 사회성을 드러냅니다. 카란 조하르는 주로 NRI(비 거주 인도인, 즉 교포)를 소재로 인도인의 정체성을, 박진표 감독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 자본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영화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표현하려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두 감독 모두 다음엔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카란 조하르의 영화 ‘Agneepath’는 카란의 영화 중 가장 어두운 영화가 될 것 같고, 박진표 감독은 늘 어두운 그늘 아래 놓인 연인들을 그렸으니 말이죠. 그러나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두 감독은 이전처럼 또 이슈를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비샬 바드와즈 - 타짜(2006)


 도박은 언제나 범죄를 부르는 세계로 멋진 범죄영화들은 도박이라는 소재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닮은꼴은 아니지만 비샬 바드와즈의 ‘카미니’는 스탠리 큐브릭의 ‘킬링’을 생각나게 하고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장 피에르 멜빌의 ‘도박꾼 밥’을 생각나게 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역시 눈먼 돈이 등장하고 이에 따른 사람들의 그릇된 욕망이 나타나기 때문이겠지요. 영화 ‘카미니’의 찰리가 그랬듯 견물생심이라고 돈은 악마 같은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찰리의 기타 케이스나 고니의 돈가방은 ‘이런 바닥에서 결국 마지막에 갖는 사람이 임자’ 라는 진리를 보여주지만 영화에선 묘한 변수들을 보여줍니다.


 

비샬 바드와즈와 최동훈


 비샬 바드와즈와 최동훈 감독은 ‘범죄영화’만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양하지만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스타 배우들을 다루는 솜씨 못지않게 연기파 배우들을 발굴하는 노련한 안목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감독은 맛깔 나는 각본 못지않게 대사를 잘 쓰기로도 유명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는 최동훈 감독의 대사들, 비샬 영화의 대사들이 비속어가 들어가 굳이 쓰진 않겠습니다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담이 관객들을 스크린에 주목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타란티노의 영화가 그렇듯 한 가지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얽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그런 계획된 의도가 다른 이에겐 뜻하지 않는 변수로 작용하는 장난 같은 범죄의 이야기를 인물들 사이의 욕망의 분출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독특한 이력이 있다면 비샬 바드와즈는 어린이 영화에 관심을 가져 ‘Blue Umbrella’ 같은 작품을, 최동훈 감독은 판타지 영화에 관심을 가져 ‘중천’의 각본을 쓰고 ‘전우치’를 감독하게 되는데요. 그런 외도가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범죄 영화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아누락 카쉬압 - 친절한 금자씨(2005)


 사실상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영화의 정수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만큼이나 독특함을 지닌 영화라고 보고 싶은데요. 그럼에도 ‘복수는 나의 것’이나 ‘올드보이’ 같은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굳이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박찬욱 감독의 건조한 정서가 잘 반영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많지 않지만 독특한 대사, 뒤틀려있지만 박찬욱 영화에서 가장 차가운 지성을 가진 이금자라는 캐릭터를 아누락 감독이 그런 인물들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누락 카쉬압과 박찬욱

 

 아누락 카쉬압이 인도영화에 끼친 영향과 박찬욱 감독이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바로 문법구조의 변화입니다. 두 감독은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 그것을 따라가기 보다는 작가의 의식을 영상으로 투영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가끔 독특한 구조와 극히 뒤틀린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박찬욱 감독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인물(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을, 아누락 카쉬압은 허상뿐인 마초 캐릭터(No Smoking, Dev.D)를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영화의 전반을 불안한 시각으로 그려냅니다.


 독창적인 영상미로 자신의 영상세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올드보이’의 장도리 액션이라든지, ‘Dev.D’에서의 고속촬영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람 고팔 바르마 - 악마를 보았다(2010)


 최근 람 고팔 바르마의 피의 정치사를 다룬 영화 ‘Rakht Charitra’를 보고 나서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와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정서는 사뭇 다르고 단순히 인물들 사이의 건조한 폭력을 보여주었다는 점 때문은 아닙니다.


 과도한 영화작업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마치 호기심 많은 공학도가 기계들을 분해하고 조립하듯 바르마 감독 역시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에 대해 과감한 시도를 하는 감독으로 최근 우리 영화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빛나는 시도가 돋보였던 작품 중 바르마의 취향에 걸맞을 것 같은 영화가 바로 ‘악마를 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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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고팔 바르마와 김지운


1998년 ‘Satya’는 인도 영화계에 상당한 센세이셔널을 불러일으켰고, 김지운 감독 역시 같은 해 ‘조용한 가족’으로 우리나라에 ‘잔혹극’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지만 호러와 범죄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자신의 영화에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죠.

 

 최근 만든 두 작품만 놓고 보아도 ‘악마를 보았다’의 360도 회전 촬영이라든지, ‘Rakht Charitra’의 레드 원 카메라 촬영처럼 자신의 영화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그런 시도가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감독의 영화는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고 때론 화제를 낳기도 합니다. 이런 계속되는 시도가 자국의 영화에 대한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파르한 악타르 - 짝패(2006)


 영화 ‘DON’을 보면서 볼리우드엔 참 많은 영화들이 등장했고 천하의 샤룩 칸도 변화를 위해서 이런 영화를 찍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멜로물보다는 장르영화의 팬인 저로서는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요.


