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추격자’를 발음해보게나.

 * 본 글은 발리우드의 대표적인 인터넷 영화 포털사이트 발리우드헝가마(Bollywood Hungama)의 대표 필진인 Joginder Tuteja가 기고한 내용으로, 모든 권리는 그에게 있습니다.



 추격자


 발음을 한 번 해보시라. 힘들다고? 그렇다면 여러분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여러분이 그 한국말을 힘들어 할 테니 이제부터 ‘The Chaser’라고 하겠다. ‘Chase’도 ‘Chatur’(역주: smart, 똘똘이)도 아닌 ‘The Chaser’말이다. 뭘 그리 애쓰시는가! 이름 한 번 단순하지 않나.

 어쨌거나 우린 지난 금요일 누군가 ‘Murder 2’에 대한 탄식을 늘어놓았을 때 그 각본, 줄거리, 장면, 연기, 배우, 장르, 주제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Murder 2’가 노골적으로 ‘The Chaser’를 베꼈으며, 바트(역주: 제작자인 마헤쉬 바트)가 또 한 번 표절을 감행했고, 발리우드는 그런 부끄러운 짓을 그만 두어야 하며, 이믈란 하쉬미(주연배우)는 그런 불경한 표절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야기들이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한 주 내내 네트워크상에 접속하는 동안 이 모든 것들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어떤 방문객은 ‘'Murder 2'가 한국의 'The Chaser'를 베낀 게 사실인가요.’하며 묻기도 했다.

 지난 한 주 동안 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어떤 방문객이 나에게 보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Murder 2'가 한국영화 'The Chaser'를 베낀 게 아니라 심하게 인용한 거라면서요?

 물론 그분이야 자신이 소위 ‘컬트의 반열’에 오른 그 영화를 알고 즐겼겠지만 나는 ‘The Chaser’고 ‘추격자’고 들어 본 일이 없다.

 그러나 웹세계에선 부정적인 것들이 가장 빨리 퍼져나가고 (적어도 인도사회에선)알려지지 않은 영화들이 컬트로 뒤바뀌어 나간다. 그리고는 우리 네티즌들은 다른 이들의 말만 듣고는 ‘영화를 베꼈구먼.’하게 된다.


 나는 그들에게 ‘추격자’라는 타이틀은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해야 했다.

 영화는 재미도 있고,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하지 않냐고 답했다. 그런 문제는 제작자에게 맡기자. 왜 그런 걸 여러분과 내가 고민해야 하는가.

 물론 이것은 어떤 논쟁의 모든 핵심이 되었다.

“왜 발리우드는 비공식적으로 영화를 리메이크하는가.”
“그런 건 범죄가 아닌가?”
“우리에겐 창조력이 바닥이 난 건가?”
“우리의 제작자들은 신선한 걸 만들 수 없는가?” 등등...

 쓸모 있는 말이었고 충분히 논쟁할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 외의 99% 관객들에게 그것이 중요한 문제였나?

 많은 영화 티켓을, 스낵을 구매하는 관객들이 아미타브 밧찬의 ‘Ek Ajnabee?’가 ‘Men On Fire’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과 무슨 관계라고 있단 말인가. 또는 바트가 만든 ‘Murder’가 ‘Unfaithful’을 가져왔다는 것도, 인드라 쿠마르가 ‘Death At A Funeral’의 판권을 사와 ‘Daddy Cool’을 리메이크해서 큰 실패를 거둔 것은?

 대중들에겐 다른 세계의 걱정이 아닌 두 시간의 오락이 중요한 것이다. 추격자는 이미 세상에 먼저 알려졌던 것과 지금 나온 ‘Murder 2’는 어떤 관련이 없는 것이다.


 사실인가 픽션인가



 물론 순수주의자들은 “우린 그런 행동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좋지 못한 입소문을 내겠다.” 등등을 주장한다. 

 뭐, 민주주의 국가니까. 그런데 여러분은 ‘Kaante’가 ‘저수지의 개들’을 베꼈다고 비난했을 것이다. 그런데 구글을 찾아보면 여러분은 타란티노가 굽타의 버전이 자신의 영화보다 좋아 보인다고 언급한 것은 알고 있나.

 기본적으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Kyun Ki’가 같은 호흡을 하고 있다지만 이 중 하나라도 보지 않고 이를 파헤칠 수 있을까. ‘Miracle’을 보지 않고서 조차 여전히 샤룩 칸의 ‘Chak De India’가 비슷하다고 비난한다.

