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글은 2012년 3월 3일에 작성되어 2013년 10월 7일에 마이그레이션 되었습니다.

 


 

 2011년은 인도영화 팬으로서 즐거운 한 해였습니다. 

 '내 이름은 칸'이 개봉되었고 '세 얼간이'는 비록 소수의 상영관이긴 했지만 오리지널 버전으로 상영되기도 했고 '청원'역시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극장에 상영되었습니다. 

 이렇게 2011년에는 나름 값진 소득을 얻었는데요, 2012년 역시 인도영화들의 개봉이 기다리고 있고 IPTV 등을 통해 서비스 되고 굿다운로드 서비스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2년 이런 인도영화의 시장확대에 개봉작으로 첫 포문을 여는 영화는 '스탠리의 도시락'이라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거는 남다른 기대가 있어 오늘 이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의 성공을 기대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해볼까 합니다.


 한국, 아시아권역에서 인도영화가 시험대에 오르는 나라


 

 


 인도영화, 특히 발리우드 영화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20여개국의 나라에 동시 개봉됩니다. 특히 최근 발리우드 영화에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로, '세 얼간이'의 여주인공 까리나 카푸르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Ek Main Aur Ekk Tu'(당신 하나, 나 하나)는 그 유명한 발리우드의 세 명의 칸(Khan, 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을 일컬음)이 출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지역에서만 111개관의 상영관을 잡을 정도로 발리우드 영화는 이전보다 확실히 입지가 커졌지요.

 



 이런 현상에는 발리우드 비 개봉권역에서의 선전도 한 몫을 했다고 보는데요, '내 이름은 칸'과 '세 얼간이'가 우리나라에 개봉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홍콩과 중국에서 잇달아 개봉되었습니다. 특히 홍콩에서 '세 얼간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편집 없이 170분 버전 그대로 개봉되었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여 개봉 27주째를 맞고 있는 현재까지 장기 상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샤룩 칸의 '내 이름은 칸'이 1월, 단 4개관에서 개봉되었음에도 역시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8주째 순항중이라고 합니다. '세 얼간이'의 성공으로 영화는 중국에서도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는데요, 최근 이런 움직임은 페루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페루에선 '내 이름은 칸'이 2011년 11월에 개봉된데 이어 '청원'이 올 해 2월에 개봉되는 등 이전에는 없던 발리우드 영화의 개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홍콩에서 개봉되어 꾸준한 관객을 모으고 있는 '내 이름은 칸'


 

 앞으로 이런 시도는 봄에 개봉예정인 '로봇'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에선 개봉대기중이고 일본에서는 5월 개봉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인도영화 비 개봉권역의 연쇄적인 인도영화 개봉은 우리나라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이루어진 것이라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비슷한 시기에 해외 마켓에서 다른 나라의 수입업자들이 영화를 구매했다고 치더라도 상업성이 없으면 그대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죠. 따라서 어쩌면 수입업자들은 다른나라의 영화사가 자신들이 수입한 영화를 먼저 개봉해주기를 기다렸었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이런 눈치보기 속에 우리나라의 영화사가 과감한 시도를 했고 이로 인한 성공이 다른 나라의 영화사들에게 자극을 주었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나라가 인도영화 불모지로 여겨지는 다른 나라 시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죠.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은 이런 흐름속에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는 스타도 없고 저예산 영화였던 까닭에 발리우드 권역에서조차 개봉되지 않았던 영화였지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먼저 총대를 멘 셈이고 그런 까닭에 기존 대형 발리우드 영화와 비교해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국내에 성공한다면 발리우드 영화계 내부에서도 상당한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특히 스타시스템을 위시한 안일한 영화들이 득세했던 2011년 발리우드 영화계를 돌아보면 인도영화 마니아인 저조차 냉정하게 딱히 건질만한 영화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가운데 스타 하나 없이 이야기로만 승부수를 던졌던 이 영화가 자국도 아닌 해외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발리우드는 기존의 스타시스템으로 안일한 영화를 양산했던 기존의 흐름을 각성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드라마가 강한 영화를 만들고, 이야기꾼, 이른바 작가에 대한 비중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발리우드에서는 그런 내적인 노력들이 부단하게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그런 경향은 비주류 영화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있고, 따라서 그런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상업적인 결실을 맺지 못한 까닭에 약간은 더딘 감이 있기는 합니다.


