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별처럼'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3.10.08 스탠리의 도시락 열어보기

* 이 글은 2012년 3월 13일에 작성되었고 2013년 10월 8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요즘은 영화 평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까닭에 단편적인 생각만 나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네요. 이런 식의 감상기 맘에 안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라며...


 인도영화의 어떤 경향

 

 


 2011년 큰 흥행은 거두지 못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 중 하나가 어린이 영화입니다. 인도에선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주도적인 관객이 될 수 없었기에 그들의 시각으로 그려진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가 없었죠. 다른 메이저 영화에서도 조연은커녕 거의 소품 취급 당하던 것이 어린이입니다.

 2007년 아미르 칸의 영화 ‘지상의 별들’이 개봉되었을 때는 상당한 무리수라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이 영화의 첫 주 수입은 정말 좋지 못했죠. 하지만 입소문을 얻고 영화는 흥행에 성공합니다. 

 


<< 지상의 별들 >>


 하지만 ‘지상의 별들’의 성공 이후로도 어린이가 주체가 되는 영화는 아주 뜸하게 출현했습니다. 그러다 4년만인 2011년에 세 편의 영화가 선보였습니다. ‘I am Kalam’, ‘Chillar Party’, 그리고 이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이 그랬죠.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 세 영화들은 그렇게 큰 성공은 못 거둡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리우드 영화에 가능성을 제시하죠. 

 적은 예산에 스타 배우 없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에게 각인 시키는 경우입니다. 일종의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계열의 영화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기존 발리우드 영화들은 사랑 이야기에 맛살라 영화들이 우세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맛살라 영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 영화만 취급하던 영화 공장의 시절이 발리우드엔 분명 존재했고 이 경향은 최근까지도 이어져오다 보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콘텐츠’의 개발이 뒤떨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 순간 관객들은 이런 흐름에 식상함을 느꼈고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동요(動搖)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죠. 전통 맛살라 상업영화 배우들이 힘을 잃고 오락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이 비평과 흥행에 참패를 당했습니다. 반면에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지는 영화들은 비평과 흥행에 좋은 성과를 거둠으로서 발리우드 영화들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이 어린이 영화들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볼거리는 많이 줄었지만 대신 참신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어필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스탠리의 도시락’ 같은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름 없는 아이들이 영화의 주체로 활약하고 있고 이 영화에 담고 있는 것은 인도의 빈곤, 어린이 문제,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름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그것을 메시지 중심의 교도 영화로 그려지지 않게 대중적으로 잘 포장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사면서 동시에 작가적인 뚝심을 놓지 않는 장점이 돋보이는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시간 안배의 아쉬움

 

 


 영화는 상당히 짧은 90분입니다. 일반 영화로 봐도 짧지만 인도영화로 보면 상당히 짧은 편이죠. 아미르 칸은 자신이 프로듀서한 영화 ‘도비 가트’가 러닝타임이 짧은 까닭에 인터미션을 없앤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만 그랬는지 이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엔 나름 인터미션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더랍니다. 이 짧은 영화에도 말이죠

 초반부까지는 좋았습니다. 인물소개와 구도, 교육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내용이 과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보여졌으니까요. 하지만 후반부는 좀 아쉬웠습니다. 흐름으로 따지면 절정-결말이 있어야 할 부분인데, 식탐마왕 베르마 선생과 아이들의 추격전으로 후반부의 상당 부분을 진행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 부분일 수 있지만 영화적인 흐름상으로는 이 부분을 짧게 다듬어야 영화가 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한 부분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결말 부분이 짧아서 좋았던 것은 질질 끌거나, 주인공에게 헛된 환상을 심어주거나 관객에게 억지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종의 열린 결말이라 하더군요) 요소라 좋았던 것은 있지만, 한 편으로 인물의 갈등이 너무 쉽게 정리되거나 인물들을 이해하기도 전에 영화가 끝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죠. 

 어떤 영화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스탠리의 도시락’은 좀 더 드라마를 추가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인도영화라는 걸 떠나서 10분만 길었어도 좋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종의 거울 효과

 

 


 식탐 대마왕으로 나온 베르마 선생은 이 영화의 각본, 감독, 오프닝의 미술까지 담당한 아몰 굽테입니다. 산적같은 얼굴과는 달리 재능이 뛰어난 영화인으로 요즘은 명품 조연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인물이죠. 

 한 편, 스탠리 역을 맡고 있는 배우는 파르토 굽테라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아몰 굽테의 아들입니다. 마치 발리우드 영화 ‘Paa’에서처럼 아미타브 밧찬과 아비쉑 밧찬이 부자로(뒤바뀌긴 했지만) 출연해 서로의 관계를 영화 내외적으로 어필하는 영화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스탠리의 도시락’에서 두 부자는 친부자가 아닌 선생과 학생, 그것도 앙숙의 관계로 등장하지만 약간 비슷한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베르마 선생은 스탠리처럼 매일 같이 도시락을 싸오지 않으면서 남의 도시락을 탐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단순히 ‘자신의 허물은 모르고 남을 비난하는 잘못된 교육자’라는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을 보여주려 했다기 보다는 반대로 스탠리의 비슷한 상황을 놓고 이 인물을 역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나름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던 것은 아니었나 합니다.

 이상하게 이 짧은영화에서 두 인물의 공통점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우중충한 현실을 덮기 위해 자신을 과장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죠. 베르마 선생은 다른 선생들 사이에서도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반면 스탠리는 그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승화시킵니다. 이를테면 노래나 율동에 자신감을 갖는다든지, 현실을 과장하다 보니 글짓기나 이야기에 능숙합니다. 하지만 이런 스탠리에게 제대로 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그는 베르마 선생 같은 어른(그래도 교사면 성공한 거 아닌가?)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 영화 초반 스탠리가 부르는 ‘Dhan Te Nan’이라는 노래는 2008년 영화 ‘카미니’의 주제곡으로 인도에서 엄청난 히트를 불러일으킨 노래였는데. 감독 아몰 굽테가 이 영화로 데뷔합니다. 

 * 영화에서 도시락 만드는 장면들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다양한 음식문화가 존재하는 인도에서 의외로 음식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Posted by 라.즈.배.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