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hi Belly

 

 

 

 


 ‘델리 벨리’는 2011년 발리우드 평론가들이 뽑은 영화중 세 번째로 랭크된 영화고 특출난 각본으로 올 해 상영작인 ‘한 번 뿐인 내 인생’ 등의 작품들을 제치고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 모 커뮤니티에서의 상영으로 이 영화를 먼저 접했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은 보편적인 소재로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먹힐 영화라는 평가를 했지만 나는 ‘뭐 저정도 가지고’ 하면서 콧방귀를 꼈다. 남들도 다하는 평범한 영화 인도영화면 괄목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영화를 못 만든 것은 아니다. 몇가지 장점을 꼽아보자면, 영화를 약간 가이 리치 감독 스타일로 만들었지만 난입되는 인물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범죄를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한 것은 영화를 단순하게 만든 역할을 한 동시에 이야기를 분산되지 않게 함으로써 안정성을 추구했다고 본다.


 2011년 자신의 역량을 실험해보고자 아미르 칸은 자신의 아내 키란 라오의 데뷔작 ‘Dhobi Ghat’에서는 인터미션을 없애고 이 영화 ‘델리 벨리’에서는 과감한 A등급(인도 등급 위원회 CBFC가 제정한 성인용 등급, 하지만 우리에겐 한 15세 관람가 수준이지만) 정책, 영어 대사라는 카드를 내밀었고 비평가들과 젊은 관객층의 호응에 힘입어 발리우드 A등급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물론 이 점은 인정하지만 내가 보는 이 영화의 가치는 이정도다. ‘델리 벨리’를 보고 인도영화도 이제 글로벌한 정서로 갈 수 있겠다고 미소를 띠는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굳이 인도가 아니어도 되지 않나? 물론 마지막의 아미르 칸이 나온 ‘I hate you (like I love you)’로 맛살라 장면을 찍는다 한들 그건 타인의 화풍을 개성 없이 그리고 인장만 자신의 것으로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Verdict 웰메이드여도 양냄새 나는 인도영화는 정이 안가 ★★★☆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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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는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신화적 상상력이 유산이 되어 영화인들은 그것을 화면에 담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죠. 하지만 그 유산이 찬란하다 한들 그것을 구성하는 능력이 없다면 단순한 ‘전달’에 그치고 말겠죠. 그나마 전달이라고 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마저도 이뤄내지 못한 채 회사라는 공장의 요원들이 되어 단순노동만 하다 끝나게 됩니다.

 

 마니 라트남의 영화는 내러티브만 들으면 상당히 평범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지만 그의 영화는 시퀀스와 시퀀스를 움직일 때 느껴지는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어촌 시장에서의 민중들의 삶의 모습이 그렇고 작은 교회를 부흥시키기까지의 이야기,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될 때 그 다음은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감독은 상당히 심각하고 무거운 톤의 영화를 다루면서도 맛살라(인도식 뮤지컬) 시퀀스를 삽입하는데, 미학적이면서도 참신한 안무는 영화의 재미를 더할 뿐 아니라 미학적인 성과를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카달’의 경우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가스펠풍의 음악과 완전한 인도식 안무라기보다는 약간 현대 뮤지컬 영화의 안무를 사용하면서도 인도 특유의 색감을 화면에 풀어놓습니다.

 

 

 

 

 

 영화는 종교적인 테마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쉽게 선한자와 악한자를 나누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도를 가진 대부분의 영화는 그런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 종교적인 정당함과 선의 승리로 영화를 마무리하는데 이 영화가 그것을 부정한다기보다는 조금 더 다른 방식에서 인물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달리 이 영화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마니 라트남 감독의 영화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으로 위험한 테러리스트지만 사랑하게 만든 사람(딜 세(Dil Se))의 이야기나 종교적 갈등(봄베이(Bombay)), 명암을 함께 가진 재벌(구루Guru)), 악당의 모습을 한 주인공(라아바난(Raavanan))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 그의 선악이 혼재된 인간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니 라트남 감독에 따르면 자신이 다루는 캐릭터에 단지 선악에 대한 구분을 두기보다는 인간의 순수함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했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가 오래전부터 앙숙이 된 두 남자의 대결보다 죄악과 회계를 반복하는 토마스의 이야기를 더 중점으로 다루었던 것을 보면 이 영화에서 마니 라트남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대강 알 수 있죠.