 기존 인도영화 접근에 대한 잘못된 행태를 뒤집을 영화

 


 작년 가을 특정 인도영화 커뮤니티에서 한 바탕 논란이 벌어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회원이 영화 '청원'을 회원들에게 공유했던 일인데요, 이 영화의 개봉을 알고 있던 저는 해당 회원에게 영화를 공유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거절당했고 이를 공론화 했는데 놀랍게도 대다수의 회원들이 공유가 무슨 잘못인가하고 걸고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사실 인도영화의 개봉의 단맛을 본지는 얼마 안되었고 인도영화 마니아들이 불가피하게 그 전에는 불법으로 다운로드 등을 통해 영화를 공유했습니다. 따라서 인도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불법 파일을 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잘못이 아닌 것처럼 받아들여져있습니다. (물론 그런 행태를 옹호하고자 언급한 건 아닙니다)

 

 일부 주류 마니아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누군가 이렇게 퍼뜨리기 때문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런 방법으로 인도영화 저변이 확대되었다고 말이죠. 저는 이 말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2009년 불법 다운로드 10위권 내에 들어 잠시간 붐업을 일으켰던 영화 '가지니(Ghajini)'의 경우 영화가 수입이 되었지만 정작 개봉이나 2차 판권 서비스 따위의 수혜를 입은 바 있었는지 불법 공유를 통한 저변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또한 '세 얼간이'와 '내 이름은 칸'의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는 각 영화당 10만명의 관객 손실이라고 보고하고 있는데, 솔직히 10만명까지는 과장되었다고 할지라도 이로인한 손실이 있었음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법 다운로드의 경우에도 쉬운 접근성으로 감상자를 확보하기는 하지만 공유 사이트에 '초 강추 인도영화'나 '흥행대작' 따위의 문구가 있다 한들 이용자에게 '인도영화'라는 선입견이 존재하는 가운데에선 해당 영화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보는데, 결국 인도영화를 원래 좋아했던 이용자나 열린 사고를 가진 소수가 아니고서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쉽게 말하면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인도영화를 선택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보는 것이죠.

 때문에 위와같은 전례를 보았을 때 저는 인도영화를 알리는 것은 영화의 정식 개봉과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세 얼간이'와 '내 이름은 칸'을 배포해서 알렸다지만 배포자들의 채널은 한정되었고 또한 영화적인 정보나 콘텐츠가 함께 간 것도 아니었던 까닭에 성공적인 저변 확대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쉬운 예로 그렇게 배포되었음에도 '내 이름은 칸'이 국내에는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개봉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던 사람이 얼마나 되었나만 봐도 알 수 있죠. 정작 개봉되었을 때 160분 버전을 봤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식을 전달해 주지 못했고, 따라서 대부분의 관객들이 다른 버전이 있는 것조차 몰랐다는 것은 그들 나름의 방식이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꺼요. 

 또, 정말 특이한 예를 들어볼까요? 모 IPTV에서는 발리우드 뉴웨이브 감독 아누락 카쉬아프의 'Dev.D'를 '첫사랑 끝사랑'이라는 다소 황당한 제목으로 서비스 한 바 있는데요, 의외로 이 영화는 IPTV에서 쏠쏠한 재미를 거두었고 해당 IPTV의 발리우드 영화 전용 서비스를 열게 만든 공신이 되었는데 정작 인도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발굴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었고 심지어 일부 마니아들에게는 '데브다스'를 능욕한 역적의 영화 취급까지 받는 영화였는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런 일련의 케이스들을 보며, 과연 불법다운로드로 저변확대라는 말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두었는지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탠리의 도시락'이라는 영화를 알아봤고 이 영화가 마켓을 통해 수입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과연 인도영화 마니아 집단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자막 제작은커녕 이 영화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물론 유명한 배우가 나오지 않는 것도 그런 조류에 한 몫을 했겠지만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은 불법 다운로드의 마수에서 벗어난 영화입니다. 많은 이들로부터 좋다고 평가가 나 있는 검증된 영화고 이제 관객에게 그 평가가 돌아갑니다. 저는 이 영화가 성공해서 일부 인도영화 마니아들의 다운로드를 통한 인도영화의 저변 확대라는 인식이 잘못되었음이 증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편으로는 이 영화의 성공을 통해 더 많은 좋은 인도영화들이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빛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Meri.Desi Net이 뽑은 10대 인도영화

 올 해는 발리우드를 벗어나 다양한 영화를 만나보고자 했고 발견이라 부를 만한 영화도 만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2011년 국내/인도 개봉작을 중심으로 BEST 10을 꼽아봤습니다.