 우리영화는 과거 군사정부 시절의 3S 정책에 일명 성인용 빨간딱지 영화들이 많이 양산되었습니다. 불륜과 성적억압을 다룬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면서 많은 이들이 헐리웃 영화로 발길을 돌렸고 ‘한국영화는 안 본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죠.


 하지만 밀레니엄 전, 박찬욱, 봉준호, 그리고 류승완 같은 이전에는 못보던 영화를 만드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류승완 감독은 임권택(!), 김효천 감독과 같은 과거의 한국의 액션영화를 이끈 감독들의 영화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영화들을 자기 영화의 세계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 중 영화 ‘짝패’는 액션을 중심으로 한 장르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류승완표 영화의 정점으로 단순히 ‘DON’같은 영화에서 액션을 좀 강조했으면 하고 보여주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바로 과거의 영향과 현재 자신의 반영이라는 결과가 바로 이들의 영화라는 것이죠.


 

파르한 악타르와 류승완

 

일부 감독들이 작가로서는 존중받지만 대중들에게는 멀어지는 것처럼 볼리우드의 다른 뉴웨이브 작가들 역시 인도의 시네필들의 호응은 얻겠지만 대중들과 호흡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파르한 악타르와 류승완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볼리우드의 새로운 조류를 형성한다는 점에 있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영화 스타일은 사뭇 다르지만 나름 두 감독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자신의 영화에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는 것이야 다른 감독도 하는 일이고, 훈남이라 부를 외모에 몇몇 영화에는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죠. (대부분 자신이 제작한 영화지만)


 파르한 악타르 같은 경우는 노래를, 류승완 감독은 무술을 하고 상당한 말재주를 지니고 있어 류승완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를 자주 열고 파르한은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이력이 있습니다.


 이런 공통점도 있지만 두 사람을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두 사람의 영화에 젊음이 느껴진다는 것이죠. 비슷한 때 파르한은 ‘딜 차타 헤’로, 류승완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놀라운 데뷔를 했듯 지금도 꾸준한 작품 활약으로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라즈 쿠마 히라니 - 라디오 스타(2006)


 좀 거칠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간미가 느껴지는 라디오 방송을 하는 한 남자, 이 사람을 통해 사람들은 기쁨을 느끼고 또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가슴속에 남겨줍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라게 라호 문나바이’와 ‘라디오 스타’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극적 구조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크게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슴이 훈훈한 웃음을 전해준 감독과 그런 영화가 있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가 가장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영화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라즈 쿠마 히라니와 이준익


 훈훈한 외모에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주는 두 감독의 영화에는 자연스러운 휴머니즘이 묻어있습니다. 물론 히라니 감독은 코미디 장르에서, 이준익 감독은 사극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데 비교적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이준익 감독의 경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영화가 전작들에 비해 무거운 감은 있지만 곳곳에 해학과 자연스러운 웃음을 배치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데 이는 라즈 쿠마 히라니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히라니 감독 최고의 흥행작인 '못 말리는 세 친구'에서는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과 감정을 이끌어 내야 하는 시점을 잘 알고 있는데 그 요소들을 따로 혹은 또 같이 담아내면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 점은 이준익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감독이 ‘해학적’인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비교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인도식 유머코드, 우리식 유머코드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웃음’이라는 것은 다를 수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또 어떤 수준 높은 웃음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보여줄 지 기대됩니다.



 

파라 칸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옴 샨티 옴’의 명장면 ‘Deewangi Deewangi’엔 수많은 스타들이 등장합니다. 샤룩 칸의 인맥도 있지만 오랜시간 볼리우드의 상업영화에서 안무를 담당한 파라 칸 감독의 볼리우드에서의 위력을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등 충무로의 상업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던 윤제균 감독이 본격적으로 제작자로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미 그보다 먼저 나왔던 ‘러브 액츄얼리’와도 비교 되고 니킬 아드바니의 실패작 ‘살람 에 이쉬크’와 비교한 그렇게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닐지 모릅니다. 다만 카메오를 비롯해 상당히 많은 인물을 어떻게 다루는가와 상업영화 제작의 성공적인 예로서 파라 칸 감독에게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파라 칸과 윤제균


 두 사람의 데뷔작은 공교롭게 학교로 위장취학(!)을 하는 다른 신분의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 테러리즘(‘메 후 나’)과 교권과 학교비리(‘두사부일체’)를 그리고 있고 두 영화 모두 성공했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CF에서부터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그의 영화는 철저히 상업적이고 통속적이어서 영화팬들이나 평론가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파라 칸 역시 안무가 출신이라는 다른 이력을 가진 파라 칸 감독 역시 ‘메 후 나’나 ‘옴 샨티 옴’에서 염두에 두고 있던 목표는 대중들이 보고 즐거워 할만한 영화를 만드는 것인데요. 그 의도는 상당히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렇게 썩 나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작이나 걸작이라고 해 줄 정도는 아닌, 그야말로 상업적 감각이 탁월한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보여주는 예가 됩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윤제균 감독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지만 다뤄보고 싶은 영화들을 기성 감독을 기용해 제작자로 활약하며 성공을 거둔 영화로 유독 여풍이 센 인도의 영화계에 성공한 감독인 파라 칸의 다음 활약은 프로듀서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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