 영화에서 구원을 다루는 방식도 독특합니다. 비록 영화는 종교와 종교인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마니 라트남은 인간의 고난은 서로의 갈등에서 출발하고 따라서 그것을 풀어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영화에서 다소 극적인 부분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신앙과 결부시키지는 않는, 마치 종교는 등장하지만 종교색은 짙지 않은 독특한 영화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번 마니 라트남의 영화 역시 세계적인 뮤지션인 A.R. 라흐만이 함께하고 있는데 다른 영화에서의 라흐만의 음악은 그의 재능을 자랑하는 데만 쓰였다면 마니 라트남 영화에서의 라흐만의 음악은 매 영화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이번에는 ‘카달’의 종교적인 특색과 어우러져 장엄한 기독교 예식 음악을 비롯한 서구적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인도색을 잃지 않은 독특한 음색을 자아냅니다.

 

 인도영화만큼 음악의 힘이 영화에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영화도 흔치 않지만 특히 마니 라트남과 A.R. 라흐만의 조화가 그 어떤 인도영화에 쓰이는 음악의 효과보다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두 사람이 일반적으로 기대하고 상상하는 평범한 인도영화의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언제 또 이 과작의 시인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Verdict 마니 라트남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그가 가장 잘 하는 이야기 ★★★★★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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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가 여전히 보수적인 사회이기는 하지만 가끔 영화 몇 편을 보면 우리나라의 사정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 중 프라카쉬 자 감독의 영화는 메이저 배우를 기용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사회 운동을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어 인도영화가 다룰 수 있는 소재의 허용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생각에 내심 인도영화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사티아그라하’는 ‘항거(抗拒)’라는 뜻을 다루고 있는데 제목부터가 상당히 도전적입니다. 더구나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테마들이나 사용되는 음악을 보면 마치 영화가 하나의 민중운동영화처럼 보여지기는 합니다.

 

 영화는 어두운 테마를 다루고 있지만 생각보다 너무 침체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빠른 전개로 하고자 하는 말들을 빠르게 정리해갑니다. 프라카쉬 자 감독과 아미타브 밧찬이 함께했던 ‘아락샨(Aarakshan)’이 두서없이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늘어놓던 것과는 달리 하나의 사건을 다루고 인물들을 그에 집약시키면서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다만 안타깝게 연출 방식은 약간 구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선이면 선, 악이면 악으로 대변되는 지극히 평면적인 인물들은 영화가 다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라카쉬 자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라즈니티(Raajneeti)’의 인물들이 입체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아예 작정하고 그런 캐릭터들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정의를 나타내는 인물인 드와카(아미타브 밧찬)를 중심으로 자본으로 대변되는 마나브(아제이 데브간), 언론을 상징하는 야스민(까리나 카푸르), 힘을 나타내는 아르준(아르준 람팔)이 힘을 합친다는 설정 자체가 사실 현실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죠. 어쩌면 이것은 감독의 비현실적인 기도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영화 ‘사티아그라하’는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소재들을 끌어옵니다. 과거 인도영화가 현실을 감추기 위한 도구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현실을 수용하면서 환상을 만들어냅니다. 비평적으로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는 ‘어차피 허구를 통한 청량감’은 똑같지 않느냐며 비판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들 스스로 대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일단 비현실적인 해결책을 만들더라도 현실과 계속 부딪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인도에서 대안을 가진 사람들이 더 좋은 영화를 내놓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Verdict 인도에서 히어로를 만드는 방법 ★★★

 

 

 

Posted by 라.즈.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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