10. I am Kalam



 영화는 꾸밈이 없습니다. 순수함이 미덕이지만 한 편으로는 기교가 없고 내러티브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이야기인 까닭에 단순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한마디로 시작과 끝이 이미 정해져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떤 식견을 가지고 그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의미로 인해 두 가지 숙명을 지닌 탓인데 하나는 깔람과 같은 위치에 있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한 지위나 재력을 가진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제 2, 제 3의 깔람이 등장할 수 있게 교육의 평등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혹은 그들을 직,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게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영화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9. 7 Khoon Maaf



 독특한 이야기구성, 비샬 바드와즈의 이 실험은 어떤 사람에게는 과잉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내러티브보다는 개인의 심리로, 그리고 그의 음악적인 변화를 통한 사건의 전개로 어찌 보면 독특하고 어찌 보면 불친절한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비평적, 상업적으로 실패를 거두었지만 타인의 비판 따윈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로서의 뚝심일 수도 있고 자신의 비 상업적인 경향에 대한 반골 기질일수도 있죠.

 영화에는 배우 프리얀카 초프라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세 시간 반의 고문이었던 ‘What's Your Raashee?’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일곱 가지의 다른 이미지들을 잘 표현해냅니다. 무서울 정도로 놀라운 연기로 말이죠. 다만 이 영화가 연초에 개봉되어 다른 영화들에 그녀의 놀라운 연기가 묻힌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8. KO



 중량감보다는 아기자기한 맛과 속도감을 살리는데 노력한 언론, 정치 스릴러 영화 ‘KO’는 현재 남인도 영화의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충분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황당하고 힘만을 위시한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정의만세형 남인도 영화에서 영화 ‘KO’가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와 언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오락적인 시각에서 잘 조율하면서 동시에 완벽하진 않지만 리얼리즘으로의 접근을 시도한 영화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7. Guzaarish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관계에 대한 굴곡을 묘사하는 영화라고 보고 싶습니다. ‘블랙’같은 영화가 그랬듯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에겐 크게 내러티브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은데 오히려 ‘청원’은 그런 요소에 입각해 영화를 봐도 자연스러운, 마치 영화의 전개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인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 Delhi Belly



 언제나 인도영화가 사는 길은 잘 쓴 각본과 능력 있는 감독이라는 말을 합니다. 올 해는 그런 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많았고 아미르 칸 역시 예년에 이어 자신의 파이프라인에 재능 있는 인재를 기용해 비평 뿐 아니라 쏠쏠한 흥행까지 거두었습니다. 특히 ‘Delhi Belly’는 발리우드에 서서히 움직임이 보이는 세대교체의 바람과 뉴웨이브라 하기엔 조금 보완이 필요한 영시네마 계열 영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충분히 해 낸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고 영화에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겉으로 볼 때는 신선하고 세련되며 때로는 유니크해 보이지만 사실상 볼 때 빼고는 감흥이 없는 것이 마치 일정한 레시피 대로 만들어진 한 판의 피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Shor in the City



 감히 올 해 최대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다. 인도의 상업영화의 문법을 싫어하는 분들이 주로 지적하시는 부분이 연기나 연출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과잉 같은 부분이라고 하십니다.



 만약 그런 부분이 거슬린 분이 있다면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신문의 사건사고란에 오를 만한 짤막하고 극적인 이야기들을 리얼리즘에 입각해 그려내는 영화로 인도영화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기피대상이겠지만 사실은 선하고 희망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는 영화라는 걸 알아주시길. 어쩌면 그 요소가 대중과의 타협 같아 보일 수 있지만...