 더 안 좋게, 살만 칸과 여러 배우들이 단지 ‘Salaam E Ishq’를 만들 때 ‘Love Actually’를 염두에 두고 웹상에서 떠도는 이야기들만으로도 니킬 아드바니 감독에게 변호할 기회도 주지 않고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클래식으로 꼽히는 ‘The Miracle Worker’의 이야기조차 나는 본 적이 없지만, 우린 그 이야기가 ‘블랙’으로 만들어진 것은 알고 있지 않나. 물론 여러분은 반살리 감독이 영화를 베꼈다고 하고 싶겠지.

'저수지의 개들'을 인용한 산제이 굽타의 'Kaante'



 나는 진짜 별 신경 안 쓴다. 그건 내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창조하려 한다면 (영화든 혹은 다른 분야에서든) 나는 생각해 보겠다. 

 만약 헐리웃의 제작자가 발리우드를 고소한다면 그들의 문제이지 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 불법 DVD는 쉽게 들여올 수 있는 마당에, 영향을 받고, 카피를 하는 것 역시 법적으로 또 어떤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내 마음을 끄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창조를 했든 만들었든 하는 사람은 영화 제작자지 내가 아니지 않나.


 우리 경계심이 많은 네티즌은 다음번엔 산제이 더뜨가 탐정으로 나오는 ‘Chatur Singh Two Star’가 ‘The Pink Panther’를 가져왔는지 아닌지, ‘Mausam’에서의 샤히드 카푸르의 유니폼이 ‘탑 건’의 미국 문양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산제이 더뜨와 아제이 데브간이 함께 사기꾼으로 출연하는 영화가 ‘화려한 사기꾼’(*스티브 마틴과 마이클 케인의 1988년작)을 연기하고 있지 않은지를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냥 즐기라! 짧고 좁으며 힘겨운 세상이잖나! 흥분할 것 없다. 주말 내내 ‘추격자’를 발음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인생을 살 것이다.






 * 이하 내용은 제가 DVD 프라임에 썼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직 경찰이었던 한 남자. 그는 돈 때문에 더러운 일을 하고 있는데 최근 자신이 관리하는 업소 여인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그는 그 사건을 조사하던 중 사라진 여인들이 마지막으로 공통된 전화번호를 받고 나간 것을 발견하고 문제의 전화번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지금 제가 적은 시놉시스는 영화 ‘추격자’가 아닙니다. 
 바로 얼마 전 인도에 개봉된 발리우드 영화 ‘Murder 2’라는 영화입니다.



 사실 속편이 나올 필요는 없는 이야기였습니다만 7년 전 흥행에 성공한 1편의 스핀오프격으로 나온 영화입니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에는 대부분의 평론가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영화 ‘추격자’를 언급하지 않았죠. 아마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Murder 2’라는 속편이 굳이 나올 필요는 없는 영화 정도로 언급했죠.

 사실 영화 개봉당시 쓰인 포스터부터가 표절이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의 ‘안티크라이스트’와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를 그대로 가져다 썼죠. 물론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런 사전 지식을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한 주류 기자는 그런 걸 굳이 관객이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 글을 쓰기까지 했죠.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포르노그래피를 법적으로 볼 수 없는 인도의 (남성)관객들이 비록 인도의 검열체계 때문에 노출은 있을 수 없지만 최대한 성인 취향을 겨냥한 끈적끈적한 영화를 보고 싶었던 욕구를 이 영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영화는 2주 만에 43 Crores 라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대 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온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인도출신의 한 한국영화 마니아 블로거는 ‘Murder 2’를 평가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추격자’를 볼썽사납게 카피한 영화라고 악평한 바 있습니다. 덧붙여서 ‘추격자’를 가져왔지만 각색이 형편없고, 인상 깊은 쇼트들이 부족하며, 일부 캐릭터는 불필요하게 추가되어있다고 언급했습니다.


 Bhatt 계열 영화들이 추구한 한국의 잔재들

 인도의 전문 카피 감독으로 유명한 산제이 굽타는 올드보이를 베낀 ‘Zinda’를 만들었지만 사실 굽타 감독은 우리영화가 좋았다기 보다는 영화 ‘올드보이’의 남성적인 매력을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저수지의 개들’을 가져온 그의 영화 ‘Kaante’가 그랬던 것 처럼요.



 ‘Murder 2’의 이야기를 하면서 반드시 등장시켜야 할 인물은 바로 이 영화의 제작자인 무케쉬 바트와 마헤쉬 바트라는 사람입니다. 발리우드에서는 A등급(성인용)의 저예산의 B급 영화를 만들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제작자기도 하지요. 바트형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조카인 모히트 수리 감독과 이믈란 하쉬미입니다. 이믈란의 경우 바트 집안 영화를 통해 발리우드에서 베드신과 키스신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배우기도 합니다. 이 세 사람은 함께 일하면서 영화사 Vishesh를 키워나갔죠.

