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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Television): 통제와 규율에 대한 유쾌한 성찰 배에 타고 있던 남자는 신문지 위에 흰 종이를 붙이면서 흰 종이에 가려진 한 노출이 있는 여배우의 사진을 몇 번이고 몰래 들여다봅니다. 영화 ‘텔레비전’은 이렇게 시작하는데요, 처음에 이 장면을 보고서 저는 뭔가 성적인 코드가 통제된 사회를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한술 더 떠 아예 이미지 자체를 금하는 마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에 상황적 배경을 집약해 표현함으로써 빠른 시간 안에 관객이 영화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안내를 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하얀 장막을 스크린 사이에 두고 방송국 리포터에게 ‘이미지를 제거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촌장의 인터뷰장면이었는데요. 스크린이 주는 단절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마치 스크린은 화면은 상영.. 더보기
미녀스타, 프리얀카 초프라 이야기 안녕하세요 인도영화 소식을 전하는 raSpberRy입니다. 이 글은 부산국제영화제때 특집으로 쓰이고 이번 마이그레이션때 옮겼는데 마침 이 글을 옮길 시점일 2013년 12월에 프리얀카 초프라가 목소리를 맡은 애니메이션 '비행기'가 개봉되는군요. 하지만 이런 시대적인 한정성을 떠나서 계속 이 배우에 대한 어떤 배경지식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은 프리얀카 초프라의 데뷔 이후부터 2012년 영화 '바르피' 개봉시기까지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발리우드를 대표했던 여자배우가 아이쉬와리아 라이였다면 현재는 여배우들의 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발리우드에서 여배우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더 이상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이 아닌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2.. 더보기
시네마(Filmstaan): 친숙한 이야기로 전하는 정치적 갈등 힌두스탄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되었지만 인도영화, 그 중에서도 발리우드 영화는 파키스탄에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영화에서 테러리스트가 했던 말과는 달리 파키스탄에서는 발리우드 영화를 개봉하는데(해금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만 제한적으로 개봉할 뿐이죠. 이 영화가 놀라운 이야기나 심리극, 커다란 고찰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이 영화가 만듦새만 깔끔하고 화려한 군무만 없었다 뿐이지 일반적인 발리우드 상업영화의 문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상업영화로서의 장점과 고발영화로서의 임팩트 모두 살리지 못했던 다른 출품작인 ‘이샤크자아데’에 비하면 이 영화는 상당히 성공적인 작품이다) 물론 그것이 .. 더보기
와시푸르의 갱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자막에 대한 의견 해당 글은 2012년 10월 25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7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와시푸르의 갱들 - 자막에 대한 의견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이 영화를 좋게 봤던 이유 때문에 ‘와시푸르의 갱들’을 한 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자막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면 솔직히 인도영화 마니아의 길로 들어서부터 인도영화는 일반 극장 개봉작이 거의 없는 까닭에 영화제 영화를 위주로 보고 있는데,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인도영화 입문 3년에 본 것, 들은 것, 아는 것이 ‘쓸데없이’(이게 포인트!) 많아졌고 또 자막작업까지 하다 보니 자막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올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이었던 ‘한 번 뿐인 내 인생(Zindagi Na Milegi Dob.. 더보기
와시푸르의 갱들(Gangs of Wasseypur): 숨막힐듯한 늑대들의 역사 해당 글은 2012년 10월 25일에 작성되어 2013년 11월 7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하나의 역사물을 본듯한 느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묘하게 이 영화 작게는 1-2년 크게는 몇십년의 세월을 뛰어넘으면서도 바로 인물들이 어제와 오늘 겪는 일처럼 너무나 일상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이 영화는 5시간동안 3대에 걸친 피로 얼룩진 복수의 이야기들을 그려나간다. 영화를 보면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얽혀있고 칸 파와 쿠레쉬 일파에 대한 대립의 이유와 과정을 소개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그렇게 어렵게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마치 영화 ‘대부’가 꼴레오네 일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도 샤히르, 사다르, 파이잘 칸의 연대기에 집중하면 그렇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