4. Zindagi Na Milegi Dobara



 결혼 전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가벼운 소재로 사람과의 관계와 자신의 좋은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한 성찰을 하는 성장영화식의 로드무비입니다. 이야기는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 깊은 맛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는 ‘여행’이라는 소재로 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여행을 하는 각자의 이야기, 그곳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 여행의 목적과 이로 인한 결과, 그리고 여행지의 멋진 풍경까지 볼거리부터 생각할 거리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녹아있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이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기존의 인도영화에서 봤던 진짜 인도인들에게서 느껴진 휴머니즘이라든지, 감정을 이끌어 낼 요소와 드라마들 없이 마치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많은 제작비에 스타 시스템을 이용한 영화지만 이런 스케일에 비해 이야기구조는 마치 할리우드 인디계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싸게 만든 영화일 필요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값어치를 하는 장면연출과 볼거리들이 보완하고 그 점을 실제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상업적인 타협점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판에 박힌 상업 영화에 길들여진 발리우드 배우들에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저만의 바람도 있죠.


3. Shaitan



 최근 인도영화를 통틀어 가장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 ‘Shaitan’은 사실 많은 광고나 뮤직비디오, 실험 영상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영화, 인도영화를 떠나서 어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든지, 실험을 한다든지, 문법을 새로 정의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잘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블랙 스완’같은 영화가 영상 실험 세대가 마구 영화계에 유입되던 당시에 만들어졌다면 뉴웨이브를 주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거나 혹은 아류로 금방 잊혀지는 작품이 되었겠지요. (저는 그래도 전자에 가까운 영화라고 봅니다만)

 많은 이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갖추고 하나의 ‘도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일입니다. 물론 둘 중 하나만 건진 영화들, 감독들이 있고 두 분야 모두 실패한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물량공세로 개성 없는 영화를 찍어내는 세계 메인스트림 영화계에 아직도 이런 도전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죠.



 대부분 신인이지만 특히 칼키 코츨린의 경우 ‘Shaitan’에서 그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배우로서의 많은 단점들이 보완됩니다. 무엇인가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표현은 아직 ‘Dev.D’때의 찬드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연기에 대한 많은 노력이 묻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제작자(이자 남편인) 아누락 카쉬압의 지도가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Shaitan’은 영화 제목답게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비록 가상의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그들을 동정할 수도 있고 고소하다고 냉소를 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Yutham sei



 영화 ‘
Yutham sei’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듯, 누군가의 고통,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누군가와의 갈등 같은 요소가 영화 속의 중심 사건으로 터지고 그 과정을 인물의 대사보다는 행동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이나 공간 활용, 미장센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영화 답지 않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인도의 상업영화로서의 적당한 타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2 Crores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나 15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우직하게 사건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촘촘하게 구성된 각본으로 어느 부분도 대충 넘길 만한 부분이 없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미장센들은 영화의 독창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영화 ‘Yutham Sei’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영화의 아쉬운 점을 커버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다소 잔혹하긴 하지만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다시 돌려보면서 디테일을 봄직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 Endhiran



 ‘도구’로서의 로봇이 ‘인성’을 갖게 될 경우에 인간은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사실 그것에 대한 대답은 이미 소설이나 다른 영화를 통해 그려진 바 있기에 지금 이런 영화가 나와 봐야 구태의연하다는 이야기만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과거에 그런 화두를 던졌던 작품들이 나오던 시절에는 그 당시의 테크놀로지가 구현되지 않은 사회였고 지금 등장한 영화 ‘로봇’은 비록 아직까진 가상이지만 너무 멀 것 같지 않은 시점에서 만들어졌다는 데에도 나름의 의의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영화 ‘로봇’에서 인간이 도구를 다루는 관점도 독특합니다. 전쟁과 같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행할 막강한 기술력으로 로봇을 대하는 이가 있나 하면, 소박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쉽지 않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제공해 줄 사적인 도구로서의 로봇의 사용을 보여줌으로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로봇’은 단순히 유치한 인도식 오락영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 특별언급 *

 ‘옴 샨티 옴’



  BEST에 들어갈 작품이지만 정식 개봉작이 아닌 관계로 뺐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유치한 일회성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엔 그 나름의 가치 있는 텍스트를 지니고 있는 발리우드 맛살라 영화의 걸작이라고 봅니다.



 ‘세 얼간이 인도판’




 - 4,500 > 450,000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도영화를 그 자체로 즐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시험이자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이 기회를 빌려 인도판에 상영관을 열어주신 극장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2011년에도 인도에선 많은 영화들이 개봉되었는데요. Meri.Desi Net은 올 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인도영화 속 열 장면을 꼽아봤습니다.