 바트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애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제작한 몇몇 영화들에게서 한국영화, 아니 더 나아가 한국의 잔재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문제가 되고 있는 ‘Murder 2’의 감독 모히트 수리의 2005년 액션영화 ‘Kalyug’의 엔딩 타이틀에는 우리나라의 광화문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바트 집안의 영화중 그나마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받는 영화 ‘Gangster’는 아예 한국이 배경이죠. 마헤쉬가 직접 각본을 쓴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소주를 마시고 취한 여주인공의 모습이 인상 깊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역시 바트 집안의 페르소나 이믈란 하쉬미가 주연을 맡고 있지요.




 이것을 시작으로 2007년 역시 수리 감독이 연출하고 ‘Murder 2’의 주연배우인 이믈란 하쉬미가 주연을 맡은 느와르 영화 ‘Awarapan’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가져와서 썼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그들의 눈에 들어오게 되죠. 


 이들의 이런 행적은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인지 아니면 그저 한국과 한국영화를 그들의 B급 취향에 걸맞은 하나의 소스 정도로 생각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전혀 합법적이지 못한 비정상적인 관심이 불쾌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앞으로 인도영화들이 우리나라 극장에 선을 보일 일이 종종 있을 것 같은데 본인들의 영화도 그 대열에 들어가고 싶다면 그 전에 우선 합법적으로 영화의 판권을 구입하고 제대로 영화답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도영화를 좋아하지만 자꾸 이런 더티한 플레이를 보이면 인도영화에 관심이 있는 잠재적인 팬들이 다 떨어져나갈까 걱정입니다.



* Joginder Tuteja의 기고를 번역하며 솔직히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더군요.
 인도영화가 우리나라에선 듣보라고 하면 기분이 좋을지...
 칸 영화제 수상은 몇 개나 했는지 궁금하군요 ㅡㅡ;; (이 글로 인도영화 역안티 되나요 ㅎㅎ)

* DVD 프라임에 이 게시물을 게시했을 때 1600 분이 이 글을 보셨는데
 뒤늦게 이 글을 쓴 저의에 대해 덧글을 달았습니다.
 사실 인도영화를 좋아하지만 이런 모습까지 감싸 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자신들이 세계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거나
 창작을 하는 수고를 좀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느때 보다 제 발리우드 게시물의 글의 조회수가 높아서 놀랐습니다.
안 좋은 이야기라 그런건지 제목이 자극적이었던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썼던 것은 제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인도영화 마니아라고 하지만 비판할 부분이 있으면 비판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사실 이런 글을 쓸 때 조심스럽습니다. 
인도영화라는 것이 저변이 낮은데다 후진 영화로 보는 시각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원래 안좋게 보셨던 분들에게 이런 글이 그런 의식을 더 확고하게 만들지는 않을까도 걱정이구요.

어떻게 보면 까는 맛은 있어도 회생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게 현실이죠
저는 또다시 DP에 인도영화의 트렌드와 멋진 이야기들을 들고 찾아오겠지만
그런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분들은 많지 않은/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한 인도영화 마니아의 건전한 비판으로 받아주시고
혐인도영화의 배를 띄워 보내는 불씨로 삼지는 말아주세요.
구차한 변명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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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영화 전문 블로그 Meri.Desi Net의 시즌 1을 마감하며 준비한 오늘 순서는 바로 볼리우드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우리 영화와 감독들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우리의 감독들과 작품을 소개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국내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들을 쓰게 되었습니다. 몇몇 월드 스타 감독님들은 다행이 외국 사이트에서 가져올 수 있었지만 행여, 혹 이 글을 보시게 되고 당사자 분이 불편해 하신다고 하거나 사진의 권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 이 사진을 쓰지 않기를 원하시면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다른 이미지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인도영화에 대한 작가적 시각으로의 접근과 이를통해 인도영화에 대해 멀게 느낀 분께는 접근의 폭을 넓히고 인영팬들에겐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 소개되는 감독님들은 꼭 제 선호도에 의해 뽑힌 것은 아니고 인도와 우리나라에서 각각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분들 중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와 영화를 꼽은 것입니다. 분명 이 포스팅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감독님들께는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제가 싫어서 누락시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니 라트남 - 시(2010)


 마음이 여리고 약한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사악하기 보다는 ‘부조리’한 세상. 영화 ‘시’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상당히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모 기관에선 0점이라는 처참한 점수를 주었는데 말이죠.