 * 알파벳 순서대로 정했으며 DVD및 블루레이에서 캡춰한 장면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따라서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7 Khoon Maaf - Hate Myself



 프리얀카가 열연했던 ‘패션’의 거울씬과 비슷해 보일수도 있는 이 장면은 자기학대와 동시에 자기 연민을 표현한 장면으로 보는 순간 상당히 소름이 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Endhiran - Frankenstein's execution



 영화 ‘로봇’에선 치티가 재앙을 벌이는 장면보다도 이 장면이 더 끔찍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이 부분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로봇’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지요


Guzaarish - What a wonderful world



 영화 ‘청원’에서 참 청승맞은 장면이지만 눈물보다 허탈함이 더한 이 남자가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어쩌면 이것밖에 없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o - Final Assault



 마치 할리우드 영화 ‘Assault on Precinct 13’을 보는듯한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 긴장감과 총격전의 박진감이 느껴진 시퀀스로 황당액션으로 낙인이 찍힌 남인도 영화는 물론 인도영화의 전반적인 액션 퀄리티를 높인 장면이었습니다.


No One Killed Jessica - Candle Demonstration at India Gate



 마치 영화 ‘Rang De Basanti’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실제 이 영화에서도 영화 ‘Rang De Basanti’가 인용되지만) 진실을 촉구하는 이들이 인디아게이트에서 모여 평화시위를 벌이는데 실제 있었던 모습을 재현했다는 것이 주는 사실성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죠.


Shaitan - Khoya Khoya Chand



 S. D. Burman의 원곡의 느낌을 확 비튼, 그리고 이 영화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느껴지는 여유를 추격과 총격전으로 바꿔버린 이 장면은 냉소적인 영화다운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Shor in the City - Chasing Boy


 과거 히치콕 같은 서스펜스 작가들이 잘 그려내던 긴장감을 잘 표현한 장면입니다. 순수한 아이와 위험한 물건과 그로 인해 오해가 빚어낸 참극이 단순히 이 시퀀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뛰어난 장면이었지요.


Yutham Sei - Bloody Fight on Pedestrian Overpass



 영화 ‘Yutham Sei’는 속된 말로 건질만한 장면이 많았던 영화지만 딱 하나만 고르자면 범죄조직의 하수인들과 JK형사가 벌이는 육교 위에서의 결투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많은 일본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이용하는 미쉬킨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볼 때, 아마 이 장면은 사무라이 영화에서 따왔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도영화에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인데 미쉬킨 감독은 이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고 멋지게 재창조했습니다.


Zindagi Na Milegi Dobara - Arjun's Tear Drop



 영화 ‘Zindagi Na Milegi Dobara’의 세 친구들의 인생이 모두 여행을 통해 바뀌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 사람은 리틱 로샨이 연기한 아르준일 것입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끝내고 그가 흘린 눈물은 보는 이에 따라서는 성취감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쁨일 수도 있지요. 여하튼 그 순간은 단순히 우리가 관객으로서 그를 지켜본다는 이상으로 새로운 감각을 전해줍니다.



* 3 idiots - Zoobi Doobi



 올 해 본 인도영화들 중 많은 멋진 장면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올 해 꼽은 마지막 장면으로 '세 얼간이'의 ‘Zoobi Doobi’를 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인도영화의 온전한 버전이 개봉한 것도 반갑기도 하고 이 뮤지컬 시퀀스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내년에는 더 많은 인도영화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안녕하세요. Raz Chart입니다.

 안타깝게 Meri.Desi Net 시즌 2를 마감하게 됨에 따라 Raz Chart의 시즌 2도 함께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인도영화 콘텐츠만으로 좋은 정보를 제공해 드리려 했던 Meri.Desi Net의 콘텐츠가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ㅜ.ㅠ
 갑작스러운 클로징 소식을 남기고 Raz Chart 시즌 2의 마지막 시작합니다. 금방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세요.


* raz top 10는요.
 raz top 10은 Hindi song chart입니다. 최근 가장 많이 찾은 노래들 + TVPOT에 오른 노래들의 플레이 정도를 반영하고 최근 있었던 인도영화 관련 이벤트(상영, 신작 발매 등)에서 부각된 노래들을
 "제 맘대로" 점수를 부여해 만든 것입니다.
 9월 마지막 차트부터는 AVS HOT Soundtrack of the Week Chart 가 소개됩니다. 현재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힌디영화 음악을 만나보세요.

 본 차트에 오른 모든 곡들과, 서브 차트에 오른 대부분의 곡들은 Meri.Desi Net 쥬크박스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10 (▲2)


Udi (Guzaarish O.S.T)

Vocal : Sunidhi Chauhan

Director : Sanjay Leela Bhansali








#9 (▽2)


Senorita (Zindagi Na Milegi Dobara O.S.T)

Vocal : Farhan Akhtar, Hrithik Roshan, Abhay Deol, Maria del Mar Fernandez

Director : Shankar-Ehsaan-Loy






 



#8 (▽2)


Character Dheela (Ready O.S.T.)

Vocal : Neeraj Shridhar, Amrita Kak

Director : Pritam






#7 (▲1)


Bhaag D.K. Bose (Delhi Belly O.S.T)

Vocal : Ram Sampath

Director : Ram Sampath






#6 (▽1)


Khwabon Ke Parindey (Zindagi Na Milegi Dobara O.S.T)

Vocal : Mohit Chauhan, Alyssa Mendonsa

Director : Shankar-Ehsaan-Loy






#5 (▽4)


Dum Dum (Band Baaja Baaraat O.S.T.)

Vocal : Benny Dayal & Himani Kapoor   

Director : Salim-Sulaiman






#4 (-)


Right By Your Side (Ra.One O.S.T)

Vocal : Siddharth Coutto

Director : Vishal-Shekhar

* 해당곡은 뮤직비디오가 없습니다.






#3 (▲6)


Bhare Naina (Ra.One O.S.T)

Vocal : Vishal Dadlani, Shekhar Ravjiani, Nandini Shrikar

Director : Vishal-Shekhar

* 해당곡은 뮤직비디오가 없습니다.





#2 (-)


Aaja Nachle (Aaja Nachle O.S.T.)

Vocal : Sunidhi Chauhan

Director : Salim-Sulaiman







1위곡을 발표하기 전에 다른 부문 차트를 살펴보겠습니다.



 Full Masala Chart

#3 Udi (from Guzaarish)
#2 Criminal (from Ra.One)


#1 Do Dooni Talwar (from Mere Brother Ki Dulhan)




 Temporary Event Chart

#3 I Hate You Like I Love You (Delhi Belly O.S.T.)



#2 Udi (Guzaarish O.S.T.)

#1 Madhubala (Mere Brother Ki Dulhan O.S.T.)




 

AVS HOT Soundtrack of the Week Chart (10/8일자)
Rank/Title (Vocal/Music Director/Film title)

 #5 Malo Malli (Tochi Raina/Pritam from Mausam O.S.T.)
 #4 Rosanna (Salim Merchant/Salim-Sulaiman from Love Breakups Zindagi O.S.T.)
 #3 Make Some Noise For The Desi Boyz (KK & Bob/Pritam from Desi Boyz O.S.T.)
 #2 Kun Faaya Kun (A. R. Rahman, Javed Ali, Mohit Chauhan/A. R. Rahman from Rockstar O.S.T.)
 #1 Criminal (Akon, Vishal Dadlani, Shruti Pathak/Vishal-Shekhar from Ra.One O.S.T.)

http://www.avstv.com/single.php?c=12503






#1 (▲2) * 1 Week *


Saadda Haq (Rockstar O.S.T)

Vocal : Mohit Chauhan feat. Orianthi on Guitars

Director : A. R. Rahman





 * 차트에 소개된 대부분의 곡들은 Meri.Desi Net 쥬크박스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라.즈.배.리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인도영화는 그저 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는 변방의 영화였습니다. 그나마 해당 영화제의 프로그래머가 영화를 픽업해 주지 않으면 그 기회조차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죠.

 이제는 그나마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국가의 영화에 그 장을 연다는 영화제 자체의 취지도 있고 한 편으로는 인도영화가 나름 영화제에서 소위 ‘팔리는 영화’로 인식되어 있다는 점도 있지요.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메카로 자리 잡고자 했던 까닭에 오래 전부터 인도영화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소위 인도영화 팬들이 찾는 발리우드 영화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인도 내의 다양한 언어권 영화들을 대상으로 상업영화와 작가 감독의 비율을 어느 정도 맞춰가면서 영화를 소개해왔습니다.