 언제나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내세우고 인물의 선과 악에 대해 자기 주관이 뚜렷한 마니 라트남 감독에게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단지 영화 ‘시’는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난 이야기에 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과거 ‘봄베이’같은 영화들이 그랬듯 무슬림과 힌두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양극화되고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를 순수한 개인을 통해 그리려 했던 마니 라트남이라면 이 영화를 관심 있게 보지 않을까요.


 

마니 라트남과 이창동


 마니 라트남 감독과 이창동 감독은 각각 인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이며 전문적으로 영화를 공부한 인물도 아니라는 점과 자신의 작품들이 영화제를 통해 많이 알려지는 감독으로 이것은 작품성이 높은 작품들을 만드는 감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감독은 배우들을 잘 다루는 감독으로 이창동 감독은 설경구를, 마니 라트남 감독은 아비쉑 밧찬을 배우로 성장시켰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편 완벽주의를 기하다 보니 배우들을 지치게 할 때도 있는데요. 이창동 감독 같은 경우는 설경구에게 같은 씬의 연기를 여러 번 반복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고 마니 라트남 감독의 경우는 영화 ‘라아반’에서 아비쉑 밧찬과 비크람에게 위험한 연기를 시켜 촬영장에 긴장감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요. 배우들은 완벽주의자를 만나 촬영 때는 고생하지만 한 편으론 그 배우들을 주목받게 하고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안타깝게 두 감독은 자국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영화 흥행 운은 없는 편인데요. 하지만 늘 존경받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 감독으로 팬들에게 남아있습니다.



 

아쉬토슈 고와리케 - 태극기 휘날리며(2003)


 어떤 나라에 시련이 있었다는 역사는 한 편으론 그것을 잘 극복했음을 보여줍니다. 몽골의 침공이 한족들을 위협했을 당시 나관중은 ‘삼국지’라는 방대한 역사 소설을 통해 그런 것들을 잘 보여주었죠.


 비록 외국인들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모습보다 ‘6.25 전쟁’같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섭섭하긴 하지만 강제규 감독은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분단국가의 모습을 통해 한민족의 이야기를 세계에 보여준 유일한 감독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에도 이런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감독이 있습니다. ‘라간’, ‘조다 악바르’ 등 만드는 영화마다 큰 스케일이 느껴지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 아쉬토슈 고와리케 감독에겐 대한민국의 강제규 감독의 영화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 중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한 시대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와 거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영화여서 소위 시네마스코프적인 영상을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고와리케 감독에게 적절한 선택일 것입니다.



 

아쉬토슈 고와리케와 강제규


 고와리케의 영화엔 ‘민족성’이라는 것이 담겨있습니다. 그의 영화엔 각기 다른 배우들이 출연하고 그려지는 시대역시 대부분 다르지만, 그의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민족의식이라는 것, 두 가지를 담고 있죠.


 강제규 감독은 비록 자신의 영화는 헐리웃의 기술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민족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너무 표면적이고 계산적으로 드러나 그런 마케팅을 싫어하는 영화 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세 편의 영화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은 고와리케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의 식민지 시대를 다루었던 ‘라간’이나 인도 역사의 가장 빛났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조다 악바르’, 계급과 민족구제로 제목부터 민족성을 나타낸 ‘스와데스’ 같은 작품들에 그런 모습들이 크게 반영이 되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서구에서도 이런 영화를 보여주는 감독은 있겠지만 유달리 최근 중국의 펑샤오강이나 태국의 차트리렐름 유콘 등 아시아에는 자신의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들이 많이 활약하는 것 같습니다.

 고와리케는 이제 부다(Buddha)를 강제규 감독은 2차 대전 징집된 한국인을 다루는 대작을 준비 중인데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는 두 영화,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 지 기대됩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 형사(2005)


‘데브다스’의 색채는 전반적으로 붉은 톤이 강하고 ‘블랙’에서는 영화 제목답게 검은 빛과 푸른빛이 주로 영화 속에서 사용됩니다. 최근 만든 ‘Guzaarish’는 컴퓨터 그래픽 같고 안개 같은 하얀색 빛이 인물들을 감도는데요. 이런 색채를 통해 영화를 보여주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에겐 어떤 감독의 작품이 어울릴까 생각한 결과 저는 주저하지 않고 2005년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꼽았습니다.


‘데브다스’가 비극적인 사랑을, ‘블랙’같은 영화가 장애를 극복한 인간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사실상 반살리 감독에게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더 많이 보여주고자 하는 매개체였을 뿐 그의 영화는 내러티브 보다는 형식미에 더 집중을 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그 때문인지 2007년 ‘사와리야’가 개봉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반살리 감독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고자 하던 세계를 더 작가주의적으로 표현했을 뿐 언젠가는 감독이 선보이고 싶어 했던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와 이명세


 이명세 감독의 문법은 늘 독특했습니다. 대부분 인물과 인물의 관계나 사건을 각본보다는 미장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이었는데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독특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후 ‘형사’와 ‘M’을 통해 그의 화면담기는 초현실주의를 향해 갑니다. 때문에 ‘형사’같은 영화는 내용이 엉망인 최악의 영화라는 평가를 들었죠. ‘M’의 경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더 심화시켰죠.

 

 물론 이명세 감독이 추구하는 영상이 독특한 편집 기법을 통한 초현실주의라면 반살리 감독은 세트를 활용한 귀족적인 미장센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반살리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영화보다는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더 끌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반살리 감독이 단순히 장치만의 장면연출을 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명세 감독의 연출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카란 조하르 - 내 사랑 내 곁에(2009)


 2009년 김명민, 하지원이 주연한 ‘내 사랑 내 곁에’를 보았을 때 만약 샤룩 칸이 김명민이 했던 역할을 맡게 된다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미 ‘DON’에서 혼수상태(!)를 보여준 적도 있고 ‘내 이름은 칸’의 리즈반처럼 결함을 가진 사람을 연기하면서 연기변신을 꿈꿨던 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감독은 누가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만약 맡게 된다면 카란 조하르 감독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샤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이기 때문도 있지만 관객들에게 감정을 잘 어필하는 감독이기도 하죠. 또한 카란의 영화가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인에 대한 시선을 잊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 사랑 내 곁에’는 두 주인공뿐이 아닌 병실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란 조하르와 박진표


‘너는 내 운명’같은 영화도 그랬지만 어쩌면 극한의 신파라고 할 수 있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 감정선의 자극에 있어서 카란 조하르 역시 일가견을 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볼리우드 메이저 영화, 특히 카란의 영화는 영화 속의 사건들이 명확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좋은 소재를 이용합니다. 이를테면 가족을 등지고 사랑을 선택하는 이야기(‘까비 꾸시 까비 감’)나 불륜(‘까비 알비다 나 께흐나’)같은 이야기 말이죠.

 

 박진표 감독은 ‘그 놈 목소리’를 제외하곤 데뷔작인 ‘죽어도 좋아’ 이후부터 모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진하게 그려냅니다. 어떻게 보면 박진표 감독에게 있어 ‘그 놈 목소리’는 카란 조하르의 ‘내 이름은 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 관객들에게 기막힌 사연이 담긴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맞아 떨어졌는지 두 사람의 영화는 지금까지 네 편이 만들어졌고 모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말 할 것 없죠.

 

 또한 은근히 영화 속에 사회성을 드러냅니다. 카란 조하르는 주로 NRI(비 거주 인도인, 즉 교포)를 소재로 인도인의 정체성을, 박진표 감독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 자본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영화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표현하려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두 감독 모두 다음엔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카란 조하르의 영화 ‘Agneepath’는 카란의 영화 중 가장 어두운 영화가 될 것 같고, 박진표 감독은 늘 어두운 그늘 아래 놓인 연인들을 그렸으니 말이죠. 그러나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두 감독은 이전처럼 또 이슈를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비샬 바드와즈 - 타짜(2006)


 도박은 언제나 범죄를 부르는 세계로 멋진 범죄영화들은 도박이라는 소재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닮은꼴은 아니지만 비샬 바드와즈의 ‘카미니’는 스탠리 큐브릭의 ‘킬링’을 생각나게 하고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장 피에르 멜빌의 ‘도박꾼 밥’을 생각나게 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역시 눈먼 돈이 등장하고 이에 따른 사람들의 그릇된 욕망이 나타나기 때문이겠지요. 영화 ‘카미니’의 찰리가 그랬듯 견물생심이라고 돈은 악마 같은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찰리의 기타 케이스나 고니의 돈가방은 ‘이런 바닥에서 결국 마지막에 갖는 사람이 임자’ 라는 진리를 보여주지만 영화에선 묘한 변수들을 보여줍니다.