 그런데 올 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인도영화들은 영화제의 잘못인지 아니면 필름을 보내 온 인도내의 회사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 우메쉬 쿨카르니 감독의 ‘신을 본 남자’의 상영 취소라든가(심지어 김지석 프로그래머께서 트위터 등을 통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까닭에 그 아쉬움은 더합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의 내한 취소 같은 경우가 아쉬웠다고 이미 일전에 글을 남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도영화쪽 지인들의 제보에 따르면 영화 ‘신이 보내준 딸(Deiva Thirumagal)’과 ‘바스코 다 가마(Urumi)’가 편집된 버전이 상영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두 영화 모두 16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하고 있는데 실제 부산 국제영화제 상영당시 ‘신이 보내준 딸’은 145분 정도, ‘바스코 다 가마’는 13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요. 그런데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참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두 영화는 우리나라에 개봉할 영화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는 봤지만 개봉할 경우 이 영화들이 수익성은 불투명하다고 보거든요. 영화제가 이 영화의 반응을 통해 우리나라에 해당영화를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 같은 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 배려가 있다고 하기도 우습구요)

 그런데 사실 영화제 영화는 영화제가 끝나고 영화의 세일즈를 목표로 하고 상영되는 것은 아니지요. 물론 부산 영화제에는 마켓이 있고 일부 영화는 마켓을 위한 스크리닝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행사일 뿐 실제 픽업되는 영화들은 그 영화 자체로 전문가나 관객들의 반응, 평가 등을 위해 상영이 되는 것이죠. 그것이 페스티벌로서의 일차적인 목적이니까요. 그런데 그 나라에서 상영되던 온전한 버전을 보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모두 ‘영화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객들 대부분이 인도영화는 길다는 사실도 용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이 보내준 딸’은 필름 상태까지 좋지 않았죠)

 영화제 측은 해당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이긴 하지만 영화제 팀에 소속된 분들이 모두 본인들이 픽업하는 영화들의 정보를 바삭하게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어느 영화제를 막론하고 영화제 측에서 관심을 두는 부분은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유명한 어떤 영화가 어떤 판본이 있다더라, 자국에는 필름이 유실되었으나 다른 나라에는 있다더라 뭐 이런 것들이죠. 허나 글쎄요... 아직 인도영화는 그 정도의 노력을 들일만 한 세계의 영화는 아니었나 봅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니 현지에서 개봉 된 뒤 1년이나 지나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미지 치고는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는 ‘청원(Guzaarish)’ 같은 영화를 상영한 게 차라리 나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나름' 있지만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생각해 봅니다. 바로 작년의 경우를 말이죠. 부산국제영화제측은 2010년 영화 ‘라아반’과 ‘라아바난’을 갈라프레젠테이션으로 올리고 마니 라트남 감독, 배우 아이쉬와리아 라이, 아비쉑 밧찬, 비크람을 초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상영되었던 베니스 영화제를 포함해 어느 나라에도 이 네 명의 게스트를 모두 초청하거나 이 영화의 두 가지 버전을 모두 상영했던 적이 없습니다. 이런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올 해는 굉장히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제는 그 순간을 놓치는 것이 아깝기 때문에 영화팬들이 발품을 팔아 영화를 보고 축제를 즐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 해 소개되었던 작가주의 영화나 유명 감독의 영화에 비하면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할 작품들이겠지만 이제는 영화제에서조차 온전한 필름을 보지 못하면 온전한 인도영화는 정말 어디서 감상해야 하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확인한 내용으로는 '신이 보내준 딸'은 극중 주인공 크리슈나가 딸에게 신발을 사주는 장면이 편집되었다고 하더군요. '바스코 다 가마'의 경우 타부라는 타밀-발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의 카메오 장면을 비롯해 다수의 장면이 필름에서 사라졌다고 하구요. 
 (확인한 바로는 뭄바이 필름 페스티벌에 상영된 '바스코 다 가마'의 판본은 155분입니다. 25분 어디갔나요?)

 * 영화제가 다 끝난 마당에 이런 글을 써서 뭐하겠습니까만, 또한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제 글을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부산국제영화제 하면 성역 아닌가요? 가뜩이나 국내에 개봉도 잘 안되고 개봉되도 편집의 마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도영화... 이제는 영화제도 못 믿는 건가요?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프로그램팀에 전화해서 입장을 들어보고도 싶지만 그냥 소심하게 글로만 적어봅니다.

 

 

Posted by 라.즈.배.리