 

비샬 바드와즈와 최동훈


 비샬 바드와즈와 최동훈 감독은 ‘범죄영화’만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양하지만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스타 배우들을 다루는 솜씨 못지않게 연기파 배우들을 발굴하는 노련한 안목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감독은 맛깔 나는 각본 못지않게 대사를 잘 쓰기로도 유명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는 최동훈 감독의 대사들, 비샬 영화의 대사들이 비속어가 들어가 굳이 쓰진 않겠습니다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담이 관객들을 스크린에 주목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타란티노의 영화가 그렇듯 한 가지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얽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그런 계획된 의도가 다른 이에겐 뜻하지 않는 변수로 작용하는 장난 같은 범죄의 이야기를 인물들 사이의 욕망의 분출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독특한 이력이 있다면 비샬 바드와즈는 어린이 영화에 관심을 가져 ‘Blue Umbrella’ 같은 작품을, 최동훈 감독은 판타지 영화에 관심을 가져 ‘중천’의 각본을 쓰고 ‘전우치’를 감독하게 되는데요. 그런 외도가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범죄 영화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아누락 카쉬압 - 친절한 금자씨(2005)


 사실상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영화의 정수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만큼이나 독특함을 지닌 영화라고 보고 싶은데요. 그럼에도 ‘복수는 나의 것’이나 ‘올드보이’ 같은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굳이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박찬욱 감독의 건조한 정서가 잘 반영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많지 않지만 독특한 대사, 뒤틀려있지만 박찬욱 영화에서 가장 차가운 지성을 가진 이금자라는 캐릭터를 아누락 감독이 그런 인물들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누락 카쉬압과 박찬욱

 

 아누락 카쉬압이 인도영화에 끼친 영향과 박찬욱 감독이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바로 문법구조의 변화입니다. 두 감독은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 그것을 따라가기 보다는 작가의 의식을 영상으로 투영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가끔 독특한 구조와 극히 뒤틀린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박찬욱 감독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인물(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을, 아누락 카쉬압은 허상뿐인 마초 캐릭터(No Smoking, Dev.D)를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영화의 전반을 불안한 시각으로 그려냅니다.


 독창적인 영상미로 자신의 영상세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올드보이’의 장도리 액션이라든지, ‘Dev.D’에서의 고속촬영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람 고팔 바르마 - 악마를 보았다(2010)


 최근 람 고팔 바르마의 피의 정치사를 다룬 영화 ‘Rakht Charitra’를 보고 나서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와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정서는 사뭇 다르고 단순히 인물들 사이의 건조한 폭력을 보여주었다는 점 때문은 아닙니다.


 과도한 영화작업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마치 호기심 많은 공학도가 기계들을 분해하고 조립하듯 바르마 감독 역시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에 대해 과감한 시도를 하는 감독으로 최근 우리 영화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빛나는 시도가 돋보였던 작품 중 바르마의 취향에 걸맞을 것 같은 영화가 바로 ‘악마를 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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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고팔 바르마와 김지운


1998년 ‘Satya’는 인도 영화계에 상당한 센세이셔널을 불러일으켰고, 김지운 감독 역시 같은 해 ‘조용한 가족’으로 우리나라에 ‘잔혹극’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지만 호러와 범죄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자신의 영화에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죠.

 

 최근 만든 두 작품만 놓고 보아도 ‘악마를 보았다’의 360도 회전 촬영이라든지, ‘Rakht Charitra’의 레드 원 카메라 촬영처럼 자신의 영화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그런 시도가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감독의 영화는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고 때론 화제를 낳기도 합니다. 이런 계속되는 시도가 자국의 영화에 대한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파르한 악타르 - 짝패(2006)


 영화 ‘DON’을 보면서 볼리우드엔 참 많은 영화들이 등장했고 천하의 샤룩 칸도 변화를 위해서 이런 영화를 찍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멜로물보다는 장르영화의 팬인 저로서는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요.


 우리영화는 과거 군사정부 시절의 3S 정책에 일명 성인용 빨간딱지 영화들이 많이 양산되었습니다. 불륜과 성적억압을 다룬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면서 많은 이들이 헐리웃 영화로 발길을 돌렸고 ‘한국영화는 안 본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죠.


 하지만 밀레니엄 전, 박찬욱, 봉준호, 그리고 류승완 같은 이전에는 못보던 영화를 만드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류승완 감독은 임권택(!), 김효천 감독과 같은 과거의 한국의 액션영화를 이끈 감독들의 영화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영화들을 자기 영화의 세계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 중 영화 ‘짝패’는 액션을 중심으로 한 장르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류승완표 영화의 정점으로 단순히 ‘DON’같은 영화에서 액션을 좀 강조했으면 하고 보여주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바로 과거의 영향과 현재 자신의 반영이라는 결과가 바로 이들의 영화라는 것이죠.


 

파르한 악타르와 류승완

 

일부 감독들이 작가로서는 존중받지만 대중들에게는 멀어지는 것처럼 볼리우드의 다른 뉴웨이브 작가들 역시 인도의 시네필들의 호응은 얻겠지만 대중들과 호흡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파르한 악타르와 류승완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볼리우드의 새로운 조류를 형성한다는 점에 있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영화 스타일은 사뭇 다르지만 나름 두 감독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자신의 영화에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는 것이야 다른 감독도 하는 일이고, 훈남이라 부를 외모에 몇몇 영화에는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죠. (대부분 자신이 제작한 영화지만)


 파르한 악타르 같은 경우는 노래를, 류승완 감독은 무술을 하고 상당한 말재주를 지니고 있어 류승완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를 자주 열고 파르한은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이력이 있습니다.


 이런 공통점도 있지만 두 사람을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두 사람의 영화에 젊음이 느껴진다는 것이죠. 비슷한 때 파르한은 ‘딜 차타 헤’로, 류승완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놀라운 데뷔를 했듯 지금도 꾸준한 작품 활약으로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라즈 쿠마 히라니 - 라디오 스타(2006)


 좀 거칠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간미가 느껴지는 라디오 방송을 하는 한 남자, 이 사람을 통해 사람들은 기쁨을 느끼고 또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가슴속에 남겨줍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라게 라호 문나바이’와 ‘라디오 스타’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극적 구조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크게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슴이 훈훈한 웃음을 전해준 감독과 그런 영화가 있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가 가장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영화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라즈 쿠마 히라니와 이준익


 훈훈한 외모에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주는 두 감독의 영화에는 자연스러운 휴머니즘이 묻어있습니다. 물론 히라니 감독은 코미디 장르에서, 이준익 감독은 사극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데 비교적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이준익 감독의 경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영화가 전작들에 비해 무거운 감은 있지만 곳곳에 해학과 자연스러운 웃음을 배치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데 이는 라즈 쿠마 히라니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히라니 감독 최고의 흥행작인 '못 말리는 세 친구'에서는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과 감정을 이끌어 내야 하는 시점을 잘 알고 있는데 그 요소들을 따로 혹은 또 같이 담아내면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 점은 이준익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감독이 ‘해학적’인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비교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인도식 유머코드, 우리식 유머코드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웃음’이라는 것은 다를 수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또 어떤 수준 높은 웃음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보여줄 지 기대됩니다.



 

파라 칸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옴 샨티 옴’의 명장면 ‘Deewangi Deewangi’엔 수많은 스타들이 등장합니다. 샤룩 칸의 인맥도 있지만 오랜시간 볼리우드의 상업영화에서 안무를 담당한 파라 칸 감독의 볼리우드에서의 위력을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등 충무로의 상업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던 윤제균 감독이 본격적으로 제작자로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미 그보다 먼저 나왔던 ‘러브 액츄얼리’와도 비교 되고 니킬 아드바니의 실패작 ‘살람 에 이쉬크’와 비교한 그렇게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닐지 모릅니다. 다만 카메오를 비롯해 상당히 많은 인물을 어떻게 다루는가와 상업영화 제작의 성공적인 예로서 파라 칸 감독에게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파라 칸과 윤제균


 두 사람의 데뷔작은 공교롭게 학교로 위장취학(!)을 하는 다른 신분의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 테러리즘(‘메 후 나’)과 교권과 학교비리(‘두사부일체’)를 그리고 있고 두 영화 모두 성공했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CF에서부터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그의 영화는 철저히 상업적이고 통속적이어서 영화팬들이나 평론가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파라 칸 역시 안무가 출신이라는 다른 이력을 가진 파라 칸 감독 역시 ‘메 후 나’나 ‘옴 샨티 옴’에서 염두에 두고 있던 목표는 대중들이 보고 즐거워 할만한 영화를 만드는 것인데요. 그 의도는 상당히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렇게 썩 나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작이나 걸작이라고 해 줄 정도는 아닌, 그야말로 상업적 감각이 탁월한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보여주는 예가 됩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윤제균 감독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지만 다뤄보고 싶은 영화들을 기성 감독을 기용해 제작자로 활약하며 성공을 거둔 영화로 유독 여풍이 센 인도의 영화계에 성공한 감독인 파라 칸의 다음 활약은 프로듀서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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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영화 예고편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예고편 밑에 투명처리를 해 놨습니다. (별로 안 궁금하실지 모르지만)

  과연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 "Acid Factory" (영화 "Unknown"의 표절) >>




<< "Accident on Hill Road" (영화 "Stuck"의 표절) >>

 

 

  정답 맞추신 분?


  두 영화는 공교롭게도 다른 영화를 표절한 영화입니다.


  많은 이들이 볼리우드 영화는 수준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샤룩이라는 권오중 닮은 애가 매일 질질 짜는 멜로물 밖에 없고,
 영
화 중간에 갑자기 뮤지컬 튀어 나와서 몰입도 망치고,
 
부실한 내용에 급전개, 진교수의 데우스 엑스마키나에 필적할 급 결말의 허섭한 영화가 나와도 자국 영화 점유율이 높은,

  사실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심히 왜곡한 이야기들이 진실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참 안타깝긴 합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영화들이 히트한 전례가 있고 아직도 많은 대중들이 좋아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곡해하고 있다고 설득을 하다가도 막상 말문이 막히는 부분이 바로 표절 문제입니다. 실제로 볼리우드, 아니 지역을 떠나 많은 인도영화들이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죠.




  그나마 요즘은 조금 나은 편입니다. 작년에 개봉해서 큰 히트를 쳤던 ‘가지니’같은 경우는 ‘메멘토’의 단기 기억상실증을 차용해서 만든 영화였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완전 다른 영화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나름 기술적인 부분이나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기에 그렇게 낮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만약 조니나 크리스가 이 영화를 봤더라도 씨익 웃어 넘길만한 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반면 ‘진다’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올드보이’를 그대로 썼고 이 문제는 인도평단 내에서도 비난을 피하지 못합니다. ‘진다’의 감독 산제이 굽타는 이외에도 헐리웃 느와르 영화를 전문적으로 베끼는데 아이러니하게 그의 수제자인 수판 베르마가 바로 오늘 보여드린‘Acid Factory’의 감독입니다.(산제이는 프로듀서구요)

  요즘은 영화를 대놓고 베끼지 못하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평론가가 그 허물을 잘 집어주고 관객들도 이제 알 만큼 압니다.

 
둘째. 소송이 난 것까진 잘 모르겠지만 인도영화의 헐리웃 베끼기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가 되고, 심지어 ‘벤자민 버튼’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미스 월드 출신의 미녀스타 아이쉬와라 라이의 신작 ‘Action Replay’도 워너 사에서 소송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더 한 사실은 주연인 악쉐이 쿠마라는 배우가 워너사가 세계 배급을 생각하고 만든 인도영화 ‘찬드니 촉 투 차이나’의 주연배우였고 ‘Action Replay’의 제작 소식을 안 워너는 악쉐이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지는데 표절의 제왕 악쉐이에겐 놀랄 일도 아니라는... 이 내용은 차후에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셋째. 볼리우드의 관객들은 진부한 이야기나 베껴온 이야기에는 더 이상 흥미를 갖지 못합니다. 이와 연루된 영화로 작년 ‘가지니’나 ‘싱 이즈 킹’이란 영화를 제외하곤 모두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죠.

 넷째. 이제는 ‘정식 리메이크’라는 페어플레이를 합니다. 최근 사례로는 폭스사가 제작하고 앤 헤더웨이, 케이트 허드슨이 출연했던 ‘War Bride’나 수잔 새런든이 출연한 ‘Step Mom’같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직도 영세한 영화인들은 아이디어는 고갈되고 표절의 문제를 교묘히 피해보고자 사람들이 전혀 모를 것 같은 영화나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마치 오픈 소스 같아 보이는 영화들, 이를테면 MIT 공대생들의 도박사기를 다룬 ‘21’의 볼리우드 리메이크(?)판 같은 영화가 그 예가 됩니다.




<< MIT 공대생 도박사기를 영화화 하는 'Teen Patti' >>



 이렇게 교묘하게 표절의 문제를 피하려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에는 딱 걸려듭니다.

  가끔 표절과는 전혀 상관없는 볼리우드 영화들이 나와도 어떤 영화광들은 이 영화는 무슨 영화를 베꼈을까하고 잡아냅니다. 심지어는 클리쉐 적인 부분이나 시퀀스까지 싸잡아 베꼈다고 비난하는 일까지 생겼으니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지난 날 무문별하게 영화를 배꼈던 영화 종사자들의 업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Fashion과 Showgirl이라... 물론 관계는 없습니다만...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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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상이 안 보여요 ㅡㅡ.헝가마 영상은 늘 안 보이는( 라즈님 블로그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내 컴...
    '싱 이즈 킹'은 뭘 베꼈데요?

    2010.04.29 19:32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무래도 타니야님 컴을 손보셔야 할 듯 ㅋㅋㅋ
      저는 플레이가 잘 됩니다만...

      '싱 이즈 킹'같은 경우 정-말 옛날 영화인 성룡아저씨의
      '미라클'하고 정말 비슷한데, 사실 '미라클' 역시 미국의 고전 영화를 차용한거라 아마 "니들도 배꼈는데 우리가 배낀다고 불만 갖지 마~"하면서 가져왔을지도 ㅋㅋㅋ

      2010.04.30 04:4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